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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67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7.28 23:55
조회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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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추격

DUMMY

숨이 차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영원히 달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수현은 지하에서, 귀신의 집과 추격에서 멀어지겠다는 생각에 멈추지 않고 달리다가 충분히 멀리 떨어졌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늦췄다.

고개를 들어 올린 수현의 얼굴에 실없는 미소가 지어졌다.


‘도망치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달렸는데.’


수현의 발이 멈춘 곳은 새카맣게 탄 빌라였다.


‘그것도 아닌가 보네’


보현에게 생전의 기억에 갇혀있으면 안된다고 했으면서, 수현은 빌라에 향했다.

스스로가 위선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


수현은 빌라에 들어가려다 말고 우뚝 멈춰 섰다.

발밑을 보니 새하얀 국화가 두 송이 놓여있었다.

싱싱한 게, 갖다 놓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엄마.. 겠지?’


자신은 엄마와 거리를 두려고 보현과 말싸움까지 했으면서, 엄마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엄마는 절대 자식들을 잊을 사람도, 그 고통을 쉽게 넘어설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수현은 국화를 앞에 두고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국화를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잡아 마치 기도하는 것처럼 눈을 꼭 감았다.



혼인 신고서를 내고 건물을 나온 연경은 내리쬐는 햇살에 시선을 발치로 돌렸다.


“연경씨.”


뒤를 보니 자신의 두 번째 남편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젠 이 사람이 내 동반자구나.’


연경은 남편과 이혼한 뒤로 평생을 수현과 보현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떠올랐다.

마음이 아려왔다.


“...”


그런 연경을 보고 이제 거리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현수는 평소 연경을 대하던 것과 다르게 연경의 감정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저녁은 좀 멀리 나가서 먹을까요?”

“..네.”


그 모습에 연경은 이질감을 느끼긴 했지만 기분 탓이라 생각하고 현수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



보현은 날이 밝자마자 연경을 찾아다니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빌라와 조부모집을 포함해 그 일대를 다 뒤져보아도 연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가신거야..’


보현은 오늘따라 빌라에 한 송이만 놓여 있던 국화 생각에 걸음이 빨라졌다.

불안했다.




연경은 현수가 이상하게 친숙해 보이는 검은 차에 탄 이후로 말없이 혼자 씩, 웃거나 간혹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행동만 반복하자 치미는 불안을 어쩔 수 없었다.


‘현수씨가 갑자기 왜 이러지?’


현수가 말이 없자 연경은 연신 차 안을 둘러볼 뿐이었다.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전 남편의 차를 연상시키는 물건이나 흠집이 있어 불안함이 더욱 커졌다.


‘네비게이션이나 컵홀더는 우연이라고 쳐도.. 창문에 나있는 흠집은..’

“연경씨.”


드디어 현수가 연경을 향해 입을 열었고, 연경은 깜짝 놀라 필요이상으로 크게 말했다.


“네?”

“연경씨는 돈이 많으면 뭘 하고 싶어요?”

“..돈이요? 어느 정도를 말하는 진 모르겠지만 애들이랑 해외여행 가보고 싶긴 했는데..”

“흠..”


연경의 대답에 현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연경이 말을 이었다.


“지금은 그럴 수 없지만요.”


평소 같으면 연경이 수현과 보현의 생각에 잠길 때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을 위로하던 현수가 지금은 혼자 실실거리며 웃고 있었다.

연경은 그 모습에 위화감을 느끼고 벨트 버클에 손을 올렸다.

자신도 모르게 몸이 먼저 도망갈 생각을 한 것이었다.


“저는 원래 돈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어떤 남자 분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죠. 그 전까지는 제 방식을 그렇게도 쓸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었거든요.”

‘방식? 남자라니, 누굴 얘기하는 거지.’


연경은 현수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현수는 연경의 전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만약에 서로 타산이 안 맞았다면 이 계획은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계획이요?”

“다 왔어요.”


차가 멈췄고, 연경은 빠르게 차에서 내리려다가 흠칫 놀랐다.

차가 멈춘 곳은 연경에겐 소름이 끼칠 만큼 익숙한 곳이었다.

연경은 손이 덜덜 떨려 자신이 제대로 문고리를 잡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여, 여기는..”

“쿵!”


난데없이 남자가 열려있지 않은 창문에 두 손을 대면서 부딪쳤다.

연경은 남자의 얼굴을 보고 기겁하면서 도망갈 데 없는 차 안에서 몸을 최대한 창문에서 떨어뜨렸다.


“연경아.. 오랜만이다?”


동공이 벌어지면서 소름끼치게 웃고 있는 남자는 연경의 전남편이었다.



우한은 휴대전화를 끊었다.

