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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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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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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3 황태자의 야심

DUMMY

73


황태자의 야심






알스메르 왕궁의 정문.


“성황제 라테안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성녀님의 적통 후손이며, 그분의 첫 수도 알스메르를 다스리는 여왕으로서 제국의 제14 황자이며 차기 황태자가 될 알카트로스 전하를 환영하는 바입니다.”


여왕은 정중한 태도로 알카트로스를 환대하였다.

그녀가 쓸 수 있는 최고의 표현으로 조만간 제국의 통치자가 될 젊은이를 환영하였지만 상대방의 태도는 시큰둥하였다.


“반갑소이다. 여왕.

성황제 라테안의 정당한 후계자로서 끝없이 뻗어 있는 온 세상에 대한 지배권을 갖고 있는 라테안 제국의 황태자인 나를 맞이해줘서 감사하오.”


알스메르가 제국의 사실상 속국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실상’ 속국인 것과 정말로 제국의 일부인 것은 전혀 다르다.

그런데 알카트로스는 왕국의 여왕을 마치 제국의 호족이나 지방 총독을 다루듯 대하고 있었다.


여왕의 뒤에 배열하고 있던 왕국의 신하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으나 실제로 나서서 항의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여왕의 시종장인 트레랑 백작마저도 굳어진 표정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사람은 알카트로스의 뒤에서 나왔다.


“여왕께서 제14황자라고 칭하심은 무례한 일입니다.”


제국의 실권자이며, 조만간 황제의 외숙이 될 이바르돈 공작이었다.


“황태자 전하가 아직 책봉식을 안 치렀다고 정식 황태자로서 의전을 피하시는 것 같은데.

여왕께서도 아실 것이오. 우리 제국의 정치적 상황을.

지금 제국 안에서 전하를 황태자로 대우하지 않았던 간 큰 자들의 목은 전부 바닥에 떨어져 있소.

그러니 여왕께서도 태도를 분명히 하시는 것이 좋으실 게요.

충심으로 우리 전하를 섬긴다면 왕국에도 분명히 광영이 올 터.”


뱀같은 혓바닥과 하이에나 같은 눈빛이 여왕을 위협했다.

그 뒤를 따라붙은 알카트로스의 끈적한 눈빛까지도.


“저희 왕국에서 준비해 놓은 만찬이 식습니다.

얼른 들어오시지요.”


겨우 정신을 차린 트레랑 백작이 알카트로스와 이바르돈을 왕궁 안으로 불러들였다.




알카트로스를 맞이하기 위해 알스메르 왕실이 준비한 만찬은 호화롭기 짝이 없었다.

여왕이 힘이 없다고 하지만, 알스메르는 부유한 나라.

제국에서 온 귀빈의 입맛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상당히 많은 음식을 준비하셨소. 여왕.”


알카트로스는 아예 작심한 것처럼 여왕을 무례하게 대했다.


제국과 왕국의 격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역대 제국의 황제들은 알스메르라는 특수한 국가의 지위를 인정하고 왕국을 무시하지 않았다.

황제들은 명맥히 여왕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함부로 하대하지 않았고, 자신의 수많은 황자 보다 윗자리에 여왕을 앉히고는 했다.

적통 황태자가 있을 경우에는 황태자와 여왕을 동격의 의전으로 대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여왕이 연장자일 경우는 황태자가 예의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그리고 그 전통은 지금 연회장의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궁벽하고 초라한 나라의 음식이 입맛에 맞으신지 모르겠습니다. 황태자 전하.”


“궁벽하고 초라하지는 않지. 여왕이여.

알스메르는 위대한 도시오.

우리 제국의 첫 수도였으니까.”


“네, 제국의 첫 수도였죠. 전하.”


두 사람은 모두 제국의 첫 수도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서로 의미하는 ‘제국’은 달랐다.


“식기가 굉장히 호화롭습니다. 황태자 전하.”


“그렇군요. 공작.

나도 아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크라쿠프의 황궁 못지 않은 화려한 제품들입니다.”


“네, 전하.

아무래도 이것들은 드워프들의 작품 같은데?”


이바르돈 공작의 시선이 여왕과 트레랑 백작을 향했다.


“드워프들의 만든 제품이 맞습니다. 황태자 전하.”


시종장은 고개를 숙이면서 공작의 물음에 답했다.


“호오.

이렇게 호화로운 드워프제 식기는 나도 오랜만에 보오.

요즘은 드워프들이 만든 물건들을 구하기 힘든데, 역시 알스메르는 정말 부유한가 보군요.”


“그게, 최근에 드워프들과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드워프제 물건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시종장의 설명에 공작이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 꼴통들하고 교역이 활발해졌다고?

드워프 왕국이 붕괴된 이후 많은 무역루트가 막혔고, 그들의 경제도 쇠퇴하면서 요즘 드워프들 물건 구하기가 힘들지 않소?”


