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7,793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5.26 21:00
조회
221
추천
2
글자
10쪽

21화. 이름을 갖다.(9)

DUMMY

그날 이후 송현은 매일 강수가 수련하고 있는 곳을 찾아 삼재검법을 봐주고 무공을 수련하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몸을 보다 효율적으로 단련하는 법을 알려주며 조금은 지루했던 암동 생활에 활력을 찾았다.


송현이 그렇게 활력을 찾아갈 때 강수 또한 조금이지만 무공에 대한 이해도와 무공을 대하는 자세가 깊어지고 신중해졌다.

특히 이전 검만 휘두르던 때와 달리 신체 근육의 중요성을 알게 된 이후에는 무공을 펼치기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하체와 상체로 나눠 하루는 하체 단련을 하고 다음 날은 상체를 단련했다.

그중 하체를 단련할 때는 마보 자세와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단단한 하체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어지럼증을 극복한 것이 아니기에 달리기나 동적인 움직임이 심한 훈련은 하지 못하고 정적인 훈련 위주로 시행해 나갔다.


강수와의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이런 강수의 특이한 상황을 알게 된 송현은 될 수 있으면 강수가 덜 어지럼을 느낄 수 있는 훈련 위주로 알려주거나 아니면 미리 며칠간 고민해 강수의 상황에 맞게 손을 본 후에 강수에게 알려주곤 하였다.


강수는 송현과 만남을 처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한 번의 만남이겠거니 하고 미려에게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계속 송현과 만남이 이어지고 자신이 보아도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이 펼쳐 보이는 삼재검법이 멋있어 보이자,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온 미려에게 자랑삼아 삼재검법을 펼쳐 보였다.


강수의 생떼에 못 이겨 삼재검법을 펼쳐 보이는 강수를 멍하니 바라보던 미려는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강수가 펼치는 삼재검법이 뭐랄까? 틀이 잡혔다고 해야 할까? 하여간 이전 해월이 가르쳤을 때 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살짝 표정이 굳어갔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강수 혼자서. 아니야 분명 강수는 무공에 재능이 없다고 현무진인께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강수를 도와줬다는 건데, 이건 더더욱 말이 안 되잖아. 누가! 왜? 아무 이유 없이···.’


지금의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자 미려는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때 이런 사정을 모르는 강수가 삼재검법을 마치곤 검을 허리춤에 집어넣고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미려에게 다가왔다.


“어때 누나 나 완전 멋있지?”

“응 그래···. 근데 너 혹시 누구한테 무공을 배우는 건 아니지?”

“어! 누나 어떻게 알았어? 나 요즘 송현 형한테 신체 단련하는 방법이랑 삼재검법 형(形)에 관해서 배우고 있는데. 헤헤헤!”

“그게 무슨 말이야? 송현! 송현이 누군데?”


미려의 표정이 굳어지자 이를 보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강수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어∼ 그러니까 점창파 형인데. 일주일 전에 내가 여기서 삼재검법을 연습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더니 나더러 내가 펼치는 삼재검법과 자신이 아는 삼재검법이 다르다면서 하나하나 알려주더라고. 그래서 알게 된 형인데. 왜? 나 뭐 잘못한 거야?”

“아니, 네 말대로라면 잘못한 건 없지 싶은데···. 점창파라고?”

“응 점창파 일대 제자라고 했어. 이곳에 점창파 대표로 왔다고.”

“왜? 너한테 무공을 가르쳐준다는 다른 말은 없었고?”

“응 그런 말은 없었는데. 그냥 내가 펼쳐 보이는 삼재검법이 좋다고만 했는데. 그래서 보러오는 거고.”

“보러온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아니 그게, 나도 그날만 잠깐 그러는 줄 알았는데. 그날 이후 매일 내가 여기서 삼재검법을 연습하고 있으면 와서 알려주더라고.”

“근데 왜 누나한테 말 안 했어?”

“미안.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단 말이야. 그래서 오늘 하려고 했던 거고.”

“뭐 다른 이상한 행동이나 말은 없었고.”

“응. 그런 거 없었어.”

“그래, 우선 알았고. 늦었다. 그만 들어가자.”

“응 누나.”


아무 대가 없이 생판 모르는 남에게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무공을 가르쳐준다는 것은 미려 아니 모든 무림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미려 또한 걱정되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강수는 미려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나? 싶어 풀이 죽었다.


그날 밤 미려는 밤새 생각해봐도 송현이라는 사람이 강수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무공을 가르쳐준다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 뭔가 있지 않고서는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야. 가만! 그럼 어떻게 한담.’


새벽에 일어나 수련을 하기 전 세면장에서 세면을 하는 아미파의 소혜사태와 남궁세가의 남궁연에게 미려가 다가가 은근슬쩍 말을 걸었다.


“점창파에 송현이라는 사람 아세요?”

“송현 오빠 알지. 왜?”

“아니 그냥 좀···.”


미려가 말끝을 흐리자 남궁연의 눈빛이 게슴츠레 변한다.


“너 혹시 그 오빠한테 관심 있니?”


느닷없는 궁연의 말에 미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곤 괜한 오해를 살 바에는 사실대로 말하는게 좋겠다 싶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요 며칠 아무 이유 없이 강수의 무공을 봐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사람인가 해서요.”

