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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몰입러
작품등록일 :
2023.08.25 13:31
최근연재일 :
2023.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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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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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왕과 공주 (1)

DUMMY

66


왕과 공주 (1)






“지금 이 시간에도 제국 수도를 향해 날아가고 계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회장님이나 공주님과 함께라면 당연히 그랬겠죠.

하지만 해적이 나타난 이후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최창현의 설명에 따르면 공주를 납치하자마자 해적들은 순식간에 물러났다고 한다.


“역시 놈들의 목표는 공주였습니다. 회장님.”


“그랬을 겁니다. 가장 비싼 물건이잖아요.”


공주가 있었으면 기분 나쁠 단어였겠지만 어쨌든 공주가 가장 가치있는 약탈물이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고 아마도 처음부터 공주를 노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아마 공주가 그 비공함을 타고 간다는 정보를 준 존재가 있었겠지?


“해적들이 공주를 납치해 간 이후 제국군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본래 비공함은 제국의 수도를 향해 며칠 동안 수 개의 게이트를 통과해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주가 납치되는 바람에 그런 일정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제국 수도에 연락하는 것도 최소한 일주일 이상 걸릴 줄 알았습니다.

옛날 지구에서도 대항해 시대에 유럽 본국과 인도나 중국 사이에서 연락이 오고가려면 몇 달이나 몇 년씩 걸렸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이세계(異世界)를 얕보았습니다.

지구의 고대나 중세 수준의 과학 지식을 갖고 있지는 이들의 마법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걸 항상 명심해야 될 거 같습니다.”


최창현의 설명에 따르면 제국은 비상 사태에서 비공함이 몇 달을 항해할 거리를 단번에 뛰어넘어 연결해주는 마법 아이템들을 보여하고 있었다.

다만 그 아이템이 워낙 희귀하고 고가라서 평소에는 거의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종속국 공주의 납치는 초비상 상태.

단번에 제국 수도까지 연결이 되었고, 수도의 해군 지휘부는 최고 속도로 다시 알스메르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해군력을 동원해서 공주가 피납된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다 공주가 무사히 알스메르에 돌아왔다는 걸 제국도 알게 된 거죠.”


제국이 수십 척의 비공함을 풀어서 그 망망대해를 수색했다면 과연 공중섬을 찾을 수 있었을까?

글쎄...


“그래서 본부장님이 무사히 돌아온 거군요.

제국 군함 칼리시오스도 왔겠군요.

혼자 그 배를 계속 타고다니셨으니 하늘배에 꽤 익숙해지셨겠군요.

제국군 중에 친해진 사람들도 있습니까?”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있죠.

그런데 다들 표정이 말이 아니던데요.”


군인이 해적에게 공주를 빼앗겼으니 그 분위기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지구 같았으면 아마 군함의 주요 장교들은 군사 재판에 회부되었을 것이다.

여기는 어떠려나?

유진이 경험한 이 세상은 바로 그 자리에서 책임자를 참수해도 이상하지 않은 세계였다.


“그래도 공주가 다시 돌아왔으니 좀 낫겠군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지금 알스메르에 제국군 전투함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흉흉합니다.”


“제국군이요?”


해적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출해서 한숨 돌렸다 싶었는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지금 네오-라테안 제국은 유진이 알고 있는 세계에서는 최강의 국가였다.

예전 21세기에 유진이 본 어느 스페이스 오페라에 나오는 은하 제국만큼의 포지션을 차지하는 강대한 국가였다.

그들의 이목이 온통 알스메르로 쏠리고 있단다.


유진은 제국과 알스메르 사이의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그의 첫 번째 목표는 무사히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 다음은 왕위를 얻은 지하 도시를 무사히 지키면서 번영시키는 것이었다.


“본부장님.

제국군이 오면 지금 우리 근거지가 발각될까요?

그 자들이 세계수의 뿌리가 드워프들의 지하 도시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면, 그냥 지도에 한 줄 적어넣고 말 거 같지는 않은데요.”


“글쎄요. 여기 세계수의 뿌리에 대해 알고 있는 알스메르 인이 있나요?”


딱 한 사람 있다. 리디아 공주.

그리고 그녀는 공중섬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일단 리디아를 만나봐야겠군요.”


“참, 그러고보니 제가 깜빡했습니다.”


최창현을 가방을 뒤지더니 뭔가 커다란 봉투를 꺼냈다.


“받으십시오. 회장님.”


“뭡니까? 이게.”


“초청장입니다.”


“초청장이요? 도대체 누가?”


