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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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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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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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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왕의 판결 (1)

DUMMY

64


왕의 판결 (1(






“저건 커다란 드래곤하트 아닙니까?”


중앙통제실을 수색하던 드워프 친위대 한 명이 발견한 것은 통제실과 연결되어 있는 작은 방이었고, 그 방의 한 가운데에는 이제는 유진에게 익숙해진 커다란 구형의 물체가 놓여 있었다.


“그렇네요.”


와이번인 아이네스의 몸 안에 있던 것이 중형 드래곤하트, 드래곤인 아르지스의 몸에 7개가 들어있던 것이 대형 드래곤하트라고 했다.

지금 유진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아르지스의 몸에서 꺼낸 일곱 개의 드래곤하트보다 더 커 보였다.


“저건 초대형인가?”


금상 위에 대상, 특상이 있듯이 저건 대형 드래곤하트보다 크니까 그런 이름을 붙여줘야 할 것 같았다.


『비슷합니다.

스페이스하트(중) 등록번호 DPok-751C.

현재 여러분이 탑승하고 있는 초공간요새의 동력원입니다.』


“동력원?”


『네, 당신들이 드래곤하트라 부르는 기관도 역시 동력원이죠.』


짐작은 하고 있었다.

중형의 드래곤하트를 대형으로 교체했더니 아이네스의 능력치가 크게 상승한 것.

드래곤하트를 얻은 엘가의 변신.

대형 드래곤하트 일곱 개를 빼앗기고 중형 하나만을 받은 이후 쭈구리가 되어버린 아르지스.

이 모든 것이 드래곤하트의 성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동력원으로서의 기능만 있나?

용이 드래곤하트를 사용해서 장거리 포털을 열 수 있다고 하던데?”


『간단한 마법 서식조차 드래곤하트와 함께 힘이 극대화되죠.』


“그렇군.

그렇다면 용이 아니라 사람도 드래곤하트의 힘을 활용해서 용과 같은 힘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겠지?”


『사람은 용과 달라요.

인간의 선천적인 능력으로는 그런 복잡한 마법 수식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용은 그게 가능한 건가?”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니까요.』


드리페티스의 설명 중에 단어 하나가 유진의 가슴 속에 크게 남았다.


‘만들어진’


용이 만들어진 건가?

지하 도시로 유진과 에이프릴을 이끌었던 비마나도, 람부르스의 기둥이라 불렸던 거대한 세계수도, 그리고 드래곤도 모두 만들어진 건가?


“그러면 누가 만든 거지?”


『죄송합니다.

제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질문입니다.』


스타테이라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온갖 질문에 막힘없이 잘만 대답하던 애가 뭔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는 했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보다는 정말로 자기도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건 그렇고 지금 당장 유진에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


“스페이스하트에게 다른 기능은 없어?”


『어떤 기능을 찾으세요?』


“일곱 개를 모아 오면 소원을 이루어준다던가...”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일곱 개를 모아보세요.』


“저... 폐하.

왜 그렇게 계속 혼잣말을 하고 계십니까?

혹시 피곤하신지요?”


“아, 아니네.

그냥 생각나는 게 좀 있어서.”


잠시 실수를 했다.


유진은 아직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스타테이라의 존재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그녀와의 대화는 항상 소리를 내지 않고 텔레파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스타테이라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비슷한 다른 존재를 만나다보니 방심하고 입을 열어 버렸다.


유진은 잠시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페리언과 드워프들.

섭정을 맡고 있는 페리언이야 처음부터 신뢰하고 있었고 드워프들에 대해서도 상당히 믿음이 생긴 상태였다.


‘그래도 아직은.’


공개를 한다고 해도 지구에서 따라온 그의 한국인 동료들에게 먼저 하는 것이 옳겠지.


“이런 곳이 있었군.

이 섬에 몇 년을 있었는데 몰랐네.”


이때 문을 열고 샤일로가 들어왔다.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지만 지친 표정과 짙게 풍기는 피냄새에서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살아 있었군요.”


“자네 덕이지.

자네가 데려 온 그 와이번이 엄청난 활약을 했네.

그 놈... 아니 그 친구가 없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건 페리몬이나 헬론이었겠지.”


“당신이 우리를 구했으니까요.”


“서로 구해줬으니 비긴 걸로 하세.”


애초에 샤일로가 먼저 유진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시작할 수도 없었던 싸움이었다.

하지만 선장은 굳이 자화자찬을 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유진도 더 이상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해적들은 정리가 되었습니까?”


“이제 거의 다 되었네.

드워프들이 자네를 왕이라고 부르던데 사실인가?

