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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558_chldmswl1 995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의 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작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6
최근연재일 :
2021.07.29 1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7,551
추천수 :
16
글자수 :
402,336

작성
17.08.01 19:41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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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결정

DUMMY

우한은 수현과 보현이 뽈뽈 거리며 들어와서는 가게 안의 물건을 눈을 반짝이며 보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 봐도 참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뒤이어서 연경이 열린 문을 닫으며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애들 학용품 때문에 왔어요.”

“네, 천천히 보세요.”


우한은 수현과 보현에게 학용품을 골라주며 미소 짓고 있는 연경을 딴에는 눈치 채지 않도록 훔쳐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우한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필통을 잡고 있는 연경의 약지에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


우한은 훔쳐보는 입장인 것을 망각하고 연경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혼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혹시 아직 남편에 대한 생각을 한다거나..’

“무슨 일이세요?”


역시나 대놓고 쳐다보자 시선을 느꼈는지 연경이 우한에게 다가왔다.


“아.. 그...”

‘그 반지는 뭐냐고 물어도 되나? 주제넘은 질문 아니야? 그러니까..’


갑자기 물어본 질문에 우한은 머리를 팽팽 돌리다가 생각 없이 말했다.


“혹시 사귀는 남성분이 있으신가요?”

“...네?”


아무것도 모르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짓는 연경을 보고 우한은 연경이 남자와 사귀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다시 물었다.

평상시라면 이렇게 되는대로 말하지 않았겠지만 너무 당황한 탓에 우한은 거의 주절거리고 있었다.


“그럼 혹시 그 반지는 왜 끼고 계신건지..”

“...”


연경은 우한의 말을 듣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싫어..!”

“퍽!”


갑자기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경이 손을 바닥에 내리치자 우한은 혼비백산해서 카운터에서 나와 일단 연경의 팔을 붙잡았다.


“왜, 왜 그러세요?”

“싫어! 이거 놔!”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 연경은 자신의 팔을 잡은 우한을 떨쳐내고는 계속 바닥에 손을 내리쳤다.


“퍽!”

“멈춰요!”

“엄마!”

“엄마, 정신 차려요! 아빠는 없어요!”

“...”


손이 다시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 연경은 수현과 보현의 필사적인 외침을 듣고 주춤했다.


“하아.. 하아..”

“틱..”


연경은 반지를 빼버려 냅다 바닥에 던지고 주저앉아 버렸다.


“후우..”

“엄마.. 괜찮으세요?”

“..미안..”

“괜찮아요?”


우한은 우왕좌왕하던 중에 슬그머니 물었고, 연경은 숨을 몰아쉬다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얘들아, 엄마는 나가있을 테니까 맘에 드는 거 있으면 불러.”

“...”


연경이 먼저 나갔고, 수현과 보현은 말없이 보고 있다가 우한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올게요.”

“얘들아, 잠깐만.”

“...”


쌍둥이가 자신을 돌아보자 우한은 바닥을 훑어보다 연경이 던진 반지를 들어보였다.


“그건 됐어요.”

“필요도 없는 건데요, 뭐.”

“지금 엄마한텐 아빠를 떠올릴 만한 물건은 차라리 없는 게 나아요.”

“근데 저건 왜 끼신 거지?”

“결혼반지라 얼마 전까진 끼던 게 습관이어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럼 이건 어떡하고..”


도중부터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수현과 보현이 나가버리자 우한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반지를 들고 서 있었다.



지금 우한은 몇 년 전 주웠던 반지와 똑같긴 하지만 다른 반지를 들고 있었다.


“연경씨 반지는 아직 내가 보관하고 있으니까 같은 반지가 그 집에서 나올 리가 없지. 어때, 눈에 익지 않아?”

“모르겠는데. 애초에 정말 내 반지면 그 집에 왜 내가 두고 나왔겠어? 금방 들통 날 텐데.”


강언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생각하는 건 달랐는지 들고 있던 칼을 휘두르며 우한에게 달려들었다.


“일단 너부터 죽여야겠어!”

“으악!”


우한은 순간적으로 피하려다 다리가 엉켜 꼴사납게 넘어졌고, 민수는 우한을 도와야 할지 망설이다 결국 강언에게 달려들어 손목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현수때와 마찬가지로 강언의 몸은 민수가 잡을 수 없었고, 손목을 잡으려던 손은 그대로 통과해 칼을 세게 치는 결과를 낳았다.

인간이었다면 칼에 맞을까 무서워서 하지 못했을 행동이었지만, 지금 민수는 귀신이었다.

머릿속으론 여차하면 우한을 대신해 칼을 맞을 생각마저 하고 있었다.


“,,!”

“땡그랑..”


우한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언이 칼을 줍기 전에 강언의 명치를 아래에서 어깨로 맞대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읏..!”

“쿵!”


강언은 명치를 세게 맞고 몸이 구부러졌고, 우한은 칼을 집어 아무도 없는 부엌으로 던졌다.

동시에 아파트 밖에서 우렁찬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시각, 귀신의 집에선 일부 수업 시작 전 교무회의가 한창이었다.

