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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대한민국, 한국인만 빼고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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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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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9,038

작성
23.11.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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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4 공주와 공주 (2)

DUMMY

54


공주와 공주 (2)






“출항 준비”


“출항 준비이이~~~”


장교의 구령에 수병(?)들이 복창하면서 일제히 자기 위치로 뛰어갔다.

어떤 병사들은 마스트 위로 올라가서 돛을 펼치고, 어떤 병사들은 함수와 함미로 흩어져서 밧줄을 풀었다.


“정말 장관입니다. 회장님.

우리가 진짜로 배를 타고 하늘을 날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러게요. 본부장님.”


최창현은 탐험가답게 연신 싱글거리면서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런데 회장님 표정은 좀 안 좋으시군요.”


직장 상사의 심기를 살피는 것은 사회 생활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지금 유진 일행의 No.2 라고 할 수 있는 최창현이 뒤늦게 회장의 기분을 살피면서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회장님.”




‘지금 걱정이 없으면 더 이상한 거 아니야!!!’


이렇게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그러면 자신의 불안한 마음이 드러날 것 같아서 유진은 입을 다물었다.


“여기 남겨둔 친구들은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최창현도 바보는 아닌지 유진이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닥터 에이프릴이 잘 지휘할 겁니다.

최근 에이프릴 박사는 의사가 아니라 전사라 해도 믿을 정도로 거침없이 일을 잘 수행한 걸요.

그리고 채일우 부장도 그렇고, 다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이니까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게다가 여차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도시로 내려가 버리면 되는데 무슨 걱정이십니까?”


“그렇겠죠?”


유진도 최창현과 비슷한 판단을 했기에 일행을 둘로 나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아 있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게 리더의 사명이다.

갑자기 백년 뒤 세계에 떨어진 유진에게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을 잘 지켜야한다.




***




“회장님, 제국의 수도로 가자고요?”


“네, 본부장님.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제국 수도에는 이세계의 다양한 좌표가 수집된 자료들이 있답니다.

거기 가면 귀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유용한 지식들을 많이 얻을 수 있겠죠.”


“하지만 너무 정치적인 위험이 커지는 거 아닌가요?

우리 입장에서는 알스메르 왕국이나, 네오-라테안 제국이나 어차피 우리랑 상관없는 남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상황이 마치 우리가 알스메르의 편을 들어서 제국에 맞서는 그런 모양새가 디어 가는 거 같습니다.”


그건 그렇다.

게이트를 넘어온 첫날, 지하 구조물의 문을 밀다 에이프릴과 둘이 떨어져서 지하도시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거기서 사람들을 만나고 얼떨결에 용과 싸워서 드래곤하트를 얻고 도시의 왕이 되었다.


그리고 집으로 갈 길을 찾겠다고 지상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공주’를 도와달라니.

이게 무슨 황당무계한 일의 연속인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회장님이 속된 말로 낚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낚였다고요?”


“네, 처음 지상에 나왔을 때 하늘배를 보고 꽂히신 건 이해합니다.

제가 봐도 너무 신기했고, 실제로 우리가 집에 갈 방법을 찾는 데도 유용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하늘을 나는 용이 세 마리 있지만, 그것보다 아예 하늘에 근거지를 만들어서 날아다니면서 정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그렇죠.”


“그래서 하늘배를 구하는 방법을 찾으려다, 이곳에서는 귀족이나 왕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 배를 소유할 수 있다기에 드워프 상단의 소개장을 갖고 여왕을 만나러 가셨잖아요.

저는 거기서부터 뭔가 느낌이 싸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본부장님.”


“일단 거기서 여왕을 만나서 준기사의 작위를 받고 배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건 좋았어요.

거기서 여왕이 회장님보고 둘째 공주님과 제국 수도로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 것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거야 그 아줌마 입장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회장님이 거기 혹했다는 겁니다.

여왕의 미모에 홀린 건 아니실 테고.”


‘아니었나?’


최창현의 지적에 갑자기 뜨끔했다.


“제가 볼 때 회장님이 혹하신 건 여왕이나 공주의 미모가 아니에요.”


가만히 옆에서 듣고 있던 에이프릴이 입을 열었다.


“제가 지켜본 회장님은 미녀에 홀려서 본분을 망각하실 분이 아니에요.

저랑 그 어두운 동굴에서 며칠을 있었는 데도 손 한번 잡지 않으신 분이에요.”


“그건.”


주제가 옆으로 새는 것 같아서 에이프릴의 말을 제지하려 하였다.


