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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白衣帝國) 2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2inro
작품등록일 :
2017.02.21 19:12
최근연재일 :
2017.05.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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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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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외전4 - 참교육(1)

DUMMY

백의제국 2 . 외전4 - 참교육(1)




제국 24년(1919년) 8월 30일 오전 10시 대한제국 수도 서울 경복궁



날이 더워 가벼운 생활 한복을 입은 황제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제국 정보원 국장과 단 둘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에 독일 지부 쪽으로 5천만원(200억원) 송금 했습니다. 전액 전쟁 배상금으로 사용될 예정 입니다."


독일은 역사대로 패전했다. 다만 오스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독일 제국 모두 대한제국으로부터 무기 지원, 물자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오스만은 원역사보다 1달 늦게, 오-헝 제국은 2주 늦게, 독일은 1달 늦은 12월 11일에 항복했다. 그러다보니 원역사보다 더 많은 배상금을 물게 되었다. 하지만 협상을 한 각 국의 불만이 사라지지 않았다. 독일과 맺은 조약과 독일에 메긴 배상금으로는 훗날 독일의 부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은 역사대로 진행 되었다. 황제는 미래를 알고 있기에 훗날 독일이 '왜 도와주지 않았어?'라고 하며 일본과 손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구조금 조달을 명령했다. 이 사실은 오직 제국 정보원, 기획 재정부 장관, 황제, 그리고 바이마르 공화국의 대통령인 프레드리히 에베레트만 알고 있다.


"황제 폐하!"


작년에 외교 통상부 장관이 된 이범진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그를 부르며 근정전에 들어왔다. 대화를 하고 있던 황제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그를 환영했다.


"여어! 왔는가! 오늘은 신호가 잘 뚫렸나보오?"


"아무래도 오늘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 징조로서는 오늘 아침 복드 칸국과의 동맹 결성일이 확정 되었다는 것이지요!"


복드 칸국은 몽골을 부르는 말이었다. 사실상 독립국이라고 볼 수 있는 복드 칸국은 비록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모든 면에서 형편 없지만 대한제국의 국경 중 일부를 안전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수 차례 언급 되면서 외교 통상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동맹을 요구해왔다. 복드 칸국에서는 자국에 대한 지원을 조건으로 하여 오늘 자로 동맹 결성일에 대해 확답을 내렸다.


"오오! 그런가? 언제라고 했소?"


"9월 18일 입니다."


황제는 허허 웃으며 외교 통상부의 노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곧이어 아침 회의를 위해 몇몇 장관들과 황태자가 모였다. 황제는 참석해야 할 모든 인원이 모이자 본격적으로 아침 회의를 시작했다.


"오늘은 아침도 덥구려. 오늘은 밖에서 너무 뛰어다니지 말게.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네. 어... 우선 조금 안 좋은 소식으로 시작하겠네."


안 좋은 소식이라고 하길래 그들은 '설마 러시아 난민과 관련된 이야기인가?'라고 생각 했다. 황제는 용좌 옆에 있는 원형 상 위에 있던 도표를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도표가 잘 보이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


"이 도표는 국방부 장관께서 보내준 것이네. 도표 제목은 '최근 2년 동안 한-러 국경에서 있었던 충돌 횟수'이고, 밑에는 그래프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내전이 시작되고 2~3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국경에서의 마찰은 급격히 증가했네. 아무래도 주요 백군 장군들이 서부 전선으로 이동하니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백군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 되어서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보네. 이에 대해 그대들의 의견과 해결 방안을 묻고자 하네."


"놈들의 본거지를 박살내야만 합니다."


황태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가장 먼저 대답했다. 같은 의견을 말하려던 국방부 장관은 미세하게 열렸던 입술을 붙였다. 황제는 황태제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지금 폐하께서는 저희들에게 한가지 말씀해주시지 않으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충돌 횟수가 가장 높은 지역 입니다. 제가 따로 조사해 본 바에 의하면 블라고베셴스크와 접한 지역에서 충돌 횟수가 타지역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충돌 시기도 약간 규칙적인 것을 보아하면 이 충돌을 야기하는 백군 장군 혹은 고위 장교가 있음이 틀림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전 국경 지역에 있는 백군 군부대를 폭격하되, 블라고베셴스크에는 단순히 폭격 및 포격 뿐만 아니라 군대를 보내야 합니다."


