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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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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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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1 여왕의 나라 (3)

DUMMY

51


여왕의 나라 (3)






“어서오세요. 회장님.”


“어서오십시오. 폐하.”


유진이 돌아오자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를 맞이했다.


“본부장님.

정리는 잘 되어 갑니까?”


“네, 회장님.

보시다시피요.

공간은 굉장히 넓은 편입니다.”




자연스럽게 유진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회의를 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원래 유진의 주위에 있는 이들은 에이프릴과 최창현을 중심으로 한 지구인들이었다.


유진, 에이프릴, 최창현, 그리고 채일우를 비롯한 구조팀 7명.

이렇게 10명의 지구인이 유진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유진을 자신들의 회장으로 인정하면서 최선을 다해 그를 돕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유진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유진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그룹이 이들에게 꼬박꼬박 월급을 지불하고 있겠지?’


만일 몇 달, 몇 년 동안 지구에 돌아가지 못하고 여기에 자리잡고 살아야만 한다면,

이들과 유진의 관계는 다시 재정립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유진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이들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이세계(異世界)에서 생긴 인연이 있다.

일단 가장 가까운 존재는 이오와 아스파샤.

물론 그들의 후견인이라 할 수 있는 페리언이 있지만, 그는 지하 도시에 남아 있다.




여기에 유진이 지하 도시의 왕이 되면서 생긴 신하들도 있었다.

에이프릴 같은 지구인들은 유진에게 부하직원일 뿐, 신하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오나 아스파샤는 아직은 우연히 알게 된 지인 정도의 느낌이었다.

물론 드래곤과의 전쟁이라는 경험을 하면서 그들과 유대감이 높아졌지만 아직은 서로 편한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드워프들의 도시인 ‘아보르’의 거주민들은 분명히 유진의 신하들이었다.

도시를 정복했던 드래곤 아르지스가 스스로 왕을 칭했던 일이 원인이 되어 얼떨결에 유진이 드워프들의 왕이 되었지만, 어쨌던 왕은 왕이고 신하는 신하였다.

물론 신하라고 하지만 아직 그들의 충성심은 전혀 믿을 수 없었다.

귀족들을 비롯한 도시의 모든 주민들의 충성 서약을 받았지만 아직은 지구인들과 맺은 근로 계약 만큼의 신뢰도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릴로는 믿을만 한 거 같은데...’


유진이 처음 접촉한 드워프는 지하 도시의 병사들과 원로원 의원들이었지만 그나마 오래 접촉하고 대화한 사람은 드워프 여행가 릴로였다.

함께 한 시간은 며칠에 불과했지만 아직까지는 수완도 좋았고 성실했다.

일행이 도착한 도시가 알스메르라는 것을 알아낸 것도 릴로이고, 도시에 있는 드워프 상인 회관과 접촉해서 여왕을 알현할 수 있는 추천장을 받아온 것도 그였다.

지금 현재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드워프였다.

하지만 완전히 릴로를 신뢰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리라.




“너희들도 이리 와.”


유진은 구석에 쭈뼛거리며 서 있는 세 사람은 불러서 옆에 앉도록 했다.

그룹 중에 가장 이질적인 멤버들은 이 세 사람이었다.


‘세 사람? 사람이 맞나?’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 셋이었다.

아이네스.

아르지스.

엘가.

이들은 사람이 아닌 드래곤들이지만 지금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십대 소년의 모습, 둘은 성인 여성의 모습.


아이네스는 처음부터 유진의 편이었고, 그와 함께 아르지스에 맞서 싸웠다.

그래서 이제는 웬만한 지구인들보다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아르지스.

그녀는 종속의 마법에 의해 유진에게 절대 복종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만일 그녀가 맹세를 어기고 유진에게 반역을 한다면 계약에 사용되었던 여덟 개의 드래곤하트가 응징할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유진의 노예나 마찬가지였기에 유진은 아르지스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너는 왜 안 떠나지?”


여기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존재는 바로 엘가였다.


“이제 지상에 나왔잖아.

너, 지하에 있는 건 더 이상 싫다면서.

이제 드래곤하트도 하나 있겠다, 당당한 용이잖아.

왜 안 떠나는 거야?”


설마 돈이 없어서 못 떠나는 건 아니겠지?

부유한 드워프 도시의 왕이 된 유진은 필요하다면 엘가에게 줄 귀금속 정도는 잔뜩 갖고 있었다.

원하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

도대체 쟤가 아직도 유진 일행 곁에 머무르는 이유가 뭘까?

엘가는 처음 지하에서 마주친 순간부터 미스테리한 존재였다.

처음부터 적대적이었던 아르지스보다 더 애매한 존재.


유진 입장에서 가장 찜찜한 존재는 엘가였다.

