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79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7.30 04:07
조회
45
추천
0
글자
7쪽

고통

DUMMY

연경이 억지로 끌려간 곳은 연경의 악몽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였다.


“그립지 않았어?”


남자가 억지로 끌고 데려온 연경을 문 안으로 던지듯 밀어 넣었다.


“하아.. 하..”


연경은 머리가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상황파악은 커녕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눈앞에 자신의 전남편에게 맞고 정신을 잃었던 선반이 보였다.

신발장 옆에는 싫을 만큼 익숙한 야구배트도 보였다.

기억이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연경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당시엔 아이였던 수현과 보현을 양손에 꽉 잡고 도망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도망쳤던 자신을 되찾겠다는 것처럼 방이 자신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아니야..”

“그렇게 말하니까 속상하잖아. 맞고 싶어?”


연경은 세상이 막 뒤틀리는 중간에 수현과 보현을 떠올리고 눈을 꽉 감았다.

잊고 싶었던 지옥에 다시 발을 들일 순 없었다.

제대로 저항도 안하고 포기하면 죽은 자식들을 볼 낯이 없다고도 생각했다.


“놔! 경찰을..!”

“니가? 나도 여러모로 알아봤다고. 보현이가 전화했다면서?”

“...”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니가, 이젠 그 애들마저 잃고 뭘 하겠다는 거야?”

“하..”


연경은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은 보현과 질식해서 죽은 수현이 떠올랐다.

전남편의 말 대로였다.

자신은 자식들이 죽은 지금까지도 자식들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이들을, 아직도 의지하고 있었다.


“그게..!”


연경은 자신을 바닥에 짓누르는 전남편을 고개를 돌려 시선으로 죽일 듯 노려봤다.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 내가 배 아파서 낳은 애들인데,”


연경은 목이 터져라 크게 말했다.


“내 자식들한테 의지하는 게 뭐가 나빠! 애들 소유권을 스스로 포기한 놈한테 그런 말 들을 이유는 없어! 당장 놔!”


연경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고 억지로 목을 들어 올리는 손을 느끼고 전남편뿐만이 아니라 현수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니 말이랑은 다르게 강단 있네. 역시 모성애는 무시할 게 못 되나봐.”

“..이 자식..!”

“연경씨가 험한 말도 다 쓰네요? 처음 알았어요.”


평소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는 현수를 보니 메스꺼울 지경이었다.

연경은 현수의 계획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자신에게 저주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가 갈렸다.


“그렇게 무서운 표정으로 보지 마요. 나쁜 건 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던 본인이랑 부모님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

“벌써 두 번째잖아요. 사람이 어리숙한 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세상에 애 딸린 이혼녀를 좋아하는 남자가 아무런 야심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만 지껄이고 그만 나가. 다른 예정 있다며?”


현수는 남자가 연경의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손과 자신을 번갈아 보자 손을 뗐다.


“참, 약속이었지.”

“알면 그만 나가.”

“그럼 뒤처리 제대로 해줘. 나도 보험금은 확실히 챙기고 싶으니까.”


방을 나서려는 현수를 잡은 건 분노에 사로잡힌 연경의 목소리였다.


“전부.. 전부 보험금 때문이었어? 그럼 그 화재도..”

“...”


하지만 현수는 연경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방을 나섰다.

연경은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이마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분노와 좌절감과 수치심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쿵!”

“불은 그 놈이 아니라 내가 질렀는데.”

“뭐..?”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연경은 이게 애들의 친아빠가 하는 소리일수가 없어 귀를 의심했다.

자신은 미워할지언정 본인의 자식들은 아끼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원래 죽이려던 건 당연히 너였지. 그 과정에 수현이랑 보현이는 뭐..”

“...”

“죽은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 미친..!”


연경이 갑자기 몸을 들썩이자 연경의 전남편은 연경에게 보이진 않았지만 입가에 미소를 띄며 손을 뻗어 야구배트를 잡았다.


“왜 나랑 살 땐 맞고만 산거야? 이렇게 힘이 넘치면서.”


미칠 것 같았다.

현실일 수가 없었다.

머리가 아파와 연경은 이마를 바닥에 대고 눈을 꽉 감았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았다.

연경이 마치 현실도피를 하려는 것처럼 입과 눈을 꽉 다물자 남자가 혼잣말을 시작했다.


