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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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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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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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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3화. 이름을 갖다.(1)

DUMMY

#13화.



이곳에 와서 사람들이 가장 적응하기 힘든 것을 들자면 첫 번째는 시간일 것이다.

이곳은 해가 없다.

그래서 낮과 밤의 구분도 없고,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개념 또한 적용할 수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하루가 길었다.

마치 이전 세상의 열흘과도 같이.


두 번째로 이곳은 추웠다.

암동은 그나마 나았지만, 동굴 입구는 붉은 달이 지면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털을 뒤집어쓰고 사는 곰도 혀를 내두를 추위라며 다들 힘들어했다.

이러한 추위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이전 세상과 다른 곳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그것은 단지 추위 때문에만은 아녔다.

이곳의 환경, 다시 말해 주변에 보이는 나무와 식물들이 이런 엄청난 추위에도 푸른 잎과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묘한 이질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전 세상은 그러하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이런 다른 환경이 주는 이질감 때문에 심한 향수병을 앓는 사람들도 생기고 정신적으로 약간의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이라는 명제 앞에 사람들은 금세 적응해갔다.


사람들이 이렇듯 이곳 생활에 적응해 나아갈 때 마검과 현무진인은 이곳이 이전 세상과 다른 점, 특히 무공을 익히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혹시 모를 위험이나 특이 상황은 없는지를 다방면으로 조사를 하였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몇 가지 사실들을 알아냈다.


첫째, 이곳의 기의 밀도가 이전 세상보다 최소 열 배에서 스무 배 정도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곳에서 일 년 동안 심법을 수련하면 전에 살던 곳보다 최소 열 배에서 스무 배 더 많은 양의 내공을 늘릴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한마디로 이곳 자체가 산삼이나 하오수라는 말이다.


두 번째는 이곳의 기에는 이전 세상에서는 없었던 순수 마기가 존재하며 이 순수 마기는 붉은 달의 영향을 받는지 달이 뜨면 짙어졌다가 달이 지면 옅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순수 마기는 이곳 동물들의 몸속에 미약하지만 존재하며 마기가 존재하는 동물은 하나같이 이전 세상과 다르게 어마어마한 크기와 힘 그리고 포악한 성향을 띠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아냈다.

물론 이전 세상에서 본 동물들과 전혀 다른 종으로 원래부터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생김새로만 봤을 때 두 사람은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는 이러한 순수 마기가 이상하게 동굴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옅어져 암동이 위치한 곳에 이르면 붉은 달이 뜨든 말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사람은 다시 한번 모든 무림인에게 암동에서만 운기를 취할 것을 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시간의 흐름이 이전 세상과 이곳은 달랐다.

하지만 이 사항은 어느 정도 경지가 되어야 알 수 있고, 몰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우선은 두 사람만 알고 넘어갔다.


마검과 현무진인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은 하나하나 무림인들에게 전달되었고 이러한 사실들을 접하게 된 무림인들은 그 무엇보다도 이곳의 기의 밀도가 열 배 높다는 것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였다.

그리하여 동굴 입구에서의 활동이 끝나기를 모두 손꼽아 기다렸고 그렇게 입구에서의 시간이 끝나고 암동에 와서는 다들 그 누구보다 운기조식을 열심히 취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마검대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순수 마기의 영향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주화입마나 마기의 폭주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암동 안에서 운기조식을 취하더라도 꼭 한 명 이상의 호법(護法)을 세우고 여러 명이 모여서 운기조식을 취하는 것 말고는.

또한 혹시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순수 마기가 몸 안으로 침투했을지 몰라 수시로 마검에게 검사를 받았다.


이곳의 기의 밀도가 아무리 열 배 높다고 하여도 그 기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기에 체내(體內)에 쌓이는 내공의 양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

물론 이전 세상에 비하면 상당한 양이기에 절정에서 초절정으로 넘어가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암동에서의 운기조식은 그야말로 단비와 같았지만 말이다.


그러한 이유로 절정에 끝자락에 머물러 있는 무림인들은 무리해서라도 더 많은 내공을 쌓기 위해 운기조식을 취하는 시간을 더 늘리려 노력하였지만, 운기조식을 취하고 외부의 기를 받아들이는 일 또한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최대 하루 세 시진(6시간) 이상을 취하지는 못하였다.


물론 잠을 안 잔다면 더 할 수도 있었지만, 절정의 경지는 잠을 안 자고 운기조식만으로 신체의 피로를 풀 수 없었다.

