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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64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8.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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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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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쓰레기

DUMMY

민수는 물귀신 때문에 학교가 휴교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등교하는 학생들 중 자신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을 학생을 눈을 부릅뜨고 찾았다.

하지만 당연히 휴교한 학교에 등교하려는 학생은 없었고, 민수는 결국 인근의 고등학교를 닥치는 대로 돌아다녔다.

은근히 넓은 도시에서 해당하는 고등학교를 찾기란 힘들었다.

민수는 다리가 아프진 않았지만 심적으로 지쳐, 정오가 넘어서자 편의점 밖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늘이 있다고 딱히 시원한 느낌을 받는 건 아니었지만 정신을 추스르기엔 괜찮은 기분이었다.

민수는 머릿속으로 아직 가보지 않은 고등학교가 몇 개나 있을까 생각했다.


‘학교만 찾으면 뒤는 금방일 텐데..’


정오라 그런지 밥을 먹으러 나온 회사원들이 바쁘게 돌아다녔고, 종종 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도 보였다.


‘벌써 학교가 끝났나? ..그렇다고 치기엔 교복도 안 입었는데.’


학생 셋은 우연히도 민수가 앉아있는 편의점 쪽으로 걸어왔다.

말을 들어보니 날이 더워 음료수를 사러온 것 같았다.

민수는 잠시 후 셋이 음료수를 들고 나와 자신이 앉은 곳에 앉으려 하자 다른 테이블로 옮겼다,

키는 크지만 호리호리하게 생긴 학생이 목이 많이 말랐는지 음료수를 잔뜩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근데 우리 언제까지 쉬는 거지?”


안경을 쓴 학생이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왜 휴교했는지도 안 알려주던데? 이 와중에 엄마는 휴교한 것 땜에 많이 화나셨고.”


다른 안경을 쓴 학생이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으며 입을 열었다.

시력이 안 좋은 것은 아니고 패션용으로 쓰는 것 같았다.


“나는 좋은데.”

“대신 휴교한 날만큼 방학이 줄잖아.”

“야, 우리 휴교한 이유, 진짜 그거 때문인가?”

“선생님들 돌연사 하신 거?”


호리호리한 학생이 물었고, 안경을 벗은 학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 소문으론 여자애들 성희롱 했었다던데. 그것 때문에 여자애들이 선생님들 돌아가신 거 그렇게 슬퍼하지도 않잖아.”

“그거 소문 아니었어?”

“나도 들은 거라 확실하진 않은데 여자애들 말 들어보면 아닌 것 같지도 않더라.”

“나는 처음 들었는데?”

“우리 학년 말고 2, 3학년 사이에서 유명하대. 본인들 담당 반만 건드렸나봐.”


안경을 쓴 학생이 얼굴을 찡그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런 얘기 들으면 구역질나더라. 억지로 그런 짓 하면 범죄잖아. 심지어 선생인데. 생각이 없나?”


이번엔 셋 다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안경을 벗은 학생이 씩, 웃더니 목소리를 잔뜩 죽이고 음산하게 말했다.


“어쨌든, 그래서 그 선생들 죽인 게 담당 반 여학생이라는 거야. 견딜 수가 없었던 거지.”

“넌 그런 소문을 믿냐?”

“인간이 스스로 죄인을 단죄할 수 없을 때 신한테 기대곤 그러잖아. 이번엔 신이라기 보단 학생이지만. 내가 피해자고 그런 능력이 있으면 나는 그렇게 할 것 같은데?”


호리호리한 학생이 진지하게 말했다.


“너는 사람을 죽인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잘 모르잖아.”

“너는 아냐?”

“아니.”


이윽고 서로 안다 모른다 하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고, 얼마 안 있다가 학생들은 자리를 떴다.

민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그 뒤를 쫓았다.

만약 그 성희롱 교사들을 죽인 것이 물귀신이라면, 학교가 휴교해 자신과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도 설명이 됐다.

민수는 셋 중 호리호리한 학생을 선택해 쫓았고, 그 학생은 집으로 가던 중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너 아직도 틀어박혀 있냐?”

[......]

“여보세요? 너 듣고 있어? 뭐야, 연결이 안 좋나.”


학생이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상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우리 집으로 와줄 수 있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진짜 중요한 일이라 그래. 지금 바로 와줘.]


