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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白衣帝國) 2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2inro
작품등록일 :
2017.02.21 19:12
최근연재일 :
2017.05.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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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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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축제(3)

DUMMY

백의제국 2.34 - 피의 축제(3)




제국 20년 3월 26일 오후 1시 30분 중화민국령 시아오베디 육군 제3군 사령부



돤치루이 군통(군 사령관)은 침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야심차게 준비한 일격이 실패했다. 첫날에만 3군에서 만수천의 사상자가 나왔다. 그리고 둘쨋날, 셋째날 이어지는 공격에서 만여명의 사상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분명 전진을 하기는 했으나 1~2km를 전진하려면 수천명의 목숨을 댓가로 내놓아야만 했다. 제국군은 그들의 공세에 대해 체계적으로, 침착하게 대응했다. 돤치루이는 전선이 지금 상태에서 고착화 되어 소강 상태에 빠진다 해도 먼저 무너지는 측은 중화민국이라 확신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제국의 기괴한 비행 물체가 전국에 반정부 선동 전단지를 뿌려대고 있으니 참지 못하고 폭동을 일으키는 시민들의 모습이 훤히 보였다.


"이런 빌어쳐먹을!"


그는 뜨거운 차가 들어 있는 도자기 주전자를 벽에 집어던졌다. 그와 함께 한 공간에 있던 장교들이 화들짝 놀라며 깨진 주전자와 그를 번갈아 보았다.


"큰 일이다! 애초에 공격에만 신경 썼지 방어에는 전혀 대비를 하지 못했어! 준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대한제국군에게 커다란 물리적 공격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역으로 중화민국이 위험해지는 게 춘계 공세였다. 한마디로 도박이었다. 그리고 도박은 깔끔하게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대한제국군이 재정비를 하는 시간 동안 방어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4개 군 모두 큰 피해를 입었으나 방어전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어느정도의 시간만 있다면 전선을 고착화 시켜서 대한제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했다. 과연 제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는 할 지 의문이 들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더 많은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장군님. 전선에서 급보 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전령이 헉헉거리며 그의 앞으로 달려왔다. 중화민국군에게는 대한제국처럼 무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전령을 주로 이용했다.


"뭔가?"


"조선 놈들의 장갑차 부대가 괴물 비행체와 함께 대대적으로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의 장갑차 부대 역시 포착 되었습니다! 제가 전선에서 출발했을 때, 121영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망했다. 대한제국의 장갑차 부대는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존재였다. 프랑스로부터 차관까지 들여 수입한 푸조인가 뭔가하는 듣도 보지도 못한 장갑차를 가지고 그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들은 포탑에 대포를 달고 있다. 반면 푸조는 기관총이다. 절대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물러서기도 애매했다. 그들이 방어에서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 했다는 소식은 그들이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작전을 세웠다는 것이다. 즉, 한 번 도망가기 시작하면 잡혀서 항복하거나 죽기 전까지 쉴 수 없다.



아무르 경전차와 살쾡이 반궤도 장갑차들이 굉음을 울리며 중국군의 방어선을 넘었다. 중국군은 겁에 질려 아무 것도 못했다. 하늘에서는 각종 비행선들이 오줌을 지리고도 남을 화력을 선사해주었다. 갈가리 찢겨진 적들의 사지가 쉴세 없이 날아다녔다. 기갑차량들의 무한궤도는 바닥에 드러누운 적을 가차 없이 갈가리 찢어발겼다.


"휘유! 이따가 청소할 때 애 좀 먹겠는데?"


덜컹거리는 전차 안에서 윤찬호 중위가 손잡이를 꽈악 잡은 채 소리쳤다. 부하들은 심하게 덜컹거리는 전차 안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긴장해 있었다.


"2시 방향에 적 차량 출현! 새로운 놈 입니다!"


-티팅! 티티티팅!


푸조 장갑차가 그들을 향하여 기관총을 갈겼으나 두터운 장갑에 모조리 깨져나갔다. 전차가 정차하고 포탑이 서서히 회전하면서 죽음의 시선이 푸조 장갑차를 향했다. 적 장갑차병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갈겼다.


"쏴!"