한번도 자신에게 적대적인 입장을 취한 적이 없었지만, 부하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내가 여기 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그렇지. 엘가.

그러니까 가고 싶은 데로 가라니까.”


“하지만 가고 싶은 데도 없다.”


그래, 그렇다면 뭐...

놔둬도 별 일은 없겠지.


유진은 엘가에게 관심을 접기로 하고 최창현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여기서는 그가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이었다.

탐험가였지만, 유진 그룹의 본부장 답게 전체를 보는 시야와 조직력도 갖추고 있었다.


‘남강민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여기에 그의 비서실장인 남강민이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든든했겠지만 할 수 없었다.




“조사 결과는 어떻습니까?”


지금 유진 일행에게 가장 급한 건 그들이 머무르는 이 공간을 파악하는 일이었다.


“세계수의 뿌리라는데, 지상에 노출된 부분은 극히 적습니다.

자연스럽게 위장이 된 셈이라서 우리가 근거지로 삼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공간도 넓고요.

지금 있는 인원의 몇 백 배도 수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량의 물자도요.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참 재미있는 곳입니다.”


유진 일행이 ‘람부르스의 기둥’ 안을 이동해서 올라와보니 본 광경은 어느 숲 속이었다.

지하 광장에서 올라온 기둥은 지상까지 수십 킬로미터 넘게 뻗어있었고, 그 끝은 숲 속에 가려진 구조물이었다.

그 구조물의 내부는 굉장히 다양한 여러 개의 방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일행은 이러한 내부를 자신들의 근거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머무를 곳을 따로 구할 필요가 없어 다행이네요.

지하 도시에 있던 곳보다는 훨씬 밝고 환경도 좋습니다. 회장님.”


숲을 나와 조금만 이동하면 알스메르의 시가지가 나왔다.

필요하면 도시 안에 숙소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위험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든든한 근거지를 사용할 수 있어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조사해보면 볼수록 신기한 구조물이에요.

마치 거대한 빌딩 안 같습니다.”


“원래는 저 하늘끝까지 뻗어 있었다면서요.

아쉬워요. 이세계의 하늘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는데요.”


“그러면 호기심은 충족되었지만, 이렇게 지상까지만 연결되어 있는 게 우리가 활용하기 좋은 거죠.

하늘까지 뻗어 있어서 뭐하겠습니까?”


“정말 신기합니다. 회장님.

지구의 전문가들은 이세계(異世界)가 지적 생명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지구의 중생대나 신생대 초기 정도의 모습으로 상상했었잖아요.

그런데 언제인지 알 수도 없는 과거에 지하에서 지상까지 이런 거대한 구조물이 뻗어 있었다니.

그러면 지구보다 이 곳의 과학 수준이 훨씬 뛰어난 거 아닌가요?

어쩌면 세계수라는 건 우주 공간까지 뻗어 있는 궤도 엘리베이터 같은 게 아니었을까요?

일단 우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나온 셈이잖아요.”




실은 유진도 최창현과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급한 일이 있었다.


“‘람부르스의 기둥’인지 세계수인지는 몰라도 그 비밀은 천천히 풀도록 하죠.

그것보다 ‘아보르’와 연락은 잘 되고 있나요?”


유진이 페리언을 섭정에 임명하고 지하 도시를 떠난 뒤에는 한동안 돌아갈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래서 아스파샤도 할아버지 페리언과 눈물을 흘리면서 작별을 했었다.

하지만 람부르스의 기둥 내부를 통해 지상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고,

온 것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다시 지하로 이동이 가능했다.

결국 한 시간 거리로 여행을 온 셈이 된 것이다.


“네, 우리가 탄 이동하는 방, 앞으로 그냥 엘리베이터라고 부르겠습니다.

그것을 활용해서 연락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말씀대로 회장님 외에 아르지스와 엘가가 운용이 가능하더군요.

신기합니다.

정말 드래곤하트의 힘일까요?”


“현재로서는 그렇게 봐야겠죠.

그러면 ‘아보르’는 지하 어느 정도의 깊이에 있는 거죠?”


“정확히 측정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초고층 빌딩에서 사용하는 고속 엘리베이터가 초당 10미터 정도 움직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 시간 정도 이동했으니 36,000미터.

36km 정도 깊이라고 보아야 할 텐데, 정확한 이동 속도를 모르니 아직은 알 수 없죠.”


지상에서 36km 정도의 깊이에 지하 도시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이세계의 스케일을 생각하면 지하 360km라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최창현과 에이프릴, 채일우, 그리고 릴로가 돌아가면서 자신들이 맡은 일에 대해 보고했다.

이제 유진이 얘기할 차례였다.


“일단 여왕을 만난 목적은 이루었습니다.

여왕은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준기사」 작위를 주겠다더군요.”


“네? 준기사?

