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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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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59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5.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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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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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DUMMY

“어!”


해월의 짧은 비명에 분명 좀 전까지 말 위에 타 있던 마검의 모습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미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순간 행렬의 뒤 어딘가에 있던 현무진인도 마검과 함께 사라진다.


멍한 표정의 미려가 어이가 없다는 듯 해월을 쳐다본다.


“뭐야! 저 인간 사라졌어.”

“우와∼ 대단하긴 대단한 것 같네. 괜히 마검이 아니네.”

“마···. 뭐라고?”

“너 저 사람 누군지 몰라?”

“그럼 당연히 모르지, 처음 봤는데. 왜 내가 저 사람을 알아야 할 이유라도 있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의 해월이 미려를 아래위로 훑어본다.


“하긴 식당에서 밥 짓는 년이 마검이 누군지 알아 뭐하겠냐.”

“마검···. 너 혹시 마교 부교주 말하는 거야?”

“그럼 마검이 마교 부교주 말고 또 있겠냐?”

“그렇긴 하지. 흔한 이름은 아니니까.”

“흔한 이름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그게 어디 이름이냐? 사람 겁주려는 거지.”


꽝!


이때 갑자기 멀리서 엄청난 폭음과 함께 지축이 흔들린다.

놀란 표정으로 폭음이 들린 곳을 찾아 시선을 돌리는 사람들.


꽝!


이때 다시 이차 폭음과 함께 멀리 숲 너머에서 불길이 솟아오르자 무림인들은 누가 뭐라고 시키지 않았지만 각자 빠르게 수비진을 취하며 주변을 경계한다.

이런 상황이 마치 비현실처럼 느껴진 미려는 멍하니 솟아오르는 불길만 바라보며 서 있다 해월의 부름에 겨우 정신을 차린다.


“야! 정신 차려. 야! 정신 차리라고. 강수는? 강수는 어디 있어?”

“강수···. 뒤쪽 식당 수레에···.”


문득 혼자 무서워할 강수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미려가 급하게 식당 수레가 있는 곳으로 달리고 그런 미려를 보며 해월이 소리친다.


“미려야! 강수 데리고 이리 와. 알았지?”

“어! 알았어.”


미려가 강수에게 달려갈 때 금의위 임호연 장군과 취웅 그리고 화산파의 청진, 마검대의 단주 공손진 이렇게 네 명은 불길이 치솟는 곳을 향해 경공을 쓰며 빠르게 달려간다.


꽝! 꽈과꽝!


두 번의 굉음과 함께 사장(12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에 머리 셋 달린 개(케르베르스)와 싸우는 마검과 현무진인의 모습에 현장에 도착한 넷은 순간 말을 잊은 듯 서로를 바라본다.

이때 멍하니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현무진인이 소리친다.


“왔으면 좀 도와주십시오. 선배님!”

“어···. 그래 알겠네. 내 잠시 놀라 정신을 놓았네, 그려. 미안허이.”

“저도 처음에는 많이 놀랐습니다. 하하하!”


현무진인의 웃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취웅이 막 케르베르스에게 달려들려고 하다가 옆에 아직도 멍하니 서 있는 세 사람이 눈에 들어오자.


“자네들은 어찌 여기 계속 이러고 있을 건가?”

“아닙니다. 가시죠.”

“정신들 차리시게. 그러다 골로 갈 수가 있어.”


케르베르스의 세 개의 머리 중, 마검과 현무진인이 공격하지 않고 있는 중앙 머리를 향해 취웅이 달려가자 나머지 세 사람도 취웅을 따라 케르베르스의 중앙 머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세 개의 입에서 동시에 용암을 내뿜으며 마검과 현무진인 그리고 새로 합류한 네 명을 공격하는 케르베르스, 좌측 머리와 우측 머리를 상대하던 마검과 현무진인이 브레스를 피해 공중으로 몸을 날리자 거대한 앞발을 휘둘러 재차 공격을 가한다.

중앙 머리를 상대하던 네 명은 브레스를 피해 멀찍이 몸을 날리다가 케르베르스가 마검과 현무진인에게, 마치 연계된 공격을 가하듯 브레스에 이어 앞발로 공격을 가하자 흠칫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무진인과 마검은 천근추(千斤錘)의 수법을 써 몸을 무겁게 만들어 아래쪽으로 빠르게 추락시켜 가볍게 케르베르스의 앞발을 피하곤 이내 지면에 착지하자마자 다시 몸을 날려 각자 맡아 공격하던 좌측과 우측 머리에 검기를 날린다.


