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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엘프 빼고 다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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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1126
작품등록일 :
2021.08.26 21:04
최근연재일 :
2021.10.15 20: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054
추천수 :
35
글자수 :
199,397

작성
21.10.06 2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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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권토중래(捲土重來).

DUMMY

과묵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다부진 체격을 한 20대 중반의 남자가 성안에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프라틴 경. 안 본 사이 꼴이 말이 아니군.”


입을 연 남자는 국가 최강이라는 자. 무신이라는 이명도 있는 리든바인 폰 펠라든이었다.

이곳은 펠라든 가문의 영지에 있는 성이었다.

리든바인은 자신의 집무실 안에서 손님과 얘기를 하는 중이었다.

그 손님의 정체는 류이준에게 패배한 프라틴이었다.

프라틴은 매서운 얼굴을 하며 대답했다.


“이 팔 한쪽이 없는 것이 보이십니까?”


류이준에게 비겁한 수를 쓰다가 잘려 나간 오른손.

프라틴은 분명 죽었어야 하는 인물인데 지금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그도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류이준이 심장에 검을 정확하게 꽂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죽지 않았다.

여전히 심장이 멀쩡히 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자신이 왜 살았는지 생각은 뒤로 하고 그저 류이준에게 복수한다는 생각으로 채워졌다.

중상을 입은 채로 그 험난한 세틴 산맥을 어떻게든 넘어오려고 발버둥을 쳤다.

오는 길에는 마수도 존재했다.

그도 중상을 입은 몸으로는 마수와 싸워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른손 한쪽도 잃었으며 검까지 없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살아남을 확률은 희박했다.

하지만 프라틴은 예전에 자신과 달라진 것을 느꼈다.

그렇게 분노와 증오 이를 갈며 어떻게든 세틴 산맥을 넘어왔다.

자신의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긴장이 풀렸는지 정신을 잃었다.

몇 주간 저택 안에 시녀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치료에 전념했다.

물론 시녀들은 빠르게 의사를 불러 프라틴의 상태를 보게 하였다.

정신이 든 프라틴은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를 의사에게 듣게 되었다.


‘프라틴 님은 심장의 위치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그도 어이가 없었다. 우심증이라니.

자신이 기형이라는 것이.

물론 그것이 삶의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의사는 또 말했다.


‘모든 중요 혈관들을 피해 찔리셨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분명 죽었을 것입니다. 기적이군요.’


류이준의 검이 가슴으로 들어올 때 본능적으로 오러가 모든 중요 혈관들을 감싸 치명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과다출혈을 면할 수가 있었던 것.

프라틴은 의사의 말과 함께 자신이 류이준에게 검을 찔렸을 때, 부상을 입고 세틴 산맥을 벗어나며 마수와 싸웠을 때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분명 육체도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오러도 충분히 바닥이 난 상태였다.

마수를 만나 싸웠다면 제대론 된 실력도 발휘되지 못할뿐더러 제풀에 지쳐 결국 세틴 산맥을 벗어나지 못하고 쓸쓸한 주검으로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지 몰라도 한 손이 없이도 마수와 전투시 상당히 수월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각성이었다.

자신도 천재들만이 가능한 영역에 들어선 것이었다.

그렇게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자 바로 펠라든 가문으로 향한 것이다.

리든바인은 의자에 앉아서 정숙한 분위기로 대답했다.


“그 얘기를 하자고 나에게 찾아온 것은 아닐 거 아닌가.”


둘은 일면식은 있으나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프라틴이 그런 몸으로 먼 길까지 왔다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프라틴은 짧게 대답했다.


“류이준입니다.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확실합니다.”


똑똑히 봤을뿐더러 덤비다가 개 맞듯이 맞다가 죽을 뻔했으니 당연히 확실할 수밖에.

리든바인은 코웃음을 흘렸다.


“이 나를 놀리려 하는 것인가?”


순간 리든바인의 살기가 집무실 안을 무겁게 짓눌렀다.

진정한 강자만이 뿜어낼 수 있는 진득한 살기였다.

프라틴이라면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리든바인을 자극하면 자신은 진짜 죽음을 맞볼 것이라고 하지만 그는 눈빛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이따위 장난을 할 것이라면 차라리 리든바인 경에게 검을 들이대는 것이 낫습니다.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맹세하죠.”


집무실 안을 뒤덮고 있던 살기가 점차 사라졌다.

리든바인의 눈빛이 변했다.


“거짓말은 아니란 거군.”


“그렇습니다.”


리든바인은 잠시 생각했다.


‘라인츠가드가 죽었다.’


그는 라인츠가드의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인이 죽었다면 감정이 둘로 나뉠 것이다.

그 사람의 죽음을 동정을 하거나 아니면 ‘잘 뒈졌다’ 같은 감정을 말이다.

하지만 리든바인은 그러한 감정 따위는 없었다.

그의 생각은 이러했다.


‘약자는 강자한테 죽는 것이 당연한 순리.’


라인츠가드같은 초인을 약자라고 말한다면 리든바인은 얼마나 강한 것인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강자와 약자는 상대성이라는 것이다.

라인츠가드가 강자라고 하지만 죽었다.

죽인 놈은 라인츠가드 보다 강한 것이고 죽임을 당한 그녀는 약자가 되는 것이다.

리든바인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놈이라면 가능하지.”


리든바인은 이내 프라틴를 바라보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순서가 잘못되지 않는가.”


