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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링

좀비는 게임세계에서 등장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서주안
작품등록일 :
2022.04.22 20:50
최근연재일 :
2022.05.2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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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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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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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전조와 새로운 만남 (1)

DUMMY

통화가 끝난 민주승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어떻게 되셨어요?”

“확실하게 입장을 밝히시지 않으시네요. 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사무실 안에 흐르는 정적으로, 밖이 유독 더 소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은 여기 있는 자들만이 느끼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았다.


“[한국그룹]으로 갑시다! [한국그룹]으로!”

“[해화]가 이깁니다! 여러분, [해화]와 동맹을!”

“기회는 단 한번 뿐입니다!”


대립의 중심에 있던 두 그룹은 사람들을 서로 나누었다. 가입 제약이 비교적 낮은 [한국그룹]에 들어가 성장을 해 대우를 받자는 입장과, 지금 가장 뜨거운 [해화]와 동맹을 맺을 기회는 지금 뿐이라는 입장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


“희생자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군요.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저들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민주승은 요란한 소리에 창문을 닫았다. 밖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던 소리에 강처용이 입을 열었다.


“형을 만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가는 김에 한 명 더 만나야겠습니다.”

“혼자 가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민주승이 질문하기도 전에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강처용이 내 쪽을 돌아보는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인 것.


“서이민 헌터와 같이 가겠습니다. 부협회장님께서도 같이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그러죠. 여러분들이 대답하기 어려운 협회의 입장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나저나 더 보시겠다는 분은 누구신가요?”

“[한국그룹]에 잠깐 놀러와 있다는 보길이 형, 아니 RANK 3위의 한보길 님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

도대체 이 자의 인맥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


“일단 나가면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상황이 조금 빨리 움직이는 것 같아서요.”

“아, 네. 차량은 준비해두었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상당히 고급스러운 승용차가 서있었다.

민주승은 보조석에, 강처용과 나는 뒷자리에 탔다.


“[해화]길드 본부로 먼저 가시겠습니까?”

“네. 부탁드립니다.”


강처용의 대답 이후 차량의 공기는 무거웠다.

아무래도 잔뜩 예민해진 강처용이 뿜어내는 기운 때문인지 무겁다 못해 긴장감에 피곤해질 지경이었다.

정신을 차리려 머릿속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도대체 상위 RANK 끼리 무슨 관계인 건지 말이다.


“부협회장님,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해화]길드 본부에 도착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규모에 압도되었다. 그들을 지원하겠다는 스폰서들이 하나같이 엄청난 재력을 갖고 있다 들었다. 유명한 기업의 수장,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의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까지.

그들은 [해화]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겼고, [해화]는 그들에게서 재화를 받아 생활을 이어갔다.


“듣기만 했는데 엄청나네요.”

“들어가시죠.”


거대한 건물 앞에는 헌터로 보이는 경호원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수는 다섯이었지만, 이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가지각색의 체취를 다 받아드리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헌터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경계가 삼엄해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RANK 899위의 선택자가 경비를 서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강처용을 제지하는 모습에 놀랐다.

보통 사람이라면 RANK 2위를 어렵게 대할테다. 암묵적으로 [해화]에는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있다는 걸 대변하는 듯 했다.


“강해호 길드장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다시 방문해주시겠습니까?”

“서새헌 부길드장님도 만남을 거절하셨나요?”

“지금 같이 계셔서 아마 안 될 것 같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잔잔하던 향이 가시가 돋친 듯 코를 찌르기 시작했으니까. 모두 강처용을 주시하고 있던 그 때였다.


“조금 있다가 다시 오겠습니다. 왔다고 전해주세요.”


무슨 일인지 강처용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던 나와 민주승은 긴장을 풀고 다시 차량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들려도 괜찮을까요?”

“아직 형이 준비가 안 된 것 같습니다. [한국그룹]으로 가시죠.”


차량은 [해화]길드 본부에서 멀어졌고, 조금 달려 [한국그룹]에서 별도로 만든 헌터 건물에 도착했다.

이곳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호화로웠다.

입구에 경비는 없었지만 1층 로비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경매장을 연상시켰다.


“4561번 대기자님, 2번 창구로 와주세요.”

“4562번 대기자님, 13번 창구요!”


모니터에 떠있던 엄청난 대기자 명단과 그를 뒷받침하듯 선택자들이 서있을 자리도 부족했다.

그 덕에 강처용과 민주승, 나도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렸다.


“설마 여기 있는 대기자를 다 기다렸다가 만나는 건 아니겠죠?”

“잠시만요.”


강처용은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잇조각을 꺼냈다.

