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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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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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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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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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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DUMMY

평범한 사람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흐르는 시간과 이를 인지하는 것에서 오는 괴리, 다시 말해 움직이는 모든 것이 느리게 보이는 현상을 이전 세상에서 이미 한번 겪어서 그런지 강수는 이전보다 더욱 빠르게 적응해갔다.

그 결과 동굴을 나서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수련할 때 말고는 두 눈을 가리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런 빠른 강수의 적응에는 한 번의 경험이 다가 아니라 뇌로 흘러가는 기의 양과 몸의 이차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기를 심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강수를 관찰한 취웅의 의견이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취웅은 이동 전 또 한 가지 사실을 알아냈는데, 그것은 바로 이곳의 시간 흐름이 느리다는 것이 강수에게는 또 다른 의미에서 행운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강수의 뇌 속에 자리 잡은 괴생물 또한 이곳의 시간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성장이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이 괴생물은 강수가 섭취하는 모든 영양분을 빨아들이면서 빠르게 성장해 강수의 뇌에 엄청난 부담을 주었다.

하지만 현재 이곳 시간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마치 수면 상태에 빠진 것처럼 아주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아낸 취웅은 처음 강수의 뇌에 있는 괴생물을 알아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미려와 강수에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괜히 이러한 사실을 둘이 알아봐야 걱정만 할 뿐 그다지 이곳에서의 삶에 도움을 주지는 않으리란 판단에서.


하루가 가고 행렬은 다시 이어졌다.

처음 걱정과 달리 별다른 문제 없이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시작되자 그나마 사람들의 표정에 살짝 여유가 묻어났다.

행렬은 그렇게 이틀간 아무런 문제 없이 이어졌다.


삼 일째가 되자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서서히 행렬을 옥죄어 오기 시작하였고 이런 사실을 처음 느낀 마검과 현무진인은 행렬의 정면과 후미에 배치된 마검대와 정파 고수들에게 주변 경계에 더욱 신경 쓰라고 명령을 내렸다.


일반인이 함께한 이런 큰 행렬을 운영해본 적이 없는 현무진인으로써는 아무래도 이런 경험이 있을 법한 임호연 장군을 찾아 한번 의논해보는 게 좋지, 싶어 곧바로 임장군을 찾았다.


“아마도 한시 진(2시간) 안에 괴생물체의 습격이 있을 것 같네. 하여 자네의 의견을 들어 보려 이리 찾아왔다네.”


현무진인의 말에 임호연 장군의 표정이 살짝 굳는다.


“무림인들과 우리 금의위만 있다면 계속 이동하여도 별다른 피해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있는 지금 공격을 받는다면 아마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큽니다.”

“그럼 어찌하면 좋겠는가?”

“제 생각에는 우선 멈춰 마차와 수레로 수비벽을 만들어 일반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군, 알았네. 그럼 그렇게 하세나. 마검님에게는 내 말 하겠네.”

“네. 그러시지요.”


행렬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춰 섰고 임호연 장군은 곧바로 금의위 군인들에게 마차와 수레 등을 이용해 수비벽을 만들라 명령하고, 수비벽이 만들어지자 곧바로 일반 사람들을 수비벽 안에 위치시키곤 여성 경호대와 금의위 일조 이조에게 일반 사람들의 곁을 지키라 명령하였다.


반각(3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괴성을 지르며 숲속에서 한두 마리씩 괴생물체(오크)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더니 일각(15분)의 시간이 지나자 사방에서 무차별적으로 튀어나와 행렬을 공격하였다.


이미 대비하고 있던 무림인들에게 괴생물체(오크)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 괴생물체(오크)를 본 강수와 다른 일반인들에겐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강수는 두 눈을 감고 주저앉아 미려의 다리를 꼭 붙잡았다.

두 눈을 감아서 그런지 괴생물체의 울부짖는 소리와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그리고 아수라장 같은 주변의 모든 소음이 더욱 심한 공포로 다가왔다.


그래서였을까? 갑자기 강수는 속이 울렁거려 침을 삼켜가며 나오려는 구토를 참았다.

갑자기 옆에서 무언가 굴러오는 듯한 느낌에 눈을 살그머니 뜨다 잘린 괴생물체의 머리가 확! 눈에 들어오자 참았던 구토를 내뱉었다.


“웩! 웩! 웩!”


부들부들 떨며 구토를 하는 강수를 멍하니 바라보던 미려는 자신 또한 처음 보는 괴생물체(오크)의 모습에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혀를 꽉! 깨문다.


‘이러면 안 돼! 정신 차려야 해! 미려야! 제발 정신 차리자.’


주르륵! 입술 사이로 핏물이 흘러내리며 아릿한 피 맛이 미려에게 전해진다.

퉤! 입에 고인 피를 뱉어내고는 강수의 등을 토닥여준다.


“괜찮아 금방 끝날 거야. 강수야 괜찮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괴생명체의 울부짖는 소리는 채 일각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 차츰 잦아들어 이따금 멀리서 들리는 괴생명체의 비명 말고는 이내 평상시와 같아졌다.


강수가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주위에 더는 무섭게 생긴 괴생명체가 보이지 않자 슬쩍 고개를 뒤로 돌리다 자신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미려와 눈이 마주치자 괜스레 자기 모습이 바보 같고 미워져 미려를 꼭 안는다.


