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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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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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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19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5.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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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0화. 정찰조.

DUMMY

#10화.



미친 사람처럼 살려달라 소리치던 사내가 누군가에게 수혈(睡穴)이 눌렸는지 아까와는 달리 편안한 듯 코를 골며 자고 있고 그 옆에는 안타까운 표정의 현무진인이 서 있다.

이때 다른 화산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청진이 현무진인을 향해 다가온다.


“현무진인님! 아무래도 여기가 이 동굴이 끝나는 지점인 거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군요.”

“네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조금만 더 고생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본대로 떠날 준비가 끝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검붉은 빛을 내는 달이 구름에서 나와 주변을 비추자 멀리서 야수의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하고 이에 마검이 기운을 일으켜 주변을 빠르게 살핀다.


꿈틀!


무언가를 느낀 걸까? 순간 마검의 미간에 골이 파이며 목에 매여있던 호각을 분다.


“삐 ∼ 삑, 삐 ∼ 삑, 삐 ∼ 삑”

“모두 전투준비를 해라.”


이십여 명의 마검대가 빠르게 검진을 갖추고 정면 숲을 주시한다.

호각 신호에 본대로 빠르게 후퇴하는 세 개의 정찰조.

그런 정찰조 너머로 보이는 숲 전체가 들썩이고 여기저기 하늘로 날아오르며 마치 비명을 지르는 듯 새때가 울부짖는다.


도착하자마자 마검과 눈빛을 교환하곤 검진을 짜고 숲을 주시하는 마검대의 단주 공손진.

순간 다른 두 개 조도 도착과 동시에 전투준비를 갖춘다.


지반의 울림과 짐승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마검대의 막내 마소의 검병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힘을 빼라. 안 그러면 넌 오늘 죽는다.’


느닷없이 마검의 목소리가 마소의 뇌리에 울린다.

이에 검병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곤 정면을 주시하고 있던 마검을 향해 감사의 의미를 담아 고개를 숙인다.


빠르게 가까워지던 지반의 울림과 짐승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십 장(30m) 정도 지점부터 점점 잦아들더니 어느 순간 정적만이 감돈다.

긴장되는 듯 마른침을 삼키며 정면 숲을 바라보는 공손진과 마검대 무사들.

이런 마검대의 모습에 못마땅하다는 듯 마검의 눈살이 찌푸려졌다가 이내 하늘로 향한다.


파란 달이 구름 속으로 조금씩 사라져가자, 검붉은 달빛이 서서히 세상을 장악해가고, 파란 달빛이 사라진 숲부터 시뻘건 안광이 하나둘 번쩍이며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게 완전히 파란 달이 구름 안으로 사라지자 괴생물체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검대와의 거리가 오 장(15m).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순간 괴성을 지르며 빠르게 마검과 마검대에게 달려든다.


탁! 파바박!


수십 아니 수백 마리의 괴생물체들이 숲을 뚫고 나온다.

마검대의 눈에 들어온 괴생물체의 모습은 마치 얼굴은 멧돼지와 같고 커다란 두 개의 송곳니가 입 밖으로 나 있으며, 진녹색 피부에 긴 팔, 육 척(1m 80cm)의 큰 키, 그리고 온몸을 뒤덮은 엄청난 근육과 커다란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괴생물체의 외모에 마검대가 당황한 듯 멈칫거린다.

미세하게 전황이 흐트러지자 마검의 몸이 순간 괴생물체를 향해 쪽! 뻗어나가 괴생물체 앞에 도착하자마자 검을 뽑아 땅에 내려친다.


꽝! 쿠구궁!


마검의 전면으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달려오던 괴생물체를 삼켜버린다.

강력한 폭발에 달려들던 괴생물체가 놀라 멈칫 멈추어 선다.

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천천히 시선을 움직여보지만 날리는 흙먼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흙먼지 속 마검이 별거 아니라는 듯 피식! 미소를 짓고는 검을 검집에 넣으려다가 미미한 양의 이질적인 기가 순식간에 몸 안으로 들어와 손쓸 새도 없이 사라지듯 흡수되자 미간에 골이 파였다 사라진다.


시야를 가렸던 먼지가 가라앉자 완전 갈가리 찢긴 괴생물체의 사체들과 마치 폭탄이 터진 듯 움푹 파인 땅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에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선 마검이 마검대의 단장 공손진에게 시선을 던진다.


“쓸어버려라.”

“존명.”


대답과 동시에 앞에 두 괴생물체에게 공손진이 쭉 뻗어나가 번쩍! 번쩍! 두 번의 칼질과 함께 초점을 잃은 두 괴생물체를 지나 다른 괴생물체에게 몸을 날린다.

천천히 양쪽으로 쪼개지듯 갈라지는 두 괴생물체의 몸뚱이가 철퍼덕! 소리를 내며 땅에 널브러진다.

공손진을 시작으로 마검대의 일방적인 학살이 이루어진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 모습을 아무런 감흥 없이 쳐다보던 마검의 미간에 다시 골이 파이며 시선을 오른쪽 숲으로 돌린다.


