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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 빼고 다 나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boss1126
작품등록일 :
2021.08.26 21:04
최근연재일 :
2021.10.15 20: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047
추천수 :
35
글자수 :
199,397

작성
21.10.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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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어긋난 재회.

DUMMY

어느 한 저택의 집무실.

그 안에는 갈색의 로브를 입은 30대 중반의 남자가 손으로 턱을 괴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그는 타런산 광산을 총관리하는 6서클의 마법사 테노렌트였다.

언제나 여느 때처럼 자신의 업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면회를 왔다는 보고를 받고 살짝 심란해진 것이다.

당연히 죄수면 면회할 권리가 주어지지만, 가뜩이나 산속 깊은 곳에 있으며 자신이 이곳을 담당하고 나서부터 면회를 온 숫자를 세본다면 거의 두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시피 적었으니까 말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레이란을 보러 온 자라는 것이 떨떠름했다.

테노렌트도 알고는 이었다.

그녀의 죄목은 반역.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절대적인 금기인 것을 국가의 최강이라는 자도 그 죄는 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녀의 가문은 멸당해 그녀를 찾아올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을.

지인이 있다면 대부분 레빈 스레나 교단의 사람들일 것인데 그들은 이미 이곳을 몇 번 방문했다.

하지만 반역을 한 자를 계속해서 본다고 하면 교단의 이미지는 실추하기 때문에 곧 자제했다.

레이란도 자신 때문에 망가진 교단의 이미지를 더 이상 실추시킬 수 없으므로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하였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녀와 사연이 있다는 귀족이 와 면회를 하니 심란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물론 평범하게 생각한다면 이중으로 보안이 되어 있고 그곳을 통과했으면 별문제가 없는 것인데 마법사는 다르다.

무엇을 하더라도 깊이 생각을 하는 버릇이 있다.

그들은 고뇌와 생각, 연구를 통해 자신의 마법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습관이 돼 간단하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테노렌트는 생각했다.


‘분명 찝찝하다는 말이지.’


그가 턱을 괸 손을 내렸다.


‘반역을 한 사람을 일부러 찾아와 본다고?’


원래 반역을 한 사람과 엮이는 것도 싫어 기피하는 것이 정상인데 굳이 일부로 찾아온다는 것이 그의 견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쪽으로 생각하면 그것을 공감은 할 수 있었다.


‘아주 깊은 사연이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


어쩔 수 없다.

마법사 자체는 깊은 생각을 통해 여러 가지 방향을 추려내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둘도 없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순하며 착하고 욕도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갑자기 우발적인 사고로 사람을 죽였다면 살인자라 해서 얼굴도 보지 않을 것인가?

분명 한 두 번쯤은 그 친구의 그 당시 상황을 물어보고 얼굴도 보러 면회를 갈 것이다.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는 있지만 테노렌트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래. 보안은 완벽하다. 내가 나선다는 자체가 보안이 허술하다는 것을 알리는 꼴이지.’


이곳이 완공되고 절대 빠져나간 사람은 없다.

그는 이내 책상에 있는 서류들을 정리했다.


‘곧 정기보고니, 휘리스 님께 알려는 드려야겠군.’



&




레이란은 자신을 면회하러 온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거절할까 고민했다.

분명 교단의 사람이라면 자신이 절대 오지 말라고 했으며 찾아와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이 기억 속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 대뜸 찾아온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으나 누군지 궁금하였다.

그렇게 면회장으로 향했다.

젊은 여성과 남성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마주한 남성은 마치 자신을 아는 듯이 얘기를 했다.

레이란은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녀는 권위의식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과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다.

추락할 때로 추락해버렸다.

이 앞에 있는 남자는 자신을 신기한 가축을 보듯이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나가려고 하는 순간 같이 온 여성이 간수를 기절시켜 버린 것이다.

레이란은 인상을 구기며 입을 열었다.


“도대체 너희는 뭐 하는 놈들이지?”


철장 사이에서 마주 보던 남성은 같이 온 여성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걱정된단 말이지. 기절만 시킨 거 맞지?”


그 여성이 대답했다.


