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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白衣帝國) 2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2inro
작품등록일 :
2017.02.21 19:12
최근연재일 :
2017.05.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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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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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낙엽(3)

DUMMY

백의제국 2.52 - 가을 낙엽(3)




제국 20년 11월 1일 오후 4시 20분 독일 제국 수도 베를린 주독 한국 대사관



수상 대행으로 나온 군복 차림의 외교관 아돌프 슈뢰더는 꽤나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방금 전 그의 앞에 앉아 있는 여성 대사의 발언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그는 방금 그녀가 한 말에 대해 되물었다.


"정말 이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그냥 준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가 손가락으로 짚은 종이에는 도표가 있었고, 거기에 무언가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것을 한국어로 해석해보면 '장갑차'였고, 그 장갑차들은 수백대에 이르렀다. 그 장갑차들의 출처는 외국에 있는 모든 공장에 쳐박혀 있는 것들이었다.


협상국들의 대한제국 간섭이 날로 갈수록 집요해져갔다. 이에 분노한 대한제국 정부는 한가지 대책을 내놓았는데, 바로 동맹국에 대해 무기를 아낌 없이 지원해주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해로가 차단되어 지원이 불가능해 질 수 있겠지만 해로가 열려 있는 한 최대한 지원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대상이 독일이다. 대한제국 정부는 해외 각국에 있는 장갑차 공장들을 주목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 장갑차 공장이 있는데, 현재에는 영국제 장갑차와 프랑스 장갑차가 시장을 장악하는 중인지라 대한제국의 스라소니 장갑차의 재고량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어차피 팔기 전에는 모두 대한제국 소유의 장갑차들이니 그것들을 배로 실어 독일로 보내버리고, 해당 공장을 폐쇄해버리는 것이다. 더불어 러시아에 장갑차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여 생산되는 모든 차량을 사용할 여유분의 연료와 함께 독일에 무상 판매해버린다. 또한 독일 내에 있는 공장을 아예 독일에 공짜로 팔아버린다.


"1차분은 405대 입니다. 2차분은 387대 입니다. 그리고 그냥 주는 것은 아닙니다."


"네?"


"아직 독일에 남아 있는 우리들의 문화재를 모두 돌려주십시오. 만약 여기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 무기 전량을 제철소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하지만 확실히 해 두어야 할 것은 확실히 해 두어야 했기 때문에 그녀는 조금 공격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난국을 타개해야만 하는 독일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좋습니다. 기꺼이 그리 하겠습니다."


그가 수락을 하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와 손을 잡고 악수했다.


대한제국과 독일 사이에서 군수물자 관련 조약이 체결 되면서 동맹국들의 눈이 획 돌아가버렸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1주일 뒤인 11월 8일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도 군수 물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대한제국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져가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의 주도로 영국, 포르투갈, 벨기에, 이탈리아 등 여러 협상국 정부들과 네덜란드, 미국 같은 중립국 정부들이 나서서 대한제국의 이러한 행동을 무모하고 도발적인 행동이라 칭하며 자제하기를 요구했으나


"네 놈들이 먼저 으름장을 놓았으니 우리는 이에 대해 당연한 방어적 조취를 취했을 뿐이다. 세상의 악은 축심국이 아니라 바로 네 놈들이다. 정녕 우리가 착해지기를 바란다면 네 놈들이 우리들에 대한 칼날을 거두어야 할 것이다."


라고 황제가 답변해오면서 양 측의 사이가 점점 악화 되어갔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결코 여기에서 끝낼 생각이 없었다. 11월 9일에는 원 역사보다 조기 참전한 불가리아와 군수 물자 조약을 체결 했다. 그리고 당연히 마지막 대상자는 오스만이었고, 오스만 측 외교관과 대한제국 측 외교관이 이스탄불에서 만나게 된다.



