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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58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12.0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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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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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7쪽

미령(美靈)2-(54)

DUMMY

처음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으나 신통력을 동원한 누나의 추궁에 결국 무릎을 꿇은 강준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고 청심은 이런 사실을 미령에게 알리게 됐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어째서 미령이 몰랐을까?

그것은 뭔가 알 수 없는 기운 때문이었다.

영선이 단합대회에 간 그날도 아파트 주위를 맴도는 새로운 기운을 느끼고 혹시 지은을 해치러 온 것이 아닌가 하여 나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모든 일이 이만하게 끝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 대신 강준은 영장이 나오는 대로 군대를 가야했고 영선은 강준이 군에서 제대할 때까지 편지로만 연락을 주고받아야 했다.

“하는 수 없다. 그 사람 제대할 때까지 볼 생각해선 안 돼. 그게 너희 둘을 위한 일이다.”

말 그대로 강준과 생이별을 하게 된 영선을 보는 미령은 그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지금으로선 냉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강준이 제대를 하고 나도 지금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영선과 맺어지려면 강준이 강한 음기를 이겨낼 기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그것은 사람으로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때문에 미령과 지은 그리고 청심은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날짜가 확정되면 연락드릴게요.”

미령을 불러 강준의 입대 결정을 전한 청심은 그때까지 영선이 모르게 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건 저희가 알아서 할 게요. 그보다 두 분 한번 만나봐야 하지 않을까요?”

미령이 말하는 것은 지은이었다.

“누구요?”

“송지은씨를 말하는 겁니다.”

그동안 몇 번 얘기를 듣긴 했으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청심은 이름을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만나 본 적은 없으나 어딘지 끌리는 데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죠.”

“만나보면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럼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이른 아침에 머리를 짧게 깎고 옷가지가 든 작은 배낭을 멘 강준이 청심과 차를 타고 집을 나서고 있었다.

누나의 말이 있긴 했지만 입대를 연기(延期)하려고 했던 강준은 결국 누나가 시키는 대로 자원입대를 신청했고 그 날이 바로 오늘이었고 누나가 훈련소까지 따라가기로 한 것이다.

청심과 거의 비슷한 나이의 기사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다녀와야 한다면서 군대 가면 남들 하는 만큼만 하라는 충고를 해주었다.

그러나 지금쯤 혼자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영선이 마음에 걸렸던 강준의 귀에 그 말이 들어올 리 없었다.

한편, 강준이 군에 가는 것을 모르고 있는 영선은 전화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께 엄마 몰래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결이 안됐던 것이다.

서울을 떠나 두 시간정도 달리던 청심의 차는 어느 신병훈련소 앞에 정차를 했다.

“다 너희 둘을 위해서 이러는 거니까 서운해 하지 마.”

“알았어요. 건강조심하세요.”

강준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힘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누나한테 꼭 편지하고.”

청심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은 강준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청심의 눈가엔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2년 금방입니다.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알아요. 하지만.”

“압니다. 제가 그 마음을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세상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는 일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은 기사의 위로를 받은 청심은 쓸쓸히 차안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뒤늦게 청천벽력 같은 강준의 입대소식에 영선은 원망이 섞인 슬픔을 토하고 있었다.

영선은 두 엄마와 청심에 대한 원망보다 소식도 없이 가버린 강준이 야속했다.

“우리가 그 사람 누나하고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2년만 참아.”

그러나 이들이 강준을 그렇게 보낸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물론 둘을 그대로 두는 것이 강준에게 해가 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령의 불길한 예감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지난번 영선과의 대화중에 낯익은 기운을 느꼈던 미령은 그 기운 외에 또 다른 기운이 감도는 것을 깨닫고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같은 귀신의 기운이 두 번씩이나 같은 장소에서 느껴지는 일은 좀처럼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다가 전혀 느껴본 적 없는 기운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고 지난밤 낯익은 기운이 또 다녀가자 머지않아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령의 불길한 예감을 모르는 영선은 모두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영선의 두 엄마와 청심이 잠시 한시름 놓는 사이 영선의 집에 다녀온 요령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무희는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틀림없어요. 그 여자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나이가 어리다고 했지?”

“네. 희미해서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말투가 젊은 여자였어요.”

“도대체 그 년하고 무슨 관계지?”

“설마 딸은 아니겠죠?”

“이 년아. 세상에 귀신 딸도 있더냐?”

“그냥 한번 해 본 소리예요. 염병할 성질하곤.”

요즘 들어 요령은 툭하면 대들고 했다.

무희도 처음엔 대체 이 년이 뭘 믿고 이리 까부나 했지만 천성적으로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그런 것이려니 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요령은 무희가 모르게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도희 주변에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알고 난 뒤 마정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하지만 교아로부터 도희의 만행을 듣고 난 마정이 좀처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아 속만 끓이고 있었다.

이러한 속셈도 모르고 미령과 요령이 말한 여자아이가 무슨 관계일까 하는 생각에 빠져있던 무희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내일 밤 그 아이를 건드려봐. 그 년이 어떻게 나오나 보자.”

“지금 제 정신이세요? 그러다 또 잡히면 어쩌려고요?”

“염려할 것 없어. 나도 움직일 거니까.”

“네?”

한 번도 방에서 나간 적이 없는 무희가 직접 움직이겠다는 것은 오랫동안 준비했던 것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날 밤, 요령이 건너가고 커튼이 열린 창문 앞에서 허공을 향해 하얀 눈을 뒹굴 거리던 무희는 눈이 아파오는 것을 느끼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시원찮은 눈이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보이지 않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뒤늦게 깨달은 무희는 빠질 것처럼 아파오는 눈을 감으며 커튼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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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미령(美靈)2-(81) +3 12.01.09 428 9 7쪽
79 미령(美靈)2-(80) +2 12.01.08 336 12 7쪽
78 미령(美靈)2-(79) +4 12.01.07 434 13 7쪽
77 미령(美靈)2-(78) +1 12.01.06 270 9 7쪽
76 미령(美靈)2-(77) +1 12.01.05 405 10 7쪽
75 미령(美靈)2-(76) +3 12.01.04 375 7 7쪽
74 미령(美靈)2-(75) +3 12.01.02 455 7 7쪽
73 미령(美靈)2-(74) +2 12.01.01 479 10 7쪽
72 미령(美靈)2-(73) +4 11.12.30 406 8 7쪽
71 미령(美靈)2-(72) +2 11.12.30 322 7 7쪽
70 미령(美靈)2-(71) 11.12.29 436 9 7쪽
69 미령(美靈)2-(70) +3 11.12.27 424 13 7쪽
68 미령(美靈)2-(69) +4 11.12.25 408 9 7쪽
67 미령(美靈)2-(68) +2 11.12.23 264 7 7쪽
66 미령(美靈)2-(67) +3 11.12.21 399 7 7쪽
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7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4 10 7쪽
63 미령(美靈)2-(64) +3 11.12.18 349 8 7쪽
62 미령(美靈)2-(63) +1 11.12.16 448 8 7쪽
61 미령(美靈)2-(62) +3 11.12.16 309 8 7쪽
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7 9 7쪽
59 미령(美靈)2-(60) +1 11.12.13 495 8 7쪽
58 미령(美靈)2-(59) +3 11.12.12 332 9 7쪽
57 미령(美靈)2-(58) +5 11.12.10 438 12 7쪽
56 미령(美靈)2-(57) +3 11.12.07 540 14 7쪽
55 미령(美靈)2-(56) +1 11.12.05 309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 미령(美靈)2-(54) +4 11.12.01 489 11 7쪽
52 미령(美靈)2-(53) 11.11.20 44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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