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705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0.12.29 18:15
조회
211
추천
2
글자
7쪽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7)

DUMMY

진욱은 놀라서 소리 나는 곳으로 총구를 옮긴 후,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러나 진욱의 광자총보다, 진욱의 오른손을 붙드는 강한 악력이 더 빨랐다.

진욱은 고통스러운 소리를 한 번 내지른 후, 그대로 그 악력에 붙들렸다.


진욱의 손에서 광자총이 떨어졌다.

악력을 자랑하던 두꺼운 손은 떨어지는 진욱의 광자총을 받아내며, 동시에 진욱에게 주었던 힘을 풀었다.


진욱은 팔을 만지며 자신이 공격받은 방향을 쳐다보았다.


“너무 과격했나. 미안.”


처음 느껴보는 손아귀의 힘이 나온 곳은 군용 장갑이었다.

그리고 까끌까끌한 수염이 돋보이는 전투복 차림의 남자가 그 장갑을 끼고 있었다.


전투복의 남자는 사과하며 한 발짝 진욱에게 다가갔다.

남자의 뒤로 각양각색의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 몇 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말했던 용병들이야.”

“빅토리아, 오랜만이야.”

“화성에서 이후로 처음이지?”


둘은 반가운 듯 악수를 하며 짧게 반가움을 표현하였다.

인사가 끝나자 남자는 살짝 떨어져 있던 진욱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용병 대장, 크리스 문 에이커. 아깐 미안했어.”


진욱은 크리스 대장의 손을 잡고 일어난 후, 자신을 소개했다.


“박진욱입니다.”


대장은 진욱의 소개를 듣고 받아냈던 광자총을 진욱에게 돌려주었다.

진욱은 비교적 빨리 평정심을 되찾은 모양인지, 광자총을 받아 허리춤에 다시 넣으며 대답했다.


“그래서, 이분이랑 너를 지키면 되는 거야?”

“기본적으론 맞아. 일단 나랑 진욱이랑 먼저 올라갈 거야. 별일 없으면 그냥 여기 기다렸다가 복귀하면 돼. 만약 우리가 들키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가 이륙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줘. 그럼 끝이야.”

“간단하군.”


대장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이며 간단하게 대답하였다.


“잘 부탁해. 보내준 대금은 확인했어?”

“너 오기 전에 했어.”

“좋아, 그럼 가자.”


빅토리아는 대장의 어깨를 두 번 두드린 후 다시 앞장섰다.

대장과 진욱은 빅토리아의 바로 뒤에 섰으며, 그 뒤를 이은 용병대원들은 각자 사주경계를 하며 천천히 따라왔다.


얼마나 지났을까, 진욱의 머리 위로 울리는 진동이 세졌다 줄었다 반복됐다.

드디어 루나 에모스 공항의 활주로 아래에 다다랐다.


“여기야.”


손을 올리고 발걸음을 멈춘 빅토리아는 머리 위로 라이트를 비추었다.

물방울 한두 개가 빅토리아의 얼굴을 스쳐 떨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맨홀 덮개가 보였다.


“진욱, 준비해. 크리스, 문제 생기면 연락할게.”

“오케이.”


크리스는 손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만들었다.

빅토리아는 어깨너머로 그것을 확인한 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진욱 역시 크리스와 용병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빅토리아를 따라 올라갔다.

능숙하게 맨홀의 안쪽 레버를 돌린 빅토리아는 맨홀 덮개를 열어젖혔다.


루나 에모스 하늘을 뒤덮은 인공조명의 빛이 지하 시설 안으로 파고들어 왔다.

진욱은 순간적으로 눈을 약간 찌푸렸다.


진욱은 한 손으로 빛을 가리며, 먼저 나간 빅토리아를 따라 지상으로 올라왔다.

평범한 공항 활주로의 모습이었지만, 진욱은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저기 있네.”


빅토리아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손으로 한 곳을 가볍게 가리켰다.

진욱은 맨홀 뚜껑을 살짝 열린 채 놓아두고, 빅토리아의 손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다행히 몇십 초 정도만 걸으면 될 정도로 빅토리아의 함선은 코앞에 있었다.

둘은 빅토리아의 함선 쪽으로 걸으며, 눈으로는 끊임없이 주변을 훑어보았다.


활주로인지라 근처에 사람은 없었지만, 오히려 사람이 없는 곳에 사람이 걸어 다니는 것이 더 수상해 보일 수도 있었다.

빅토리아 역시 그걸 눈치챈 모양인지, 점점 발걸음의 속도를 올렸다.


“타자마자 이륙 준비해. 희진이는 내가 챙길게.”

“좋아, 이륙 코드는?”

“잠깐만······.”


빅토리아는 단말기를 꺼내었다.


“BE9352, 관제소 3번으로 연결하면, 우리 쪽 직원이랑 연결돼.”

