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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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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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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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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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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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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8화. 이름을 갖다.(6)

DUMMY

다음 날 늦은 저녁 주방일을 마치고 돌아와 남자아이와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미려와 암동 경비를 서다 돌아온 아미파의 소혜사태와 남궁세가의 남궁연이 있던 여자 숙소에 뜬금없이 헛기침 소리와 함께 현무진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흠! 안에 있는가? 나 현무진인일세.”

“나도 왔다네. 그러니 어여 나와 보시게.”

“잠시만요. 어르신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잠시만요.”


깜짝 놀란 미려와 소혜사태 그리고 남궁연이 허둥지둥 옷을 갖춰 입는다.

그 모습을 보며 왜들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남자아이가 숙소 밖으로 나가 현무진인과 취웅을 보자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취웅 할아버지, 현무 할아버지.”

“그래 이놈아. 네놈은 좋겠다. 이름도 생기고.”

“제 이름 다 지으신 거예요?”

“그래 이놈아. 근데 다들 뭐를 하는데, 아직 안 나와 보는 것이냐?”

“옷 입어요.”

“허허 그러게, 내일 오자고 말씀드린 것 아닙니까? 선배님.”

“그런가. 뭐 어떻게 하겠나 이미 벌어진 일을. 아니 그런가?”


이때 소혜사태가 조심스럽게 입구를 가리고 있던 천을 젖히고 나와 취웅과 현무진인을 보며 깍듯이 인사를 한다.


“미리 오신다고 연락을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자려고 하던 중이라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두 분 어르신.”

“아니네, 괜찮네. 그러니 마음 쓰지 말게나.”

“근데 계속 이리 밖에 세워놓을 작정인가? 자네.”

“아이쿠 아닙니다. 들어오시지요. 제가 워낙 정신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이쪽으로···.”


현무진인과 취웅에게 쩔쩔매는 소혜사태를 보며 왜 저리 쩔쩔매지? 라는 의문을 품은 남자아이가 숙소 안으로 들어가는 현무진인과 취웅의 뒤를 따른다.


약간의 말린 짚과 두꺼운 천이 깔린 바닥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현무진인과 취웅, 소혜사태의 앞에 미려와 남궁연이 급하게 준비한 숭늉을 작은 잔에 담아 내려놓는다.


“죄송합니다. 준비해놓은 것이 없어, 밤에 출출할 때 먹으려고 놔둔 누룽지로 끓인 숭늉입니다.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미려의 말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이곤 두 손으로 미려가 내온 숭늉이 담긴 그릇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 맛을 보는 현무진인과 취웅, 맛이 좋은지 두 사람 다 밝은 미소를 짓는다.


“이야 이거 자네가 끓여주는 맛없는 차보다 좋군, 그려.”

“그러게, 말입니다. 참 좋군요.”


숭늉이 든 그릇을 내려놓고 현무진인이 옆에 서 있는 미려를 포근한 눈으로 바라본다.


“자네도 이리와 앉게나.”

“네.”

“자 그럼 밤도 늦었으니 자네가 이틀 밤새 고민하여 만든 요 녀석의 이름을 어서 말해주고 우린 가세나.”

“그러지요. 내 나름 심사숙고하여 지었으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너무 나무라지는 말거라. 알겠느냐?”

“네 할아버지 저는 다 좋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내 안심하고 말하마. 먼저 내 나름대로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이런저런 고민 끝에 강해져 누나를 지키라는 의미를 이름에 담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강할 강(強)에 지킬 수(守), 강수라 한번 지어보았단다. 어떠냐? 마음에 드느냐?”

“와 좋은데요. 그지 동생도 좋지?”


미려의 등 뒤에 서서 듣고 있던 남궁연이 손뼉을 치며 미려의 등을 쓰다듬는다.


“좋은 이름 지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네 녀석은 어떠하냐?”

“저도 좋아요. 강수, 입에도 잘 붙고 멋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이름대로 꼭 제가 누나를 지킬 거예요.”“그래 그래야지. 남자인 네가 누나를 지켜야지. 그러니 어서 쑥쑥 자라거라 알겠느냐?”

“네 취웅 할아버지. 그리고 현무 할아버지 좋은 이름 지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네가 마음에 들어 하니 나도 기쁘구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히 그렇게 감사하면 내일 야식도 기대해도 되는 건가?”


취웅이 불쑥 말을 던지며 입맛을 다신다.


“그럼요. 제가 방 숙수님 어떻게든 꾀어서 진짜 맛있는 것들로 준비해 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니 안 그래도 되네. 그동안 자네에게 얻어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닌데 어찌···.”

“고맙네. 내 그럼 내일 저녁은 안 먹는 것으로 해야겠군, 그래. 자 그럼 오늘은 이만 늦었으니 가세나.”


현무진인의 말을 싹둑 자르며 취웅이 급하게 일어서서는 머뭇거리는 현무진인을 보며 소혜사태와 남궁연을 손으로 가리킨다.


“이 사람들 얼굴에 피곤이 덕지덕지 앉아 있는 게 안 보이나? 어여 일어나게.”