“물론 제가 며칠 동안 세수도 못하고 화장도 못해서 그런 거겠죠.

아무튼 제 생각에 회장님이 꽂히신 건 그녀들의 미모가 아니라 ‘예언의 권능’일 거에요.”


“예언이라고요? 박사님.”


“네, 본부장님.

여왕의 혈통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예언의 ‘권능’이 있다면서요.

지구에서라면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코웃음을 치겠지만 여기는 드래곤이 있고 배가 하늘을 나는 세상이에요.

예언 이상의 것이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예언?

갑자기 유진의 머릿속에 있던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찜찜했구나.


“릴로!”


“네, 폐하.”


최근 유진의 일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호칭이 전부 제각각이었다.


“첫째 공주 있잖아. 레아 공주.

그녀에 대해 뭔가 수집한 정보가 있나?”


알스메르 왕가는 여왕과 두 명의 공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유진이 만나보지 못한 유일한 사람이 첫 번째 공주 레아.


“차기 여왕 계승자로 어울리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투명한 성격의 동생과 달리 필요할 때는 남을 이용할 줄도 안다는 평가입니다.”


그렇지, 남을 이용할 줄 안다잖아.


“그러면 제국 도서관에 헤븐스피어의 주요 좌표를 기록한 자료들이 있다는 말이 거짓말일까?

결국 그 정보 때문에 제국 수도행을 승낙한 건데.”


-『그건 아마 사실일 거에요.』


지하의 본체와 연결하는 중계 장치를 설치하고 최근의 자료를 업데이트하느라 한동안 침묵하던 스타테이라가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아주 옛날에는 헤븐스피어의 모든 지역이 다 연결되어 있었다고 해요.

지금은 그 인프라가 대부분 파괴되어 잊혀졌지만 그 흔적들은 남아서 인간들이 사용중이죠.

그 옛날의 자료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그곳이 제국 수도일 확률이 가장 높겠죠.』


‘그러면 네가 거기 가면 지금처럼 쉽게 자료들을 뽑아낼 수 있을까?’


지상으로 올라 온 스타테이라는 며칠 만에 알스메르에 남아 있는 시스템을 찾아서 동기화시키면서 몇천 년의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그건 힘들 거에요.

천년 넘게 방치되었던 알스메르와 달리 제국의 수도는 솜씨 좋은 마법사들이 오랫동안 관리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 그렇다면 설사 첫 번째 공주가 정보를 통해 유진을 낚았더라도 상관없다.




“에이프릴 박사의 말이 맞아요.

나는 그동안 그 ‘예언’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군요.

처음 만난 여왕은 자신을 도와준다면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식으로 미끼를 던졌고, 아직 얼굴도 못 본 첫 번째 공주는 제국 수도에서 이세계(異世界)의 좌표를 구할 수 있다는 정보를 줘서 나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는 사실인 듯 합니다.

그러면 가야죠.

어차피 주문한 배가 만들어지려면 두 달 이상 걸린다고 했으니 그동안 다녀옵시다.”


“두 달이요?

제가 들은 바로는 제대로 된 배를 만들려면 반 년은 잡아야 한다던데요.”


“그렇죠.

하지만 이미 용골이 완성되어 있는 배라면 훨씬 빨리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부픔과 재료도 돈을 아끼지 말고 최대한 빨리 구하라고 했고요.”


“용골이 완성되어 있는 배가 있어요?”


“그런 게 있어요.”


배가 완성되면 아마 다들 깜짝 놀랄 것이다.

한 명만 빼놓고...




***




“회장님, 배가 떠오릅니다!

진짜네요!

하늘은 나는 배는 어릴 때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본 이후 처음입니다.”


일행의 최연장자이며, 유진 그룹의 가장 노련한 탐험가인 최창현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고함을 질렀다.


최창현은 낯선 세계로 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은 듯 했다.

이런 천진난만한 모험심이 있어야 탐험가가 되는 걸까?

며칠 전 회의에서도 본부장으로서 신중한 의견을 내어놓았지만 제국 수도로 가기로 결정하니 막상 가장 좋아하던 사람이 최창현이었다.




공항에 정박해 있던 제국 비공함 ‘칼리시오스’는 호위 비공함 ‘델파이’와 함께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조금 전까지 같은 눈높이에 있던 사람들이 점점 작아지면서 거의 보이지도 않을 크기가 되는 모습은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유진이나 최창현 모두 비행기는 타볼만큼 타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비행기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느린 속도로 수직으로 떠오르는 배는 처음이었다.


