퀵바

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51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2.01.08 22:04
조회
335
추천
12
글자
7쪽

미령(美靈)2-(80)

DUMMY

서울로 옮긴 뒤에도 죽은 스승의 유언대로 신령 곁을 떠나지 않았던 은영은 무명(巫名)을 무희로 바꾸고 운명의 짝이 찾아올 날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찾아 온 남자에게 부적을 써주었다가 뒤늦게 그 남자가 자신의 짝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무희는 아뿔싸 했지만 이미 그는 돌아간 뒤였다.

그러나 그에게 써준 부적의 효험을 알고 나면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기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그날 이후, 무희는 그가 다시 올 때를 기다리는 동안 그에게 붙은 귀신을 떼어 내려고 의뢰인이 없는 굿을 시작했고 그러던 중 이를 알아채고 찾아온 미령과 운명의 한판을 겨루었던 것이다.

“이렇게 된 거다.”

하지만 요령의 기를 빼앗은 것과 도희를 데려온 이유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았다.

“그랬군요. 보살님한테 그런 과거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런데 이미 그 남잔 죽었잖아요?”

“물론 그렇지. 하지만 아직 사후세계가 남아있지 않니? 살아생전 할 수 없다면 죽어서라도 꿈을 이루고 싶어. 그런데 네 도움이 필요해.”

“제가 뭘 해야 하는데요?”

“그 집에 있는 여자나 딸아이 중 하나를 이곳으로 데려오면 돼.”

“하지만 어떻게?”

“너보고 직접 데려오라는 게 아냐. 넌 그 모녀와 관련된 것만 갖고 오면 돼.”

무희의 부탁을 받은 박양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갑자기 밖으로 뛰어나갔다.

박양이 달려간 곳은 아파트 현관에 있던 우편함이었다.

거기서 1111호 앞으로 배달된 우편물들을 끄집어 낸 박양은 누가 볼세라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다.

잠시 후, 무희한테 달려 온 박양은 우편물들을 내려놓았다.

“이게 다 뭐냐?”

“그 집으로 배달된 것들 이예요. 여기 보면 이름이 있잖아요? 이걸로 안 될까요?”

그런데 박양이 가리키는 우편물을 내려다보던 무희는 선글라스 안쪽에 손가락을 넣어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왜요? 또 눈이 아프세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글씨가 하나도 안 보여.”

잠시 후, 고개를 든 무희는 그제야 눈이 침침한 것을 알고 박양에게 우편물을 내밀었다.

“여기 뭐라고 적혀있는지 봐라.”

“채영선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채영선? 그리고 또?”

“음. 여기 있는 건 송지은이라고 찍혀있네요.”

“그러면 송지은은 부인이고 채영선이 딸이겠군.”

무희가 이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옛날에 자신을 찾아온 남자의 이름이 채영욱이란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지은이나 영선을 움직이기는 부족했다.

“머리카락을 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쩌면 구할 수 있을지 몰라요.”

“어떻게?”

“그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뒤지면 될 거예요. 사람은 매일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하잖아요?”

“그렇구나. 그러면 되겠다. 앞으로 네가 수고를 좀 해줘야겠다. 그만 가봐라.”

박양 덕에 돌파구를 찾게 된 무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현저히 악화된 시력은 무희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였다.

박양이 나가고 혼자 남은 무희는 선글라스를 벗고 스스로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벌려 방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전에 비해 기가 약해진 탓인지 온통 침침하기만 했다.

‘뭐 묻은 거 아냐?’

혹시 하고 선글라스를 닦아서 써보았지만 여전히 침침하기만 했다.

‘아무래도 서둘러야겠어.’

시력이 약해졌다는 건 요령의 기로 회복했던 기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었고 이것은 곧 자신에게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편, 지금까지 무희와 박양의 대화를 엿들은 도희는 교아와 한창 교감을 하고 있었다.

‘머리카락?’

‘응. 그러니 쓰레기 버릴 때 각별히 조심하라고 해.’

‘알았어. 무희는 뭐하니?’

‘며칠 째 방에서 꼼짝도 안하고 있어.’

‘알았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그날 이후, 지은은 쓰레기 버릴 때마다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아무리 지은이 철저히 한다고 해도 머리카락을 완전히 걸러낼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최근 아무런 조짐이 없었던 무희 덕에 모처럼 단잠에 빠져 있던 영선은 잠시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방을 나왔다.