그렇다. 국가를 배반한 인물이 죽었다고 했지만 멀쩡히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중대한 사실이다.

국왕을 먼저 알현 하는 것이 순서에 맞는 것인데 펠라든 가문의 영지를 먼저 찾아온 것이다.

프라틴은 대답했다.


“어떻게 살아온 몸인데 그딴 허튼짓은 안 합니다.”


프라틴에게 지금 보이는 것은 오직 류이준의 대한 증오뿐이다.

만약 국왕을 뵙고 류이준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하면 과연 자신이 주동해 류이준을 잡으러 갈 수 있을 것인가?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국왕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군을 투입하고 강자들이란 강자들은 불러 모아 류이준을 죽일 것이 분명하다.

즉 프라틴 자신은 그저 그중에 속한 한 명일 뿐이다.

과연 그런 식으로 류이준 잡거나 죽인다면, 자신에게 맺혀있는 증오와 복수심은 사라지지 않는 게 당연하다.

프라틴은 직접 류이준에게 검을 쑤셔 박고 그의 일그러진 표정을 볼 때까지는 말이다.

리든바인은 정색했다.


“나를 이용하려 하는 건가?”


프라틴은 알고 있다.

리든바인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라인츠가드를 넘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그가 왕국의 기사단장이 되어야 하지만 리든바인은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 즉 어느 집단의 소속된 것을 꺼린다.

또한, 그는 강자와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

류이준과 전력으로 싸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것도.

그의 뒤에 있다면 단독 행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리든바인은 강자와 싸우는 것을 좋아하며 강자를 좋아한다.

물론 이 말에는 모순이 담겨있다.

그는 류이준과 싸우고 싶어 했으면서 그가 내폭기가 발동하는 것을 자력으로 버티고 있는 순간 리든바인은 류이준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었다.

아무런 반항도 못 하는 상대를 비겁한 수를 써서 죽인 거나 다름없다.

진정 싸우는 것을 좋아하며 기사라는 자가 이런 행위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겠는가.

리든바인도 어쩔 수 없었다.

그때는 국왕의 명령이 먼저였기 때문이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프라틴은 말을 이었다.


“리든바인 경이라면 이 사실을 말한다 해도 국왕께 알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프라틴이 펠라든 가문으로 간 제일 중요한 이유였다.

리든바인이라면 절대 국왕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단독 행동을 하리라는 것을.

그도 프라틴과 같은 마음이다.

물론 리든바인은 복수가 아닌 그저 전투를 즐기기 위해 그 누구도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다.

또한 그에게 류이준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도 덮어줄 것이라고.

리든바인은 코웃음을 쳤다.


“이거 당했군.”


프라틴은 확실히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던 리든바인의 성격이라면 이렇게 나오리라는 것을.

리든바인은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나에게 복수를 대신 해달라는 건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프라틴의 오른손은 잘려 나갔다.

검을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할 것이다.

휘두른다고 하여도 두 손으로 검을 쓰는 것과 한 손으로 차이가 날뿐더러 그는 오른손잡이였다.

이미 그렇게 습관을 들였다.

모든 무는 그의 맞는 자세와 움직임이 있다.

그것을 실전에 써먹기 위해서는 훈련량으로 습관을 만들고 그것을 본능적으로 나오게 만드는 것이다.

투기종목으로 비교한다면 복싱선수가 종합격투기로 전향을 한다면 그 복싱 자세를 고수하며 그라운드기술이나 킥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있을까?

힘들 것이다.

일단 복싱은 상체를 숙이는 자세가 많다.

그러므로 킥에 아주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또한 킥을 다채롭게 쓸 수 있게 하려면 복싱의 스텝과 스탠스를 종합격투기에 맞게 바꿔줘야 한다.

그렇듯, 갑자기 왼손으로 전향을 한다 해도 자세가 엉성해질 뿐이다.

리든바인은 의아해했다.


“그것도 아니라면 뭔가?”


리든바인은 기사로서 생명을 다한 프라틴이 그렇다면 무엇을 원한다는 것인가?

물론 그 몸으로 싸울 수는 있으나 과연 류이준에게 복수가 가능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리든바인도 알고 있다.

프라틴은 비릿한 표정을 하고 전신에서 무형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리든바인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지며 놀라워했다.


“흠······. 흥미롭군.”


리든바인은 말을 이었다.


“그 영역에 발을 들였으면 도대체 왜 나를 찾아온 것인가?”


프라틴은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각성을 해 천재들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혼자서 류이준을 찾아 나서면 되는 것인데······.

프라틴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직 이 힘에 대해서 제대로 다루지 못합니다. 저에게 알려주십쇼.”


리든바인의 표정은 마땅치 않은 표정이었다.


“그저 나를 이용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지?”


프라틴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동행은 같이하되 류이준을 먼저 본 쪽이 싸우는 것은 어떠하십니까. 저도 그렇게 한다면 불만은 없습니다. 제가 준 정보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프라틴은 류이준에게 당한 패배와 굴욕을 확실하게 없애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

물론 그의 속마음은 다르지만 말이다.


‘절대 너에게 빼앗기지 않는다.’


프라틴의 말은 들은 리든바인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뻔한 수작이군. 뭐 좋다 거기에 어울려 주지.’


리든바인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좋다. 내일 바로 출발하지.”


리든바인은 갑자기 일어나 집무실 한편에 놓아둔 자신의 검을 집고 꺼내들고 검날을 바라보았다.

잘 벼린 검이었는지 검날에는 자신의 얼굴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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