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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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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703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1.10 18:15
조회
157
추천
2
글자
7쪽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3)

DUMMY

“군 쪽에 얘기하면 지금이라도 담당을 바꿀 수 있네. 뭣하면 국장님이 얘기했듯이 부하들이랑 같이 휴가라도 가도록.”

“괜찮습니다.”

“아냐, 신세 많았네.”

“정비도 마쳤고 인원도 보충했습니다.”

“그래······.”


부장은 걸음을 옮기며 뒤따르는 나탈리 함장에게 들리도록 얘기하였다.

그러나 나탈리 함장은 계속 부장의 제안을 거절하며 부장을 따라갔다.


마치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떼를 쓰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떼어내려는 엄마 사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은 서로 반대이니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부장은 자신의 자기부상 차량에 다다르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자네도 이상하군······ 여기서 더 나가면, 자네의 경력에도 문제가 생길 걸세.”


부장은 왼손을 차 위에 걸친 채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으며 얘기하였다.

아무래도 나탈리 함장을 떠보려는 뉘앙스가 묻어나왔다.


하지만 부동자세로 부장을 바라보는 것을 보니, 나탈리 함장에게는 그 효과가 없는 모양이었다.


“대충 상황을 알겠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선을 넘나들 수도 있네······ 감당할 수 있겠나?”


부장은 특유의 무거운 목소리로 다시 한번 나탈리 함장에게 물었다.


“저 말고 부하들도 동의한 사항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휴가를 내는 것이 맞지만······ 부장님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연합정보부가 하는 짓도 별로 마음에 안 들고요. 저도 이 자리까지 오면서 쌓아온 감이 있습니다. 그 감이 부장님과 함께하라고 합니다.”


나탈리 함장은 차근차근히, 그렇지만 동시에 또박또박 결의를 전하였다.

그렇게 나탈리 함장은 부장의 제안을, 불어오는 바람에 같이 날려 보내었다.


부장은 나탈리 함장의 말이 끝나자, 흐릿한 하늘을 한 번 쳐다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정 그렇다면, 알겠네.”

“감사합니다.”


부장은 차 문을 열었다.

고개를 숙이며 들어가 자리에 앉은 부장은 마지막까지 나탈리 함장을 보았다.


“그리고······.”


문이 닫히기 직전, 나탈리 함장이 입을 열었다.

부장은 닫으려는 문을 멈추었다.


“제 부하의 장례식에 직접 오신 분도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부장은 나탈리 함장의 말에 옅은 웃음을 지었다.

약간의 쓰라림이 섞여 있는 아이스커피 같은 웃음이었다.


“연락하겠네.”


부장은 자기부상 차량의 문을 마저 닫았다.

차량의 하단부에서부터 은은한 푸른빛이 차체를 감싼 후 차량은 조용히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나탈리 함장은 작아져 가는 차량을 지켜보다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나탈리 함장은 장례식이 있던 곳으로 다시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아까 전보다 거세진 바람이 제복 사이사이로 스며들자, 나탈리 함장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나탈리 함장은 주머니에 넣은 손을 모아 제복을 더욱 꽉 쥐었다.



------------------------------




“방문객이 왔습니다. 제1비서 툴리아입니다.”

“들어오라 그래.”


듣기 좋은 톤으로 맞추어진 기계음이 조용하던 부장의 사무실 안을 울렸다.

부장은 대답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잘 다녀오셨습니까?”


은백색의 봉에 걸린 옷걸이에 외투를 걸어놓던 부장의 뒤에서 툴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장은 고개를 돌리며, 손으로는 외투를 마저 놓았다.

빨간 머리가 눈에 띄는 정장 차림의 툴리아가 손을 모은 채 입구에 서 있었다.


부장은 허공에 손을 한 번 젓고 의자에 앉았다.

부장이 의자에 고쳐 앉자 봉은 벽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방이 이전보다 밝군요.”

“그래, 툴리아. 기분 전환 좀 해봤네.”


툴리아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창밖으로 보이는 복잡한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부장은 그런 툴리아의 모습을 모니터 너머로 지켜보면서, 툴리아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창밖에 흥미를 잃은 것인지 툴리아는 몇 걸음 다가왔다.


“자리 비우신 동안 보고할 만한 특이사항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최근 화성에서 반란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마르티아 3구역이 중심지 같은데, 배후에 자유우주연맹이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요원을 몇 명 더 보내었으니 곧 자세한 정보가 들어올 것입니다.”

“그렇군. 다른 하나는 뭔가?”


부장은 의자를 살짝 뒤로 젖힌 채 툴리아의 보고를 들었다.