-퍼엉!


37mm 보병포에서 발포된 포탄이 고작 100미터 거리에 있는 푸조 장갑차를 통째로 날려버렸다. 이 장면을 본 다른 장갑차들은 공격을 중단하고 즉시 머리를 돌렸다. 그들이 어찌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끼이이익!


살쾡이 장갑차들이 잠시 정차하자 후문이 열리고 차량화보병들이 하차했다. 살쾡이 장갑차의 포탑이 회전하면서 주변에 위협이 될 만한 적을 쓸어버렸다. 차량화보병들은 자신의 차량 근처에서 사격을 하며 신중하게 진격했다. 불필요한 백병전은 가급적으로 피해야 했다.


-쉐에엑! 콰앙! 콰앙! 콰앙!


비행선에서 발포된 37mm 보병포의 포탄들이 공기를 가르며 지상에 내리꽂혔다. 폭발 범위에 들어있던 적이 비명 지를 틈도 없이 폭사했다. 하지만 그 근처에 있던 적에게는 가혹한 대가가 있었다. 다리가 잘려나가 정신이 맛이 간 채로 땅을 기는 적들이 보였다. 장갑차들과 전차는 그들을 무한궤도로 찢어버렸다.


-중대 정지! 중대 정지!


중대장이 정지 명령을 내리자 중대 차량들이 모두 정차했다. 그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비행선 한 대가 낮게 지나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전차병들과 차량화보병들은 그 비행선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윤찬호는 쌍원경으로 비행선을 살펴보았다. 보병포라던지 기관포라던지 특별한 무기는 없었다. 길죽하게 나온 주포 같은 게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그 비행선은 적이 제일 많은 곳으로 가더니 그 긴 주포에서 섭씨 천도의 화염을 뿜어냈다.


-쿠와아아아아아악!


적군 아군 할 것 없이 이 광경을 본 모든 사람들이 넋을 잃고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거대하고 뜨겁고 붉은 화염이 지상을 덮었다. 화염에 휩싸인 적들은 비명을 지를 시간도 없이 죽어버렸다. 게다가 화염이 발사되면서 발생한 소리가 비행선 내에 있는 확성기 비스무레한 것에 증폭되면서 분노한 용의 울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나마 무기를 들고 싸우려던 중국군도 그것을 보고 들으면서 36계 줄행랑을 쳤다.


"와..."


안중근 중령이 그 비행선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차 명령을 받고 그와 함께 비행선을 보고 있던 부하들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우리나라는 비행선으로 별의별 괴물을 다 만듭니다."


"나중에 비행선으로 우주까지 정복해버리겠구만."


비행선은 액체 연료를 모조리 소진하자 머리를 돌렸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괴물이었다. 조금 막히던 감이 없이 않았던 일부 전선을 시원하게 뚫어버렸다. 밥 먹다가 얹힌 게 침 한 방으로 모조리 내려가는 그 시원한 기분이었다.



중화민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춘계 공세'를 중화민국의 패망으로 몰아갈 '맞불 작전'은 심양, 안산, 영구 세 곳에서 동시에 발동 되었다. 포병의 포격 이후 비행선의 공습과 기갑 부대를 선두로 한 육군 진격이 순차적으로 진행 되었다. 춘계 공세를 막아내면서 입은 피해가 상당 했으나 대러 전선이 종결 되면서 실시간으로 재배치 되는 예비군과 동원병 덕분에 작전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물론 약간의 부분적 차질이 생겼으나 계획에 막대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포로들을 잡아라!"


"최대한 많이 확보해!"


그들은 싸울 의지가 없는 적군을 닥치는대로 잡아들였다. 간혹 점령지에서 강제 징집 당한 한국 민간인이 있다면 그들을 무사히 안전지대까지 돌려보내주었다. 중국군들은 항복하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듯한 제국군의 모습에 너도나도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 철저한 사전 포격 이후의 대대적인 공격은 그들의 전의를 상실토록 했다.


"최소한 몇 년은 굴려먹을 놈들이다! 몸 성하거나 경상자만 잡아! 나머지는 다 죽여라!"


