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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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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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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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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0화. 이름을 갖다.(8)

DUMMY

세 개의 세력 중 한 세력이 동굴 입구를 지키며 주변 정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무림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함께하였다.

그 이유는 무림인들의 식사 및 기타 편의를 도울 일반 사람들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암동보다 열악한 환경과 추위를 견디며 열 번의 저녁을 무림인들과 함께 동굴 입구에서 지내야 하는 그 시간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물론 무림인들에게도 동굴 입구에서의 시간은 결코 생활하기 쉽지 않았지만 말이다.


미려와 강수는 여자와 어린아이라는 이유와 함께 강수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암동에서만 생활하도록 취웅과 현무진인이 상정을 봐주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이번엔 금의위가 동굴 입구로 가게 되었고 이에 강수와 미려는 그동안 함께 지내던 여섯 명의 여성 경호대와 때아닌 이별을 하게 되었다.

암동과 동굴 입구를 연결하는 통로 앞, 강수와 미려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각자 커다란 짐을 등에 메고 한 걸음 한 걸음 통로로 걸어가는 여성 경호대를 바라보며 서 있다.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힘겹게 떼며 해월이 불쌍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미려야 강수야 나간다. 잘 있어라.”

“응 누나! 빨리 좀 가요.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면서 뭔 말이 그리 많아.”

“네 놈이 안 간다고 말 쉽게 하지. 너! 거기가 얼마나 추운지 알아?”

“당연히 안 가봤으니 모르죠.”


이때 조장 건연이 해월에게 다가와 등짝을 짝! 소리 나게 때린다.


“괜한 애하고 실랑이 그만하고 제발 좀 가자. 다들 저 앞에 가는 거 안보이냐?”


피식! 미소가 미소를 머금는다.


“조장님 건강히 다녀오세요.”

“그래 너도 강수 잘 돌보고 건강 잘 챙기고 있어야 한다.”

“네 조장님. 해월아 너도 건강 조심하고 잘 다녀와.”

“알았다. 한 달···. 아니 저녁 열 번 먹고 보자.”

“그래. 미미야, 유란아, 경화야, 용연아! 너희들도 모두 잘 갔다 와야 해. 알았지?”

“네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밝게 미소 지어 보이는 유란과 그런 유란의 옆에 서서 손을 흔드는 미미와 용연, 그런 용연이 강수를 보며 손을 흔든다.


“강수야! 누나 없다고 너무 슬퍼하고 그러면 안 돼. 알았지?”

“네네. 슬퍼하지 않을 테니 어서 좀 가죠. 제발.”

“까분다. 너 다녀와서 보자.”

“하나도 안 무섭거든.”

“너 죽었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용연에게 강수가 혀를 내민다.


“메롱!”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그런지 용연과 강수가 서로 지지 않으려 아웅 거리고, 그 옆으로 미려와 다른 여성 경호대 여성들이 손을 흔들며 마지막 눈인사를 나눈다.

여성 경호대 누나들이 점점 희미해지자 이제 조금은 덜 귀찮겠다는 생각에 강수가 씨익! 미소 짓는다.


금의위가 동굴 입구를 향해 떠나자 미려와 강수는 여성 경호대가 떠나면서 어지럽혀진 숙소를 정리하며 저녁쯤이면 이곳으로 올 소혜사태와 남궁연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어느 정도 숙소가 정리되자 미려는 오늘과 내일은 금의위 여성 경호대가 떠나 혼자 저녁을 준비해야 하기에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혼자 남게 된 강수는 미려가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지 말라고 검과 비슷하게 손잡이와 검 날 부분을 깎아 만들어 준 목검을 들고 숙소 뒤 공터로 향했다.


심법을 익혀 그런 건지 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처음보다 어지럼증이 조금은 덜 해지자 강수는 언제부턴가 삼재검법을 연습할 때 두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을 벗고 아주 천천히 검을 움직이며 검 끝에 온 신경을 집중해 바라보았다.


그래서일까? 강수의 검은 정말 다른 사람이 보면 너무 느려 이게 지금 검법을 수련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인이 기공 수련을 한답시고 춤을 추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너무 느리게 움직였다.

그런 강수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흥미롭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마치 재미난 것을 발견한 아이처럼 눈빛을 반짝이며···.


송현은 암동으로 복귀하자마자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자는 다른 이대 제자들에게 자신은 별생각이 없으니 먼저 숙소로 가 쉬고 있겠다고 말하곤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식당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공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삼재검법을 펼쳐 보이는 강수를 보게 되자 이에 흥미가 생겨, 방해되지 않게 멀찍이 앉아 강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반각(3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어설프지만, 강수는 해월에게 배운 대로 나름대로 절도 있게 검을 휘두르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검을 옆구리에 집어넣었다.


피식! 누구도 배우려 하지 않은 삼재검법을 열심히 수련하는 강수의 모습이 너무나 대견스럽고 예뻐 보여서일까? 송현은 한발 한발 강수에게 다가갔다.


“누구에게 배운 것이냐?”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갑작스럽게 들리는 말소리에 놀란 강수가 눈을 급하게 감는다.


“네! 누구세요?”