제국 20년 11월 11일 오후 3시 오스만 제국 수도 이스탄불 주오 한국 대사관



독일 대사와 마찬가지로 이곳 대사도 여성이었다. 대한제국은 기본적으로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국가였기 때문에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마음대로 사회 진출을 할 수 있다. 외국 입장에서는 여성 대사라는 게 매우 낯설었고, 초기에는 이런 문제로 마찰이 있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마찰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오히려 좋은 대접을 받으며 마음껏 대사 생활을 할 수 있다. 물론 비교적 우호국에 있는 대사들에 한해서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 노획한 수량이 맞지요?"


외교관 부라크 을마즈가 표를 여러번 훑어보며 되물었다.


"틀림 없이 확실합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표 속에는 막대한 군수물자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제 장갑차 182대, 프랑스제 장갑차 32대, 대한제국제 장갑차 173대, 영국제, 프랑스제, 러시아제 전투기 총합 64기, 러시아제 모신나강 약 15만정과 개인 당 100발씩 쏠 수 있을 정도의 총알, 장갑차와 전투기를 굴릴 수 있는 연료, 소량의 전쟁 자금이 있었다. 그리고 이게 2차분으로 나뉘어져 공짜로 배달 된다. 갈리폴리 전투로 막대한 손실을 얻고 있는 오스만의 전력을 어느정도 회복시켜줄 수 있는 막대한 물자였다.


"정말 아무런 댓가 없이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외교관은 좋아라 하면서 표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3차 지원으로는 중화민국으로부터 노획한 외국산 곡사포와 제련된 강철, 수만정의 노획한 각국의 소총들을 생각 중 입니다. 그리고 이거..."


그녀는 보따리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어 그에게 건네주었다. 나무로 된 상자의 뚜껑에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늬가 세겨져 있었다. 그는 상자 뚜껑을 열어보았다. 황금으로 도금된 한-2식 권총이었다. 그리고 3개의 탄창과 백여발의 총알들이 25발 묶음으로 있었다.


"이것은 황제 폐하께서 대오스만 제국의 술탄께 보내드리는 선물 입니다."


오스만의 실질적 권력자는 전쟁성 장관인 엔베르 파샤이지만 술탄인 메흐메트 5세에게 보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의였다.


"감사합니다. 분명 술탄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그들은 공식적인 조약 체결문을 작성하고 서명란에 서명을 했다. 마지막으로 서로 악수를 함으로써 대한제국과 오스만 제국 간의 군사 협력 조약이 체결 되었음을 세상에 알렸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사람들은 오스만 내에 있던 외국 외교관들이었다. 그들은 그 소식을 즉시 급전으로 본국에 전달했고, 협상국 정부와 중립국 정부들의 눈이 뒤집어졌다. 러시아가 전선에서 조기 퇴출되어 전선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데 대한제국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어가니 그럴만도 했다. 더군다나 오스만에서 진행 중인 갈리폴리 전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거라 예상되니 협상국 측에서 대한제국을 욕할 껀덕지가 더 생겼다.



제국 20년 11월 15일 오전 11시 20분 대한제국 수도 서울 합동참모본부



이나현이 제복모를 벗었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는 합참의장과 황태제 뿐이었다. 다른 해군 장군들은 하필이면 할 일이 많은 때가 겹쳤기에 이 자리에 찾아오지 못했다. 그녀는 왠지모를 씁쓸함을 느꼈다. 그녀는 그저 묵묵히 합참의장이 낭독하는 전역 선언서를 들었다. 그리고 선언이 끝나자 그녀는 선언서를 건네받고 그와 악수를 했다. 다음으로 황태제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녀는 기자들이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기자들은 없었다.


"괜찮으시다면 같이 이야기 좀 하실 수 있으시련지요?"


황태제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요청을 했다. 그녀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그와 함께 합동참모본부를 나섰다. 본부 밖에는 적은 수의 기자들이 나와 있었다. 그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대답만 하고 곧장 개인 차에 탑승했다. 승차감은 확실히 미래의 자동차보다 안 되었으나 대원수 전용 차량이라 그런지 승차감이 나쁘지도 않았다.


