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초과몰입러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 최강 대한민국, 한국인만 빼고 다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10,778
추천수 :
196
글자수 :
399,038

작성
23.12.16 07:00
조회
28
추천
0
글자
11쪽

69 커다란 거래

DUMMY

69


커다란 거래






“그렇다면...”


유진은 진심으로 고민했다.


이 결혼을 해야할까?

이렇게 예쁜 여자를 그런 참혹한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구해낼 수 있다면.


생각해보니 레아를 데리고 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차피 애인이나 약혼자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에이프릴 반응이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재벌 회장의 사모님 노릇도 잘할 것 같았다.

아마 세계 최연소 재벌 회장 사모님이 될 텐데...

그러면 욕 좀 먹으려나?

그래도 레아 정도의 미모를 가진 회장 사모님은 본 적이 없었다.

아마 돌아가면 인별g 팔로우 10억은 문제 없으리라.


지구로 못 돌아간다고 해도 괜찮다.

그에게는 지하 도시 아보르가 있었다.

어쨌든 왕비는 만들어줄 수 있다.

재벌 회장 사모님은 못 되어도 왕비라면 괜찮지 않을까?

드워프 도시의 왕과 왕비가 모두 인간이라는 게 좀 이상하기는 하겠지만, 어차피 드워프들은 광산만 열심히 파면 되니까 별로 신경 안쓸거다.

그 전에는 용이 왕이었는데.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레아의 우수에 젖은 저 표정을 보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무슨 망상을 하는 건가...


“아닙니다.”


“아까 이야기는 신경쓰지마세요.

진담이지만, 농담이었으니까.”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한참 진지하게 헛물키고 있었는데.


“제가 벗어난다고 해도 리디아가 있으니까요.

제가 독주를 피한다면 그 잔은 고스란히 동생에게 가게 되어 있어요.

그럴 수는 없죠.”


“만일 동생도 같이 도망간다면?”


리디아도 적당한 남자를 소개시켜줘서 같이 데리고 도망갈까?

누가 좋을까?

최창현은 유진보다 연상이라(백을 뺀 상태에서) 말도 안 되고.

채일우? 아니면 지금 세계수 뿌리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구조대원 중에 젊은 친구?


아니다.

리디아도 발랄하고 예뻤는데.

내가 리디아랑 결혼하고 레아를 다른 사람에게.


다행히 이런 유진의 주체할 수 없는 망상을 레아가 잡아주었다.


“그러면 여왕 폐하에게 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겠죠.

무엇보다 우리가 도망치도록 그들이 허용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

여기 귀족들이 그 정도 악당들이라면.

유진은 그동안 여왕과 공주를 만날 때마다 마주쳤던 시종장과 시종 무관, 그리고 하인들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여왕이나 레아, 리디아 공주가 했던 행동들이 이해가 간다.


안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진이 알스메르 왕실을 위해 충성을 바칠 수는 없다.

그는 국외자일 뿐이고, 무엇보다 자신도 회장이고 왕이었다.

혼자의 몸도 아니고 그를 따르는 부하직원과 신하들도 있다.




유진은 결론을 내렸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공주님.”


들어보자.

그리고 결정을 하면 된다.

만일 그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대가를 줄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오히려 제가 물어보고 싶네요. 유진 공.”


레아는 유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신의 야망은 어디까지인가요?

당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면 이 세계에서 확고하게 자리잡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하실 생각입니까?”


레아의 저 질문은 유진도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계속 던져왔던 질문이었다.

22세기의 지구에서 깨어났을 때,

게이트 밖 이세계에 던져졌을 때,

계속 해왔던 고민.

그리고 얼마 전에 결론을 내렸다.


“둘 다요.

둘 다.

아니 어쩌면 전부를 원합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당신에게 왕국 전체를 드리고 싶습니다.”




***




여덟 척의 비공함이 창공을 날고 있었다.

그 중 한 척은 한 눈에 봐도 호화롭기 그지 없는 최고급의 장식을 한 대형 선박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일곱 척의 하늘배는 중심에 있는 대형 선박을 호위하는 제국의 전투함들이었다.


“이제 이틀 정도만 달리면 알스메르입니다. 황태자 전하.”


알스메르까지의 거리는 아직 2,000 킬로미터가 넘게 남아 있다.

하지만 노련한 뱃사람들은 이미 도시의 냄새를 맡으면서 그 길로 배를 몰고 있었다.


“내일이면 그 잘난 여왕과 두 공주를 볼 수 있겠군.”


“그러하옵니다. 황태자 전하.”


아직 황태자 책봉식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서는 가이에르를 황태자로 부르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여기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제국을 60년 동안 통치해온 강철의 군주 라테안 38세는 이제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에 옥좌에 오를 사람은 지금 그들 앞에 서 있는 저 젊은이이다.


