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694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0.12.30 18:15
조회
194
추천
2
글자
8쪽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8)

DUMMY

거대한 소리와 함께 큰 파동도 동시에 일어났다.

그리고 그 북소리는 빅토리아와 희진의 고개를 돌리게 했다.


저 멀리서부터 활주로가 요동치고 있었다.

활주로 지하에서부터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불기둥은 마치 북소리를 내며 폭발을 일으켰다.

마침 이륙 준비 중이던 수송선을 꿰뚫은 불기둥 하나는 그대로 수송선을 폭파시켰다.


바로 앞에서 터지는 불기둥을 피해, 구축함 하나가 방향을 틀자 옆에서 이륙하던 연합군 전함이 미끄러지며 뒤집혔다.


삽시간에 루나 에모스 공항의 활주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가오던 검은 APC 역시 활주로 바닥에서 솟아나는 불기둥을 피하느라, 빅토리아와 희진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늦춰졌다.


“뭐해!”


먼저 정신을 차린 빅토리아는 희진에게 고함친 후 해치를 열었다.

희진은 방금 터진 폭발에 휘청거려 간신히 사다리를 잡고 있던 상태였다.

희진은 사다리를 고쳐 잡았다.


희진은 고개를 다시 돌아보았다.

폭발로 양분된 활주로에 각각 다른 무리로 보이는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희진은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지만, 일단 빅토리아의 함선에 타는 것이 급선무였다.


희진이 해치를 닫을 즈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착륙용 지지대가 박살이 나 고꾸라진 전함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였다.

그리고 그림자는 빅토리아의 함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눈이 동그래진 희진을 빅토리아가 안으로 끌어당겼다.

해치가 닫히기 전, 마지막으로 희진의 눈에 담긴 모습에는 광선들이 날아다니는 전쟁터가 있었다.


“젠장, 바로 이륙해!”


해치를 닫은 빅토리아는 감압실이 떠나가게 소리쳤다.

빅토리아의 말에 함선이 응답하였는지, 여진이 일어나듯 선내에 진동이 서서히 울리기 시작했다.


“이륙까지 50초!”


선내 스피커로 들리는 진욱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빅토리아는 희진을 끌다시피 일으켜 세운 뒤 함교로 향하였다.


“저 검은 사람들······.”

“연합 쪽 애들이야.”


희진의 힘겨운 물음에 빅토리아는 딱 잘라 대답하였다.

희진은 싸구려 영화에서 새로운 악당이 나타난 때처럼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 자식, 이럴 줄 알았어!”


빅토리아는 계단을 뛰어오르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하였다.


“네? 누구······.”

“네 친구!”


희진의 새어 나오는 말에 빅토리아는 희진을 돌아보며 외쳤다.


“설마······.”

“어차피 지난 일이니 됐어, 분석했다는 건 있어?”


감압실 문 앞에서 물어보는 빅토리아의 물음에. 희진은 품에 넣었던 파우치를 살짝 꺼내어 보여주었다.


“일단 뜨고 생각해보자.”


빅토리아는 뒤에 따라 선 희진을 향해 대답한 후, 열린 문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



“그만, 들리겠어.”


희미한 초록 불빛이 어둑어둑한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옆에서 키득거리는 여자에게 경고하던 남자가 슬쩍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조명이 닿지 않는지, 실루엣 하나만 어른거렸다.


초록빛이 깔린 바닥과 닿은 검고 육중한 군화만이 실루엣의 정체를 말해주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매만지던 실루엣은 익숙하게 작업을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벌써 다른 얘기를 하는지 왁자지껄한 옆의 요원들을 제쳐둔 채, 남자는 그 정체불명의 실루엣을 이후로도 슬쩍 쳐다보았다.


때마침 중앙에 홀로그램이 펼쳐졌다.

남자를 비롯한 모든 인원이 순간 말을 멈추고, 홀로그램을 지켜보았다.

홀로그램에서는 다부진 체격의 남자 한 명이 정장을 입은 채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갑다, 나는 연합정보부 부장 크리스토퍼 넬름이다. 이번 일은 중대 사안이기에 내가 직접 전달하겠다. 현재 우리 요원 세 명을 죽이고 달아난 자들이 있다.”


부장은 잠깐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이들은 얼마 전, 툴론이 공격한 트리톤까지 무단으로 침입하여 범죄를 작당하였다. 되도록 생포하되, 부득이한 경우 사살도 허용한다. 이후 전달은 각 지휘관에게 맡긴다. 이상.”


홀로그램 속 부장은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차근차근 말하였다.

그 때문인지 실내에 있는 요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부장의 연설이 끝나자, 홀로그램에 각종 전략 지도와 사진들이 떠올랐다.

실내의 요원들은 작게 옆 사람과 웅성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어둠 속에 있는 실루엣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홀로그램의 빛 덕분인지, 실루엣의 갈색 머리칼과 주근깨가 얼핏 보였다.