경찰인 친구는 빌라의 화재사건에 대해 정말로 이게 마지막 이라며 짜증을 내곤 정보를 넘겼다.

우한은 빌라 앞을 어정거리며 친구의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심적으론 연경씨 옆에 있던 그 현수라는 남자인데 알리바이가 완벽해서, 라..’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여기서 한 시간은 떨어져있는 곳에 있었다니까 아무래도 범인은 아니겠지?”


연경을 찾기 위해 연경과 관련이 있는 곳은 전부 조사하기로 결심한 우한은 자신의 차로 향했다.


‘암산은 내가 알기로 연경씨가 이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데라 거기에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암산?”

‘그러고 보니까 그 남자도 화재가 났을 때 암산에 있었다고..’


우한은 아무래도 고개를 드는 꺼림칙함에 일단 암산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런 우한의 뒤를 쫒는 두 귀신이 있었다.



보현은 우한의 차에 탄 뒤로 몸을 투명하게 하여 트렁크를 보고 오는 등, 가만히 있질 않고 계속 차 안을 살폈다.


“뭐하는 거야?”


민수의 물음에 보현이 민수를 매섭게 째려봤다.


“뭐하냐고요? 오빠야 말로 왜 절 쫓아오는 건데요?”

“네가 걱정 되서 그렇지. 수현이랑 그렇게 싸우고 나가니까 불안하잖아.”

“신경 끄세요.”


조금의 틈도 없이 매몰차게 대답하는 보현을 보고 민수는 한숨을 삼켰다.


“..이 차 네가 나한테 물어봤던 그 찬데. 뭐 좀 찾았어?”

“...”


보현은 말하기 싫은 지 잠시 말없이 민수를 째려보다가 생각을 바꿨는지 입을 열었다.

아무리 거부해도 결국 민수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란 생각에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일순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뇨. 깨끗해요.”

“깨끗하다고?”


민수는 차 안을 둘러보았다.


“...”


깨끗함과는 거리가 좀 있는 내부에 민수는 혹시 귀신이 되면 동시에 청결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는 게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민수의 태도와 표정을 보고 보현이 말했다.


“제가 말한 건 다른 거예요. 그 때 봤던 게 없어서..”

“뭘 본건데?”


큰 생각 없이 물은 민수와 다르게 보현은 입에 담기 싫은지 입을 앙, 다물었다가 말했다.


“....테이프랑 가위, 밧줄, 피.. 묻은 나무막대요.”

“뭐?”

“특히 트렁크 안은 피범벅이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정도였는데.”


보현은 갑자기 주위를 맹렬하게 살피는 민수를 보고 말을 멈췄다.


“...”

“이 차는 아닌 것 같은데?”

“맞았으면 진작에 브레이크 고장 내고 다시 엄마 찾으러 갔을 거예요.”

“..아무렇지도 않게 무서운 소리하네. 이 차가 사고 나면 다치는 건 이 아저씨뿐만이 아닐 수도 있어. 교통사고는 관계없는 사람도 끌어들여서 더 무서운 거라고.”

“알아요, 그냥 한 소리예요. 엄마를 위험하게 하는 사람을 그렇게 쉽게 죽일 순 없죠.”

“...”


민수는 보현이 엄마 걱정을 지나치게 하는 바람에 그릇된 판단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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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보복과 고통 17.08.22 55 0 9쪽
35 끌림 17.08.18 5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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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물이 무서운 이유 17.08.03 44 0 8쪽
29 부조리한 현실 17.08.02 45 0 9쪽
28 결정 17.08.01 46 0 8쪽
27 새옹지마 17.07.31 45 0 8쪽
26 고통 17.07.30 45 0 7쪽
» 추격 17.07.28 50 0 8쪽
24 계획된 허락 17.07.25 43 0 8쪽
23 인식의 변화 17.07.23 44 0 7쪽
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4 0 9쪽
21 행복 17.07.18 50 0 8쪽
20 엄마 시집보내기 17.07.14 57 0 9쪽
19 우한 17.07.12 50 0 8쪽
18 17.07.07 63 0 7쪽
17 17.07.04 48 0 8쪽
16 죄책감 17.07.02 45 0 8쪽
15 결과의 의미 17.07.01 52 0 11쪽
14 같은 목적, 다른 무대 17.07.01 115 1 10쪽
13 아버지의 눈물, 외전 17.06.30 101 1 13쪽
12 움직이는 마음 17.06.30 42 1 8쪽
11 기억 17.06.29 51 1 15쪽
10 과거와 바람 17.06.29 42 1 14쪽
9 범인 찾기 17.06.28 43 1 12쪽
8 아들을 찾아 17.06.28 46 1 16쪽
7 새로운 귀신 17.06.27 5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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