자네 부하들은, 아니 폐하의 신하들은 엄청 유능하더군.

처음 들어가보는 지하 공간을 어찌 그리 잘 비집고 다니든지.

아무튼 해적들은 대부분 소통되었네.

그래서 폐하를 찾아왔네만.”


“편하게 말하세요.

어차피 나는 드워프들의 왕이지.

당신의 왕은 아니니까.”


“그렇게 하지.

아무튼 이제 이 섬은 자네의 것이 된 거 같아.

자네의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 왔네.”


내 섬?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런 공중섬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순식간에 꿈이 이루어지다니.


“정말 꿈★은 이루어지네.”


“네? 폐하, 무슨 말씀이신지.”


“아닐세, 그냥 옛날 유행어야.”


그런데 진짜 내 섬이 맞나?

유진은 잠시 망설였다.


이 섬을 점령했기에 자신의 섬이 되는 거라면 샤일로에게도 지분이 있다.

비록 해적을 물리치는 데는 유진의 신하인 드워프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지만 샤일로에게는 유진과 공주를 구한 공이 있지 않은가?

왕정 체제에서 왕을 구했다는 것은 절대적인 공로였다.


샤일로는 자신의 활약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분을 요구할까?

그런데 공주는 무사히 있겠지?

혹시 에이프릴이 시비를 건다거나 하지는 않겠지?




***




유진이 얼떨결에 드워프들의 왕이 된 것이 일주일쯤 전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들을 섭정인 페리언에게 넘겼기에 자신이 왕이라는 실감을 거의 하지 못했다.


“확실히 내가 왕이라는 게 실감이 나는 순간이군요.”


“당연합니다. 폐하.”


유진의 옆에는 섭정 페리언이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의 군주를 대하는 정중한 태도로 유진에게 조언했다.


“왕은 단순히 남의 위에 서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기에 왕입니다.”


사실 이러한 페리언의 친절한 조언도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유진이 인생관을 형성한 21세기의 지구에는 왕정 국가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왕정 국가들은 헌법으로 통치하는 입헌 군주국가였지,

왕이 정말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전제 군주국은 중동의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유진은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그것도 타인의 생사여탈을.


페리언의 말이 이어졌다.


“남의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두려워서 그 힘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면 바로 그 자가 다음 왕이 될 것입니다.”


지금 유진의 눈앞에 끌려와 있는 것은 원래 이 섬의 주인이었던 해적들이었다.

부두목으로 행동 대장 역할을 했던 헬론은 이미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적들의 총두목이었던 페리몬은 도망가려다 선착장에서 잡혀와서 지금 유진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여러 해적 우두머리와 선장들이 모두 꽁꽁 포박된 채 유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놈들 말고도 조무래기 해적놈들도 지금 지하 감옥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해적들에게 잡혀 온 민간인들, 여자들도 다수 폐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민간인이라고 하는 자들은 직접적으로 칼을 들고 노략질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의 구성은 복잡했다.

해적들과의 친분 때문에, 아니면 은퇴한 전직 해적으로 현역 해적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본래는 양민이었다가 해적에게 납치된 뒤에 여러 이유 때문에 해적 무리에 가담한 자들도 꽤 있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

다수는 해적들에게 강제로 끌려온 여자들이지만 지금 섬에 남아 있는 이들의 상당수는 해적들의 아내나 첩이 되어 그들의 아이를 낳은 여자들도 꽤 있었다.


한 마디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경우가 부지기수라서, 누구는 해적이고 누구는 피해자라고 딱 끊어서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처벌 방식도 문제였다.


유진이 살던 21세기의 대한민국은 형법에서 ‘사형은 교정 시설 안에서 교수하여 집행한다’고 분명히 규정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집행은 하지 않던 나라였다.


‘그러고보니 22세기 대한민국은 사형을 폐지했나?’


그랬기에 유진이 알고 있던 형벌은 기껏해야 징역이나 벌금 정도였다.


그런데 유진이 뛰어들어온 이 세계는 왠만한 범죄에 대한 형벌이 ‘사형’인 세상이었다.

사람의 목숨값에 대한 평가가 지구와 달랐고, 폭력과 살인에 둔감한 세계.


물론 유진도 알고 있었다.

유진이 살았던 원래의 지구도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슷했다는 것을.


그렇기에 이세계(異世界)의 사람들이 특별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물론 사람의 죽음을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자신부터도 숱한 전장에서 적으로 정해진 이들에게 총탄을 날리면서 살아오지 않았나?


그러나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나는 것과 저렇게 무기력하게 포박된 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달랐다.