황제를 옆에서 오래 보좌하던 노신(老臣)들은 다들 당연히 제국의 다음 지존은 그들이 밀어준 황제의 장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창공의 앞바람은 뒷바람에 밀리는 법.

기존의 황태자가 폐위당하면서 오랫동안 영화를 누리던 기존 대신들도 대부분 숙청당한 상태였다.

여기 황제의 14 황자 주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대세를 재빨리 읽고 시류에 영합한 인물들이었다.


주변에서는 간신배들이라고 수군거리지만, 그건 못난 자들의 질투일 뿐.

현재 14 황자의 생모에 대한 황제의 총애는 대단하다.

변덕스러운 황제의 총애는 여러 왕비들 사이를 옮겨갔지만 이제는 그것도 마지막이다.

황제는 더 이상은 다른 여자를 안을 기력도 없고, 다른 자식을 볼 에너지도 없다.


무엇보다 지금 모인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14 황자 자신이다.

젊고 야심만만하고 능력이 있었다.

추종자들에게는 최고의 매력이었다.


좀 나이든 신하들은 젊을 때의 라테안 38세를 보는 것 같다고 했고,

아부하기 좋아하는 자들은 성황제 라테안 1세에 빗대었다.


“전하. 소신은 아직도 좀 석연치 않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십니까? 공작.”


오만하기 짝이 없는 14 황자가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현재 황자의 세력 중에 단연 필두에 있는 이바르 공작이었다.

네오-라테안 제국 공신 가문의 후손으로 현재 대단한 세력을 가지고 있는 대귀족이었다.

다소 과장되게 말하면 현재의 14 황자의 세력을 만든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바르 공작을 대하는 황자의 태도는 항상 공손했다.

꼭 사적으로 외삼촌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둘째 공주가 제국 수도에 곧 도착했을 것이고, 우리는 그 공주를 통해 알스메르를 손에 넣으려 했습니다. 전하.”


“그랬죠. 공작.

계획대로라면 그 공주는 돌아가지 못한 채 저의 첩이 되었을 것이고, 왕국에 남은 여왕과 첫째 공주는 의문의 죽음을 당했겠죠.”


알스메르는 2,000년 동안 여왕이 다스리는 나라였다.

그리고 그 밑에서 실제로는 대귀족들이 전횡을 휘두르는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알스메르.

옛날 성황제가 세운 제국의 첫 수도라는 커다란 상징성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몰락하여 작은 도시 하나만 겨우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하지만 주변에 그물망 같은 다양한 게이트가 펼쳐져 있어서 인간들에게 알려져 있는 세계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였고, 그 때문에 크기는 작지만 부유한 나라였다.


“그렇다면 황태자 전하께서는 알스메르를 쉽게 손에 넣으실 수 있었을 겁니다.

도시 하나에 불과하지만 쓸만한 나라죠.

왕실은 존재감이 없지만 나라는 부유하고 천하의 중심에 있는 국가입니다.”


“그렇죠.

그리고 무엇보다 제국의 첫 수도라는 상징성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산입니다.”


이미 알스메르는 오래 전부터 제국의 속국이었고, 황제의 명을 절대 거역할 수 없는 허약한 나라였다.

역대 황제들은 이런 상태에 만족하고 알스메르의 상징성을 건드리지 않았다.


“나는 다를 겁니다. 공작.”


“그러셔야죠.

전하께서는 이제 곧 지존의 자리에 오를 몸.

단순히 라테안 39세로 역사책에 남는 것으로 만족할 분이 아닙니다.

온 세상은 전하의 발 아래 무릎 꿇게 될 것입니다.”


알려져 있는 모든 땅과 모든 종족을 정복한다.

이게 바로 14 황자, 알카트로스의 진짜 야망이었다.

그래서 2,000년 전 성황제 라테안의 업적을 재현한다.

아니 능가할 것이다.


“성황제께서는 인간을 해방시키셨습니다.

하지만 통치하지 않으시고 승천해버리셨죠.

그것이 그 분의 크나 큰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전하는 모든 세상을 자신의 발밑에 복속시킬 것이니 그 분보다 위대한 분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면 치세의 시작부터 다른 사람들을 압도할 업적이 필요했다.

그 첫 시작이 제국의 첫 수도, 알스메르의 완벽한 복속이 될 것인데.


“그런데 그 해적놈들이 끼어들었다는 것이 뭔가 마음에 걸립니다.

물론 원래 하늘은 해적들 천지지요.

하지만 아무리 무도한 해적놈들이라고 해도 제국의 정규 전투함에 덤벼두는 간 큰 해적놈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것도 하필이면 제국 수도로 데려가는 공주를 태운 배라니요.”