상대에게 보일 리는 없지만 학생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싫어. 내가 왜 가야되는데?”

[부탁이야! 제발.]

“......”


학생은 멈춰 서서 이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친구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학생은 평상시와 다른 친구의 행동에 일단 승낙했다.


“어.. 갈게.”


민수는 내용을 엿듣다가 학생이 방향을 바꿔 왔던 길로 돌아가자 한숨을 쉬었다.

자신은 한시라도 빨리 어느 학교인지 알아내고 싶은데 왔던 길을 돌아가려니 짜증이 샘솟은 것이었다.


‘그래도 친구인 것 같으니까 같은 학교일 거고, 거기서 알아봐도 되겠지.’



물속은 추웠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마음이 식어버려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몰랐다.

이미 죽은 자신의 몸이 추위를 느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


물이 마치 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사랑의 눈가를 타고 흘렀다.

이렇게 죽고 싶진 않았는데.

모든 잘못은 자신의 몸을 탐한 나쁜 남자들에게 있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편하게 죽일 순 없었다.

자신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사랑은 한 가정으로 통하는 수도관 앞에서 멈췄다.

이곳을 지날 때면 가슴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더욱 커졌다.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민수는 이불에서 얼굴만 내민 영민과 그런 친구를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는 학생을 보고 있었다.

원래는 학생을 쫒아 들어오자마자 집을 뒤질 생각이었지만 영민의 말에 호기심이 인 탓이었다.


“그래서, 나보고 그 말을 믿으라고?”

“어. 정말이야.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더 죽을..”

“거짓말도 정도껏 쳐. 아무리 니 말이 사실이라도, 그 선배님이 죽어서까지 그런 짓을 할 사람이냐? 그리고 애초에 귀신이라니, 나는 그런 거 안 믿는다고.”

“내 말은 선배님이 귀신이 되서 선생님들을 죽였다는 게 아니라, 꼭 귀신이 아니더라도 선배님이 저주라던가.. 죽을 때의 한으로 선생님들을 죽였다던가..”

“그게 귀신이 아니고 뭐야.”


학생은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았다.

민수는 스스로가 귀신이라고 해서 딱히 학생을 믿게 만들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이젠 호기심을 접고 영민의 방을 뒤지려 했다.


“하지만 나 같으면 귀신이 되어서라도 죽이고 싶었을 거야.”

“뭐?”


영민이 시선을 피하며 터무니없는 말을 중얼거리자 학생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 생각해 다시 물었다.

영민은 이젠 이불에 머리까지 파묻고 웅얼거렸다.


“사랑선배는.. 아니, 사실은 나도 분했어. 지키지 못했으니까.”


학생은 영민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데다가 상태가 불안해 보이자 영민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고개 들고 말해.”


학생이 가까이 다가가 영민의 어깨를 잡으려던 순간 영민이 고개를 들어 눈만 보이는 상태에서 말했다.


“나는 쓰레기야.”


작가의말

주위에 관심을 갖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적어보려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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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끌림 17.08.18 54 0 8쪽
34 용기가 필요한 이유 17.08.15 53 0 8쪽
» 쓰레기 17.08.11 50 0 7쪽
32 기회 17.08.07 45 0 7쪽
31 단서 17.08.06 47 0 7쪽
30 물이 무서운 이유 17.08.03 44 0 8쪽
29 부조리한 현실 17.08.02 45 0 9쪽
28 결정 17.08.01 46 0 8쪽
27 새옹지마 17.07.31 45 0 8쪽
26 고통 17.07.30 45 0 7쪽
25 추격 17.07.28 49 0 8쪽
24 계획된 허락 17.07.25 43 0 8쪽
23 인식의 변화 17.07.23 43 0 7쪽
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4 0 9쪽
21 행복 17.07.18 50 0 8쪽
20 엄마 시집보내기 17.07.14 57 0 9쪽
19 우한 17.07.12 50 0 8쪽
18 17.07.07 63 0 7쪽
17 17.07.04 4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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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아버지의 눈물, 외전 17.06.30 10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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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과거와 바람 17.06.29 4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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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들을 찾아 17.06.28 46 1 16쪽
7 새로운 귀신 17.06.27 5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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