“나는 점창파의 송현이라 한다. 지나가다 우연히 네가 펼치는 삼재검법을 보게 되어 묻는 것이다.”

“음∼ 금의위 해월 누나한테 배운 것인데. 제가 뭐 잘 못 했나요?”

“아니다. 난 단지 내가 아는 삼재검법과 조금 달라 물어본 것이다. 어찌 내 한번 보여줄 터이니 무엇이 다른지 네가 한번 맞혀보지 않겠느냐?”


뜬금없는 송현의 말에 강수가 두 눈을 감은 채 몸을 비비 꼬며 슬그머니 뒤로 물러선다.

마치 그러라고 하듯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송현이 자신의 검을 검집에서 빼 든다.


창!


너무나 맑은 발검 소리에 강수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뜬다.

그리곤 송현이 펼치는 삼재검법의 움직임을 따라 천천히 눈동자를 움직인다.


“잘 보거라. 먼저 소진배검(蘇진背劍) 왼손으로 검을 거꾸로 쥐고 직립 부동자세로 조용하게 전방을 바라본다. 오른손은 검결지(劍訣指)로 해서 팔을 뻗어 몸의 측면에 자연스럽게 둔다.”


말과 그 말에 맞는 자세를 취하며 강수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삼재검법에 대하여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하며 강수가 잘 보고 배우라는 의미에서 강수가 그랬던 것처럼 아주 느릿느릿 삼재검법을 펼쳐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송현이 느리게 움직여도 강수에게는 심한 잔상을 남기며 흐르듯 보이기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강수는 하는 수 없이 자신이 검을 움직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송현의 검 끝에 시선을 고정하였다.

다행히 어지럽다는 느낌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헤헤헤! 역시 난 머리가 좋다니까.”


혼잣말을 중얼거리곤 처음엔 멀뚱히 송현이 펼치는 삼재검법을 보다 점점 검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고 어딘지 자신과는 다른 검의 움직임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중하기 시작한다.


“두 번째 선인지로(仙人指路) 오른발에 체중을 두고 무릎을 약간 구부려 왼발을 전방으로 내서 발끝을 가볍게 세워 오른손의 검결지를 정면 코 높이로 천천히 낸다. 그리고 몸을 왼쪽으로 돌리면서 왼발의 무릎을 높이 올려 검을 쥔 왼손으로 올린 무릎의 주위를 후리고 오른손은 검결지를 흐트러트리지 말고 밑에서 돌려 어깨 위로 이동시킨다. 다음으로 왼발을 전방으로 내디뎌 궁전식(弓箭式)으로 하고 오른손의 검결지를 앞의 코의 높이로 찔러낸다. 세 번째 금침 암도. 오른발에 체중을 옮겨 패식(敗式)으로 두고 검을 쥔 왼손을 명치 앞에 수평으로 두고 검의 자루를 오른손으로 밑에서부터 잡는다. 네 번째 나탁 탐해···.”


검을 오른손에 바꿔 잡고 전방 하단에 찔러 넣어 왼손을 검결지로 머리 위로 치켜들곤 계속해 삼재검법을 펼쳐 보이며 입으로는 강수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더 한다.


멀리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지나가던 점창파 이대 제자들이 이 모습을 보고는 또 송현이 참견하는 병이 도졌다고 다들 한마디씩 하며 혀를 찼다.


사실 송현은 자신이 직접 무공을 펼치는 것보다 남에게 무공을 가르치는 것을 잘하고 무척 좋아했다.

이전 세상에서도 종종 이런 일을 벌였기에 송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그러려니 하며 그냥 지나쳐갔다.


송현이 모든 동작을 끝내고 착검을 하자 강수가 멍한 눈으로 송현을 바라봤다.


“잘 보았느냐?”

“네 보긴 보았는데.”

“그럼 따라 해 보거라.”

“네! 지금요?”

“그래 지금 해 보거라. 그래야 잊지 않고 너의 것으로 만들 수가 있을 터이니 말이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아는 데까지 해 보거라. 모르면 내 가르쳐줄 테니 말이다.”

“네 알겠습니다.”


송현의 말에 깊게 숨을 들이쉬곤 강수가 옆구리에 차고 있던 목검을 잡고는 천천히 송현이 펼친 삼재검법을 따라 펼쳐 보인다.

아주아주 느리게.


송현은 느리게 펼치는 강수의 삼재검법이 좋았다.

평소 송현은 검을 배우는 이들이 검의 움직임을 알고 그 안에 내포된 검의 특성보다, 단지 남들보다 더 빠르게 검을 휘두르기 위하여 검의 속도에 치중하는 모습이 항시 못마땅했다.

그래서였을까? 강수가 삼재검법을 마무리하자 강수에게 다가가 틀린 부분과 보완해야 할 곳을 지적하고는 다시 손수 삼재검법을 펼쳐 보이며 하나하나 설명해 주기를 반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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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1) 22.06.16 177 1 11쪽
38 38화.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22.06.15 180 1 11쪽
37 37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2) 22.06.14 175 2 9쪽
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7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8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89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6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1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3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3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29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5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8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39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6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4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1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3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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