“원래는 그쪽에서 사절을 보내 정중하게 초청해야 하는데 경황이 없다면서 양해를 구하더군요.

레아 공주의 초청장입니다.”


레아 공주?


“첫째 공주잖아요. 회장님!

왕국의 왕위 계승자.”


에이프릴이 끼어들었다.


“어떡해요, 회장님.

공주가 두 사람이네요.

공주들이 회장님을 찾으시니 좋으시겠어요.

회장님은 지구에서 공주님을 만나보신 적이 있나요?”


“공주병 걸린 여자들은 몇 명 만났었는데.”


“그런 공주 말고, 이 사람들은 진짜 공주잖아요.”


그러게.

진짜 공주들은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




“공주님을 상대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접견실 앞에서 만난 시종 무관은 꽤 깐깐했다.


“부담스러우시죠?

부담을 느끼시면 됩니다.

그렇게 부담스럽게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이방인이니 왕실 예법은 잘 모를 테고,

그냥 무조건 고개를 숙이고 공주님 말씀에 네네 하고 대답하면 됩니다.

어차피 공주님이 뭐라고 얘기하건 그대로 되는 일은 없을 거니까.”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

첫 공주의 시종무관이면 그녀와 지극히 가까운 사람일 텐데 그의 말투는 오히려 공주를 무시하는 듯 했다.


‘이놈, 귀족파구나.’


이제 유진도 알스메르 왕국의 권력 구도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똑같이 시종무관이라 해도 둘째 공주인 리디아의 시종무관인 바트로 남작은 공주에 대해 상당히 동정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앞에 있는 폰트라트 대령이란 놈은 자신이 모시는 공주에 대해 아무 힘도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


대령이라고만 소개한 걸 보면 작위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서 더 귀족파인가?


아무튼 저기 접견실의 문이 열리면 알게 될 일이었다.


“입장하셔도 좋다고 공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때마침 문이 열리고, 공주의 시종이 나왔다.


“들어갑시다.”


폰트라트 대령은 오만한 표정으로 유진 앞에 섰다.


“대령님.”


“왜 그러나?”


“대령님은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시종이 대령의 앞을 막아섰다.


“무슨 소리인가?”


“잡인(雜人)은 들이지 말고 유진 공만 들어오시라는 공주님의 말씀이 계셨습니다.”


“잡인?”


잡인 대령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공주님, 지금 저보고 잡인이라고 하셨습니까?”


진짜 이 왕궁은 막나가는 곳이구나.

공주를 수행하고 지켜야 할 시종무관이 공주에게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라크레티아 여왕의 시종장 트레랑 백작.

리디아 공주의 시종무관 바트로 남작.

여왕과 공주가 이들을 조심하는 건 느껴졌지만 이 정도 매운 맛은 아니었다.


이때 접견실 안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령.

내가 말하는 잡인은 대령이 아니라

내 말을 여기저기 옮기고 거기다 덧붙여서 악의로 왜곡하는 그런 개자식들을 말하는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어머니와 동생을 닮은 듯 하면서도 그들보다 훨씬 단호하게 들렸다.


“그러니까 죄없는 시종에게 화내지 말고 돌아가세요.

얼른 줄을 대고 있는 귀족들한테 가서 보고를 하고 대책회의에 참석해야 되지 않겠어요?

어차피 도청 방지 마법을 쓸 테니까, 여기서 미적거려봤자 들을 이야기도 없을 거예요.”


우와.

아무리 봐도 안에서 말하는 사람은 레아 공주인데, 그녀의 말은 정말 신랄하게 그지없었다.


유진은 어머니인 여왕도 만나보았고, 동생인 리디아도 만나보았으니 이 집안 사람들은 대부분 만나본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왕은 조심스럽고 노회했으며, 리디아는 아예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공주는...


‘얼른 얼굴을 보고 싶다.’


유진의 이런 마음이 통했는지 폰트라트 대령은 얼굴이 시뻘개진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유진은 접견실로 몇 걸음 걸어 들어가면서 레아 공주를 볼 수 있었다.


접견실은 그리 크지 않았다.

처음 여왕을 만난 전용 접견실보다는 당연히 작았고, 리디아의 접견실 보다도 좁은 것 같았다.


하지만 좁은 만큼 공주와의 거리는 누구보다 가까웠다.


!


엄마와 동생을 떠올릴 때, 공주의 미모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주는 다른 가족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의 사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반갑습니다. 공주 전하.”


“저도 반가워요. 유진 공.”


그녀는 손짓으로 시종을 내어 보냈다.


“아니면 폐하라고 불러드릴까요?

