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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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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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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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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9화. 이름을 갖다.(7)

DUMMY

이곳 동식물에서 기름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암동과 동굴 입구에는 일반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넉넉하게 횃불을 설치해 꼭 이전 세상에서의 밤과 같은 풍경을 자아내었다.

특히 여성들과 강수가 함께 생활하는 숙소 주변에는 일반인인 강수를 배려해 누나들이 더 많은 횃불을 설치하고 관리를 해 강수가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게 해주었다.

그래서일까? 강수는 이전 세상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정이라는 것을 느끼며 하루하루 열심히 심법을 수련하였다.


어느 날 강수는 누나들이 각자 일을 보러 나가자 숙소 옆 공터에 꽂혀있는 횃불 앞에 서서는 항시 두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을 풀어 옆에 내려놓고는 부러졌던 왼팔을 조심스럽게 움직여보곤 별다른 통증이 없자 횃불에 대고 마치 무술을 하듯 두 팔을 휘두른다.

일각(一角), 미친 듯 두 팔을 휘둘러대다간 힘에 부치는지 거친 숨을 내쉬며 멈춰서서는 뭐가 그리 좋은지 입을 헤벌쭉 벌리고 킥킥! 웃다가 갑자기 일렁거리는 횃불에 대고 다시 주먹을 뻗어본다.


팍!


늦은 저녁 미려가 식당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자 그런 미려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천막 입구에 앉아 있던 강수가 미려의 발소리에 환한 미소를 짓는다.


“누나 야?”

“어.”

“왜 이리 늦었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뭐야 너! 무슨 사고 쳤어?”


미려가 다가오자 강수가 얼른 시선을 천막에 입구에 찍혀있는 점으로 옮겨 고정한다.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 누나가 보고 싶으니까.”


순간 미려가 강수의 시선 안으로 들어와 강수를 노려본다.


“됐고! 뭔데? 말해봐!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면 들어줄게.”

“그게, 그러니까, 혹시 누나 검법이나 아님. 맨손으로 하는 무공 알고 있는 거 있어?”


갑작스러운 강수의 말에 미려가 살짝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어! 아니 없는데. 근데 네가 무공은 뭐하게?”

“아니 취웅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내가 현무 할아버지한테 배우 심법이 원래는 무림인들이 내공을 키우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내가 배운 심법에 검법이나 여러 다른 무공들하고 같이 배우면 막 무림인들처럼 하늘도 날고 그런다고 취웅 할아버지가 그랬거든. 해서 혹시 누나가 알고 있는 무공이 있으면 하나 배워 볼까 싶어서···.”


순간 미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너 혹시 몰라서 누나가 하는 말인데, 어디 가서 절대로 다른 사람들한테 이런 말이나 부탁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알았지?”

“왜? 누나!”

“무림인들에게 무공은 생명보다 소중한 건데. 지금 너는 그걸 달라고 하는 거니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어! 취웅 할아버지한테 들어서 알아. 그래서 누나한테 부탁하는 거고.”


조금은 풀이 죽어 보이는 강수의 모습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미려가 잠시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연다.


“나중에 누나가 해월이 누나한테 한번 부탁해 볼게. 하지만 될지 안 될지 모르니까 너도 너무 기대는 하지 마. 알았지?”

“어 누나 고마워.”

“근데 너 팔은 괜찮은 거야? 팔이 아프면 아무래도 힘들 텐데.”

“괜찮아 누나. 아까 움직여봤는데, 하나도 안 아팠어. 자 봐.”


목에 매여있던 팔걸이를 풀고 왼팔을 움직여 보인다.


“어때 괜찮지?”

“그래. 하지만 또 아프거나 그럴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고, 혹시 아프면 취웅 할아버지한테 말하는 거 잊지 말고. 알았지?”

“응 누나!”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는 암동의 생활에서 그나마 사람들에게 시간의 기준점이 되는 것은 식사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도 하루 두 끼 아침과 저녁 식사 시간일 것이다.


이번 원정을 떠날 때 분명 모든 인원이 일 년간 세끼를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을 가지고 왔지만, 이곳에 와 보니 도무지 이곳이 어디인지 언제쯤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판단한 지도부들은 이곳 상황이 안정되자 식량의 양과 상태 등을 점검하였다.


원래는 일 년 정도 원정을 예상하고 그것에 맞게 식량을 준비했으나 이곳에 오면서 다수의 일반인이 죽어 일 년 하고 반년 정도는 더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은 안심을 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현 상황에서 최대한 식량을 아끼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지도부는 식사 횟수를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이자는데 합의를 하였다.

사람들은 이에 전혀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사람들도 눈치로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다는 사실을.


저녁 시간이 지나고 주방 일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미려와 여성 경호대 부조장 해월이 같이 숙소로 걸어올 때 미려가 슬쩍슬쩍 해월의 눈치를 본다.