“저는 이 거대한 배가 어떻게 이륙할 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둥실 떠오르네요. 회장님.”


“그러게요.

프로펠라나 제트 엔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신기하군요.”




“이륙할 때는 부유 마법을 극대화한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유진과 최창현의 뒤에서 낯선 남자 한 명이 다가왔다.


남자는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늘 하늘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막상 배의 정확한 조함 원리는 잘 모르죠.

두 분은 이런 비공함을 사용하지 않는 세계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직도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유진과 달리 최창현은 활짝 웃으면서 남자에게 대꾸하였다.


“네, 우리 세계에서도 비슷한 게 있어서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하지만 이런 모양의 배는 처음이라서요.

당신은 제국의 군인이신가 보군요.”


“네, 그렇습니다.”


남자는 가볍게 오른손을 들어 가슴을 치면서 예를 표했다.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다스카렌 자작입니다.

제국군의 대위이며, 이 비공함의 차석 항해 장교입니다.”


조금 전에 공주와 함께 탑승했을 때는 안 보이던 얼굴이었다.

공주는 함장의 안내를 받아 내부의 객실에 들어가 있었고, 유진과 최창현은 배가 부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밖에 나와 있었는데 그것이 이 제국 군인의 눈에 띄였나 보다.


“앞으로 제법 오래 같이 항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불편한 게 있으면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지금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실제로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 만족스럽기도 했고, 낯선 사람의 친절은 반갑지 않았다.


“제국의 귀빈이신 알스메르의 공주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두 분은 공주님의 수행원이시니 마땅히 편하게 해드려야죠.”


다스카렌 자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인상도 좋았고 진심으로 두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 여행을 하는 동안 저희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안내를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초행길이니까요.”


“그럼요. 제국 군함에 탑승하셨는데 당연한 일이죠.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양해바랍니다.

아무리 배가 커도 결국 군함이니까요.

군함은 사람을 태우기 위한 배가 아니라 전투를 위한 배니까요.”


그렇다.

애초에 알스메르의 공주가 자기 나라의 배가 아니라 제국의 군함을 타고 간다는 자체가 왕국에서 엄청난 논란이 되었다.


유진은 국외자였기에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시종장과 공주의 시종 무관을 통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는 듣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호의를 갖고 있는 이 군인 아저씨에게 ‘왜 공주님을 왕실 전용선이 아닌 이런 못생긴 전투함에 태우냐’고 따질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이 날렵한 전투함은 유진의 마음에 쏙 들었다.


“순항 고도까지 올라가면 본격적인 항행을 시작할 겁니다.

이틀 정도 항행을 하면 첫 번째 게이트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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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 황태자, 방문하다. 23.12.18 25 0 11쪽
69 69 커다란 거래 23.12.16 28 0 11쪽
68 68 여왕의 운명 23.12.15 27 0 12쪽
67 67 왕과 공주 (2) 23.12.14 30 0 12쪽
66 66 왕과 공주 (1) 23.12.13 27 0 11쪽
65 65 왕의 판결 (2) 23.12.12 34 0 11쪽
64 64 왕의 판결 (1) 23.12.11 35 0 12쪽
63 63 공중섬의 비밀 (2) 23.12.09 33 0 12쪽
62 62 공중섬의 비밀 (1) 23.12.08 33 0 12쪽
61 61 출동! 강하보병 23.12.07 36 0 11쪽
60 60 하늘의 진짜 주인 23.12.06 38 0 12쪽
59 59 애꾸눈 선장 (2) 23.12.05 33 0 12쪽
58 58 애꾸눈 선장 (1) 23.12.04 34 0 11쪽
57 57 지켜야 할 보물 (2) 23.12.02 40 0 12쪽
56 56 지켜야 할 보물 (1) 23.12.01 40 1 11쪽
55 55 공주와 공주 (3) 23.11.29 42 1 12쪽
» 54 공주와 공주 (2) 23.11.28 46 2 12쪽
53 53 공주와 공주 (1) 23.11.27 48 2 12쪽
52 52 하늘로 이어지는 신세계 23.11.24 53 2 12쪽
51 51 여왕의 나라 (3) 23.11.21 60 2 12쪽
50 50 여왕의 나라 (2) 23.11.15 67 2 11쪽
49 49 여왕의 나라 (1) 23.11.13 64 3 12쪽
48 48 람부르스의 기둥 (2) +2 23.11.12 6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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