"차기 해군 대원수로는..."


"신순성 해군 원수가 제 자리를 대신하겠죠. 확실히 해군 쪽으로는 인재 입니다. 인재."


-부르르릉


차량에 시동이 걸리자 그녀는 곧바로 운전을 시작했다. 황태제는 그녀의 운전 실력에 놀랐다. 그가 예전에 탔던 자동차보다 흔들림이 적었으며 중간중간에 정지 발판도 밟지 않았다. 보통 운전자들은 중간중간에 조금씩 정지 발판을 밟는데, 이에 적응되지 않은 탑승자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게다가 커브 길에서는 아예 정지 발판을 더 많이 밟으니 사람이 환장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왠만해서는 정지 발판을 밟지 않을 뿐더러 커브 길에서 오히려 속도를 높여 부드러움을 유지했다.


"운전을 정말 잘하십니다."


"과찬이십니다."


"경호원들은 수시로 정지 발판을 밟아서 어우...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를 기피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저희 경호원들 운전 강사 해보실 생각 없으십니까?"


그는 약간 농담 섞인 어조로 물었다. 그는 휴식이 필요한 그녀가 승락하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뭐, 그래보도록 하죠. 어차피 남아도는 게 시간인데 말 입니다."


그녀는 흔퀘히 승락했다. 그는 그녀의 성격이 이런저런 대화 나누기 좋은 성격 임을 파악하고 그녀가 운전을 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공적인 이야기였다가 점점 사적인 이야기로 넘어갔다. 중간중간에 재밌는 농담도 주고 받았다. 그녀 역시 황태제의 개방적이고 활발한 성격 덕에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결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대원수께서는 결혼 생각이 있으신지요?"


그녀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제 나이가 50입니다. 50..."


그녀의 나이가 50세라는 말에 그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봐도 현대 50세 여성의 외모가 아니었다. 최대한 높게 잡아도 20대 후반이나 이제 막 30대에 진입한 여성처럼 보였다. 그러다 그는 언젠가 황제로부터 천인들의 평균 수명이 자신들의 2배에 이른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는 황제께서만 알고 계시는 그들의 비밀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다.


"50... 정말 50세이십니까? 농은 아니지요?"


"정말 50세에요! 요즘 외로워 죽겠습니다."


그는 일단 그떄 황제가 지나가듯이 말했던 말을 사실이라 믿어보기로 하고 그녀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았다. 그가 생각했을 때에 50살이 되도록 짝을 못 찾았다고 하니 꽤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폐하께 맞선을 부탁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폐하와 연줄이 있는 집안의 자재분들 중에서 인물과 지식이 출중하신 분들이 여럿 계시니..."


"저는 맞선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습니다. 인연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그가 보기에 그녀는 완벽했다. 50세라는 나이에 엄청난 동안이며 아름다운 외모와 수많은 경험으로 더욱더 굳게 다져진 뛰어난 학식, 고운 목소리, 개방적이고 밝은 성격 등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줄을 설 것 같았다.


"그나저나 아들... 아들 분이라 불러도 되죠?"


이나현은 갑자기 황태제의 아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양해를 구했다. 그는 그런 세세한 호칭까지 그렇게 신경 써가며 황실의 위신을 높이고 싶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이 '이우'라고 하셨죠? 저번에 한 번 보았을 때 정말 당돌해 보이던데... 요즘은 잘 지내지요?"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요즘에는 하루 종일 뛰어다녀서 제가 먼저 지쳐버립니다. 하하하!"


그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울 곳곳을 다니다가 마지막에는 궁궐 앞에 도착했다. 황태제는 궁에 있는 아들을 보기 위해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결혼을 하여 자식까지 있는 그를 잠시나마 부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제복 상의에 있는 단추 하나를 풀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다시 가속 발판을 밟아 인천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기똥차게 협상국에게 빅엿을 선사하는 한국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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