"군대까지 보내면 그게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범진 장관이 질문했다.


"어차피 지금 러시아 내전은 또다른 세계대전의 축소판 입니다. 그리고 조만간 일본이 시베리아로 대규모 군대를 출병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희와 악연이 있는 일본이 시베리아 출병 이후 저희에게 어떤 방식으로 시비를 걸어올 지 모르니 사전에 백군을 초토화하여 일본을 비롯하여 시베리아로 출병하는 외국군에게 경고를 보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내전이 종결되기 직전까지 외국군과의 불미스러운 일은 없겠죠?"


황제는 크게 웃으며 박수를 세 번 쳤다.


"하하하! 나보다 영리하군. 황태제의 의견에 대한 그대들의 생각은 어떠하오?"


그들은 모두 황태제의 의견에 찬성을 했다. 황제는 이 문제에 대한 권한을 모두 국방부 장관과 제국군 총사령관에게 넘겨주었다.



제국 24년 10월 20일 오후 2시 30분 대한제국 북흑룡강도 흑하 시 한-러 국경지역



아무르 강 건너 블라고베셴스크가 보였다. 그리고 블라고베셴스크로 향하는 다리들이 여럿 보였다. 그 다리들은 대한제국이 러시아로 물건을 옮길 때 사용하기 위해 세운 다리였다. 튼튼하고 넓은 다리이다. 그리고 그 다리들을 무장한 군인들이 기회를 노리는 육식 동물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합하. 어제 오후 20시 경에 백군과 아군 사이에 총격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장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 이곳에 온 제국군 총사령관 최인수는 현장 보고를 듣고 팔짱을 낀 채로 블라고베셴스크가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혀를 끌끌 차며 곧 교육 당할 백군들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1차 국방 강화 계획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겠군. 슬슬 준비하도록."


장교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총사령관은 이번 공격에 대해 기대가 매우 컸다. 우선 실전 경험이 있는 제5군이 참전하며 5군 역시 제1차 국방 강화 계획의 덕을 크게 보았기에 그 효과가 어느정도나 될 지 궁금했다. 또한 이번에는 신형 무기들이 여러 개 투입이 된다. 그 중에서 이번에 투입될 신형 무기로는 청룡 중폭격기와 21식 120mm 곡사포, 2연장 화염방사기 장착형인 백호-적(赤)형이다. 현재 대한제국의 미래 국방 계획은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현재 있는 것을 개량하여 그 좋은 것을 대량 생산하자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형 무기가 무작위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포병 방열은 이미 끝난 상태 입니다. 몇가지 준비만 마친다면 곧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아마 지금 즈음 슬라브놈들, 도시 안에 쳐박혀서 질질 짜고 있을 겁니다."


"하하하! 그래야지. 그렇고 말고."


포병들이 열을 맞추어 방열되어 있다. 예전과 한가지 변한 점이 있다라고 하면 바로 4식 75mm 경량 곡사포의 부재이다. 그 이유는 1차 국방 강화 계획 때문이었다. 그 계획에는 포병 전력 강화안이 있었다.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10식 76mm 곡사포, 15식 105mm 곡사포, 21식 120mm 곡사포를 3:2:1의 비율로 집중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그 동안 생산한 4식 경량 곡사포는 2선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2중대 준비 끝! 보고 올려!"


포병 부대들이 하나씩 준비가 완료 되어갔다. 30분 가량이 흐르자 모든 포병 부대들의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 무전을 통해 준비 완료를 들은 총사령관은 쌍원경으로 적들의 동태를 살피다가 가차 없이 사격 명령을 내렸다.


"쏴!"


-콰웅! 콰웅! 콰웅!


육중한 곡사포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귀를 찢을 듯한 그들의 괴성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수백발의 포탄들이 도심을 향하여 곡선을 그리며 힘차게 돌격했다. 평화롭게 일상 생활을 하던 도심에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졌다. 포탄들이 거리에 떨어지면서 거리에 있던 군인과 민간인 구별 할 것 없이 모조리 폭사했다. 포탄이 건물에 힘차게 머리를 박더니 큰 폭발이 일면서 건물이 깨져나갔다. 순식간에 거리는 아비규환이 되었다.