취웅의 말에 현무진인이 어정쩡하게 일어서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려를 다시 보며.


“내 무언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니. 자네 마음 쓰지 말게, 알았나?”

“네. 알겠습니다.”


이때 취웅이 몰래 눈을 찡긋거리자 미려가 알았다는 듯 피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현무진인과 취웅이 숙소에서 나가자 남궁연과 소혜사태 모두 잘됐다며 미려와 강수를 축하해 주었다.


남자아이는 원래 살던 곳에서도 없었던 이름을 이곳 어딘지 모르는 세계에 와서 갖게 되었다.


남자아이가 이름을 갖게 되는 사이 암동에는 바뀐 것이 두 가지 있었다.

동굴 입구에 머무르는 시간이 서른 번의 저녁에서 열 번의 저녁을 먹은 다음 교대하는 것으로 변경된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그동안 동굴 입구에 두 세력이 주둔하던 것에서 하나의 세력이 단독으로 주둔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이렇게 바뀌게 된 주된 이유는 더욱 많은 시간을 운기조식에 할애하고 싶었던 여타 대다수 무림인의 바람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이곳의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갔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마교가 동굴 입구에 단독으로 주둔하게 되자 때아니게 여성들이 거주하는 천막에는 금의위 여성 경호대부터 정파의 소혜사태와 남궁연까지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게 되어, 한결 사람 사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여성들이 거주하는 천막의 늦은 오후, 다들 각자의 일을 위해 나가고 강수만이 한쪽 구석에 앉아 운기조식을 하고 있다.

이때 천막 안으로 취웅이 고개를 빼꼼히 들이밀며.


“현무 자네 있나?” 엥! 어디 갔나?”


천막 안을 두리번거리다 운기조식을 하는 강수를 보곤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참 그놈 열심히도 하네.”


그때 운기조식이 끝났는지 호흡을 가다듬으며 강수가 천천히 눈을 뜨다 천막 입구에 서 있는 취웅이 눈에 들어오자 일어나 꾸벅 인사를 한다.


“어! 취웅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래 이 사람은 어디 갔느냐?”

“현무 할아버지요?”

“그럼 그 사람 말고 내 물을 사람이 또 있느냐?”

“헤헤헤! 금의위 임 장군님이 보자고 하셔서 가셨는데. 근데 할아버지는 왜 안 가셨어요?”

“안 찾으니까 안 갔지 이놈아. 근데 네놈은 지금 네가 수련하고 있는 심법이 무슨 심법인지는 알고서 하는 것이냐?”

“당연하죠. 현문정종 내공심법이잖아요. 제가 뭐 이름도 모를까 봐요.”

“심법이라는 것이 이름만 알면 끝나는 것이더냐? 인석아! 뭐 하긴 네놈이 더 알아봐야···.”


취웅이 말끝을 흐리자 그새 친해졌는지 강수가 발끈하여 마치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대들 듯 따진다.


“왜요? 제가 알면 안 되는 건가요? 왜 말을 하다 마세요. 어서 말해주세요. 네! 할아버지.”

“그게 그러니까 말이다. 심법이라는 것은 원래 아무한테나 알려주고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란다. 지금 상황이 너무 특이하고 특별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전수하는 것일 뿐, 그리고 만약에 말이다. 네가 지금 수련하고 있는 현문정종 내공심법이 적힌 책자나 여타 비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이전 세상에 나타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으냐?”

“뭐 그냥 나타나면 나타나는 것이지 꼭 뭔 일이 벌어져야 하는 건가요?”


딱! 바보 같은 강수의 말에 취웅이 강수의 이마에 꿀밤을 한 대 쥐어박는다.


“그건 인석아! 네가 무림인들에게 심법이 어떤 의미인지 몰라서 하는 소리고.”

“저도 대충은 알거든요.”

“아는 놈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냐?”

“그럼 자세히 알려주시던가요. 괜히 때리지만 말고요.”

“그래 말이 나왔으니 내 말해주도록 하지. 그러니까 네가 배운 심법이 세상에 나타나면 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수백 명은 죽어 나갈걸. 왜 믿어지지 않느냐?”

“그럼,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누가 믿겠어요. 안 그래요?”

“말이 안 돼. 허허! 적게 잡아 수백이지 천명 아니 만 명도 죽을 수도 있어 이 답답한 놈아!”

“할아버지 같으면 좀 건강해지려고 막 사람도 죽이고 그러세요?”

“너 지금 뭔 개소리를 하는 거냐?”

“현무 할아버지가 이거 배우면 건강해진다고 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저도 열심히 하는 거고요. 근데 이거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는 게 말이 돼요?”

“허허 어찌 이리 무식할 수가 있나 싶다. 이놈아! 잘 들어라. 내 무식한 네놈이 불쌍해서 딱 한 번만 알려 줄 테니, 알겠느냐? 자 그럼 심법이란 무림인들에게 내공을 증진하는 것으로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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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8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2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24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3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30 3 9쪽
»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6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8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39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7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2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4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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