지하 도시 아보르의 국왕 폐하이시며 드워프들의 왕이시여!”


얼음으로 빚은 듯한 공주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폐하.”


“무슨 걱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공주 전하.”


“드워프의 왕인 걸 숨기시고 싶으신 것 아닌가요?”


“그게...”


레아 공주의 말은 항상 핵심을 찔렀다.


“처음에 와서 소개를 하실 때 그냥 이방인이라고만 말씀하셨다면서요.

그래서 짐작한 것 뿐입니다.”


“아주 작은 나라일 뿐입니다.

왕을 칭할 정도의 규모도 아닌 도시입니다.”


그건 그랬다.

원래 왕을 칭하던 나라가 아니라 과거에 번성하던 드워프 왕국의 한 도시에 불과했다.

그랬는데 도시를 점령한 아르지스가 왕이라고 참칭(僭稱)했고, 그것이 유진에게까지 이어진 것이다.


“어차피 모든 왕위는 참칭이죠.

왕의 자격을 누가 정할 수 있겠습니까?”


레아 공주의 사고방식은 여기의 보통 사람들과는 좀 이질적이었다.

오히려 현대의 지구인에 가깝다고 할까?


“공주님의 견해는 놀랍군요.

왕위는 원래 하늘에서 신이 내려주는 것 아닌가요?”


“유진 공도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멀리서 오셨다고 들었는데 유진 공의 원래 세계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여기서도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죠.

왕의 자리는 신이 주시는 거라고.”


유진의 동네, 지구에도 당연히 그런 사람이 있었다.

왕권신수설이라고...

21세기에도 그런 소리를 하는 자들이 있기는 있었다.


“제가 살던 곳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죠.

하지만 유행이 바뀌어서 요즘은 왕의 자리는 사람들이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거라는 주장이 대세입니다.”


“차라리 그게 합리적이네요.

신이 왜 왕위를 줘요? 차라리 드래곤이 준다고 하는 게 낫겠네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유진은 진심으로 놀랐다.

알스메르의 여왕에게는 예언의 권능이 내려온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보이는 후계자의 권능은 초대 성녀에 맞먹을 정도로 크다고 했는데, 혹시?


“뭐가요?”


“제 왕위를 준 것이 드래곤이라는 것을요?”


정확하게는 드래곤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뺏었다.

그러고보니 아르지스는 뭐하고 있으려나?

여전히 열심히 공중섬과 세계수 뿌리 사이에 포털을 유지하고 있겠지?


“호호. 농담이에요.

유진 공은 농담을 상당히 좋아하시는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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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3 황태자의 야심 23.12.21 26 0 12쪽
72 72 분열하는 귀족들 23.12.20 25 0 11쪽
71 71 여왕의 예언 23.12.19 27 0 12쪽
70 70 황태자, 방문하다. 23.12.18 28 0 11쪽
69 69 커다란 거래 23.12.16 31 0 11쪽
68 68 여왕의 운명 23.12.15 29 0 12쪽
67 67 왕과 공주 (2) 23.12.14 30 0 12쪽
» 66 왕과 공주 (1) 23.12.13 30 0 11쪽
65 65 왕의 판결 (2) 23.12.12 35 0 11쪽
64 64 왕의 판결 (1) 23.12.11 35 0 12쪽
63 63 공중섬의 비밀 (2) 23.12.09 36 0 12쪽
62 62 공중섬의 비밀 (1) 23.12.08 36 0 12쪽
61 61 출동! 강하보병 23.12.07 37 0 11쪽
60 60 하늘의 진짜 주인 23.12.06 40 0 12쪽
59 59 애꾸눈 선장 (2) 23.12.05 34 0 12쪽
58 58 애꾸눈 선장 (1) 23.12.04 34 0 11쪽
57 57 지켜야 할 보물 (2) 23.12.02 41 0 12쪽
56 56 지켜야 할 보물 (1) 23.12.01 41 1 11쪽
55 55 공주와 공주 (3) 23.11.29 44 1 12쪽
54 54 공주와 공주 (2) 23.11.28 49 2 12쪽
53 53 공주와 공주 (1) 23.11.27 52 2 12쪽
52 52 하늘로 이어지는 신세계 23.11.24 56 2 12쪽
51 51 여왕의 나라 (3) 23.11.21 60 2 12쪽
50 50 여왕의 나라 (2) 23.11.15 68 2 11쪽
49 49 여왕의 나라 (1) 23.11.13 66 3 12쪽
48 48 람부르스의 기둥 (2) +2 23.11.12 6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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