"쏴!"


하지만 당한 게 많은 그들의 포격은 가차없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실전에 투입된 120mm 곡사포는 그 공포스러운 위력을 모두에게 당당히 보여주었다. 착탄된 곳에는 달의 크레이터마냥 웅덩이가 생겼고, 왠만한 소형 건물은 일격에 박살났다. 더군다나 폭발 범위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넓었기에 105mm 포탄이 떨어졌을 때에는 멀쩡해야 할 자동차가 폭발에 휘말리기도 했다.


"비행선들입니다! 폭격기도 옵니다!"


그리고 저 뒤편에서는 거대한 비행선과 중폭격기들이 폭탄을 실은 채 다가오고 있었다. 호위를 위한 전투기들도 있었다. 물론 백군에게 전투기가 있을 리가 없지만 말이다.


"빨리 방어선으로 이동해라! 어서!"


도시에 배치된 735시베리아 소총 연대를 지휘하는 연대장이 부하들을 독려하며 자기 위치로 이동하기를 명령했다. 하지만 겁에 질린 부하들은 제자리를 지키지 않고 도망가려는 모습을 계속 보였다. 연대장은 장교들을 시켜 도망가는 병사들을 사살할 것을 명령했다.


"온다... 온다... 온다..."


연대장은 무릎을 꿇은 채 하늘을 보고 있는 병사를 방어선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어깨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는 도대체 뭐가 오길래 그가 이러는 지 알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순간 그의 전신이 마비 되었다. 분명 저 강 너머 하늘에서 거대한 비행선 20대와 전투기보다 몸집이 훨씬 큰 비행기들이 떼 지어 오고 있었다.


"방어선으로 복귀하여 엄폐하라! 폭격이다!"


-기이이이잉


비행선과 중폭격기의 폭탄창이 서서히 개방되었다. 언제나 그 기계의 소리는 공포스러웠다. 비행선은 100kg 폭탄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중폭격기는 50kg 폭탄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곧이어 해당 지역 상공에 도착했고, 지지대를 풀었다.


-쿠르르릉~ 휘이이이잉


폭탄들이 굴러가더니 이내 폭탄창 밖으로 떨어졌다. 폭탄들은 둥그런 머리를 아래로 하고 공기를 가르며 지상을 향해 몸을 던졌다. 지상의 적군들은 우왕자왕하며 엄폐할 곳을 찾으려 했으나 먼저 그곳을 점유한 사람들이 늦게 온 사람들을 내쫓았다.


"하...하..."


엄폐할 곳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100kg 폭탄이 그들을 그대로 깔아뭉게면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건물들의 옥상이 송두리째 박살났다. 포격으로 빈약해진 건물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붕괴되었다. 그 안에 숨었던 사람들은 산 채로 매몰되었다. 수많은 파편들이 유리를 깨고 그 뒤에 있던 사람들의 피부를 찢어놓았다. 그러나 그들의 악몽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2차, 3차, 4차 폭격대가 블라고베셴스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반 놈들이 다리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


한국군이 다리를 건널 것을 두려워한 몇몇 러시아군들이 포를 이끌고 다리 근처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있던 제국군은 그들에 대한 무자비한 화력을 퍼부었다. 총탄과 포탄에 사지육신이 찢어졌다.


"우리 포병이 원래 이렇게 강했던가?"


포격을 지켜보는 보병들과 기갑병들은 확연하게 달라진 포병들의 무서운 화력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장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포병 전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한 1차 국방 강화 계획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던 것이었다.


"공습이 끝났습니다."


"2시간 후에 공격한다. 그동안 전부대 공격 전 재점검 할 수 있도록 해라."


포격은 공습 이후에도 2시간 동안 계속 되었다. 마치 한 나라의 방비가 잘 된 수도라도 공략하려는 듯이 말이다. 간간히 적의 포병대로부터 눈 먼 반격탄이 날아와 한국군 지상군이 경미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부상병 발생! 의무병! 의무병!"


