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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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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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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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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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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DUMMY

현무진인과 마검은 혹시 모를 악마의 습격에 대비해 가장 무공이 강한 사람들로 사냥과 주변 경계 그리고 채집을 담당하는 두 개의 조를 따로 구성하고 운영하였다.


첫 번째 사냥과 주변 경계는 마검을 조장으로 마검대의 단주 공손진과 부 단주 한청 그리고 마검대의 최고 고수들 이십 명으로 구성하였고, 두 번째 채집은 현무진인을 조장으로 화산파의 청진, 소림의 나윤 스님, 남궁세가의 남궁연 등 정파 인물 중 최고 고수 이십 인으로 구성하였다.

금의위는 지난 사건 때문에 사냥 및 채집활동에 있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제외를 하기로 하였고, 몇몇 여성 경호대 인원들만이 가끔 참여하였다.


멀리 사슴을 사냥하는 마검대를 바라보며 마족 바싸고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지 입술을 씰룩이며 버릇처럼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하∼ 미치겠구나. 눈앞에 저렇게 맛있는 인간들이 있는데, 잡아먹질 못하고 있다니. 가만 보자 나와 비슷한 강자가 두 명이라. 아무래도 힘들겠어. 그래 기다리자.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크크크!”


커다란 사슴 두 마리와 작은 동물 수십 마리 그리고 여러 가지 먹을 수 있는 과일이며 기타 뿌리 식물을 두 대의 수레에 가득 싣고 마검대와 정파 소속 정예 인원들이 동굴로 복귀하자 언제나 그렇듯 일반인들이 달려들어 식당과 창고로 빠르게 옮긴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 현무진인과 마검대 단주 공손진 그리고 주방 책임자인 방 숙수가 이야기를 나눈다.


“저 정도면 보름은 견딜 수 있겠나?”


현무진인의 물음에 가지고 온 물품들을 방 숙수가 바라보며.


“잘 조절하면 보름은 충분 합니다요. 다만 식수가 조금 모자랄 것 같습니다.”

“식수라···. 아직 동굴 안쪽에서 물이 나올만한 곳을 찾지 못한 모양이군.”

“그게 아니라 찾기는 했는데. 워낙에 바닥이 단단한 암석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땅을 뚫기가 힘든 모양입니다. 해서 말인데 좀 도와주실 수는 없는지요.”


방 숙수의 말에 공손진이 못마땅한 듯 헛기침을 하며 인상을 찡그린다.

그러자 방 숙수가 눈치를 보며 살며시 고개를 돌려 딴청을 피운다.


“음∼ 알겠네! 내 곧 사람을 보내주겠네.”

“감사합니다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요.”

“그러게나.”


공손진이 뭐라 말하기 전에 방 숙수가 빠르게 식당 쪽으로 후다닥! 달려가고 그런 방 숙수의 뒤통수를 공손진이 힐끗 노려본다.


“이제 별걸 다 도와 달라고 하는군요.”

“자네는 씻고 싶지 않은가 보군. 하지만 난 늙어서 그런지 몸에서 냄새가 나서 하루라도 빨리 씻고 싶군.”


멈칫! 살짝 굳은 표정의 공손진이 현무진인에게 고개를 숙인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네. 그럼 난 이만 들어가서 쉬어야겠구먼. 수고하게.”

“네 들어가십시오.”


동굴 입구 1번 초소가 위치한 돌산에 혼자 올라 서서히 저무는 붉은 달과 언제나 그 자리에 떠 있는 푸른 달을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던 마검이 툭! 한마디 던진다.


“무료하군.”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듯 주위를 한번 돌아보곤 눈에 띄는 게 없자 동굴 입구를 향해 발을 내디딘다.


정파 소속 여성들과 미려 그리고 강수가 지내는 숙소 옆에 있는 작은 공터, 강수가 분광검법의 묘리와는 반대로 아주 느리게 분광검법을 펼치고 있다.


1번 초소가 있는 곳에서 마검 본인의 숙소를 가려면 강수가 수련하는 곳을 지나야 하기에 본의 아니게 몇 번 강수가 수련하는 모습을 봐왔던 마검은 평소와 다르게 늦은 시간까지 수련하는 강수를 보곤 그냥 지나치려다가 얼핏 강수가 펼치는 분광검법의 검 끝이 눈에 비치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춘다.


보통 사람이면 반각(30분)이면 끝났을 검법을 한 시진(2시간) 넘게 펼쳐 그런지 강수의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피식! 마검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개구쟁이 아이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그래서일까? 검을 검집에 집어넣는 강수에게 저벅! 저벅! 아무런 기척도 없이 다가가 불쑥 말을 건넨다.


“다른 검도 배워 볼 생각 있느냐?”


갑작스레 들리는 목소리에 놀란 강수가 말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다 마검이 보이자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마검 할아버지.”


강수의 인사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 마검이 가만히 강수의 답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런 마검의 마음을 모르는지 강수는 두 눈을 껌벅이며 ‘왜 가시질 않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다 좀 전에 마검이 했던 말이 떠오르자 급히 입을 뗀다.


“저기 다른 검이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지 제가 아직 수련이 부족해 잘 모르고···. 그리고 사부님께 허락받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떡하죠? 할아버지.”


강수의 말에 마검이 잠시 빈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고는 불쑥 다시 질문을 던진다.


“점창파 송현이 네 사부더냐?”

“네.”

“가자.”