전에 만났던 이하랑이라는 자가 건네준 연락처가 적힌 명함이었다. 그리고 민주승에게 손을 내밀었다.


“휴대폰 좀 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아, 네. 협회 휴대전화도 괜찮으십니까?”

“통화만 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의 번호는 넘기고 싶지 않은 건가.

거리낌 없이 넘겨받은 휴대폰에 번호를 누르자 신호음 너머 한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한국그룹] 헌터 임시 길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한국그룹]을 담당하고 계시는 관리자분을 만나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지금 문 앞에 서있거든요.”

“아, 오 분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네.”


그 대답을 끝으로 통화는 끊겼다.

그리고 일 분도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눈앞에 보이던 건 고급 정장을 입은 한 여자와 거대한 덩치의 한 남자였다. 그들의 RANK 또한 남다른 수준이었다.


“어서 오세요. 들어가시죠.”


이름도 이야기하지 않았건만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이 어색해 주변을 살폈다. 500위 안에 드는 실력자들의 친절함, 그보다 더 불편한 것은 주변의 시선이었다.


“저기 봐. 쟤네 왜 기다리지도 않고 들어가?”

“눈을 어디에 두고 있냐. RANK를 봐. 2위에 9위에 51위라고. 아니 잠깐만. 저 사람들 [한국헌터협회] 사람들이잖아. 여기 왜 온 거지?”

“설마 [한국헌터협회]가 [한국그룹]이랑 손잡으려는 거 아니야?”

“야, 무조건 여기다. 봐봐, 내가 여기 오자고 했잖아.”


웅성거리던 사람들을 지나 내부에 있던 엘리베이터에 탔다. 덩치가 큰 사람이 둘이나 있었지만 엘리베이터는 모든 사람들이 쾌적할 정도로 넓었다. 모두 탄 것을 확인한 덩치가 큰 남자는 32층을 눌렀다.


“VVVIP 연락처로 연락이 오신 분이 없으셔서 저희가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양해 부탁드립니다.”


VIP 란다. 그거도 트리플 V가 붙은 VVVIP.

그래서 연락을 받자마자 내려온 모양이었다.


“강처용님과 서이민님은 [한국헌터협회]에 들어가신 건 알고 있습니다만, 오늘 기회에 이적하시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죄송하지만 크게 관심이 없어서요. 여기 관리자는 누구십니까?”

“바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여자와 단 세 마디를 나누자 그녀의 웃음 뒤로 거대한 자들이 모여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 것이었다. 그 너머 펼쳐진 광경은 다른 세계였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층고와 주인의 취향을 알 수 있을 깔끔한 블랙 앤 화이트 인테리어.


“처용아, 왔어?”


불투명한 유리 너머 각자 개성이 강한 향이 밀려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강처용에게 말을 걸어온 자는 RANK 3위의 한보길 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짝거리는 귀금속과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던 한보길의 손에는 술잔까지 들려있었다. 키는 크지 않았지만 어두운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는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길 정도로 화려했다.


“형, 파티라도 하는 거에요? 다 죽게 생겼는데.”

“어차피 죽을 건데 뭐. 하고 싶은 건 다 하자고. 술 좀 더 가져다주세요.”

“한보길님, 손님도 오셨는데 그만 마시시죠. 그리고 어서 오세요, [한국헌터협회] 분들.”


차디찬 내음은 강처용과 비슷했지만, 나른하고 차분한 그와 다르게 번쩍거리는 날이 서있었다. 멀리서 본 덩치는 민주승과 대적할 정도로 거대한 것 같았지만 가까이서 보니 그 이상인 것 같았다.


“[한국그룹] 헌터 임시 길드를 관리하고 있는 박기문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민주승입니다. 이쪽은......”

“알고 있습니다. 부협회장님이시고, 이쪽은 2위이자 강해호님의 동생 분이신 강처용님, 그리고 9위이신 서이민님.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사와 함께 민주승에게 가볍게 손을 내밀었다.

박기문이라는 자의 RANK는 10위.

나와 한 계단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자였다. 거대한 덩치에 비해 꽤 어울리는 정장과 멀끔하게 올린 머리, 안경은 지적인 모습까지 이끌어냈다.


“왔네? 진짜 오다니!”


안쪽에서 어린 목소리가 들리더니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이하랑이 뛰어왔다. 장난기 많은 아이처럼 주변을 맴돌다 주위를 끌려는지 이곳저곳을 뛰어넘어 다녔다.


“움직임은 최소로 부탁드립니다, 이하랑 헌터님.”

“흥, 네.”


결국 박기문에게 경고를 받았다.

악수 이후, 우리는 안쪽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송하진님, 랭커 헌터 분들을 모두 불러주세요.”