“이상하긴 하죠.

그래서 내가 이렇게 직접 가는 게 아닙니까?”


“더 수상한 것은 그렇게 납치된 공주가 금방 다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우리 수도가 아니라 알스메르로요!

어떤 작자가 공주를 구해왔다는데, 그 놈의 정체도 지금 불분명합니다.”


“걱정마십시오. 공작.

그래서 이렇게 일곱 척의 전투함을 함께 데리고 가는 길이니까요.

공작의 말을 들으니 아예 일곱 척이 아니라 칠십 척 정도 데려올 걸 그랬군요.”


“칠십 척을 부를 시간이 없었잖습니까?

그리고 가면 친 제국파 귀족들이 병력을 보탤 것이니 만에 하나라도 불온한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수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전하는 늘 주의하셔야 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공작.”


본래 14 황자의 세력들은 황제의 승인을 얻어 성대하게 황태자 책봉식을 치름으로써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황제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이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비록 황태자는 폐위당하였다고 하지만 아직 숙청당하지 않은 다른 황자들과 황족들의 세력들이 남아 있었고 지방의 호족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일 황제가 책봉식 이전에 갑자기 승하한다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알스메르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옛날 성황제의 권위가 꼭 필요했다.


“아무튼 빨리 가봅시다.

나도 궁금합니다.

과연 여왕과 딸들이 정말 초상화처럼 생겼는지.”


14 황자의 야망을 실은 황실 전용선과 제국 전투함은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력으로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




“나라 전체를 저한테 넘기겠다고요?”


레아 공주가 뭔가 큰 것을 걸거라는 건 생각했다.


그런데 나라 자체를 넘기겠다니?

이건 유진이 생각했던 스케일을 뛰어넘었다.


게다가 그녀가 첫째 공주라고 하지만 여왕은 아니다.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엄마의 나라가 아닌가?


“네, 유진 공.

왜 안 되나요?”


“음...

예전 제가 살던 나라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통째로 이웃 나라에 넘긴 사람들이죠.

을사 5적이라고.”


“저랑 비슷한 분들인가요?”


유진은 레아의 천진한 질문에 뭐라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나라를 넘긴 그 사람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나요?

다들 단죄받고 그 죄값을 치렀나요?”


“아니오. 대체로 잘먹고 잘살다 죽었어요.”


“그렇군요.

그러면 저도 부담이 좀 줄어들겠네요.”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 최강 대한민국, 한국인만 빼고 다 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글을 시작하면서 23.08.29 198 0 -
76 76 엘프녀 23.12.29 54 0 11쪽
75 75 망국의 비즈니스 23.12.28 18 0 12쪽
74 74 망국의 준비 23.12.23 27 0 11쪽
73 73 황태자의 야심 23.12.21 25 0 12쪽
72 72 분열하는 귀족들 23.12.20 25 0 11쪽
71 71 여왕의 예언 23.12.19 26 0 12쪽
70 70 황태자, 방문하다. 23.12.18 25 0 11쪽
» 69 커다란 거래 23.12.16 29 0 11쪽
68 68 여왕의 운명 23.12.15 27 0 12쪽
67 67 왕과 공주 (2) 23.12.14 30 0 12쪽
66 66 왕과 공주 (1) 23.12.13 27 0 11쪽
65 65 왕의 판결 (2) 23.12.12 34 0 11쪽
64 64 왕의 판결 (1) 23.12.11 35 0 12쪽
63 63 공중섬의 비밀 (2) 23.12.09 33 0 12쪽
62 62 공중섬의 비밀 (1) 23.12.08 33 0 12쪽
61 61 출동! 강하보병 23.12.07 36 0 11쪽
60 60 하늘의 진짜 주인 23.12.06 38 0 12쪽
59 59 애꾸눈 선장 (2) 23.12.05 33 0 12쪽
58 58 애꾸눈 선장 (1) 23.12.04 34 0 11쪽
57 57 지켜야 할 보물 (2) 23.12.02 40 0 12쪽
56 56 지켜야 할 보물 (1) 23.12.01 40 1 11쪽
55 55 공주와 공주 (3) 23.11.29 43 1 12쪽
54 54 공주와 공주 (2) 23.11.28 46 2 12쪽
53 53 공주와 공주 (1) 23.11.27 49 2 12쪽
52 52 하늘로 이어지는 신세계 23.11.24 53 2 12쪽
51 51 여왕의 나라 (3) 23.11.21 60 2 12쪽
50 50 여왕의 나라 (2) 23.11.15 68 2 11쪽
49 49 여왕의 나라 (1) 23.11.13 64 3 12쪽
48 48 람부르스의 기둥 (2) +2 23.11.12 62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