그 순간, 갑자기 정신이 몽롱한 것을 느낀 영선은 자신도 모르게 어디론가 옮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물 흐르듯 미끄러지던 몸이 멈추는 순간 눈을 떠보니 누군가 머리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선은 주위가 어둡고 침침하긴 했지만 어두운 방안에서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너무 놀랄 것 없다. 널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니까.”

“내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죠?”

“내가 데려왔다.”

순간, 영선은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손을 대봐도 몸이 만져지질 않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던 영선은 이럴 때 어찌해야 할지 몰라 겁이 나기 시작했다.

“겁내지 말라니까. 네 영혼을 잠시 꺼내온 것뿐이야. 곧 다시 돌아가게 될 테니 너무 겁먹지 마라. 그동안 넌 잠이나 자고 있어.”

잠시 후, 무희의 간단한 손짓에 영선은 스르르 눈이 감기고 말았다.

한편, 영선의 집에선 의식이 없는 영선 때문에 당황한 지은이 영선을 흔들고 있었다.

“영선아. 영선아.”

“소용없어요. 그 년이 영선일 데려간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

“아무래도 영선이 머리카락이 집밖으로 나간 것 같아요.”

“그럴 리 없어요. 내가 하나하나 확인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머리카락 하나까지 막을 수는 없을 거예요. 우리가 너무 방심했어요.”

“이제 어떻게 해요? 영선이한테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죠?”

“아뇨. 오늘 안으로 영혼이 돌아오지 않으면 영선인 이대로 죽게 돼요.”

“이제 곧 날이 밝을 텐데. 어쩌면 좋아요?”

“이 년이 기어코.”

노기에 찬 말을 끝낸 미령은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때, 도희와 교감을 끝낸 교아가 다가와 지은에게 황급히 전했다.

“지금 영선이 그 집에 있어요.”

“어디? 1층?”

“네. 제가 가볼게요.”

“아냐. 나도 같이 가자.”

교아가 말릴 틈도 없이 지은은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건넌방에 있다가 밖을 나온 슬기가 현관문이 열린 것을 보고 뛰어나가더니 곧바로 계단을 내리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사이 1층 무희 집에 도착한 지은은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갑작스런 소리에 방에서 나온 박양은 무슨 일인가 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그 순간,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든 지은 때문에 뒤로 나자빠진 박양은 곧이어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령2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1 미령(美靈)2-(82,최종회) +3 12.01.10 489 10 9쪽
80 미령(美靈)2-(81) +3 12.01.09 428 9 7쪽
» 미령(美靈)2-(80) +2 12.01.08 336 12 7쪽
78 미령(美靈)2-(79) +4 12.01.07 433 13 7쪽
77 미령(美靈)2-(78) +1 12.01.06 270 9 7쪽
76 미령(美靈)2-(77) +1 12.01.05 405 10 7쪽
75 미령(美靈)2-(76) +3 12.01.04 375 7 7쪽
74 미령(美靈)2-(75) +3 12.01.02 455 7 7쪽
73 미령(美靈)2-(74) +2 12.01.01 479 10 7쪽
72 미령(美靈)2-(73) +4 11.12.30 406 8 7쪽
71 미령(美靈)2-(72) +2 11.12.30 322 7 7쪽
70 미령(美靈)2-(71) 11.12.29 436 9 7쪽
69 미령(美靈)2-(70) +3 11.12.27 423 13 7쪽
68 미령(美靈)2-(69) +4 11.12.25 408 9 7쪽
67 미령(美靈)2-(68) +2 11.12.23 264 7 7쪽
66 미령(美靈)2-(67) +3 11.12.21 399 7 7쪽
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5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4 10 7쪽
63 미령(美靈)2-(64) +3 11.12.18 349 8 7쪽
62 미령(美靈)2-(63) +1 11.12.16 448 8 7쪽
61 미령(美靈)2-(62) +3 11.12.16 309 8 7쪽
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6 9 7쪽
59 미령(美靈)2-(60) +1 11.12.13 495 8 7쪽
58 미령(美靈)2-(59) +3 11.12.12 332 9 7쪽
57 미령(美靈)2-(58) +5 11.12.10 438 12 7쪽
56 미령(美靈)2-(57) +3 11.12.07 540 14 7쪽
55 미령(美靈)2-(56) +1 11.12.05 309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53 미령(美靈)2-(54) +4 11.12.01 488 11 7쪽
52 미령(美靈)2-(53) 11.11.20 441 9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