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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77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8.07 23:55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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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기회

DUMMY

선생님들이 자꾸 본인들의 집에서 물에 익사하는 불가사의한 사건이 끝나질 않자 영민의 학교는 당분간 휴교를 한 상태였다.

그동안 영민은 화장실은 물론 싱크대를 비롯해 물이 있는 곳 근처엔 발도 가까이 하지 않고 있었다.

죽은 선생님들만 벌써 셋이 넘었다.

지금은 선생님들만 노리는 것 같지만 분명 다음은 학생일 것이었다.

영민은 더운데도 불구하고 몸이 덜덜 떨려 두꺼운 이불로 몸을 둘둘 싸매고 있었다.

죽은 선생님들의 공통점을 알고 있는 영민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안전하진 않다는 걸 온 몸이 떨릴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원망하는 거야. 다 죽기 전엔 안 끝날 거야.’

“똑, 똑.”


그 때, 방 밖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영민은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끼고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집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 환청이 사라질 것 같았다.


“뚜르르.. 뚜르르..”


불행히도 무슨 일이 있는지 친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방 밖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철벅. 철벅.”


물방울 소리는 이젠 물투성이인 발로 걷는 듯 한 소리로 바뀌었고,


“쿵!”


무언가가 문에 세게 부딪혔다.


“으..”


영민은 옥죄어오는 공포에 숨을 쉬는 방법을 잊은 것처럼 숨을 참았다가 한 번에 몰아쉬었다.


‘나도 그렇게 죽는 건가? 물에 얼굴을 쳐 박고..’


영민은 그 순간 중요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영민의 방에는 물이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오면서 영민의 정신을 깨웠다.


“철컥!”

“영민아, 치킨 사왔.. 어, 뭐야?”

‘엄마!’


영민은 엄마의 목소리가 이렇게 반갑게 들린 적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당장 방문을 열고 나가려 했지만 조금 열리다 만 문에 얼굴을 부딪쳤다.

앞에 무언가 둔탁한 것이 있다 문이 다 열리지가 않았다.


“영민아, 잠깐만. 화분 쓰러졌어. 좀만 기다려봐.”


잠시 뒤, 엄마의 도움으로 영민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화분받침에서 쏟아진 물 때문에 바닥이 물로 흥건했다.


“..!”


물은 기이하게도 화장실까지 이어져있었다.

화장실 문 밑으로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졌다.


“똑, 똑.”


마치 시곗바늘의 초침처럼 떨어지는 물방울이 영민에게 경고를 하는 것 같았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물귀신을 잡을 때까진 밖에 나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청소장은 나가기 전에 일단 요리장을 보기로 했다.

당장 수민을 보고 싶긴 했지만 물귀신을 잡긴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청소장은 조리실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똑, 똑.”

“...... 들어갈게요.”

“달칵”


요리장의 음침한 성격을 알기 때문에 청소장은 요리장의 반응이 없자 무턱대고 문을 열었다.

요리장에게 일일이 맞춰줬다가는 시간만 의미 없이 지나갈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맘대로 들어와도 된다고 했어요?”

“있었으면서 대답은 왜 안 한 건데요?”

“...”


캄캄한 어둠 속인데다가 얼굴도 없지만 청소장은 요리장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다.

청소장은 식칼을 들고는 자신 쪽으로 고개를 고정시키고 꿈쩍도 하지 않는 요리장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살짝 한숨을 쉬었다.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와선 호의적으로 나오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멋대로 들어온 건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구미호님이 시키신 일이거든요.”

“...”


반응이 있었다.

구미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요리장이 청소장 쪽으로 겨누고 있던 식칼을 천천히 내렸다.


“무슨 일인데요?”

“전에 당신이 여기서 물귀신을 봤다고 해서요. 그 귀신을 잡아야 하는데 제가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정보 좀 얻으려고 왔죠.”

“..그거라면 당신 반 담당 두 녀석한테 이미 알려줬는데요.”

“누구요?”

“...”


갑자기 요리장이 말이 없었다.


“이름.. 까먹어 버렸어요. 핏자국 하나 없는 녀석이랑 몸 왼쪽이 너덜거리는 녀석이었는데..”


민수와 현석이 이름을 알려주긴 했지만, 요리장은 물귀신에 대해 알려주고 구미호에게 만들어줄 음식을 어떤 걸로 할까 고민하던 중에 이름을 까먹어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청소장은 자신의 담당 학생 중 핏자국이 하나도 없고 왼쪽이 너덜거리는 귀신이라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아, 누군지 알겠어요. 그럼 가서 물어볼게요.”


누구한테 알려줬든 요리장이 다시 말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청소장은 사실 요리장이 부담스러웠다.

거기에 캄캄한 곳에 둘만 있으려니 최대한 빨리 이 장소를 벗어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던 상태였다.

그래서 청소장은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인사를 하고 위층으로 날아갔다.


“알려줘서 감사했습니다.”

“...”


요리장은 청소장의 말에 별 인사 없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구미호의 식단에 관해서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을 보고 청소장은 역시 어울리기 힘든 귀신이라는 생각을 하고 방을 빠져나갔다.



청소장은 민수의 방에 아무도 없자 현석의 방으로 향했다.

현석의 방엔 현석 혼자뿐이었다.


“민수는 어디 갔어요?”

“니가 웬일이야? ..민수는 아까 나갔는데.”


별안간 청소장이 나타나자 현석은 황급히 등 뒤로 무언가를 숨기면서 말했고, 청소장은 그것에 대해 추궁하려다 참았다.

지금은 그것보다 물귀신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잠시 수민을 보러가는 게 중요했다.


“..물귀신에 대해 아는 거 다 말해 봐요.”

“그거면 요리장도 알고 있..”

“방금 거기에서 올라온 길이에요. 그냥 아는 대로 말하면 되잖아요.”


인내심이 바닥난 청소장이 억지로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하는 말에 현석은 말을 쏟아냈다.


“교복입고 있었고, 민수랑 같은 학교를 다녔나봐.”

“네?”

“요리장 말로는 교복에 민수랑 같은 학교 마크가 있었다고 했어.”

“..그거 민수도 아는 거죠?”


청소장은 확인 차 다시 물었고, 현석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청소장은 손으로 이마를 덮고 생각에 잠겼다.

아마 민수는 학교로 향했을 터였다.

그리고 실망하겠지.


“...”


현석은 이젠 입술을 깨물고 고민에 빠진 청소장을 보면서 안절부절했다.

청소장이 등 뒤로 숨긴 것의 처분에 대해 고민하는 걸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머리가 핑핑 돌았다.

현석은 잔머리를 굴려 책을 투명하게 만들어 자신의 뒤에 있는 서랍에 몰래 집어넣었다.

하지만 청소장은 그런 현석은 안중에도 없었고, 아무 말도 없이 몸을 투명하게 하여 건물 밖으로 날아갔다.


“어디가? 너 근신 아니야?”


현석은 벌써 저만치 멀어진 청소장이 대답대신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렴 어때.’


이윽고 청소장이 점 만하게 보이자 현석은 서랍으로 향했다.

이제 방해할 귀신도 사라진 참이니 느긋하게 책을 볼 생각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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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물이 무서운 이유 17.08.03 44 0 8쪽
29 부조리한 현실 17.08.02 4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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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새옹지마 17.07.31 46 0 8쪽
26 고통 17.07.30 4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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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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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들을 찾아 17.06.28 4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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