“아∼ 난 또 뭐라고. 그런 것 때문이라면 별일 아니야. 그러니까 아무 걱정 안 해도 돼.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별일 아니라는 듯 소혜사태가 얼굴에 물기를 닦는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원래 그런 사람이라니?”

“그 오빠가 원래 남 무공 가르치는 게 취미거든. 그죠 언니?”

“그래. 하여간 아무 걱정 안 해도 돼. 미려야. 그 사람 평도 좋고 절대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아무리 그래도 아무 상관도 없는 강수한테 무공을 가르쳐준다는 게···.”

“그 오빠가 원래 유별나서 그렇다니까 그러네. 그리고 내 알기로는 그 오빠 가르치는 것 하나는 타고났다는 이야기가 있어. 진짜 잘 가르친대. 그죠? 언니”

“그래 나도 그렇게 들었다. 자신의 무공 성취보다 남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 사람이라고.”

“강수가 복이 있네. 그런 사람 눈에 띄기 쉽지 않은데. 그죠?”

“그러게, 생각하니까 또 그렇네.”

“강수가 사부 복이 있네. 자식!”


남궁연의 말에 괜한 자격지심 때문인지 미려가 정색한다.


“그냥 심심해서 몇 번 가르치는 거겠죠. 사부라니 그건 좀 아닌 것 같네요. 부탁인데, 그런 말 강수 앞에서는 하지 말아주세요. 괜히 그런 말 때문에 들떴다가 상처받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래 궁연아! 이번엔 네가 너무 앞서간 거 같다. 강수 앞에서는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라.”

“네 알았겠어요. 언니.”

“저 그럼 이만 식당 가봐야 해서. 두 분 수고하세요.”

“그래 미려야 너도 고생해라.”

“좀 이따 봐.”

“네.”


송현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소혜사태와 남궁연의 말에 미려는 이전보다는 나아진 얼굴로 식당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는 사람에게 무공을 가르쳐준다는 것이 미려가 아는 상식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송현을 아무리 좋게만 생각하려 해도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 판단하는 걸로.”


결심이 서자 식당 일을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야 하기에 후다닥! 식당을 향해 달렸다.


아침 준비가 끝나고 어지럼증 때문에 식당에 와서 밥을 먹을 수 없는 강수를 위해 미려가 아침을 가지고 숙소로 향했다.


“너 오늘 혹시 송현이라는 사람 만나기로 했니?”

“응! 두 시진(4시간) 후에 요 옆 공터에서 뵙기로 했어.”


배가 고팠는지 강수가 허겁지겁 밥을 한술 크게 떠서 입에 넣고는 무말랭이를 손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며.


“근데 그건 왜 물어? 누나.”

“아니 그냥 오늘도 만나나 해서.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오늘 식당 일이 좀 많네. 간다.”

“어 누나 수고해.”

“그래. 너도.”


숙소를 나서자마자 탁! 땅을 차며 빠르게 주방을 향해 달려가 서둘러 오늘 할 일을 하나둘 처리하곤 두 시진이 다 되어가자 하던 일을 멈추고 주방을 나선다.


숙소 옆 공터, 어제와 같이 느릿느릿 강수의 목검이 허공에 스치고 그 옆에 앉아 있던 송현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그려진다.


‘뭐지? 왜 아무런 수상한 점이 보이지 않는 거지?’


멀찍이 떨어진 바위 뒤에 검은색 야행복을 입은 채 숨어있던 미려가 빼꼼히 고개를 내놓는다.

한참을 지켜보던 미려는 친절하게 강수에게 무공을 가르치는 송현의 모습이 왠지 더 수상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다음 날도 그리고 그다음 날도 바위 뒤에 숨어 지켜보던 미려의 몸이 스르륵! 움직였다.


살수의 무공인 은참을 써 강수와 송현이 도대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엿듣기 위해 어둠과 어둠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십이 삼 장(36~39m) 거리에 있는 바위 뒤에 멈춰 귀를 기울였다.


‘아이 젠장!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네. 어떡하지 더 다가가면 걸릴지도 모르는데. 아니야. 분명 절정이라 들었어. 그럼 십 장까지는 안전해.’


호흡을 가다듬고는 스르륵! 미려가 다시 어둠속에 몸을 숨기곤 조심스레 움직인다.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막사 뒤 그늘, 미려가 그늘 안으로 몸을 숨기려는 찰나 강수와 대화를 나누던 송현의 시선이 갑자기 미려가 있는 곳을 노려본다.


“헉!”


놀란 미려가 급하게 숨을 멈춘 채 바닥에 몸을 밀착시켜 연체동물이 움직이듯 막사 뒤로 아주 미세하게 물러서기 시작했다.

절대 들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지만 그런 미려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한 걸까?

송현의 시선이 미려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젠장!’


송현의 따가운 시선에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개구리처럼 그 자리에 납작 엎드린 채 기척을 지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9 39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1) 22.06.16 178 1 11쪽
38 38화.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22.06.15 181 1 11쪽
37 37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2) 22.06.14 176 2 9쪽
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9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8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90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90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3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4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5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4 3 11쪽
»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2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7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30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6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9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40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8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9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2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5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7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