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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75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7.31 14:03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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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새옹지마

DUMMY

연경은 눈을 떴을 때 한순간 자신이 악몽을 꾸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내 뒤통수에 욱신거리는 고통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기절 한 건가?’

“눈 떴네. 정신이 좀 들어?”

“우으으!”


소리를 지를 생각이었는데 연경은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자 그제서야 입이 무언가로 막혀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웃이 알면 곤란하잖아.”

“으으!”


연경은 발버둥 칠 생각이었지만 손목과 발목이 묶여 마음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또한 힘을 줄때마다 온 몸에서 고통이 느껴지는 게, 자신이 기절해있는 동안 남자가 멈추지 않고 자신을 때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연경에게 전남편이 살짝 피가 묻은 야구배트를 들고 서서히 걸어왔다.

연경은 기절하기 전의 분노는 어느 새 다 잊어버리고 공포만을 느꼈다.

전남편에게 죽어라 두드려 맞았던 기억이 뇌 속을 가득 채웠다.


“우으으으!”


남자는 굴러서라도 자신을 피하려는 연경을 쉽게 붙잡고 야구배트의 군데군데 패인 부분을 연경의 눈에 가져다 댔다.


“거의 매번 기절해서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이거 다 너 때문에 생긴 거야. 생각 나?”

“으우으으!”


필사적으로 간격을 벌리려고 버둥거리는 연경에게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야구배트를 휘둘렀다.


“퍼억!”

“...”


연경에게 날아드는 배트는 닿지 못하고 도중에 멈췄다.

연경의 자신의 앞에 무언가 희무끄레한 것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피를 흘린 탓에 헛것을 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뚜렷해졌다.


‘수현이..?’

“...”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뚜렷하게 보이면서, 수현이 연경을 대신해 배트를 맞은 상태로 우뚝 서 있었다.


‘수현아!’

“스륵..”


하지만 연경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현이 사라졌다.

연경은 수현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일순 하얀 국화를 떠올리고 눈을 크게 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현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이 되지 않아 잠시 멈칫 거리긴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찾고 다시 연경을 향해 배트를 휘둘렀다.

무슨 일이 벌어지던 간에 자신이 연경을 때려죽일 것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

“쿵!”

“연경씨!”


남자가 휘두른 배트에 연경이 맞은 것과 거의 동시에 문에서 세차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고, 투명화해서 보현과 민수가 들어왔다.

그리고 민수는 슬쩍 문의 잠금을 풀었고, 헐레벌떡 우한이 들어왔다.

우한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생각하기 전에 몸이 묶여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연경을 보고 무턱대고 남자에게 달려들었고, 보현은 연경에게 뛰어갔다.


“엄마! 괜찮아? 엄마!”


연경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부어오른 볼과 이마뿐만이 아니라, 살이 보이는 곳곳마다 맞은 자국이 선명했다.


“엄마..”


민수는 연경을 붙잡고 어쩔 줄 모르는 보현에게 말했다.


“보현아, 경찰이랑 구급차를 불러야 되는데, 나도 아직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못 내.”

“..그건 저도..”


자신의 엄마가 이곳에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던 보현은 엄마가 기절해 있는 현실에 갈피를 못 잡고 그저 연경을 붙잡고 덜덜 떨고 있을 뿐이었다.

민수는 보현의 어깨를 꽉 잡고 말했다.


“나는 생전 기억이 없어. 우리 둘 중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건 너밖에 없어. 저 아저씨는.. 그럴 생각은 못하는 것 같고.”


민수의 말에도 보현은 시선을 돌릴 생각을 안 하고 연경을 끌어 앉고 있었다.

그 동안에도 우한은 남자와 싸우고 있었다.


“안 돼.. 못해요.. 그동안 얼마나, 얼마나 엄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한 번도..”

“정신 차려! 네 엄마잖아! 네가 구해야 된다고 말하는 거야!”

“전..”


민수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연경의 가방을 뒤져 보현에게 휴대전화를 건넸다.

손이 심하게 떨리긴 해도 보현이 휴대전화를 받아들자 민수는 시선을 돌려 우한 쪽을 보았다.

어느새 남자는 배트를 떨어뜨린 상태였고, 대신 우한에게 주머니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민수는 우한을 도우려다 순간 멈칫했다.

남자에게 도망치려하는 것이 아닌데도 우한의 모습이 허리에 칼을 맞아 쓰러진 여자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살려주세요!”


보현의 절실한 목소리가 민수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거기가 어디죠?]

“엄마가 위험하다고요!”

[말할 수 없는 상태입니까?]

“제발.. 왜 못 듣는 거야..”