하지만 부족한 내공만 충족되면 초절정의 경지에 들어 이러한 한계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무림인들은 더더욱 간절히 내공을 모으고 또 모았다.


이렇듯 절정에서 초절정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공의 양,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진 문파라면 그 문파가 가진 무공 안에 이미 초절정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깨달음은 내포하고 있어 부족한 내공만 충족된다면 언제라도 초절정에 오를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무림의 정설이다.


특히 이곳에 온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그리고 마교, 금의위가 익히고 있는 무공은 다른 그 어떤 문파의 무공보다 세월이라는 무게와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녹아 있다는 점에서 이미 절정의 벽을 깨고 어렵지 않게 초절정에 들어설 수 있는 초석은 다져져 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이러한 것에서 알 수 있듯 가장 기본적인 내공의 양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깨달음이 있어도 무공을 펼칠 수 없으므로 각 문파에서는 더욱더 효율이고 좋은 내공심법을 만들어 신공이라 이름을 부여했고 각 문파의 중요한 사람만 이를 익히게 하였다.

이것은 그만큼 무공을 익힘에 있어 내공의 양을 빠르게 늘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일례인 것이다.


무림인들이 이렇듯 자신들의 무위를 늘려갈 때 이와는 상반되게 일반인들은 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하나둘 시름시름 앓아눕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을 알게 된 취웅은 처음엔 자신의 의학적 지식을 이용해 방법을 찾아보려 하였지만, 그게 잘되지 않자 곧바로 현무진인과 임호연 장군 그리고 마검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 도움을 청하고 자신 또한 원인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병에 대한 원인은 물론 치료 방법도 찾지 못하는 사이 하나둘 환자만 늘어나자 우선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을 한 대 모아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취웅은 서둘러 자신의 천막 옆에 같은 증상의 환자들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며칠이 지나 취웅은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환자가 모두 일반인이란 사실을···.


하여 왜? 일반인들만 이 병에 걸리는 것인지 하나하나 조사하기 시작하였지만 아무리 이리저리 알아보고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길이 없자 취웅의 마음은 점점 타들어 갔다.


“하∼ 이리 답답할 수가. 도무지 답을 알 수가 없으니. 에이.”


답답한 마음에 자신의 집무실을 나와 암동 안을 이리저리 서성거렸다.

한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두 눈을 가린 천을 왼손에 들고 오른손 검지를 눈앞에 가져가 아주 천천히 움직여 보이는 남자아이를 보곤 기특하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아이에게 걸음을 옮겼다.


“잘 돼 가느냐?”


취웅의 물음에 남자아이는 취웅을 보지도 않은 채 시선을 계속 오른손 검지에 고정하곤 답한다.


“네. 뭐 그렇죠. 뭐.”

“참 어린놈이 끈기 하나는 타고났네, 그려. 그래 왼팔은 좀 어떠냐?”


부러졌던 왼팔을 들어 천천히 움직여 보인다.


“이제 이렇게 움직여도 아프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오른팔에 비교하면 힘이 많이 떨어져요.”

“음 그건 한동안 왼팔을 못 쓰게 해놔서 근육이 빠져서 그런 거니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좋아질 거다. 그러니 걱정할 거 없다.”

“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근데 넌 괜찮냐?”

“뭐가요?”

“그게 그러니까 막 눕고만 싶고 만사가 귀찮고, 온몸에 힘도 없고 그러지 않냐 이거지.”

“전 안 그런데요.”

“그래 그럼 다행이구나. 알았다. 수고해라 난 이만 가보련다.”

“저기 할아버지.”


몸을 돌리려다 말고 어정쩡하게 다시 돌아서선 남자아이를 쳐다본다.


“왜 그러느냐?”

“전에 도공 아저씨가 그랬는데, 잠을 못 자거나 해를 못 보면 사람이 삐쩍 말라 죽는다고 하던데. 우리도 죽는 건가요?”

“그게 뭔 뜬금없는 소리냐? 죽긴 왜···?”


순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두 눈을 껌벅이던 취웅이 갑자기 후다닥! 달려와 남자아이를 꽉! 안는다.


“아이고! 이 귀여운 놈. 네가 나를 살리는구나. 그래 우선 내가 급하게 가봐야 하니, 나중에 보자꾸나.”


혼자 횡설수설하던 취웅이 다시 후다닥! 어디론가 달려가자 홀로 남은 남자아이가 어지러움에 헛구역질하며 급하게 천으로 눈을 가린다.


“웩···. 아이참 어지럽게 왜 흔들고 웩! 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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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1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3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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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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