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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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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15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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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1화. 미려의 정체. (3)

DUMMY

늦은 저녁 식당 일을 마치고 주방을 나서는 미려가 숙소를 향해 서너 걸음 걷다가 멈추어 서선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숙소에 가봤자 이제 아무도 없을 텐데. 어떡하지? 가만 오늘부터 강수도 늦게까지 수련을···. 아! 맞다. 그럼 강수한테 가보면 되겠구나. 헤헤!”


해맑은 미소와 함께 정파 인들이 모여 사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한참을 걸어 강수와 송현이 수련하는 수련장에 도착해 보니 자신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둘을 구경하고 있는 취웅이 보이자 다가가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오랜만이구나. 동생 보려고 온 것이냐?”

“네.”

“그래, 그럼 이리 앉거라.”


땅에 묻어 있는 흙을 취웅이 털어 주자 꾸벅! 인사를 하곤 미려가 다소곳이 앉는다.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감사는 뭐, 그래 그동안 별일 없었느냐?”

“네. 두 분이 신경 써주셔서 별일 없었습니다.”

“음∼ 그렇구나.”


할 말이 더는 없는지 둘의 시선이 자연스레 분광검법을 펼쳐 보이는 강수에게 향하고 그렇게 잠시 둘은 말없이 강수를 지켜보다 뜬금없이 취웅이 혼잣말하듯 입을 뗀다.


“자세가 좋구나. 음∼ 좋아. 얼핏 보면 점창파 제자라 해도 하나 손색이 없겠어. 아니 그러냐?”

“아 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답하는 미려를 취웅이 뜬금없이 아래위로 훑어본다.

그리곤 조금은 못마땅한 듯.


“근데 너는 왜 변화가 없누?”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뭘 또 숨기고 그러냐! 다 아는 사이에, 무공 말이다. 남들은 다들 어떻게든 한 단계 발전하려고 죽어라 발버둥 치는데. 너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아 물어보는 것이다.”

“그게···. 아무래도 일도 바쁘고. 그리고···.”


미려가 말을 끝까지 못 하고 중간에 말을 얼버무리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취웅이 혀를 찬다.


“쯧쯧쯧! 이리 눈치가 없어서야! 앞으로 어떻게 동생을 데리고 이 험난한 곳에서 살아갈꼬.”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이곳에서 너보다 무공이 낮은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으냐? 그리고 너보다 고수인 그들이 일 년을 넘게 너와 살을 부대끼며 살면서 아직도 내가 무공을 익힌 사람인지 익히지 않은 사람인지 모를 것이라 여긴 것이냐? 에그 이 답답한 사람아. 그래 어디 소속이었느냐?”

“네! 그게 무슨···.”

“허허 내가 살수인 것은 다 안다니까 그러네.”


취웅의 말에 미려가 꿀꺽! 마른침을 삼키곤 아주 작은 목소리로,


“흑살 소속이었습니다.”

“흑살이라! 독한 곳에 있었구나. 그래 그럼 흑혼공하고 흑살검법, 은참을 익히고 있겠구나!”

“그걸 어떻게···.?”


자신이 익히고 있는 무공을 당연하다는 듯 취웅이 말하자 커다란 눈을 더욱 커다랗게 뜨곤 슬그머니 몸을 뒤로 뺀다.


“내가 이래 봬도 무림에서 한가락 했던 사람인데, 어디 한두 번 살수에게 공격받아 보았겠느냐? 아니 그러냐?”

“그게 아무리 그렇다고 하여도 무공까지 안 다는 것은···.”

“허∼험.”


헛기침을 내뱉으며 마치 너에게만 해준다는 듯한 표정을 취웅이 짓고는 조심스레 말을 잇는다.


“그건 전에 내 흑살 소속이었던 놈을 한 놈 잡아 심문하다 알게 된 것이니 더는 의심 말거라. 하여간 아주 독한 놈이더구나. 어찌나 말을 안 하던지 내 그놈 때문에 며칠 밤을 설쳤던 걸 생각하면···. 흠! 흠! 말이 많이 빗나갔구나! 그래 무공수련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

“제가 아무래도 살수다 보니 남들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어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지 결코 무공을 익히기 싫어서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그럼 쓰나! 이런 험한 곳에 혼자도 아니고 어린 동생까지 돌봐야 하는 처지에.”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니 다행이구나. 그래 흑살 소속이었다면 무공에도 어느 정도 소질은 있었을 것이고, 가만있자···. 내가···.”


불현듯 이전 세상에서 아주 우연히 실전(失傳) 되었다고 알려진 무영신투(無影神偸)의 무공인 풍운보(風雲步)와 귀혼보(鬼魂步)를 이곳에 오기 몇 해 전에 허름한 서점에서 발견하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빠르게 숙지하고 책을 태워버렸던 일이 떠오르자 두 눈을 깜박인다.


‘왜 내가 이를 잊고 있었지? 가만 보자 그렇다면 나도···. 킥킥킥!’


취웅이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히죽히죽 웃자 미려가 슬그머니 강수에게 고개를 돌린다.


‘뭐야! 이 인간 왜 이래?’


속으로 투덜거리며 잠시 취웅의 눈치를 보다 별다른 반응이 없자 그냥 그렇게 수련 중인 강수를 바라본다.