“맞다고요!”


그것을 보고 레이란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원래 급소를 쳐 사람을 기절시키는 것은 단순하다.

하지만 딱 기절만 시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자신의 힘을 정밀하게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하며 강약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강하다면 보통 사람과 똑같이 쳤을 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것인데 그 타격을 그대로 급소에 날린다면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는 거다.

레이란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


“원하는 것이 뭐지?”


간수를 제압했다.

그렇다면 비상벨이 울리거나 다른 간수들이 와 이 상황을 제압할 것인데 그러한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이 안은 근무초소에서 따라온 초록색 로브를 입은 마법사 한 명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레이란이 맞은 편에 앉아 있는 곳은, 죄수들이 지내는 숙소와 연결되어 있다.

그들의 숙소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죄수들이 탈옥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간수가 없이도 통제는 잘 되는 것이다.

그들도 대우를 받고 있으니 이런 면에서는 잘 따라주는 것.

어차피 나가봤자 자신의 낙인, 마력이 깃든 문신이 발동돼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밖에 못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허술하기 짝이 없다.

원래 아무리 튼튼한 장갑차나 벽도 내부에서 공격하면 쉽게 무너져내리는 것이다.

앞에 있는 남성은 대답했다.


“레이란.”


그는 자신의 검을 같이 온 여성에게 주었다.

이내 그의 얼굴이 바뀌었다.

레이란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준······?’


자신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이준···. 어째서 당신이?”


이준은 냉담한 표정을 유지한 채 대답했다.


“나란 것을 아니 예전의 말투로 돌아왔네.”


이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레이란에게 말을 이었다.


“나를 도와주다 이렇게 된 거야? 레이란.”


레이란은 이준에게 눈을 돌렸다.


“가. 할 말은 없어.”


오히려 레이란이 냉담했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달랐다.


‘이준.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그리고 또 생각했다.


‘정말 미안해요···.’


레이란은 얼른 자신의 마음이 표정으로 나타날까 봐 정색하고 이준에게 눈을 마주쳤다.

이준은 레이란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그가 재차 물었다.


“레이란. 혹시 붉은마석 네가 챙겨준 거야? 맞지? 너밖에 없다고.”


이준은 자신이 마음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리드는 달랐다.


‘도대체 이 여자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동요하지?’


에리드의 입장에서는 결국에는 배신을 한 인간이다.

그런데 이준은 라인츠가드를 볼 때와는 너무나 상반된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이준에게 말했다.


“이준. 시간 없다는 거 알죠?”


자신이 가격해 기절한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준은 에리드 말을 듣고 레이란에게 재차 물었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줘 레이란!”


레이란은 이준이 동요하는 것을 알자 자기도 모르게 입이 열렸다.


“그 붉은마석······.”


하지만 레이란은 거기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꺼져! 오늘 일은 못 본 거로 할 테니.”


이내 의자에서 일어나 이준과 점점 멀어져 간다.

이준은 이내 참아왔던 감정을 쏘아냈다.


“레이란! 말 좀 하라고! 난 알고 있다고 만약 내가 정말 싫었다면 바로 자리를 박차고 갔을 거 아니야. 그런데 자리에 앉아 있었어. 도대체 뭐야!?”


레이란은 면회장을 나가면서 이준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


‘미안해요. 이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억지로 움직였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제가 속죄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네요.”


이준은 돌아서는 그녀를 계속 불렀다.


“레이란. 레이란···. 레이란!”


에리드는 말렸다.


“이놈 곧 일어나요. 그만 좀 해요.”


이내 에리드는 검을 이준에게 다시 쥐여줬다.

기절한 마법사가 일어났다.

원래 자신의 시야에서 들어오지 않은 타격과 순간적이게 들어오는 타격은 그때 잠시 기억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그러니 그 마법사는 신음을 흘리며 이준과 에리드를 바라보았다.


“으으으. 제가 왜 쓰러졌죠? 혹시···?”


의심은 했으나 물증은 없다.

다른 곳들은 마도구가 설치되어 현대의 CCTV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곳은 그런 게 없었다.