“미안해 누나. 나 바보 같았지.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

“아니야 괜찮아. 누나도 너랑 똑같이 무서웠는걸. 참느라고 얼마나 혼났는데.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 강수야!”

“진짜 누나도 무서웠어?”

“당연하지. 저런 괴물을 보고 안 무서울 사람이 어디 있니. 안 그래?”

“헤헤! 그렇긴 해.”


말을 하다 말고 강수가 주위를 돌아본다.


“근데 누나 괴물들은 다 죽은 거야?”

“아니, 아직 좀 남은 거 같아. 저기 지금 금의위 누나들이 남은 괴물들과 싸고 있는 것을 보면.”


미려가 말하는 곳을 찾아 강수가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


“어디?”

“저기!”


미려가 손가락으로 금의위 여성 경호대와 괴물이 싸우는 곳을 가리킨다.


수레와 마차로 만들어 놓은 수비벽을 뚫고 안쪽으로 들어와 먹잇감을 찾아 침을 뚝뚝! 흘리던 두 마리의 괴생물체 앞을 목건연과 해월이 막아선다.


“우악! 우아악!”


목건연과 해월을 보자 신이 난 듯 괴성을 내지르며 괴생물체가 둘에게 달려든다.


깡! 깡!


검을 이용해 괴생물체의 팔을 쳐내곤 마치 이전에 그렇게 하기로 합을 맞추기라도 했다는 듯 건연과 해월이 탁! 땅을 차곤 뒤로 물러선다.


“우아악!”


도망친다 생각했는지 괴생물체가 뒤로 물러서는 둘을 잡으려 급하게 달려든다.

바로 이때 두 괴생물체의 좌우에 있던 미미와 경란이 괴생물체의 목을 향해 검을 날린다.


스걱! 쿵!


깔끔하게 잘린 두 마리의 괴생물체의 머리가 땅바닥을 대구루루! 구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누나들의 일련의 모습에 강수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와∼”

“어때 누나들 대단하지?”


강수가 고개를 마구 끄떡인다.


“어! 완전 멋있어. 그리고 미미 누나랑 경란 누나가 저렇게 강할 줄은 몰랐어. 누나!”

“그럼 미미랑 경란이도 금의위인데. 당연히 강하지. 다 정리가 된 것 같으니 이만 우리 마차로 가자.”

“응! 누나.”


무림인들은 동굴 입구에서 지내며 정찰 중에 괴생물체를 한두 번씩은 맞닥뜨려서 그런지 이전과 별반 달라진 감정이나 행동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처음 괴생물체와 맞닥뜨린 일반인들은 너무나 당혹스럽고 무서운 감정에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부터 강수와 같이 구토를 하는 사람까지 여러 유형으로 공포를 표출하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로 이동하는 것보다 오늘은 이곳에 머무르는 것이 옳다고 판단을 내린 지도부들은 바로 주변을 정리하고 천막을 치도록 명령하였다.


괴생물체의 습격이 있은 지 이삼일이 지난 어느 날 주방용품이 가득 실린 수레의 짐칸에 쪼그려 앉아 졸고 있던 강수의 몸이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며 앞으로 쏠린다.


“아이쿠!”


재빠르게 한 손으로 수레의 바닥을 짚어 넘어지려던 몸을 바치곤 무슨 일인가 싶어 밖에 있는 미려를 향해 고개를 내민다.


“누나 무슨 일이야? 왜 멈춘 거야?”

“잠시만.”


강수의 물음에 대충 대답하고는 잽싸게 수레 지붕에 올라 행렬 앞쪽을 바라보다가 멀리 행렬의 맨 앞, 말을 탄 채 오른손을 들고 멈춰선 누군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인상을 찡그린다.


“저 인간은 또 왜 저래”

“누나! 앞에 무슨 일 생긴 거야?”


강수가 짐칸에서 나와 천막 위에 올라선 미려를 쳐다본다.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잠깐만! 내가 앞에 가서 알아보고 올 테니까. 넌 여기 있어 알았지?”

“어 누나”


우선 무슨 일인지 물으려면 그래도 아는 사람에게 묻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자신과 친한 금의위 소속 여성 경호대가 있을 만한 곳으로 향해 미려가 빠르게 달려간다.

이때 앞쪽 수레와 수레 사이에서 터벅! 터벅! 걸어 나오는 해월이 눈에 들어오자 더욱 속력을 내 해월의 어깨를 한 손으로 잡아챈다.


“무슨 일이야? 왜 멈춘 거야.”

“어! 그게 지금 우리도 몰라. 저기 저 인간이 갑자기 멈추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멈추긴 했는데. 무슨 일 때문인지는 말을 안 하니 뭐 알 수가 있어야지.”

“미친 거 아니야! 갑자기 왜 저러는 건데?”

“난들 아냐! 어!”


해월의 짧은 비명에 분명 좀 전까지 말 위에 타 있던 마검의 모습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미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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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1) 22.06.16 178 1 11쪽
38 38화.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22.06.15 181 1 11쪽
37 37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2) 22.06.14 176 2 9쪽
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8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2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4 2 12쪽
»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5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30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6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9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40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7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2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4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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