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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마리안 누님을 바라보고 있던 대한은
누님이 갑자기 묘한 색기를 띠며 자신에게 다가오자,
맨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한 손으로는 볼따구를
다른 한 손으로는 허벅지살을 꼬집으며 비명을 질렀고,
마리안은 대한이 이상한 행동을 하자
피식 웃고는, 대한의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먹이며 말했다.
"마왕성을 옮기는 것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예!? 마왕성이요?"
"물론, 원래의 마왕성이 아니라, 지금 폐하께서
거처하고 계신 그 마왕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
대한은 마리안의 말에 조금은 실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며 마리안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마리안이 하는 이야기치고는
그다지 길지 않은 이야기였는데,
핵심은 마왕성을 이 곳 동쪽 지역에서, 서쪽 지역으로 옮기자는 것.
마리안의 말에 의하면
이 곳 동쪽 지방은
브리가니와 말로모스, 클라우드의 영지에 둘러싸여 있어
대한이 독자적으로 세력을 넓힐 수가 없는 곳이라는 것.
반면 서쪽 지역은, 풍요롭고 비옥한 동쪽 지대에 비해
거칠고 위험한 지형이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볼프스 가문 정도를 제외하면 큰 세력이 존재하지 않으며,
볼프스 가문은 이전부터 마왕에 충성해온 세력으로
자기가 보았을 때, 에반 볼프스나, 그의 아들 데릭 볼프스는
대한을 배반할 만한 이들은 아니므로,
그들의 힘을 빌어 우선은 서쪽을 모두 제압하여 세력을 키우고,
이후 동쪽에 있는 세 영주를 제압하자는 것이
마리안의 의견이었다.
"근데. 그렇게 하면... 지금 누님의 영지는..."
"폐하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저택과 영지는 전부 처분할 생각입니다."
이미 그 부분은 생각해 둔 모양이었는지
마리안은 전혀 망설임 없이 그렇게 이야기했고,
대한은 그런 마리안에게 감탄을 하면서도
갑자기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을 건넸다.
"가면.. 어디로 가는 거에요?"
"조금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서쪽은 위험한 곳이 많습니다.
우선은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볼프스 가의 근처에
자리를 잡아야 하겠지요."
마리안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긴 대한은
지금의 상황이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 지가 읽은 책이 라이트 노벨이나 판타지 소설,
무협지를 빼면 삼국지 정도 밖에 없기 때문이지만 -
한 장면처럼 느껴졌는지, 갑자기 흥분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캬... 이거 무슨 삼국진가?
대한 현덕 서쪽으로 향하다! 뭐 그런."
"무슨.... 말씀이신지?"
"아... 그게. 제가 살던데에 그런 소설이 있어요.
삼국지라고. 헤헤. 뭐 아무튼 간에.
옮기면 된다, 뭐 그런 거죠?"
"당장은 아닙니다만, 준비를 해 두시라고
미리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그럼, 언제쯤이 좋을까요?"
대한의 물음에 마리안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팔짱을 끼면서 대답했다.
"조만간에 열릴 6차 신마대전이 끝난 다음에,
제가 다시 이 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그 부분은 누님께 맡기겠슴다.
제가 뭐 따로 준비하거나 도움을 드릴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폐하께서 특별히 따로 준비하실 일은 없습니다.
다만, 적당한 시기에 올코트 경이라든지
다른 분들께 이 이야기를 미리 해 두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건 그렇네요. 그럼 그렇게 하죠 뭐. 헤헤."
대한은 그렇게 대답을 해 놓고 나서 문득.
여태까지 자기가 마리안에게 도움을 받기만 했지
자기가 마리안에게 뭔가 해 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정색을 하며 벌떡 일어나 말했다.
"저, 누님. 이번엔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대한의 태도에 마리안은 살짝 놀랐는지
눈썹을 들썩이며 대답했다.
"네, 말씀하십시오."
"제가 누님에게 뭔가 해드릴 건 없는 겁니까?
맨날 누님한테 신세만 지는 것 같은데,
제가 드린 건 없는 것 같아서...."
대한의 말에 마리안은 무었때문인지 빙그레 웃더니
자신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폐하께 바라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폐하께서 신마대전을 끝까지 이겨내고,
분열된 마계를 하나로 통합하여
역대의 어떤 마왕보다 뛰어난 마왕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 첫번째 바람입니다."
마리안의 말에 대한은 갑자기 엄청난 부담감이 밀려왔는지,
뻘쭘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다음은요?"
대한의 물음에 마리안은 이번에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는
대한과 코가 맞닿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가더니,
대한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폐하께서, 제가 반할만큼 멋있는 분이 되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제 두번째 바람입니다."
"예!?"
뜬금없는 마리안의 행동과 말에 당황한 대한은
하찮은 두뇌용량이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을 견디지 못했는지,
버벅거리며 멍청한 얼굴이 되었고
마리안은 그런 대한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는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 혼자 정원을 빠져나가버렸다.
"......푸헥!"
여태까지 이십하고도 몇 년간을 살아오면서
이성과의 연애는 커녕, 제대로 말조차 붙여보지 못하고
모태솔로 인생을 살아왔던 대한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누님의 진한(?) 애정 표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더니 결국, 코피를 쏟으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 작가의말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주일 정도 연재를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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