그러기에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으려 해도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여기서는 해적에 대한 처벌이 어떻습니까?”


“즉시 교수형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선장이건 말단 졸개건 가리지 않고 잡은 즉시 돛대에 목을 매달아서 교수형을 집행하는 것이 만국의 공통된 법입니다.”


이건 지구하고 똑같구나.


“특별한 예외가 있습니까?”


“정보를 빼내야 한다거나, 도시에서 공개 처형을 하기 위해 잠시 살려두는 경우는 있죠.

아니면 전쟁터에서 칼받이로 써먹기 위해 군대에 편입하거나요.”


유진이 경험한 페리언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온화한 인물이다.

하지만 오늘의 페리언은 유진에게 냉철한 결정을 계속해서 촉구했다.


“제가 대신 판결을 할 수도 있겠죠.

섭정이 재판을 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섭정의 재판권을 본래 왕에게 위임받은 것입니다.

바로 앞에 왕이 계신데 제가 대신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저기 드워프들이 보고 있습니다.”


진짜로 주위에는 드워프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유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부담스럽게.


“드워프들의 왕이시여!

자비로우신 왕이시여!”


유진이 뭔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해적 두목 페리몬이 크게 울부짖었다.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많이 얻어터졌으니 얼굴이 모두 피투성이였다.


“살려주십시오!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당신의 칼이 되겠습니다! 아니, 당신의 개가 되겠습니다!

당신을 위해 하늘에서 싸우겠습니다.

드워프들은 땅 밑에서는 잘 싸우겠지만 하늘에서 배를 타고 싸우는 데는 우리 하늘의 건달들이 최고입니다.”


해적 두목 페리몬이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을 섭정 페리언이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해적들을 부하로 편입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아까 말씀드렸잖습니까?

하지만 해적들을 칼받이가 아니라 진짜 부하로 받아들이는 건 해적 선장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지구 역사의 오스만 제국에서는 해적이 바로 해군이었다.

평소에는 해적질을 하다가 술탄이 부르면 달려와서 해군이 되어 싸웠다.


유진의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마음이 초 단위로 바뀌었다.

누군가 옆에서 좀 더 조언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에이프릴이래도 좋고 최창현이라도 좋다.

이래서 왕에게는 항상 측군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러고보니 최창현은 어떻게 된 걸까?


유진이 판결을 내리려하자 유진의 신하들인 페리언과 드워프들은 모두 깊숙이 고개를 숙이면서 왕의 명령을 기다렸다.

신하가 아닌 샤일로 일행도 조용한 태도로 유진의 입을 지켜보았다.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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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4 망국의 준비 23.12.23 28 0 11쪽
73 73 황태자의 야심 23.12.21 26 0 12쪽
72 72 분열하는 귀족들 23.12.20 25 0 11쪽
71 71 여왕의 예언 23.12.19 27 0 12쪽
70 70 황태자, 방문하다. 23.12.18 28 0 11쪽
69 69 커다란 거래 23.12.16 31 0 11쪽
68 68 여왕의 운명 23.12.15 29 0 12쪽
67 67 왕과 공주 (2) 23.12.14 30 0 12쪽
66 66 왕과 공주 (1) 23.12.13 30 0 11쪽
65 65 왕의 판결 (2) 23.12.12 35 0 11쪽
» 64 왕의 판결 (1) 23.12.11 36 0 12쪽
63 63 공중섬의 비밀 (2) 23.12.09 36 0 12쪽
62 62 공중섬의 비밀 (1) 23.12.08 36 0 12쪽
61 61 출동! 강하보병 23.12.07 37 0 11쪽
60 60 하늘의 진짜 주인 23.12.06 40 0 12쪽
59 59 애꾸눈 선장 (2) 23.12.05 34 0 12쪽
58 58 애꾸눈 선장 (1) 23.12.04 34 0 11쪽
57 57 지켜야 할 보물 (2) 23.12.02 41 0 12쪽
56 56 지켜야 할 보물 (1) 23.12.01 41 1 11쪽
55 55 공주와 공주 (3) 23.11.29 44 1 12쪽
54 54 공주와 공주 (2) 23.11.28 49 2 12쪽
53 53 공주와 공주 (1) 23.11.27 52 2 12쪽
52 52 하늘로 이어지는 신세계 23.11.24 56 2 12쪽
51 51 여왕의 나라 (3) 23.11.21 60 2 12쪽
50 50 여왕의 나라 (2) 23.11.15 68 2 11쪽
49 49 여왕의 나라 (1) 23.11.13 66 3 12쪽
48 48 람부르스의 기둥 (2) +2 23.11.12 6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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