둥둥 떠 있는 귀신들은 물론, 흡혈귀나 프랑켄슈타인, 창밖으로 얼굴만 보이는 구순이 등 귀신의 집에서 가르치는 입장의 모든 존재가 청소장의 히스테릭한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 모임은 대체 어떻게 된거죠! ‘귀신주인’모임이라니, 정신 나갔어요?”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 다들 악의는 없었어. 그리고 내 담당 귀신들이 대부분이긴 해도, 내가 만든 모임도 아니라고. 책임을 물으려면 그 모임장한테나 묻지 그래, 부를 테니까.”

“당신 책임이 아니라고요? 담당 학생인 수현이가 그 모임을 나갔다는 이유로 그 귀신들한테 쫒기는 상황까지 갔는데, 아직도 그런 말이 나와요?”

“그 주제는 나중에 둘이 얘기하고, 다른 건 없어? 나 냉동고를 깜박 열어두고 나온 거 같아서 빨리 가고 싶은데.”


일반적인 프랑켄슈타인과는 다르게 호리호리한 체격에, 시력이 안 좋은지 안경을 쓴 프랑켄슈타인이 실험복에서 손을 들고 말했다.

불량한 자세로 다른 손은 실험복에 찔러 넣은 상태였다.


“당신에 한해서는 ‘깜박’하는 일 없으니까 안심하고 회의에 집중해주세요. 이건 정말 큰 문제라고요. 그런 모임이 있다는 건 잠시 접어두고라도, 같은 모임이었던 학생을 다치게 하려고 했다는 건 ‘귀신을 지키기 위해’있는 이 집이 유명무실해지는 꼴이라고요.”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한쪽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내린 서양 처녀귀신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머리카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긴 했지만 턱 선을 따라 아직도 뚝, 뚝 떨어지는 피가 살짝 보였다.

하지만 피는 바닥에 닿고 얼마 안 있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너희들이든 담당 귀신 학생들이든, 나는 귀신끼리의 싸움엔 흥미 없어. 내가 하고 싶은 건 사람이 어떻게 귀신이 되느냐를 밝혀내는 거야.”

“아 됐고,”


구미호와 청소장을 설득 시켜 드디어 단기강사로 일하게 된 저승사자가 말했다.

갓은 쓰지 않고 목에 끈으로 고정한 상태였다.


“누가 책임을 지기 전에 상황을 확실히 해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 수현이라는 애까지 포함해서 그 모임에 참가하는 귀신들 얘기를 전부 들어보고 판단하자고.”

“다른 귀신은 몰라도 수현이는 지금 귀신의 집에 없어요..”


갑자기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방안의 시선은 전부 위를 향했다.

이번엔 바닥이 아닌 천장에서 머리를 내민 처녀귀신이 음산하게 이어 말했다.


“수현이랑 쌍둥이인 보현이에 다른 한 귀신도 포함해서 전부 밖에 있습니다..”


저승사자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음.. 그럼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청소장이 눈을 부라렸다.


“상황은 들어볼 것도 없이 제가 알고 있다니까요? 수현이가 모임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걸 모임의 귀신들이 쫓아서 제가 막았다고 했잖아요!”

“너는 학생들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나는 저승사자님 의견에 동의. 직접 말을 들어봐야겠어.”

“제가 언제 편애를 한다고..!”

“네가 애들을 편애한다기 보단 흡혈귀씨를 안 좋아하는 건 맞으니까. 나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고 봐.”

“수현이가 말을 심하게 했다는 말도 있고.”


선생님들의 말에 흡혈귀가 씩, 웃자 청소장은 이를 갈았다.

시간을 벌려는 수작이 분명한데도 주위의 다른 선생님들까지 동의하는 분위기가 되자 청소장은 기분이 저승바닥을 긁는 것 같았지만 꾹 참고 결과를 받아들였다.


작가의말

하루에 한 편씩 올리시는 다른 작가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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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보복과 고통 17.08.22 54 0 9쪽
35 끌림 17.08.18 54 0 8쪽
34 용기가 필요한 이유 17.08.15 53 0 8쪽
33 쓰레기 17.08.11 49 0 7쪽
32 기회 17.08.07 4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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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물이 무서운 이유 17.08.03 44 0 8쪽
29 부조리한 현실 17.08.02 44 0 9쪽
» 결정 17.08.01 46 0 8쪽
27 새옹지마 17.07.31 45 0 8쪽
26 고통 17.07.30 45 0 7쪽
25 추격 17.07.28 49 0 8쪽
24 계획된 허락 17.07.25 43 0 8쪽
23 인식의 변화 17.07.23 43 0 7쪽
22 드러나는 범죄 17.07.21 44 0 9쪽
21 행복 17.07.18 49 0 8쪽
20 엄마 시집보내기 17.07.14 56 0 9쪽
19 우한 17.07.12 49 0 8쪽
18 17.07.07 62 0 7쪽
17 17.07.04 47 0 8쪽
16 죄책감 17.07.02 45 0 8쪽
15 결과의 의미 17.07.01 51 0 11쪽
14 같은 목적, 다른 무대 17.07.01 115 1 10쪽
13 아버지의 눈물, 외전 17.06.30 101 1 13쪽
12 움직이는 마음 17.06.30 41 1 8쪽
11 기억 17.06.29 50 1 15쪽
10 과거와 바람 17.06.29 41 1 14쪽
9 범인 찾기 17.06.28 42 1 12쪽
8 아들을 찾아 17.06.28 46 1 16쪽
7 새로운 귀신 17.06.27 5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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