마치 무언가 원한다는 듯.

이에 남성처럼 선이 굵은 외모에 짧은 머리 그리고 다부진 체격의 해월이 걸음을 옮기며 무덤덤하게 말을 건넨다.


“뭔데? 자꾸 그렇게 곁눈질하고 그러냐. 혹 나한테 부탁할 거라도 있냐?”

“어! 그게···.”

“오∼ 웬일이래. 내 친구 미려가 나한테 부탁을···. 말해봐라. 내가 다 들어줄게. 어서! 빨리.”

“그게 말하기가 좀 그런데···.”

“괜찮아! 친구 사이에 그런게 어디 있냐? 안 그래? 어서 말해봐.”

“그게···. 너도 알지만, 강수가 현무진인님에게 심법을 배우고 있잖아.”

“응 근데?”

“그래서 말인데, 강수가 다른 무공도 배우고 싶은가 봐.”

“하긴 심법을 배웠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해서 말인데, 혹시 네가 강수한테 삼재검법 좀 가르쳐줄 수 있나 싶어서.”

“삼재검법! 아니 웬 삼재검법? 다른 괜찮은 검법이···. 그렇구나! 그게 우리 마음대로 막 가르치기는 좀 그렇구나. 음∼ 뭐 나야 상관없지만 그래도 삼재검법은 좀 아니지 않냐? 그냥 현무진인님한테 부탁해 보는 건 어때?”

“여기서 무슨 낯으로 더 부탁을 드리냐! 그건 안 돼.”

“하긴 그것도 그렇긴 하다. 근데 나야 상관없는데 강수가 실망하지 않을까? 삼재검법은 좀 그렇잖아.”

“에이 삼재검법이 문젠가 너 같은 고수한테 배운다는 게 중요한 거지.”

“내가 우리 조에서 조장님 빼고는 최고 고수지! 알았어. 내가 잘 가르쳐볼 테니까. 넌 아무 걱정하지 마라. 친구 좋다는 게 뭐냐. 다 돕고 사는 거지, 안 그래?”

“고맙다. 친구야.”

“헤헤헤! 고맙긴. 친구가 괜히 친구겠냐?”


팔짱을 끼고 앞으로 강수를 어떤 방식으로 가르칠 것인지 이야기하며 걸어가는 해월과 그런 해월의 말에 장단을 맞추며 밝게 웃는 미려, 그렇게 둘은 각자 처지는 다르지만, 하나의 생각에 신이 나선 숙소로 향한다.


다음 날 아침, 여성 숙소 옆 공터에는 기다란 나무를 들고 해월에게 삼재검법을 배우며 나무때기를 마치 검인 양 움직여 보이는 강수와 삼재검법의 세 가지 동작을 하나하나 시범을 보이며 최대한 잘 가르치려 노력하는 해월이 비지땀을 흘리며 함께하고 있다.


삼재검법이란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종 베기와 좌에서 우로 긋는 횡 베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찌르기 이 세 가지 동작으로 구성된 검법이다.

하지만 다른 검법과 달리 삼재검법에는 위에서 말한 세 가지 검의 움직임이 어떻게 연계되어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그런 세세한 부분은 소실되어 없었다.


검법에 있어 검의 움직임이 어떻게 치밀하게 연계되어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지의 여하에 따라 사람들은 고급검법과 저급검법을 나누는 기준점으로 삼았다.

물론 고급검법과 저급검법을 나누는 기준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은 고급검법과 저급검법을 나누는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했다.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연계 동작의 유무와 효율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검법을 펼침에 있어 내공을 운용해 외부 다시 말해 검을 통해 기의 발현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내공 손실을 최대한 줄여 장시간 운용할 수 있는지이다.


아쉽게도 삼재검법에는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모두 없거나 유실되어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 때문에 저잣거리 삼류 건달들도 삼재검법을 무시하며 취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


강수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열과 성의를 다해 해월이 가르쳐주는 삼재검법을 배웠다.

물론 어지럼증 때문에 두 눈을 가리고 검을 펼쳐야 했기에 강수에게는 위에서 말한 단순한 세 가지 검의 행로로 이루어진 삼재검법도 결코 익히기 쉽지 않았지만 말이다.


강수는 며칠을 두고 삼재검법의 검의 행로를 몸에 익히기 위해 손에 허물이 벗겨질 정도로 열심히 나무작대기를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밤이 되고 강수가 잠이 들면 미려는 도와줄 수 없다는 미안한 마음에 허물이 벗겨진 강수의 손에 어렵게 구한 금창약을 발라주고 깨끗한 천으로 감싸주고는 뭉친 강수의 근육을 주물러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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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1) 22.06.16 177 1 11쪽
38 38화.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22.06.15 18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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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8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1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3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30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5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8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39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7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1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4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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