포격으로 다리 한 쪽이 날아간 병사의 동료가 그에게 마취 주사를 놓고 급하게 의무병을 불렀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의무병들이 그의 다급한 외침을 듣고 달려와 부상병을 응급 치료했다. 총사령관은 고작 이런 전투에서 부상병이 나왔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2시간이 지났군."


그는 손목 시계를 확인하고 네발다리 나무 탁자에서 엉덩이를 떼어냈다. 그리고 무전 장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돌격 명령을 내렸다. 돌격 명령은 무전을 따라 각 부대의 지휘관들에게 전해졌고, 전차들이 선두에 서서 다리를 전속력으로 건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차량화보병부대가, 마지막으로 보병들이 따랐다.


"가자! 다 잡아 족치자!"


"포로는 없다! 다 죽여라!"


그들은 잔뜩 흥분하여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가며 진격했고, 그들의 살기 넘치는 목소리는 도심 속에서 방어선을 치고 있는 백군들의 귓가까지 찾아왔다. 백군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중 일부는 앞서 대한제국과 교전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싸우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뒤에서 장교가 권총을 뽑아든 채 죽치고 앉아 있으니 장교에게 총 맞아 죽을 바에 대한제국에게 항복하여 연명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쿠르르르릉


전차의 울음 소리가 시가지의 벽과 벽을 타면서 그들의 귓가를 울렸다. 땅에 귀를 대면 그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놈들의 철괴물 입니다! 우리는 결코 막을 수 없습니다! 퇴각해야 합니다!"


겁에 질린 백군들은 소리만으로 전선에서 생생하게 느꼈던 그때의 공포를 떠올리며 퇴각을 요청했으나 장교들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누군가는 연명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는 병사를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하기도 했다.


"전방에 적 방어선!"


백호 전차-적형이 전진을 하던 중 러시아군의 방어선이 시야에 들어왔다. 대포는 없었다. 러시아군이 전차를 향해 총질을 하기 시작했다. 전차장은 즉시 적과의 거리를 확인했다. 150미터였다. 그는 운전병더러 조금만 더 전진하도록 명령했다. 전차는 70미터를 아무런 방해 없이 더 전진했다. 그리고 멈추어섰다. 멍청한 그들은 자신들의 총질에 전차가 멈추었다고 생각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은 전차의 입에서 나오는 붉은 화염을 보았다.


-푸와아아아아아아악!


방어선에 있던 백군 십수명이 섭씨 천도의 화염과 함께 불 타올랐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전을 치루는 홍유천 상병은 전차의 뒤편에서 활활 타오르는 방어선을 보며 왠지모를 흥분을 느꼈다. 전차가 다시 진격하자 그는 사전에 훈련받은 대로 사방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진격했다. 건물 자체가 크거나 많은 도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가전이 그렇게 복잡할 것 같지는 않았다.


"으엑."


불에 탄 방어선을 넘으면서 그는 불에 녹은 시체를 보았다. 정말 고약한 냄새가 났다. 그때 저 앞에 있던 건물의 2층에서 창문이 와장창 깨지더니 군복 바지가 반 즈음 벗겨진 백군 하나가 떨어졌다. 불행히도 착지를 목으로 해서 일격에 죽었다. 그리고 유리창이 깨진 채 열린 창문을 닫기 위해 여자가 상체를 잠시동안 내밀었다. 그것을 본 한국군들이 키득키득 웃었다.


"이 와중에 여자를 강간하려고 하다니. 이 새끼들 대단한 새끼들이네?"


"그런데 민간인 여자한테 저렇게 당할 수가 있나? 하하하!"


그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근처에 있는 성당 비스무레한 곳에 도착했다. 건물의 지붕은 둥근 돔의 형태였는데, 주변에 철조망과 모래 주머니가 쌓여 있었다. 인근 지역까지 말이다. 그들은 이곳부터가 진짜 전투가 벌어질 곳임을 예측하고 즉시 근처의 엄폐물로 이동했다.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맥심 기관총 사수가 그들을 향하여 기관총을 갈기기 시작했다.