[장소는 발신추적으로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무슨 상황인지 알려 주실 방법은 없습니까?]

“저도 말 하고 싶은데..!”

[어, 여기 이미 한 대 출발했는데?]

“...”


보현은 순간 말을 잃었다.


‘어떻게? 누가?’


민수는 자신이 보고 있어봤자 해결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우한에게 돌아섰다.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구급차가 온다는 것에 안심했다.


우한은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면서 미친 듯이 웃는 남자에게 두려움보다는 역겨움을 느끼고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꼬리 말고 도망치는 게 어때?”

“...”


우한은 남자의 말을 무시하고 말했다.


“연경씨 전남편 이강언맞지? 말이 이혼이지, 연경씨를 심하게 구타해서 재판받고 재판관 명령으로 접근금지 처분 받고. 범죄자잖아.”


강언은 우한을 잔뜩 경계하면서 물었다.


“어떻게 그걸 다 아는 거야?”

“..연줄로.”


사실은 경찰인 친구의 인맥으로 알게 된 거지만, 우한은 굳이 설명을 늘이진 않았다.

따지고 보면 경찰이라는 인맥을 둔 우한의 인맥으로도 볼 수 있긴 했다.


“여기 오기 전에 이미 경찰이랑 구급대에도 연락했어. 연경씨는 무사할 거고, 너는 감옥으로 갈 거다. 두 번의 유예판결은 없어.”

“...”


우한은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렸다.



“거길 대체 왜 가 있는 거야? 이 화상아!”

“아니, 화내지 말고 좀 참아봐. 연경씨가 보이질 않아서 찾다보니까 여기까지..!”

“야! 내가 너 그렇게 나대라고 알려준 줄 알아? 그리고 더 이상의 정보는 없댔지! 끊어!”


휴대전화를 뚫고 귀를 찢을 것 같은 친구의 목소리에 우한은 다급하게 말했다.


“잠깐만! 정말이라니까? 매일 두 송이 놓여있던 국화가 오늘은 한 송이 밖에 없었다고!”

“있긴 있었잖아!”

“한 송이‘만’ 있었다는 게 문제라고! 화재로 그 애들이 둘 다 죽었는데 왜 한 송이만 있었겠어? 이건 연경씨를 납치한 놈이 꾸민 게 분명해.”

“그건.. 누가 주워갔다거나..”

“그건 국화야. 예식용 꽃이라고. 무엇보다 그 근방 주민중에 수현이랑 보현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어. 그 국화가 어째서 두 송이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

“어디야? 정확한 호수 좀 알려줘.”

“아, 정말.. 내 권한 밖인데..”


친구가 알려줄 맘이 든 것 같아 보이자 우한은 잠시 기다렸다.

휴대전화 너머로 타자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203동.. 405호.”

“고마워!”

“야, 잠..!”


우한은 필요한 정보를 얻자마자 급하게 휴대전화를 끊고 달리면서 근방의 구급대와 경찰에 연락했다.

그 와중에 잔뜩 경계하면서 걸어가고 있던 보현과 민수를 따라잡았지만, 우한의 눈에는 두 귀신이 보이지 않았다.



“연경씨가 살고 있던 집에 불 지른 것도 너지?”

“...”


더 이상 말하는 것도 불리하다는 생각에 강언은 입을 꽉 다물었다.

그런 강언에게 우한이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어 보였다.


“그건..!”

“연경씨는 이 반지를 절대 꺼낼 리가 없으니까.”


우한의 손에 들린 것은 연경과 강언의 결혼반지였다.

우한이 이 반지의 의미에 대해 안 것은 몇 년도 전의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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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부조리한 현실 17.08.02 45 0 9쪽
28 결정 17.08.01 46 0 8쪽
» 새옹지마 17.07.31 46 0 8쪽
26 고통 17.07.30 45 0 7쪽
25 추격 17.07.28 50 0 8쪽
24 계획된 허락 17.07.25 43 0 8쪽
23 인식의 변화 17.07.23 44 0 7쪽
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5 0 9쪽
21 행복 17.07.18 50 0 8쪽
20 엄마 시집보내기 17.07.14 57 0 9쪽
19 우한 17.07.12 50 0 8쪽
18 17.07.07 6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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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같은 목적, 다른 무대 17.07.01 115 1 10쪽
13 아버지의 눈물, 외전 17.06.30 102 1 13쪽
12 움직이는 마음 17.06.30 42 1 8쪽
11 기억 17.06.29 51 1 15쪽
10 과거와 바람 17.06.29 42 1 14쪽
9 범인 찾기 17.06.28 43 1 12쪽
8 아들을 찾아 17.06.28 47 1 16쪽
7 새로운 귀신 17.06.27 5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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