“알겠습니다, 길드장님.”


곧이어 문을 열고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들도 이곳이 처음이었는지 두리번거렸고, 감탄을 했으며 심지어 처우에 불만이 있는지 송하진에게 따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송하진을 따라 마련된 장소에 들어오자 모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던 랭커들이 웃음기 없는 얼굴로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사 대신에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아마 전멸을 피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박기문의 말이 끝나자 그곳에 있던 자들은 숙연해졌다. 모두 죽을 수 있다는 말은 나조차 먼 산을 보게 만들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 궁금할 때였다.


“그 사람만 넘기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정호성님은 저희 길드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맞아요. 왜 우리까지 피해를 봐야하냐고요.”


박기문은 불만이 터진 자들이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을 꺼냈다.


“책임입니다. [한국그룹]은 여러분들을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닙니다.”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누구든지 언제든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을 테고, 그 땐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란 걸 다들 알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앉아있던 강처용이 입을 열었다.


“[해화]와 정말 싸울 생각인겁니까?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나요?”

“공식적으로 [해화]에 사과도 했고, 내부에서 가장 유능한 치료원을 보내 도와주려 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사과라고 했지만, 전형적인 기업의 사과였다. 가해자는 숨었고,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모습을 [해화]는 용서할 수 없었을 거다. 그렇지만 가해자가 밖으로 나오면 [해화]가 해코지할 위험이 있으니 [한국그룹]도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듯 했다.


“나도 오랜만에 해호 좀 보려고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좋지 않게 만나게 생겼어.”


한보길은 헛웃음을 지으며 강처용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처용이 너 이쪽에 설 거야?”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

“맞네. 너 이런 거 별로 관심 없었지. 민주승님한테 물어봐야하나.”

“방법이 없는 건 여기도 똑같네. 이만 일어날게. 길드장님, 가보겠습니다. 부협회장님, 이민 대리님, 일어나시죠.”


자리에서 일어난 강처용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든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이 전투의 승기를 이쪽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 중 한명이었으니까.

서로 가벼운 인사를 하고 우리는 밖으로, 박기문은 창가를 향해 걸어갔다.


챙! 투두둑.


그 때 몸이 으스러질 정도의 기운에 숨이 막혀왔다. 일부 랭커들은 자리에 주저앉거나 정신을 잃었다.

소리가 난 쪽은 박기문이 서있던 창가에서 들려왔다.

겨우 몸을 돌려 깨진 유리창 쪽을 바라보았다.

그 너머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여전히 RANK 1위이자 강처용의 형, 강해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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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4. 되돌릴 수 없는 것 (4) 22.05.19 10 0 13쪽
23 023. 되돌릴 수 없는 것 (3) 22.05.18 12 0 13쪽
22 022. 되돌릴 수 없는 것 (2) 22.05.17 10 0 13쪽
21 021. 되돌릴 수 없는 것 (1) 22.05.16 10 0 12쪽
20 020. 어떤 자들을 위한 두 번째 세계 (4) 22.05.15 12 0 13쪽
19 019. 어떤 자들을 위한 두 번째 세계 (3) 22.05.14 13 0 12쪽
18 018. 어떤 자들을 위한 두 번째 세계 (2) 22.05.13 12 0 13쪽
17 017. 어떤 자들을 위한 두 번째 세계 (1) 22.05.11 13 0 13쪽
16 016. 지옥문이 열리다 (4) 22.05.09 16 0 13쪽
15 015. 지옥문이 열리다 (3) 22.05.07 17 0 12쪽
14 014. 지옥문이 열리다 (2) 22.05.05 14 0 13쪽
13 013. 지옥문이 열리다 (1) 22.05.04 18 0 13쪽
12 012. Player Killer (4) 22.05.03 17 0 12쪽
11 011. Player Killer (3) 22.05.02 19 0 13쪽
10 010. Player Killer (2) 22.05.01 19 0 13쪽
9 009. Player Killer (1) 22.04.30 19 0 13쪽
8 008. 신의 게임, 1차 업데이트 (4) 22.04.29 20 0 13쪽
7 007. 신의 게임, 1차 업데이트 (3) 22.04.28 28 0 12쪽
6 006. 신의 게임, 1차 업데이트 (2) 22.04.27 36 0 13쪽
5 005. 신의 게임, 1차 업데이트 (1) 22.04.26 38 0 13쪽
4 004. 좀비로 뒤집힌 세상에서 (4) 22.04.25 37 0 13쪽
3 003. 좀비로 뒤집힌 세상에서 (3) 22.04.24 43 0 12쪽
2 002. 좀비로 뒤집힌 세상에서 (2) 22.04.23 5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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