이 세상의 인간들은 드워프에 대해서 편견을 갖고 있었고, 그건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도 드워프들의 솜씨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들이 공급하는 광물과 공업제품들은 항상 최고였다.

하지만 드워프 내부의 정세 변화로 인해 지금은 옛날처럼 드워프제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었다.

누구든지 드워프들과의 교역을 확대할 수 있다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이미 알스메르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최근에 우리 왕국에 귀빈이 방문했습니다. 공작.

먼 세계에서 온 사람인데, 드워프들과 가까운 사이라고 하더군요.

그를 통해 드워프들과 교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귀빈? 드워프입니까? 여왕님.”


공작이 흥미를 보였다.


“아닙니다. 공작.

우리와 같은 인간입니다.

다만 드워프들과 특별한 교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교분이라...”


공작이 알카트로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전하.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가 하나 더 늘었군요.

드워프가 만든 물건을 입수할 수 있다면 제국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드워프제 물건들이 그리 대단합니까? 공작님?

그들이 독보적인 제품을 생산하던 것이 수 백 년전이고, 지금은 인간들도 그런 물건을 만들 수 있다던데요.”


“흉내만 낼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 기술이 발전하는 사이에 드워프들이라고 놀고 있었겠습니까?

특히 드워프들이 만든 무기와 마법 아이템은 독보적입니다.

전하. 생각해보십시오.

드워프제 무장을 갖춘 우리 비공함들이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을요.

그런 무기들은 우리의 전투력을 몇 배나 올려줄 것입니다.

그러면 전하께서 이룩하실 천하통일도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천하통일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주변 공기가 확 달라졌다.


알카트로스, 이바르돈과 함께 온 제국의 귀족들의 표정에는 호전적인 투쟁심이 비치었고, 여왕 주변에 있는 왕국의 귀족들은 당황한 표정이었다.


천하통일.


다른 말로 세계 정복.

인간들에게 알려져 있는 모든 세상을 정복한다는 의미이다.


2,000년 전, 라테안 황제가 거의 완성했다는 그 통일.


라테안 이후에는 그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은 있었어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




만찬이 열리고 있는 왕궁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

도시 한복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커다란 숲이 조성되어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수 채의 거대한 주택들이 모여 있었다.

그 사이에 네 개의 그림자가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가 후작의 저택이라고? 릴로.”


“네, 폐하.

제가 알아본 바로는 틀림없습니다.”


“안에 후작이 있는 것도 확실하고?”


“네.

왕실 만찬장에 대부분의 귀족들이 모여 있는데, 후작은 칭병하고 저택에 남아 있답니다.”


“그게 가능한가?

여왕이야 원래 무시하던 사람이지만, 제국 황태자가 와서 파티를 하는데 왕국의 고위 귀족이 불참한다고?”


“그렇다고 합니다.”


“회장님.

그 정도로 믿는 구석이 있거나, 아니면 이제 막 나가기로 결심했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요?”


옆에 있는 최창현이 의견을 말했다.


“뭐, 가서 물어보든지 해야죠.

자, 움직입시다.

엘가.”


유진이 손을 들어 한쪽 방향을 향했다.




잠시 후, 유진이 가리킨 방향에서 네 개의 그림자가 다시 나타났다.


“이건 너무 비효율적이네요. 회장님.

무려 드래곤을 데리고 이렇게 조심스럽게 야금야금 숨어서 들어가고 있다니.”


최창현은 엘가를 슬쩍 쳐다보면서 말을 꺼냈다.

엘가는 무표정하게 유진과 최창현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쩌겠습니까?

공작이 있는 좌표를 모르니 포털을 열 수 없는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지점, 지점들을 연결해서 조금씩 움직이는 수 밖에요.”


“그래도 폐하.

이것만 해도 엄청난 겁니다.

지금 이 저택에는 블링크를 비롯한 다양한 침투 마법에 대한 방어 장치가 잔뜩 설치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전혀 방해받지 않고 여기로 들어왔으니까요.”


릴로는 엘가를 조심스럽게 보면서 입을 열었다.

엘가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그거야 당연하지, 릴로.

우리는 지금 블링크 같은 하급 마법이 아니라 아예 공간 사이에 통로를 내서 움직이고 있는 거니까.”


이 세상의 분류 방식으로는 블링크가 하급 마법이 아니었지만, 무려 드래곤을 데리고 다니고 있는 유진의 눈에는 그깟 블링크였다.


“그래도 수백 킬로를 이동할 수 있는 포털을 고작 수십 미터마다 쓰고 있는 건 좀 웃깁니다. 회장님.”


“할 수 없죠.

그래도.

엘가!

한번 와본 곳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지?”


“물론이다.

한번이라도 사용해본 좌표는 드래곤하트에 자동으로 각인된다.

생각만으로도 포털을 열 수 있다.”


엘가의 말은 믿음직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유진도 무려 드래곤하트를 네 개나 가지고 있었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아르지스나 지하 도시의 드래곤하트도 가지고 올 수 있으나 여섯 개.