남자가 더 자세히 보려고 고개를 숙이려는 순간, 옆에 있던 문이 작은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 베레모를 쓴 중년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부장님 말씀 잘 들었나!”

“네! 중위님!”


중위라 불린 중년 남자의 고함에, 어수선하던 분위기가 일순 정리되었다.


“좋다! 이번 목표는 앞에 있는 이 세 사람을 추적해서 생포하는 것이다. 현재 이들은 이 다섯 군데 중 한 곳에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우리는 이 중에 루나 에모스로 향한다.”


중위는 숨을 쉬면서 손짓을 한 번 하였다.


“이건 그들이 도주에 쓴 거라고 추정되는 함선이다. 달 궤도 정거장에서 미리 광대역 추적기로 추적을 할 테지만, 눈으로도 익혀두도록! 질문 있나!”


중위의 말에 따라 적절하게 홀로그램이 움직이며 필요한 화면만을 확대해서 보여주었다.


둘러앉은 사람들은 홀로그램과 중위를 번갈아 보았다.

질문을 받기 위해 중위는 눈을 한 번 돌렸다.


그때, 어떤 여자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중위는 손을 든 여자를 가리켰다.


“중위님, 실례지만 저 사람은 누굽니까?”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질문하였다.

동시에 자신의 전투복에 달린 배터리팩들이 덜그럭거리지 않도록 살짝 받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중위는 여자의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돌아간 중위의 눈에 실루엣이 보였다.


“아아, 이 사람은 3분대 소속이었던 레이첼 킴 상사다. 우리의 목표인 빅토리아 마르틴을 생포하는 작전에 참여했었다. 이번에 특별히 같이 가기로 했다.”


중위는 고개 숙인 레이첼을 대신하여 소개했다.

질문했던 여자는 무언가 떨떠름한 표정이었지만, 엉거주춤 자리에 앉으려고 하였다.


옆에서 무언가 더 물어보라는 듯 툭툭 치는 손길들을 무시한 채, 여자는 자리에 앉아 다시 홀로그램을 쳐다보았다.


“더 질문 없으면 준비하도록.”


중위는 그렇게 말을 마친 후, 왼쪽 벽에 손을 대었다.

벽에서 푸른 줄무늬가 생기더니 벽이 열리며 짧고 기다란 수납장이 나타났다.

중위는 그중에서 맨 왼쪽의 소총을 하나 꺼내 들었다.


그러자 앉아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신의 장비와 전투복을 마지막으로 점검하였다.

수납장 위에서 무기를 꺼내는 사람도 있었고, 자리 밑에서 각종 수류탄을 꺼내 들어 전투복에 걸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와중에도 레이첼은 자신의 옆에 세워둔 소총만 몸으로 받친 채, 그대로 있을 뿐이었다.


준비하는 부하들을 보던 중위는 단말기를 힐끗 본 후, 다시 숨을 들이마시며 큰소리로 외쳤다.


“헬멧 착용!”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3) 21.01.17 147 2 7쪽
45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2) 21.01.16 143 2 7쪽
4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 21.01.16 160 1 7쪽
43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8) 21.01.15 135 1 7쪽
42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7) 21.01.14 136 3 7쪽
41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6) 21.01.13 140 2 7쪽
40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5) 21.01.12 146 2 7쪽
39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4) 21.01.11 156 2 7쪽
38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3) 21.01.10 157 2 7쪽
37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2) 21.01.10 164 1 7쪽
36 6장 하나 더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1) 21.01.09 171 1 7쪽
35 5장 죽 쒀서 개줬어. (8) 21.01.09 181 1 7쪽
34 5장 죽 쒀서 개줬어. (7) 21.01.08 175 1 7쪽
33 5장 죽 쒀서 개줬어. (6) 21.01.07 179 1 7쪽
32 5장 죽 쒀서 개줬어. (5) 21.01.06 183 3 8쪽
31 5장 죽 쒀서 개줬어. (4) 21.01.05 187 1 7쪽
30 5장 죽 쒀서 개줬어. (3) 21.01.04 191 1 7쪽
29 5장 죽 쒀서 개줬어. (2) 21.01.03 194 1 7쪽
28 5장 죽 쒀서 개줬어. (1) 21.01.03 207 1 7쪽
27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2) 21.01.02 193 1 7쪽
26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1) 21.01.02 190 1 7쪽
25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10) +2 21.01.01 195 2 8쪽
24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9) 20.12.31 201 3 8쪽
»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8) 20.12.30 195 2 8쪽
22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7) 20.12.29 211 2 7쪽
21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6) 20.12.28 220 2 8쪽
20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5) +2 20.12.27 237 3 7쪽
19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4) 20.12.27 262 3 7쪽
18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3) +2 20.12.26 266 2 8쪽
17 4장 분석했다던 좌표 빨리 불러요! (2) +3 20.12.26 290 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