거의 면회가 없으니 버려진 곳이라 딱히 필요가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준과 에리드는 뜨끔 했다.

하지만 마법사는 그러려니 했다.


‘에이 아니겠지.’


마법사는 타격에 대해서는 많이 무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사들의 타격은 파괴력이 높은 것은 알고 있다.

그런 물리적인 공격이 기절만 시킨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둘은 평범해 보였다.

아무리 공격을 한다 해도 자신이 쉽게 당할리 없다고 자만한 생각을 한 거다.

그는 이준과 에리드를 다시 밖으로 인도하게 준비를 하려고 했다.


“죄수도 갔으니 얼른 가시죠.”


마법사의 말은 들은 둘은 갈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아무 일 없던 듯이 타런산 광산을 다시 나오게 됐다.

그곳과 점점 멀어졌다.

이준과 아무런 대답도 듣지도 못했고 오묘한 감정만 남아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어디론가 향했다.

에리드는 옆에서 이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나온다는 걸 예상하고 다음 방법까지 준비한 거예요?”


“아니.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으면 그 안에서 평생 살라고 욕하고 왔겠지.”


만약 그녀가 자신을 도와주다 그곳에 갇히게 되었다면 이준도 레이란을 도와주는 것이 그것이 도리다.

하지만 그는 레이란에게 이유도 듣지 못했으며 욕만 얻어먹고 나오게 되었다.

그렇지만 진정 그녀가 배반했다면 자신이 왔다는 사실을 바로 알렸을 것이다.




&



초저녁.

타런산 광산에서 좀 떨어진 외곽.

이준과 에리드는 풀숲에 잘 숨겨놓은 풀 플레이트 갑옷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자! 왕국의 기사단으로 위장 한번 해볼까?”


이준은 마치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에리드가 갑옷의 파츠를 하나씩 걸치며 긴장 따위 찾을 수 없는 이준을 향해 째려보았다.


“긴장 좀 해요. 에휴······.”


이준은 태연한 척 미소를 지었다.


“긴장되겠어? 이래 봬도 한때 난 왕국의 기사단이였다고.”


그렇다. 그는 라인츠가드 수하에 있던 사람이었다.

점점 해가 저물어간다.

어둠이 찾아오며 늑대의 하울링이 들려온다.

이준은 생각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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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긋난 재회. 21.10.15 14 0 11쪽
35 재회. 21.10.14 14 0 12쪽
34 타런산 광산. 21.10.11 18 0 13쪽
33 다음 타겟. 21.10.08 22 1 16쪽
32 레이란 로스 프로테. 21.10.07 22 1 11쪽
31 권토중래(捲土重來). 21.10.06 23 1 11쪽
30 놀라운 소식. 21.10.05 27 1 12쪽
29 다음 행선지. 21.10.04 28 2 13쪽
28 첫 번째 복수 (6) 21.10.01 30 2 12쪽
27 첫 번째 복수 (5) 21.09.30 25 1 15쪽
26 첫 번째 복수 (4) 21.09.29 26 1 12쪽
25 첫 번째 복수 (3) +1 21.09.28 30 1 12쪽
24 첫 번째 복수 (2) 21.09.27 28 0 12쪽
23 첫 번째 복수 (1) 21.09.24 30 1 10쪽
22 뜻하지 않은 만남. 21.09.23 2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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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지룡 토벌. 21.09.21 35 1 11쪽
19 연구결과. 21.09.20 34 1 12쪽
18 라인츠가드. 21.09.17 33 1 13쪽
17 가위바위보. 21.09.16 37 0 12쪽
16 자치령에 영주. 21.09.15 34 1 11쪽
15 아틸란 자치령. +1 21.09.14 40 1 15쪽
14 꿀밤 딱 대! 21.09.13 41 1 11쪽
13 마을로 들어가자. 21.09.10 43 1 11쪽
12 무릇 기사란 정의의 편에 서는 것. 21.09.09 46 1 13쪽
11 구해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 21.09.08 51 1 12쪽
10 초기자금. 21.09.07 55 1 10쪽
9 따라가 볼게요. 21.09.06 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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