물론 아르지스는 드래곤하트를 뺏겠다고 하면 펄쩍 뛰겠지만.


그런데 그런 자신이 직접 드래곤하트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엘가, 나도 드래곤하트를 쓰고 싶은데 방법이 없나?”


“방법?”


엘가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드래곤하트를 사용하는 방법?

그냥 쓰면 되지 않나?”


“그냥 쓰는 게 어떤 것이냐?”


“네가 팔다리를 쓰는 것과 똑같다.

걷고 뛰는 방법을 배워서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여전히 엘가는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

드래곤에게 드래곤하트를 쓰는 것은 본능인가 보다.


“드래곤에게 배우는 건 불가능하겠군요.

‘인간을 위한 사용설명서’ 같은 건 없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폐하.

여기가 본관입니다.

후작은 이 건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릴로는 중심부에 위치한 커다란 건물을 가리켰다.

좌우 대칭형의 장방형 건물은 거주용이라기 보다 사무용으로 쓰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집이 아니라 어느 회사 본사 건물 같습니다. 회장님.”


“나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본부장님.

엘가, 부탁하지.”


엘가는 고개를 끄득거리면서 쉽게 포털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네 사람은 포털 너머로 같이 걸어들어갔다.


“응? 너희들은 누구냐?”


포털을 막 건너 온 유진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복도를 걷고 있던 두 사람의 남자였다.

밖에서 침투를 해올 때는 인적이 없을만한 공간을 선택해서 계속 포털을 열고 조용히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았기에 운에 맡기고 무작위의 공간에 포털을 열었는데, 운이 안 좋았던 모양이었다.


“공자님.

제 뒤로 피하십시오!”


두 명의 남자는 둘 다 이십 대의 젊은이로 보였는데,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급하게 앞으로 나오면서 앞에 있는 남자를 보호하려 했다.

공자라고 부르는 걸 보아 윗사람인 것 같았다.


잠깐! 공자라고?


유진이 앞으로 나오면서 팔을 벌렸다.


“운이 없는 줄 알았는데, 운이 좋았군.”


“무슨 소리냐?

네 놈들은 누구인가?

감히 여기가 어딘지 알고!”


공자라는 남자의 앞을 막아선 남자는 결연한 표정으로 유진의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남자의 손에는 아무런 무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

그에 비해 유진의 일행들은 전부 무장한 상태.

게다가 한 명은 드래곤이 아닌가?


유진은 여유있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흥분하지 말라고.

우리는 저 친구 아버님을 좀 만나러 온 거니까.”


이세계(異世界)에 떨어진 이후 이렇게 갑의 위치에 서 본 것이 얼마만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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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 엘프녀 23.12.29 59 0 11쪽
75 75 망국의 비즈니스 23.12.28 21 0 12쪽
74 74 망국의 준비 23.12.23 28 0 11쪽
» 73 황태자의 야심 23.12.21 27 0 12쪽
72 72 분열하는 귀족들 23.12.20 26 0 11쪽
71 71 여왕의 예언 23.12.19 27 0 12쪽
70 70 황태자, 방문하다. 23.12.18 28 0 11쪽
69 69 커다란 거래 23.12.16 31 0 11쪽
68 68 여왕의 운명 23.12.15 29 0 12쪽
67 67 왕과 공주 (2) 23.12.14 30 0 12쪽
66 66 왕과 공주 (1) 23.12.13 30 0 11쪽
65 65 왕의 판결 (2) 23.12.12 35 0 11쪽
64 64 왕의 판결 (1) 23.12.11 36 0 12쪽
63 63 공중섬의 비밀 (2) 23.12.09 36 0 12쪽
62 62 공중섬의 비밀 (1) 23.12.08 36 0 12쪽
61 61 출동! 강하보병 23.12.07 37 0 11쪽
60 60 하늘의 진짜 주인 23.12.06 40 0 12쪽
59 59 애꾸눈 선장 (2) 23.12.05 34 0 12쪽
58 58 애꾸눈 선장 (1) 23.12.04 35 0 11쪽
57 57 지켜야 할 보물 (2) 23.12.02 41 0 12쪽
56 56 지켜야 할 보물 (1) 23.12.01 41 1 11쪽
55 55 공주와 공주 (3) 23.11.29 44 1 12쪽
54 54 공주와 공주 (2) 23.11.28 49 2 12쪽
53 53 공주와 공주 (1) 23.11.27 52 2 12쪽
52 52 하늘로 이어지는 신세계 23.11.24 56 2 12쪽
51 51 여왕의 나라 (3) 23.11.21 60 2 12쪽
50 50 여왕의 나라 (2) 23.11.15 68 2 11쪽
49 49 여왕의 나라 (1) 23.11.13 66 3 12쪽
48 48 람부르스의 기둥 (2) +2 23.11.12 6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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