꽈과꽝!


몇 번의 검기 공격에도 케르베르스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고 상처 또한 빠르게 아물자 현무진인과 마검은 이대로 계속 시간을 끌면 끌수록 자신들이 불리하다는 판단에 각자 자신의 검에 더욱 많은 기를 주입한다.


웅! 웅!


누구의 검이 먼저랄 것 없이 두 사람의 검 모두 울어대기 시작하고 전에는 푸르스름한 빛깔이 검 표면에 일렁거리는 듯했다면 지금은 마치 푸르스름한 얼음이 아주 얇게 검의 표면을 덮고 있는 듯 보였다.


이때 펑! 굉음을 내며 마검이 사라진다.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없었다는 듯이.


“허∼허 사람 뭐가 그리 급하다고 저리 서두르는지. 쯧쯧쯧!”


혀를 차던 현무진인도 이내 펑! 하는 굉음을 마검의 뒤를 따라 사라진다.


번쩍! 번쩍! 좌측 케르베르스의 이목을 끌며 요리조리 빠르게 움직이던 마검이 번쩍! 하고 목 부분에 모습을 드러내곤 이내 들고 있던 검을 좌측 케르베르스 목에 푹! 쑤셔 넣는다.


“혈룡폭(血龍爆)!”


마검이 꽂아 넣은 케르베르스의 목 내부에서 순간 퍽! 하곤 무언가 터져나가는 소리가 케르베르스의 거대한 몸을 타고 울림과 동시에 케르베르스의 나머지 두 개의 머리가 비명을 내지르며 미친 듯 사방으로 불을 뿜는다.


비명을 지르며 불을 뿜어 대는 우측 케르베르스의 머리 위로 이번엔 현무진인이 모습을 드러내곤 가볍게 들고 있던 검을 케르베르스의 머리에 찔러 넣는다.


푹! 퍽!


다시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좌측 케르베르스의 머리가 그랬듯 우측 케르베르스의 머리가 힘없이 넘어간다.


쿵! 쿵!


먼지를 날리며 케르베르스의 좌측과 우측에 있던 두 개의 머리가 차례대로 땅바닥에 힘없이 널브러진다.


“우아악! 우아악!”


중앙에 혼자 남은 케르베르스의 머리가 괴성을 지르며 다시 사방으로 불을 뿜어 대다.

이에 취웅과 같이 이곳으로 왔던 세 명 모두 어찌할 바를 몰라 우선 멀찍이 뒤로 물러나기로 하곤 땅을 박찬다.

네 사람의 이런 마음을 알아서였을까? 이들을 보호하려는 듯 현무진인이 슬그머니 그들의 앞에 선다.


이와 함께 미친 듯 발악하는 하나 남은 케르베르스의 머리 뒤로 이전과 같이 짙은 잔상을 남기며 마검이 나타나 푸르게 빛나는 검으로 케르베르스의 목을 칼로 그어버린다.


“혈룡참(血龍斬)!”


순간 목이 잘릴 것도 모른 체 브레스를 뿜으며 서서히 목과 분리되어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케르베르스의 머리, 머리가 분리되었어도 몸은 아직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끼는지 사방으로 움직이며 녹색의 피를 뿌려댄다.

한참을 날뛰다가 드디어 제 죽음을 알아챘는지 케르베르스의 몸뚱이가 서서히 옆으로 기운다.


쿠구궁!


거대한 흙먼지가 일어나 모두를 삼킨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마검과 현무진인 주위로 어마어마한 기의 흡수가 일어난다.


처음에는 다른 괴생명체와 비슷하겠거니 생각하고는 마음 편하게 죽은 케르베르스의 기를 받아들이려고 했던 마검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며 온몸의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른다.

계속되는 기의 흡수에 꽉 깨문 이 사이로 핏물이 주르륵 흐르고 부릅뜬 눈엔 핏물이 맺힌다.

당황한 모습을 지우곤 이내 두 눈을 감는다.


이미 한쪽 머리를 죽여 그에 해당하는 기를 받아들인 현무진인이 마검의 옆으로 다가와 선다.

일각(1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 흘러가고 마검이 감겨있던 눈을 뜨곤 목을 으드득! 소리가 나게 좌우로 움직이며 일어선다.