-투타타타타타타타! 타타타타타타타!


"고개 들지마! 절대 쏘지마!"


-퍼엉! 콰앙!


그들을 보호해주던 전차가 건물 근처에 배치된 야포의 직사 공격을 받아 일격에 폭발했다. 그들은 그 폭음에 몸을 공벌레처럼 움츠렸다. 포탑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널리 울렸다. 적의 기관총에서 발사된 총알이 대리석과 벽돌을 마구 부수었고, 그 뒤에 숨어 있는 병사들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다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러나 그들은 굳이 오랫동안 공포에 떨 필요가 없었다.


-부아아아앙 타타타타타타타타타


작전 지역으로 폭탄을 가진 채 이동하던 송골매 전투기들이 기관총을 갈기며 하강했다.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는 온 몸이 벌집이 되어 피를 분수처럼 내뿜었다. 한 송골매 전투기가 야포 머리 위에 50kg 폭탄 한 발을 배달해주었다. 야포 근처에서 폭탄이 터지자 야포를 운용하던 포병들이 싸그리 날아갔다. 때마침 다른 부대들도 이곳에 도착하면서 적들에 대한 화력 투사가 강화되었다.


-크르르릉... 퍼엉!


지원을 온 아무르 경전차가 성당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향해 37mm 보병포를 쏘았다. 고폭탄이 운 좋에 창문을 뚫고 들어가 내부에서 폭발했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면서 내부에 있던 백군 대부분을 사망케 했다. 적들의 저항이 일시적으로 급감하자 어디에선가 함성 소리가 울려퍼졌다. 방금 온 부대들이 다른 도로 쪽에서 그곳을 향해 돌격하는 소리였다. 이를 들은 중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지르며 돌격했다.


"돌격! 이야아아아아아!"


중대장이 돌격하는데 중대원들이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중대원들도 고함을 지르면서 돌격했다. 그들은 상대방을 재치고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기 위해 달리기 시합을 하는 학생들처럼 전력질주를 했다. 공습으로 정신을 못차리고 있던 백군들이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돌격하는 한국군이 코 앞까지 와 있었을 때였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그들은 압도적인 연사력으로 백군을 쓸어버렸다. 누군가는 총 대신 어디에선가 주운 도끼나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군검으로 백병전을 치루기 시작했다. 홍유천 상병은 병장의 권유로 도끼를 들었다가 백병전을 치루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는 살려달라고 싹싹 비는 백군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홍유천 뒤에서 달려오던 한 병사가 적군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연사했다. 그러고는 가버렸다. 홍유천은 다시 달리다가 또다시 다른 백군과 마주쳤다. 눈이 반 즈음 풀린 백군은 고함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맨 손으로 말이다. 그는 침착할 수 없었다. 그는 그냥 훈련 때 배운 것을 생각나는대로 떠올리며 도끼를 휘둘렀다.


-쩌억!


그러다 도끼가 적의 우측 갈비뼈를 깨부셨다. 적이 피를 토하며 그대로 쓰러졌다. 그는 쓰러진 적을 내려보다가 머리를 겨누고 도끼로 내리찍었다. 그리고 도끼를 내버려두고 어깨에 메고 있던 소총을 들었다.


"홍 상병! 여기야! 여기!"


마침 분대장이 그를 불렀다. 분대장과 분대원들은 한 건물의 문 양 옆에 서 있었다. 그가 왼쪽으로 이동하자 분대장과 몇몇 분대원들이 문 앞에 서서 총을 갈겼다. 그리고 수류탄 몇 개를 집어 던지고 엄폐했다.


-콰아앙!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자 그들은 즉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연기 속에서 길죽한 무언가를 든 무언가가 움직이자 그냥 생각할 것도 없이 갈겼다. 그 형체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러나 그들이 죽인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민간인이었다. 군인들도 비무장 상태였다. 분대원들이 당황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분대장은 별 일 없을 거라며 그들을 데리고 단층 건물을 나갔다.


작가의말

신무기들 나왔습니다! 다음 편에서 한 개 더 추가해볼까 생각 중 입니다. 시대가 1919년이니 다연장로켓포나 더 진보된 전차나 장갑차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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