덩달아, 뒤로 젖혀진 부장의 고개 너머로 툴리아의 말이 새어나가는 모습이었지만, 툴리아는 이를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일전에 조사하라고 하신 일입니다. 이희진의 사촌 오빠인 안태환을 계획대로 생포 후, 그때부터 본부 구금실에 구류 중입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약간의 ‘정보부 스타일’의 대접을 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안태환과 이번 루나 에모스 공항 테러와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습니다. 추후 자유우주연맹과 연계한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할 예정입니다.”


툴리아의 간결하면서 사무적인 말투는 필요한 정보들만을 부장에게 전달하였다.

툴리아가 보고를 하는 동안, 부장은 말없이 툴리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툴리아의 보고가 부장의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쨌든 툴리아는 보고를 마친 후, 부장의 반응을 기다렸다.


“알겠네. 다만, 그 안태환이라는 사람은 너무 심하게 다루지 말도록.”

“무슨 뜻입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희진과 단순히 친척 관계일 수도 있네. 듣자 하니 대기업 차장이라던데, ‘정보부 스타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가 언론이라도 타는 날에는 시끄러워질 걸세······”


부장은 툴리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 이유로 정보부가 오명을 쓰면 되겠나? 그리고 이희진을 다시 잡게 되면, 그 사람을 회유책으로도 쓸 수 있을 걸세. 되도록 멀쩡한 상태로 놔두도록.”


부장은 다소 천천히 얘기하였지만, 툴리아가 끼어들진 못하게 틈을 주지 않았다.

차곡차곡 말을 쌓은 부장은 말이 끝나자 모니터를 쳐다보았다.


“네, 알겠습니다.”


툴리아는 살짝 고개를 숙인 후, 출입구 쪽으로 몸을 돌렸다.

몇 걸음 나아가던 툴리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부장을 향해 몸을 돌렸다.


“걱정입니다, 부장님.”


나간 줄 알았던 툴리아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자, 부장은 모니터 너머로 눈동자를 돌렸다.


“무슨 말인가?”

“일개 평범한 과학자를 두 번이나 놓치시다니, 부장님이 너무 약해지신 건 아닌가 걱정입니다.”


여자의 걱정 어린 말투와는 달리, 빨간 머리카락 아래 있는 표정은 무미건조하였다.

부장은 양팔의 팔꿈치를 책상에 올린 후 크게 한숨을 쉬었다.


“걱정해줘서 고맙군, 툴리아······ 나도 감을 잃었나 봐. 휴가라도 가야겠어.”


부장은 툴리아와 달리 다소 온화한 말투로 대답하였다.

그러나 한숨을 쉬면서 살짝 숙인 고개 사이의 날카로운 부장의 눈빛은 여전히 유효하였다.


툴리아는 말없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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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3) 21.01.17 147 2 7쪽
45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2) 21.01.16 144 2 7쪽
4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 21.01.16 160 1 7쪽
43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8) 21.01.15 136 1 7쪽
42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7) 21.01.14 136 3 7쪽
41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6) 21.01.13 140 2 7쪽
40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5) 21.01.12 146 2 7쪽
39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4) 21.01.11 156 2 7쪽
»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3) 21.01.10 158 2 7쪽
37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2) 21.01.10 165 1 7쪽
36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1) 21.01.09 171 1 7쪽
35 5장 죽 쒀서 개줬어. (8) 21.01.09 181 1 7쪽
34 5장 죽 쒀서 개줬어. (7) 21.01.08 175 1 7쪽
33 5장 죽 쒀서 개줬어. (6) 21.01.07 179 1 7쪽
32 5장 죽 쒀서 개줬어. (5) 21.01.06 183 3 8쪽
31 5장 죽 쒀서 개줬어. (4) 21.01.05 187 1 7쪽
30 5장 죽 쒀서 개줬어. (3) 21.01.04 191 1 7쪽
29 5장 죽 쒀서 개줬어. (2) 21.01.03 195 1 7쪽
28 5장 죽 쒀서 개줬어. (1) 21.01.03 207 1 7쪽
27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2) 21.01.02 193 1 7쪽
26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1) 21.01.02 190 1 7쪽
25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0) +2 21.01.01 195 2 8쪽
24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9) 20.12.31 201 3 8쪽
23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8) 20.12.30 195 2 8쪽
22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7) 20.12.29 211 2 7쪽
21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6) 20.12.28 220 2 8쪽
20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5) +2 20.12.27 237 3 7쪽
19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4) 20.12.27 262 3 7쪽
18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3) +2 20.12.26 267 2 8쪽
17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2) +3 20.12.26 29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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