“경찰에서 너희한테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바람에 좀 곤란했는데, 하늘이 버리진 않았는지 의견이 맞는 사람을 찾았거든. 그 놈한테 말했지. ‘죽이고 싶은 여자가 있다.’고.”

“...”

“그랬더니 선뜻 오케이 하더라? 의견이 맞아서 지분만 확실하게 나누면 서로 돕자는 말이 되서, 나는 니만 여기 있으면 사망보험금은 필요 없다고 하고 약속했지.”

“그만해..”

“사실 원래 계획은 나는 그 놈이 니를 데려올 동안 그 놈 뒤를 봐주기만 하고 겉으로는 전혀 행동을 안 하는 거였는데, 우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라. 그 놈한테 니 소식을 전해 들으니까 몸이 근질근질해서..”

“그만하라고!”

“바로 죽이기는 뭐하고, 그 놈한테 얻은 정보로 니 집에 찾아가서 살짝 어.. 고통을 좀 주고 싶었을 뿐이야.”

“왜 죄 없는 애들을 끌어들여서.. 아직 중학생인데..”

“나도 알거든. 내 자식들이니까.”

“그 입 다물어! 너는 수현이랑 보현이를 자식이라고 부를 권리가 없어!”


연경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 지경까지 되서도 전남편에게 맞서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그렇게 갈 애들이 아니었다.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소중한 아이들이었다.

적어도 자식들의 복수는 자신이 해야 했다.

연경은 순간적으로 다리를 사용해 바닥과의 간격을 띄우고 몸을 굴리려 했다.


“퍼억!”


하지만 연경이 다리를 움직이자마자 야구배트가 무참히 날라들어 머리를 가격했다.


“...”


남자는 정신을 잃고 잠잠해진 연경을 기분 나쁘게 웃으며 내려다보았다.

길지는 않지만 당분간 연경을 예전처럼 마음대로 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웃음이 가라앉질 않았다.



우한은 예전에 연경이 전남편과 살았던 아파트 단지에 급하게 차를 주차하고 내렸다.


“...”


하지만 막상 연경에게 가려고 생각해보니 정확한 호수를 모른다는 것을 떠올리고 다리가 굳었다.


“..도움이 안 되네.”


그런 우한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보현은 발을 움직였다.

여기까지 오니 확인해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상상만으로도 꺼림칙한 시나리오이긴 했지만, 그 남자가 엄마를 쉽게 포기할 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 아저씨는 뭘 알고 있길래 여길 온 거지?’


자신의 엄마가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보현은 우한을 미심쩍게 봤다가 자신이 예전에 살았던 집을 향했다.


작가의말

점점 잔인해지네요. 납치와 폭행은 전부 범죄입니다. 쓰는 입장에서도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신의 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보복과 고통 17.08.22 55 0 9쪽
35 끌림 17.08.18 56 0 8쪽
34 용기가 필요한 이유 17.08.15 54 0 8쪽
33 쓰레기 17.08.11 50 0 7쪽
32 기회 17.08.07 46 0 7쪽
31 단서 17.08.06 48 0 7쪽
30 물이 무서운 이유 17.08.03 44 0 8쪽
29 부조리한 현실 17.08.02 45 0 9쪽
28 결정 17.08.01 46 0 8쪽
27 새옹지마 17.07.31 46 0 8쪽
» 고통 17.07.30 46 0 7쪽
25 추격 17.07.28 50 0 8쪽
24 계획된 허락 17.07.25 44 0 8쪽
23 인식의 변화 17.07.23 44 0 7쪽
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5 0 9쪽
21 행복 17.07.18 50 0 8쪽
20 엄마 시집보내기 17.07.14 57 0 9쪽
19 우한 17.07.12 50 0 8쪽
18 17.07.07 63 0 7쪽
17 17.07.04 48 0 8쪽
16 죄책감 17.07.02 45 0 8쪽
15 결과의 의미 17.07.01 52 0 11쪽
14 같은 목적, 다른 무대 17.07.01 115 1 10쪽
13 아버지의 눈물, 외전 17.06.30 102 1 13쪽
12 움직이는 마음 17.06.30 42 1 8쪽
11 기억 17.06.29 51 1 15쪽
10 과거와 바람 17.06.29 42 1 14쪽
9 범인 찾기 17.06.28 43 1 12쪽
8 아들을 찾아 17.06.28 47 1 16쪽
7 새로운 귀신 17.06.27 53 1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