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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58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7.18 23:55
조회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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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행복

DUMMY

“아, 아니야. 이게 꼭 불순한 일에 쓰이라는 법도 없고, 애초에 이게 저 아저씨 차라는 것도..”


보현은 고개를 휘휘, 저었다.

꼭 못 볼 것을 본 마냥 차에서 나오다가 보현은 트렁크에 시선이 갔다.


“...”


보현은 엄마 쪽을 보았다.

현수가 연경의 손을 잡고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보현은 주위를 살피고 트렁크를 살짝 열었다.

주위엔 다행히 인간이 보면 저절로 열리는 것처럼 보이는 트렁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으..”


보현은 구역질이 나올 것 같자 손으로 입을 막았다.

트렁크 안에는 핏자국이 가득했고, 대충 놓아둔 것 같은 각목에는 머리카락이 피에 절어 말라붙어 있었다.

보현은 토할 것 같은 기분을 억누르면서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조심 트렁크 문을 닫았다.

차에서 몇 걸음 떨어져 심호흡을 한 보현은 엄마 쪽을 보았다.

연경과 현수가 나란히 차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설마..!’


보현은 주먹을 꽉 쥐고 안절부절 걱정했다.

둘이 점점 차에 다가왔다.

보현은 어찌해야 될지 몰라 언제든 현수를 넘어뜨릴 준비를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뿐이었다.


“마음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연경씨가 준비되길 기다리겠습니다.”

“..그러지 말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것도 제 욕심이니까요.”

“...”


차 옆에서 현수는 연경에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고, 연경은 돌아갔다.

보현은 현수가 차에 시선도 주지 않고 지나가자 긴장했던 몸을 풀었다.


“..그럼 이 차는 누구 거지?”


보현은 범죄에 이용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시커먼 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우한은 검은 차에서 내려 이젠 어두워져 깜깜한 빌라에 들어섰다.

조사를 위해 문방구를 좀 일찍 끝냈건만 그래도 꽤나 늦은 시간에 올 수 밖에 없었다.


‘저번에 왔을 땐 잘 몰랐지만 오늘은 들은 것도 있고..’


우한은 바로 안방으로 향했다.

그런 우한을 쫓아 주변을 살피며 안방으로 들어간 것은 민수였다.

보현이 싫어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었다.


“이건가.”


어두워서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우한이 바닥에서 부스럭 거리더니 무언가 집어 들어 주머니에 넣자 민수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뭘 챙긴 거지?’


주머니에 넣어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범죄현장에서 무언가를 챙겼다는 것만으로도 민수의 의심을 사기에는 충분했다.



민수는 청소장의 방을 찾았다.


“나 지금 힘들거든? 나중에 와.”


잔뜩 지친 표정의 청소장은 혼자 악령 5명과 싸운 것처럼 힘들어 보였다.

민수는 그래서 가까이 가면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방에 들어가진 않고 문에 붙어서 물어보았다.


“오늘 보현이 못 보셨어요?”

“못 봤어. 보현이 일은 수현이가 알겠지.”

“..그럼 혹시 수현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몰라! 나 좀 쉬고 싶으니까 나가!”


청소장이 참지 못하고 대걸레를 냅다 집어 던지자 민수는 냉큼 문을 닫았다.


“쿵!”


문 너머로 대걸레가 부딪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민수는 청소장에게 물어보는 건 포기했다.


“너 여기서 뭐해?”


현석이었다.

자신의 빨간 책의 안위가 궁금해진 현석은 결국 직접 청소장을 찾아온 것이었다.


“지금은 아저씨 책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은데요.”

“녀석한테 무슨 일 있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아서요.”

“걔가 기분 안 좋은 게 한 두 번이냐.”


현석은 민수의 좋은 정보에 신경 쓰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고, 민수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현석이 내지르는 비명의 한 구절을 듣고 자리를 피했다.



수현은 귀신의 집 정문에서 보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보현아! 어디 갔다 온 거야? 좀 있으면 수업 시작해.”

“..그냥 좀.. 답답해서 나갔다 왔어.”


수현은 보현이 자신의 눈을 피하자 자신을 지나쳐 귀신의 집에 들어가려는 보현을 붙잡았다.


“왜?”

“..아니야.”


바로 말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말하고 싶지 않은 건가, 싶어 수현은 말을 삼켰다.


“그나저나 우린 언제쯤 엄마한테 말 할 수 있게 될까.”

“...”


보현은 검은 차의 주인만 생각하다가 수현의 말을 듣고 정신이 좀 드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귀신의 집에 온 이유는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다.


‘하고 싶은 말이 늘었네. 누구 건진 모르지만 조심하라고..’