째깍! 째깍! 째깍!


마검이 오른쪽 숲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3초. 치열하게 싸우던 괴생물체들이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도망치는 괴생물체를 멀뚱히 바라보던 마검대 대원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공손진과 마검에게 향한다.

바로 그때 오른쪽 숲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마검이 다급하게 소리친다.


“모두 동굴로 후퇴한다.”


마검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동굴로 후퇴하는 마검대, 동굴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수비진을 구성한다.


쿵! 쿵!


멀리서 거대한 생명체가 움직이는 미세한 땅의 울림이 마검대 모두의 발바닥에서 느껴진다.

꿀꺽! 마검대의 막내 마소가 자신도 모르게 다시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쿵! 쿵! 쿵! 동굴 입구에서 멀리 백 장 거리의 숲이 들썩이기 시작하며 빠르게 마검대가 있는 동굴 입구를 향해 다가온다.

본능적으로 몇몇 마검대 대원이 뒤쪽으로 발을 끌며 조금 물러선다.


빠지직!


숲이 끝나는 지점의 나무들이 부러지고 심하게 요동친다.

순간의 정적.

한 호흡, 두 호흡, 세 번째 숨을 들여 마시려던 찰나 거대한 괴생물체(오우거)가 나무들 사이를 뚫고 포효를 내지르며 모습을 드러낸다.


삼 장(9m)에 다다르는 어마어마한 키에 긴 팔과 짧은 다리 그리고 작은 민머리에 작은 눈, 뾰족한 이가 흉측하게 나 있는 몰골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마검대를 발견하고 입맛을 다신다.

쿵! 쿵! “우아악!”


숲에서 나와 마검대를 위협하듯 포효를 내지르곤 손에 들고 있던 커다란 나무 몽둥이를 질질 땅에 끌며 마검과 마검대를 향해 천천히 다가선다.


즐거운 걸까? 마검의 입꼬리가 살며시 말려 올라가며 검에 손을 가져간다.


착!


검이 손에 닿자 순간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져 언제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 수 없는 움직임으로 오우거의 목 뒤에 나타나 검을 좌에서 우로 횡으로 그어버리곤 오우거의 어깨를 가볍게 밟고 멀찍이 떨어진 곳에 탁! 착지한다.


쫘악!


좌에서 우로 벌어진 오우거의 목에서 녹색의 핏물이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마치 폭포수처럼.

이에 괴로운지 오우거가 갈라진 목을 부여잡고 울부짖는다.


꿈틀!


마검의 눈꼬리가 다시 꿈틀거리곤 이내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오우거의 눈에 마검이 사라지자 마검의 접근을 막으려 두 팔을 마구 휘두른다.


언제 아문 것일까? 오우거의 갈라졌던 목 부위 상처가 아문 듯 피딱지가 달라붙어 있다.

아문 오우거의 목을 다시 자르려고 움직이다가 오우거의 오른쪽 팔에 막히자 잘라버리겠다는 듯 마검이 검을 휘두른다.


깡!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힘에서 밀린 마검이 뒤로 쭉! 날아간다.

마검을 노려보며 한자(30cm) 정도 깊이로 잘린 오른팔을 오우거가 혀로 핥자 갈라졌던 상처가 빠르게 아문다.

재미있다는 듯 마검의 한쪽 입꼬리가 위로 올라간다.


웅!


시퍼런 검기가 마검의 손에 들린 검에 아른거린다.


철퍼덕!


갈기갈기 조각난 오우거의 사체를 숲 한쪽에 파놓은 구덩이에 던져넣는 마소의 선임 철구가 인상을 찡그린다.


“뭐가 이렇게 많냐? 아∼ 냄새 정말 미치겠네.”


숨을 참으며 손을 들어 코앞을 휘휘 저으며 다시 남은 오우거의 사체 쪽으로 걸어간다.

철구의 뒤로 다른 마검대 대원들이 나무를 잘라 동굴 입구에 목책을 세우는 모습이 보인다.


동굴과 연결된 돌산 위, 마검이 두 개의 달을 바라보며 서 있다.

이때 공손진이 나타나 마검 앞에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숙인다.


“부교주님! 경상자 오명 식사 끝나는 대로 본대로 출발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알았다.”

“저기 부교주님?”


공손진의 부름에 달을 보고 있던 마검의 시선이 스르륵! 공손진에게 향한다.


“이곳은 어디일까요?”

“나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우리가 살던 곳은 절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너도 느껴 알겠지만, 당분간은 운기를 금하라. 마기가 너무 짙다.”

“알겠습니다. 저 그리고 괴생물체와 싸울 때 말입니다. 뭔가 이질적인 기가 몸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는데, 부교주님도 느끼셨는지요?

“느꼈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그것 또한 모른다. 이곳은 너도 처음이듯, 나 또한 처음이기에.”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공손진이 물러가자 마검이 하늘에 떠 있는 두 개의 달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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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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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1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3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3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29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5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8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39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7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4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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