“가다니 어디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사부한테 가잔 말이다.”

“지금 말씀인가요?”

“그래, 어서 앞장서거라.”


마검의 재촉에‘다음에 가면 안 될까요?’라는 말을 목구멍 너머로 꿀꺽! 삼키곤 난처한 얼굴의 강수가 앞장서 걸어간다.


정파 소속 무림인들의 수련을 위해 마련된 공터 한쪽 구석, 취웅이 미려에게 무영신투(無影神偸)의 무공인 풍운보(風雲步)를 시범을 보여 가며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고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현무진인의 숙소 앞, 현무진인이 자그마한 나무 의자에 앉아 그런 둘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이다 순간 고개를 돌린다.

멀리 천막들 사이로 강수를 앞장세우고 걸어가는 마검의 모습이 현무진인의 눈에 비친다.


“음∼ 무슨 일인고.”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둘을 향해 한 발 내디딘다.


탁!


발을 내딛는 순간 현무진인의 몸이 앞으로 쭉! 늘어나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며 사라진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걷고 있던 마검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늙으면 호기심이 많아진다더니, 귀찮게 하는군.”


저벅! 언제 왔는지 자연스럽게 마검 옆에 선 현무진인이 마검의 발에 맞춰 걸음을 옮긴다.


“어디를 그리 바삐 가시는 건지?”


갑작스레 들리는 현무진인의 목소리에 강수가 환한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서선 고개를 숙인다.


“어! 안녕하세요. 현무 할아버지.”

“그래 오랜만이구나. 근데 어디를 그리 바삐 가는 것이냐?”

“그게···. 마검 할아버지께서 사부님한테 가자고 하셔서요.”


강수의 말에 사실이냐고 묻는 듯 현무진인이 마검에게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귀찮다는 듯 마검이 툭! 하고 말을 내뱉는다.


“개인적인 일이니, 상관 마라.”

“그건 내 알아서 할 것이니, 자네 일 보시게나.”

“흠!”


못마땅한 듯 현무진인을 노려보곤 이내 현무진인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는 강수를 쏘아보며 빨리 앞장서 가라는 듯 마검이 고갯짓한다.

더욱 애타는 눈빛의 강수가 현무진인을 쳐다보고 그런 강수의 마음을 아는지 현무진인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일까? 강수가 한숨을 내쉬며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어렵사리 한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걸어간다.

한참을 걸어가다 자그마한 막사 앞에 멈춰 서선 어정쩡한 자세로 뒤돌아 마검의 눈치를 살핀다.

마검이 단호한 표정으로 빨리 송현을 부르지 않고 뭐하냐는 듯 노려보자 ‘에휴∼’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곤.


“저기 사부님. 강수입니다. 저···.”

“알고 있다. 두 분 죄송합니다. 제가 수양이 낮아 준비가 늦었습니다. 곧 나갈 것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괘념치 말고 천천히 준비하시게. 미리 언질도 없이 찾아온 우리의 잘못이니. 아니 그런가?”


현무진인이 물음에 마검의 눈살이 실룩거렸다 이내 평상시 모습을 찾는다.


송현을 제외한 네 명의 이대 제자들이 머무는 막사 앞, 네 명의 이대 제자들이 투덜거리며 막사 앞을 서성거린다.

그리고 막사 안에는 송현과 강수 그리고 현무진인, 마검 넷이 막사 중앙에 앉자 찻잔을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니까 마검님 말씀은. 강수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싶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그렇다.”


도발적인 마검의 말에 순간 송현의 미간에 골이 파였다 사라진다.

마검이란 존재가 주는 무게감 때문일까? 뭐라 말을 못 하던 송현이 에둘러 찻잔을 만지작거리자 옆에 있던 현무진인이 마치 송현의 묻고 싶은 말을 대신해 묻겠다는 듯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곤 마검을 쳐다본다.


“근데 자네는 왜 갑자기 강수에게 무공을 가르치려 하는 건가? 내 아까부터 궁금했지만, 이유가 있겠지 하며 안 물어보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네만, 끝내 그 이유를 난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이리 물어보네. 이유가 뭔가?”

“무료하기 때문이다.”

“하∼ 무료하다.”


피식! 현무진인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고 송현의 얼굴엔 당황스러운 기색이 어린다.


“그렇군. 그 심정 내 충분히 이해가 가네. 가만있자 그럼 나도 강수에게 뭐 좀 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되겠나? 자네.”

“네! 진인님도 말씀입니까?”

“그게 자네같이 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네만. 이곳 생활이 우리 같은 나이 먹은 노인네들에게는 좀 고역스러운 게 아니거든.”

“그게 무슨 뜻인지요.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그러니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물론이네.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자면. 나나 이 사람이나 이곳에서는 할 게 없어 심심하다는 넋두리를 자네에게 하는 것이네. 밥 먹고 자는 일 말고는 딱히 하는 일이 없거든. 그러니 자네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게나.”


현무진인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송현은 언뜻 이해는 되지 않지만 거절하기도 뭐해,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리하시지요.”


라며 현무진인과 마검을 아무런 뜻 없이 쳐다본다.

다른 이에게 자신의 처지를 들킨 것 같아서였을까? 마검이 슬그머니 송현의 눈을 피해 허공을 바라보며 헛기침을 내뱉는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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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22.06.15 181 1 11쪽
37 37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2) 22.06.14 176 2 9쪽
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8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8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2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4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5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30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6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9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40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7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9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2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4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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