그들이 포로를 획득하는 이유는 새로 획득한 점령지 개발에 투입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어디가 잘려나가거나 뼈가 심하게 부러진 부상병들은 가차없이 사살 당했다. 제국군이 워낙 거세고 빠르게 몰아붙이니 포로로 잡히는 중국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제국 20년 3월 27일 오전 9시 40분 중화민국 수도 베이징 총통 관저 지하



총통 관저는 연이은 폭격으로 대부분이 무너져내렸다. 그리하여 원세개는 며칠 전부터 주로 지하에서 활동 중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상공에는 제국군의 비행선이 베이징을 폭격하는 중이다. 이렇게 부수는 것을 보아하니 적어도 대한제국은 베이징까지 점령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춘계 공세의 완벽한 실패와 제국군의 진격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육군 총장 리위안홍과 펑궈장, 돤치로우, 그 외의 장군, 장교들을 모아 군사 작전 회의를 펼쳤다. 리위안홍은 벽에 걸린 지도를 지휘봉으로 짚어가며 현 상태에 대해 보고했다.


"현재 1,2,3,4군이 패주 중이며 조선군은 4개 군과 겹쳐진 상황 입니다. 조선군의 진격 속도보다 발이 느린 병사들이 조선군에게 포로 신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베이징과 톈진을 이은 방어선을 구축할 계획 입니다만 현 조선군의 진격 속도를 고려하면 신병들을 무장시키고 훈련시킬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리위안홍이 지휘봉을 내려놓자 그의 보고를 받으며 생각에 잠겨 있던 원세개가 말했다.


"그렇다면 새로 구성되는 제5군과 제6군을 그 방어선에 투입하여 4개 군과 연합하면 되지 않는가?"


세 장군은 서로를 힐끗 쳐다보았다. 리위안홍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총통 각하... 제5군과 제6군이..."


그가 말 끝을 흐리자 이어 펑궈장이 말했다.


"제5군과 제6군에서 폭격과 선전 용지를 받고 다수의 탈영병이 발생 했습니다. 안그래도 병력 편제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탈영병이 발생하여 1개 군 규모로 축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저희 정부에게 협력하지 않으려 합니다."


원세개는 그 말을 듣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원세개는 착용하고 있던 원형 안경을 덜덜 떨리는 오른손으로 집어 벗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육군 총장, 1군, 3군 사령관 빼고 다 나가."


세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조용히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셋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자 비서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원세개의 호통이 시작 되었다.


"어떻게 이 따위로 말아먹을 수가 있어! 어떻게 된 게 2개 군 조차 제대로 관리도 못하는 자가 육군 총장이란 말인가! 그리고 1군과 3군. 아니, 전선에 나가 있는 2명의 장군들까지 포함하여 나를 능멸했다! 나는 이 나라를 살리고자 뛰어난 기량을 발했으나 네 놈들은 고작 아부로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자 리위안홍이 빠르게 말했다.


"총통 각하! 이 분들은 그저 자신감 있던 군인이었습니다! 전쟁을 시작하신 것은 각하입니다!"


"어디서 말 대꾸더냐! 조선놈들은 대병력을 이끌고 쳐들어오고 있는데 우리는 뭘 하고 있는가!? 고작 멍청한 전략과 전술로 내가 공을 들여 키운 병력을 다 갈아버렸어! 해군은 온전한 군함을 적에게 그냥 넘겨버렸다고! 지금 조선 왕은 궁에서 손가락질 하며 비웃고 있을거란 말이다!"


원세개는 그렇게 호통을 치고나니 힘이 쭈욱 빠져나가 고개를 푹 숙였다. 세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원세개는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5군이라도 모아서 수도 방어선 구축해. 그리고 선전 용지는 모조리 수거하고."


리위안홍은 제복이 답답해져서 목 부분을 손가락으로 집어 끌어당겼다. 회의실 밖에서 그의 호통 소리를 들은 고위직들은 우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아직 북경에서 육군과 육군끼리의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으나 그들의 패배는 확정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책임은 뒤로하고 다른 이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원세개의 모습은 그들로 하여금 불만을 야기시켰다. 그에게 실망한 장교와 장군들은 지하 벙커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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