읭간극장 - 대마왕 대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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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의 서쪽 끝에 있는 볼프스 가문 영지내의 한 조용한 숲.
강하고 다부진 인상의 중년 남자와,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한 돼지가 보인다.
"헥... 헥... 아이고 나죽네....
아버지, 어머니... 대한이 좀 살려주십시오...."
"오늘 체력 훈련은 여기까지.
그러면 잠시 쉬고, 점심을 먹은 후에 뵙겠습니다 폐하."
중년의 남자에게
폐하라고 불린 돼지청년의 이름은 강대한.
믿을 수 없겠지만, 무려. 마계의 마왕님이다.
"아.... 죽을 것 같다. 으아아아...."
마계를 지배하는 대마왕님께서
살을 빼고 무예를 익히겠다며 이 곳 볼프스 가에 온 지도
벌써 일주일.
살이 조금 빠진 건 좋은데,
혼도 같이 빠졌는지 상태가 영 좋지 않다.
"아.... 슈발..... 소설들 보면,
다들 막 뜬금없이 막 응!?
선단 신약을 길가다 주워서 먹고...
응!? 막... 무공비급을 얻어서 며칠 만에 다 마스터하고,
응!? 막.... 드래곤을 잡아먹어서(?) 10성마법 막 익히고,
검기방출하고, 막 옆에 이쁜 여자들이 드글드글하고(?)
막 그러는데, 난 이렇게 구르는데도 왜 이 모양인거냐...
이런 젠장 빌어먹을."
먼치킨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는 대한이.
딱 봐도 상태가 영 좋지 않다.
"이런 곳에서 쉬고 계셨습니까?"
"아... 형. 왔어요?"
상태가 영 좋지 않은 대한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 것은
조금 전에 대한과 함께 수련을 하던
볼프스 가문의 장, 에반의 아들인 데릭 볼프스.
짜리몽땅한데다 조금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곗살이 푹신푹신한 대한의
상식파괴적인 외모와 비교하면
훤칠하고 멀쩡하게 잘 생긴 청년으로,
지금은 레아와 샬럿의 수련을 돕고 있는 중이었다.
"많이 힘드십니까?"
"하하하! 당장에라도 죽고 싶습니다. 하하하!"
밝고 명랑한 얼굴로
죽고 싶다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대한이.
일주일 전만해도 대한이가 그렇게 말을 하면
놀란 얼굴로 당황을 하던 데릭이었지만,
이제는 대한이 식의 과격한 표현(?)에 적응이 된 모양인지
그저 한 번 웃고는,
배에서 또랑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내뿜고 있는 대한이에게
손바닥만한 크기의 빵 하나를 건넸다.
"헉.... 이건!"
그렇게나 배가 고팠던 것일까.
갓 만들어 낸 모양인지,
따끈따끈하고 맛나게 생긴 빵을 본 대한이의 콧구멍이
벌름벌름 거린다.
"아버님께서 아시면 안 되니, 지금 바로 드시지요."
"형.... 고마워요. 으흑흑.."
그래도 나름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인데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배고픈데는 장사없다.
빵을 받아든 대한은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정신없이 빵을 목구멍으로 우겨 넣는다.
"폐하! 제가 드린 것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사옵니까!
데릭 네 이놈! 네 놈이 감히 애비의 영을 어기다니!"
바로 그 때.
대한이와 데릭의 귀에 날벼락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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