취웅은 이곳에 와서 다른 무림인들이 일반인들에게 자파의 심법과 괴생물체의 공격에서 몸을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절기 몇 가지를 가르치는 것을 보며 자신 또한 다른 무림인들과 같이 일반인들에게 개방의 무공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무공은 외부인에게 알려줄 수 없는 무공이기에 부러운 마음을 마음 한편에 고이 접어두고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이에게 무공을 전수해줄 수 있는 무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지금, 취웅의 두 눈이 매섭게 미려의 전신을 훑는다.


‘그래, 나쁘지 않아.’

“흠! 흠! 혹시 말이다. 무영신투라고 들어 보았느냐?”


뜬금없는 취웅의 물음에 미려가 뭐지? 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네 들어는 봤는데, 왜 그러세요?”

“그게 그러니까 내가 말이다. 그 무영신투의 무공을 알고 있거든. 그래서 말인데 혹 네가 배우고 싶다면 말이다. 내가 가르쳐줄 수가 있거든. 해서 이리 물어보는 것이란다. 어떻게 나에게 무영신투의 무공을 배워 보겠느냐?”

“무영신투의 무공을 저에게···. 왜요?”


놀란 미려가 커다란 두 눈을 껌벅이며 취웅을 쳐다본다.

마치 이 늙은이가 노망이 난 것은 아닌지 하는 표정을 하고선.


“흠∼ 뭐라고 해야 하나. 그래 네가 안 돼 보여서 그래서 가르쳐주고 싶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암! 그렇고말고.”

“말도 안 돼. 그런 거짓말을 누가 믿나요. 무영신투의 무공이 그저 그런 무공도 아닌데. 안 그래요?”

“그렇지? 말이 좀 안 되긴 하지? 쩝!”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는 생각에 취웅이 잠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이내 긴 한숨과 함께 다시 입을 연다.


“하∼ 그래 내 솔직히 말하마. 외로워서 그렇단다. 나도 말이다. 다른 문파 인간들처럼 자파의 무공을 다른 일반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같이 무리 지어 어울리고 싶더구나.”

“하시면 되잖아요. 알고 계신 무공도 많이···. 아닌가요?”

“그래 난 그리 많은 무공을 알지 못한다. 관심도 없었고. 하여 부러워만 하다 오늘 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잊고 있었던 무영신투의 무공을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어 특별히 너에게 가르쳐주려 하는 것이다. 이제 답이 되었느냐?”

“근데 진짜 무영신투의 무공 맞는 건가요?”

“왜 못 믿겠느냐?”

“네.”

“네∼에. 위대한 개방의 취웅인 내가 가르쳐준다고 하면 고맙습니다. 하고 넙죽 절을 해도 시원찮은데. 뭐라! 믿지 못하겠다. 허허! 내 이리 허망하게 살았단 말인가! 나 개방의 장로 취웅이 이런 대접을 받으며 살아야 한단 말인가. 허허 허망하구나! 허망해.”


처음에는 미려에게 화를 내던 취웅이 갑자기 자신의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하고 이런 취웅의 소란에 강수와 송현이 수련을 멈추고 취웅과 미려를 쳐다보자 창피한 마음에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미려가 두 팔로 취웅의 팔을 잡아끈다.


“알았어요. 배울게요. 배우면 되잖아요. 제가 잘 못 했으니 우선 다른 데로 가서 이야기하자고요. 네?”

“내 너에게 동정 따위 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니 배우기 싫으면 배우지 않아도 된다. 단 다시는 나를 볼 생각을 하지 마라. 알겠느냐?”

“좀 조용히 하세요. 제발. 다 쳐다보잖아요.”


미려의 말에 송현과 강수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취웅이 헛기침하며 주위를 한번 쓱! 돌아본다.


“허∼험 내가 원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좀 과했군, 그래.”

“네 과하셨어요. 그러니 우선 다른 데로 가서 이야기하자고요. 네?”

“됐고 배울 테냐 안 배울 테냐? 그것만 말해보거라.”

“네! 배울게요. 그러니 제발···.”

“됐다. 이제 내가 싫다.”

“왜요? 저 진심입니다. 그리고 좀 전에 할아버지도 그러셨잖아요. 동생을 지키려면 강해져야 한다고요. 저 무영신투의 무공을 배우겠습니다. 그러니 가르쳐주십시오.”


새침한 표정의 취웅이 슬쩍 미려의 얼굴을 쳐다본다.


“진심이냐?”

“네 진심입니다.”

“알았다. 그럼 가자꾸나.”

“네! 어디를요?”

“여기서 알려줄 수는 없지 않으냐. 그러니 내 숙소로 가자꾸나.”

“네.”


취웅이 휑하니 뒤돌아 왠지 모르게 신이 난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신의 숙소를 향해 걸음을 옮기자 왠지 미덥지 않은 듯한 표정을 한 미려가 한숨을 내쉬며 투벅! 투벅! 따라 걷는다.

이렇듯 두 사람이 어디론가 걸어가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강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송현을 쳐다본다.


“왜 저러는 걸까요? 사부님!”

“그러게, 말이다. 하여간 갔으니 우리는 수련이나 더하자꾸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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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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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1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3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3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29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5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8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3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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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4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1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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