“난 엄마가 우리말을 들을 수 있게 되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 우리는 잘 있으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나는..”

“...”

“엄마가 우리를 잊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


보현은 현수가 연경에게 내민 반지를 떠올렸다.


“...”

“미안, 그치만 우리 때문에 엄마가 행복하지 못한 거면 잊는 게.. 낫다고..”

“뭐하자는 거야.”


수현은 어느새 흐르고 있는 보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거면 그런 말 하지 마. 그리고, 엄마가 우리를 잊고 행복해질 리가 없잖아. 엄마는 그런 사람 아니야. 엄마가 뭐 때문에 이혼하고 혼자서 우리 둘을 키웠겠어.”

“...”


보현은 눈물을 닦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수현을 보았다.


“엄마한테는 우리가 행복이니까 그런 거 아니야. 우리가 행복해야 엄마도 행복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우리를 잊고서 엄마가 행복해질리가 없지. 오히려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기분일 걸?”

“수현아..”

“너 이상하다. 원래 울보는 내꺼 라고. 니가 울지 마.”

“..응..”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자꾸 우는 보현을 데리고 수현은 귀신의 집에 들어갔다.

거의 울지 않는 보현이 우는 것을 보니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 수현이었다.



흡혈귀의 수업이 끝나고, 민수는 본인의 방으로 향하는 수현과 보현을 간신히 찾아냈다.


“얘들아! 너희 혹시 문방구 아저씨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줄 수 있어?”

“오빠가 문방구 아저씨는 어떻게 알아요?”

“내가 알려줬어.”


보현은 민수에게 물었다.


“그게 왜 궁금한 거예요?”

“...”


민수는 잠시 고민하다 사실대로 말했다.

빌라에서 무언가를 주워간 우한을 보았다고.


“그러고 검은 차타고 가더라고. 뒤따라 가보려고 했는데..”

“검은 차요?”


보현이 큰 소리로 묻자 주위에 있던 귀신들이 전부 돌아보았다.

민수는 보현이 생각보다 격한 반응을 보인 것에 놀라면서도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여 바로 말하지 못했다.


“그렇긴 한데..”


보현과 버벅대는 민수를 데리고 수현은 자신들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차가 무슨 문제라도 있어? 문방구 아저씨가 뭐 사고 친 거야?”


수현은 문을 닫자마자 질문을 날렸지만 이미 보현이 민수의 멱살을 잡고 들들 볶고 있었다.


“집에서 뭘 주워갔다는 건데요? 혹시 차 안은 봤어요? 왜 안 쫓아간 거예요! 그리고 우리 집엔 왜 있었어요!”

“잠깐.. 다 알려줄 테니까..!”

“보현아, 일단 놔. 그렇게 하면 말 할 수 있는 것도 못 말하겠다.”

“...”


수현이 뜯어말리자 보현은 이를 악물면서 물러났다.


“오빠, 우리 집에 갔었어요?”

“어. 미안.. 싫어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싫어하긴 누가 싫어한다는 거예요.”

“...”


민수의 시선이 순간 보현을 향하자 민수가 왜 사과했는지 눈치 챈 수현이었다.


“그건 보현이가 혼자 생각하는 거고요. 생전부터 원래 집착이 좀 강해서 그래요. 사과할 일까진 아니에요.”

“거긴 ‘우리’집이라고! 그렇게 간단하게 말 할게 아니란 말이야.”


수현은 냉정하게 말했다.


“우리 집은 ‘여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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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새옹지마 17.07.31 45 0 8쪽
26 고통 17.07.30 45 0 7쪽
25 추격 17.07.28 49 0 8쪽
24 계획된 허락 17.07.25 43 0 8쪽
23 인식의 변화 17.07.23 43 0 7쪽
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4 0 9쪽
» 행복 17.07.18 50 0 8쪽
20 엄마 시집보내기 17.07.14 57 0 9쪽
19 우한 17.07.12 49 0 8쪽
18 17.07.07 63 0 7쪽
17 17.07.04 47 0 8쪽
16 죄책감 17.07.02 45 0 8쪽
15 결과의 의미 17.07.01 52 0 11쪽
14 같은 목적, 다른 무대 17.07.01 115 1 10쪽
13 아버지의 눈물, 외전 17.06.30 101 1 13쪽
12 움직이는 마음 17.06.30 41 1 8쪽
11 기억 17.06.29 51 1 15쪽
10 과거와 바람 17.06.29 41 1 14쪽
9 범인 찾기 17.06.28 43 1 12쪽
8 아들을 찾아 17.06.28 46 1 16쪽
7 새로운 귀신 17.06.27 5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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