“알았어.”


얘기를 나누는 사이 빅토리아와 진욱은 빅토리아의 함선 앞에 도착하였다.

빅토리아가 단말기를 조작하자, 해치가 열리며 사다리가 내려왔다.


진욱은 재빠르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빅토리아는 사다리 옆에 생긴 함선의 그림자로 이동하였다.

불안한 기분이 계속 들었지만, 아직까진 전부 계획 대로였다.


“희진아, 어디야?”

“휴······ 방금 출국 게이트 통과했어요. 곧 셔틀 타고 이동해요.”

“A26으로 와.”

“네, 조금만 기다려줘요.”


PSC에서 손을 뗀 빅토리아는 희진을 기다리며, 최전선의 보초병 같은 심정으로 사방을 감시하였다.


쉴 새 없이 활주로를 떠나가는 함선들의 공기를 찢는 파동에, 몸이 파르르 떨릴 무렵이었다.


열 시 쪽에서 검은색의 물체들이 하나둘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빅토리아는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카드는 빅토리아의 눈까지 가는 사이 망원경이 되었다.


멀리 바라보는 빅토리아의 미간이 좁혀졌다. 빅토리아는 PSC에 손을 얹었다.


“진욱! 이륙 멀었어?”

“아직 허가 안 났어. 순서 기다리는 중이야. 왜?”


소리치는 빅토리아와 달리, 진욱은 무심하게 대답하였다.


“들켰어!”


빅토리아는 진욱의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빠르게 PSC를 다시 만졌다.


“크리스, 북서쪽이야! 잘 부탁해.”

“오케이.”


크리스를 부른 빅토리아는 다시 검은색의 물체들을 보았다.

네 대의 새까만 APC였다. 안이 가득 차 있다면 짐작되는 적은 서른 명 남짓이었다.


“아, 이제 보여요, 빅토리아 씨!”


그때 희진의 밝은 목소리가 불행 중 다행으로 빅토리아의 귀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빅토리아의 기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들켰어! 빨리 와!”

“네, 네? 아······알았어요!”


빅토리아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놀란 듯, 희진은 더듬거리다가 말을 맺었다.

고개를 돌린 빅토리아의 눈에 뾰족한 모양의 셔틀이 세 시 방향에서부터 나타났다.


삼각형 모양의 셔틀은 힘차게 빅토리아의 함선을 향해 달려왔다.

셔틀 옆으로 희진이 상반신을 꺼낸 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얼마 후, 희진도 검은 APC를 발견한 모양인지 당황하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최대한 빨리 떠야 했다.

빅토리아는 희진의 셔틀이 근처에 도착하자 곧바로 사다리로 올라갔다.


“빨리 따라와!”


빅토리아는 이제 막 셔틀에서 뛰어내린 희진을 향해 소리쳤다.

희진은 허둥지둥하며 잰걸음으로 사다리를 향해 뛰어왔다.


그때 활주로 끝 멀리서부터 전쟁의 북이 울렸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3) 21.01.17 147 2 7쪽
45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2) 21.01.16 144 2 7쪽
4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 21.01.16 160 1 7쪽
43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8) 21.01.15 136 1 7쪽
42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7) 21.01.14 136 3 7쪽
41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6) 21.01.13 140 2 7쪽
40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5) 21.01.12 146 2 7쪽
39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4) 21.01.11 156 2 7쪽
38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3) 21.01.10 158 2 7쪽
37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2) 21.01.10 165 1 7쪽
36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1) 21.01.09 171 1 7쪽
35 5장 죽 쒀서 개줬어. (8) 21.01.09 181 1 7쪽
34 5장 죽 쒀서 개줬어. (7) 21.01.08 175 1 7쪽
33 5장 죽 쒀서 개줬어. (6) 21.01.07 179 1 7쪽
32 5장 죽 쒀서 개줬어. (5) 21.01.06 183 3 8쪽
31 5장 죽 쒀서 개줬어. (4) 21.01.05 187 1 7쪽
30 5장 죽 쒀서 개줬어. (3) 21.01.04 191 1 7쪽
29 5장 죽 쒀서 개줬어. (2) 21.01.03 195 1 7쪽
28 5장 죽 쒀서 개줬어. (1) 21.01.03 207 1 7쪽
27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2) 21.01.02 193 1 7쪽
26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1) 21.01.02 190 1 7쪽
25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0) +2 21.01.01 195 2 8쪽
24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9) 20.12.31 201 3 8쪽
23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8) 20.12.30 195 2 8쪽
»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7) 20.12.29 212 2 7쪽
21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6) 20.12.28 220 2 8쪽
20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5) +2 20.12.27 237 3 7쪽
19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4) 20.12.27 262 3 7쪽
18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3) +2 20.12.26 267 2 8쪽
17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2) +3 20.12.26 290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