그건 뭐예요? 회장님.”


“그러게요. ‘준남작’은 들어봤는데, 준기사 작위는 처음 들어봅니다.”


“용어의 차이가 있겠죠.

임시 작위인데, 귀족의 말단 비슷한 건가 봐요.”


“그러면 그 작위를 받으면 ‘하늘배’를 소유할 수 있는 겁니까?

애초에 우리가 여왕을 만나려고 했던 게 그것 때문이잖아요.”


“네. 그렇다네요.

대단한 작위는 아니지만 귀족 흉내는 대충 낼 수 있나봐요.

그러면 당연히 하늘배를 가질 수 있죠.”


“그런데 웬 작위예요? 회장님.

원래 회장님은 단순히 하늘배를 구입할 수 있는 허가를 부탁하려고 가신 건데 작위를 준다고요?

지구에서는 대개 무슨 공이 있어야 작위를 주는 거 아닌가요?

영국에는 유명한 가수나 운동 선수도 작위를 받고 그러던데.

여왕 앞에서 지구의 히트송이라도 부르고 오셨어요?”


에이프릴은 뭔가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공짜는 아니었죠.

여왕이 나에게 부탁한 것이 있어요.

어쩌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네요.

배 한 척 사려고 했던 게 이상하게 흘러가네요.”


“뭡니까? 회장님.

설마 또 용과 싸우라는 건 아니죠?”


최창현이 진짜 용 셋을 옆눈으로 보면서 유진에게 물었다.


“용보다 훨씬 강할 지도 모릅니다.”




***




“현재 살 수 있는 마땅한 매물이 없습니다.

그래도 꼭 필요하시면 제가 대리인을 통해 수배해 보겠습니다.

귀족님들 중에서 값만 맞다면 하늘배를 팔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소?”


“전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제국이 대량의 함선을 징발 중이라 배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겨우겨우 배를 구한다고 해도 기사님이 원하시는 좋은 배를 구하기는 힘드실 겁니다.”


앞에 있는 상인은 유진에게 굽신거리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유진은 드워프 상단과 거래하는 외국 상인으로서 왕국에 와 있다.

결국 유진도 상인이고, 앞에 있는 중개상도 상인인데 그는 엄청나게 저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게 「준기사」라는 작위 때문인지 아니면 유진이 돈 좀 있어 보이는 고객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아... 그러면 곤란한데.”


공급 과잉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온 유진은 돈과 허가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물건을 구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안 되는구나.


“저... 기사님. 그러시면.”


실망한 유진의 표정을 본 하늘배 중개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 아예 배를 처음부터 만드는 건 어떻습니까?

용골은 구하기 힘들지만, 일반적인 용목은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아예 새로운 배를 만들자고?”


조선 강국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온 유진에게는 충분히 흥미를 끌만한 제안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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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3 황태자의 야심 23.12.21 27 0 12쪽
72 72 분열하는 귀족들 23.12.20 26 0 11쪽
71 71 여왕의 예언 23.12.19 27 0 12쪽
70 70 황태자, 방문하다. 23.12.18 28 0 11쪽
69 69 커다란 거래 23.12.16 31 0 11쪽
68 68 여왕의 운명 23.12.15 29 0 12쪽
67 67 왕과 공주 (2) 23.12.14 30 0 12쪽
66 66 왕과 공주 (1) 23.12.13 30 0 11쪽
65 65 왕의 판결 (2) 23.12.12 35 0 11쪽
64 64 왕의 판결 (1) 23.12.11 36 0 12쪽
63 63 공중섬의 비밀 (2) 23.12.09 36 0 12쪽
62 62 공중섬의 비밀 (1) 23.12.08 36 0 12쪽
61 61 출동! 강하보병 23.12.07 37 0 11쪽
60 60 하늘의 진짜 주인 23.12.06 40 0 12쪽
59 59 애꾸눈 선장 (2) 23.12.05 34 0 12쪽
58 58 애꾸눈 선장 (1) 23.12.04 35 0 11쪽
57 57 지켜야 할 보물 (2) 23.12.02 41 0 12쪽
56 56 지켜야 할 보물 (1) 23.12.01 41 1 11쪽
55 55 공주와 공주 (3) 23.11.29 44 1 12쪽
54 54 공주와 공주 (2) 23.11.28 49 2 12쪽
53 53 공주와 공주 (1) 23.11.27 52 2 12쪽
52 52 하늘로 이어지는 신세계 23.11.24 56 2 12쪽
» 51 여왕의 나라 (3) 23.11.21 61 2 12쪽
50 50 여왕의 나라 (2) 23.11.15 68 2 11쪽
49 49 여왕의 나라 (1) 23.11.13 66 3 12쪽
48 48 람부르스의 기둥 (2) +2 23.11.12 6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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