“자네 괜찮은가?”


피식! 어이가 없다는 듯 마검이 현무진인을 쳐다본다.


“죽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엥! 저놈의 말본새···.”


마검이 노려보자 취웅이 얼른 말끝을 얼버무리곤 현무진인과 다른 두 사람을 쳐다본다.


“우린 그만 가지. 임 장군! 행렬엔 누가 있나?”

“곽부관이 맡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교주님! 제가 모시겠습니다.”

“됐다.”

“넵. 근데 저기 괴생물체의 사체는 어떻게 할까요?”

“사체는 내가 맡아서 살펴보도록 할 테니 걱정하지 말게.”


취웅의 말에 공손진이 시선을 마검에게 옮긴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는 듯 마검은 행렬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거대한 개 모양을 한 괴생물체의 몸 여기저기를 갈라 혹시 모를 내단을 찾는 취웅과 여러 명의 정파 사람들.

한참을 찾아봐도 별반 특이한 것이 없자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취웅의 의견에 괴생물체의 고기를 식량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방 숙수를 부르고 이에 미려와 금의위 여성 경호대들이 거대한 개 모양을 한 괴생물체의 사체를 자르고 나르는 일에 함께하게 되었다.


강수도 미려를 도와 금의위 누나들이 잘게 잘라놓은 괴생물체의 고기를 수레에 실었다.

한참을 싣고 나서 잠시 쉬는 시간이 되자 강수는 한곳에 모여 수다를 떠는 누나들을 피해 마검에 의해 잘린 괴생물체 머리를 구경하기 위해 한쪽에 널브러져 있는 괴생물체 머리로 다가갔다.


보통 머리에는 내단도 없고 식용으로 사용할 고기도 별로 붙어있지 않아 손을 대지 않아 그런지 원형 그대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불을 내뿜다가 머리가 잘려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괴생물체의 머리.


멀찍이 서서 조심스럽게 괴생물체의 머리를 살피다 흡사 이전 세상에서의 개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자 처음 가졌던 무섭다는 감정보다 신기하다는 호기심이 커지면서 강수는 괴생물체의 머리로 천천히 다가갔다.

자기 머리만 한 이빨과 자신 정도는 그냥 삼킬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목구멍이 뚫려 있는 괴생물체의 입을 유심히 살피다 목구멍 안쪽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오자 조심스럽게 목구멍 안으로 상체를 집어넣었다.


오물오물 두 손을 움직여 반짝이는 물체를 찾아 조금씩 조금씩 강수가 상체를 목구멍 안쪽으로 더 밀어 넣는다.

하지만 쉽게 찾지 못하는지 한참을 괴생물체의 목을 뒤적이다 힘겹게 괴물의 목에 들어가 있던 상체를 빼낸다.


뽕! “아이쿠! 찾았다. 헤헤헤!”


강수가 꼭 쥐고 있던 손을 펴자 붉은빛을 띤 엄지손톱만 한 돌멩이가 달빛을 받아 반짝인다.

이에 신이 난 강수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에 붙어있던 다른 두 개의 머리도 살펴보았지만, 더는 붉은빛을 띠는 돌멩이는 찾을 수 없었다.


“헤헤헤! 하나면 됐지 뭐. 어차피 누나 주려고 한 건데.”

“강수야! 뭐해? 빨리 날라야지.”

“어 알았어. 누나!”


모든 일이 마무리되자 행렬은 다시 이전 세상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움직였다.


얼마간 이동했을까? 갑자기 뒤쪽 아주 먼 곳에서 케르베르스 때와 같이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자 말 위에 타고 있던 마검의 고개가 빠르게 뒤로 돌아간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이질적인 기운 또한 사라지자 마검의 시선이 행렬의 맨 뒤쪽에 있는 현무진인을 찾는다.


‘느꼈는가?’


마검의 전음에 현무진인의 고개가 끄덕인다.


‘자네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못 느낀 건가?’

‘그렇다.’

‘음···. 알았네.’


전음을 주고받은 마검과 현무진인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파인다.


행렬의 모습이 점으로조차 보이지 않을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산등성이의 한쪽 공간이 일그러진다.

하얀 피부에 마치 해골과도 같이 깊게 파인 눈을 가진 왜소한 체구의 노인이 일그러진 공간에서 번쩍이는 빛과 함께 나타나 고개를 갸웃거리곤 이내 강수 일행이 사용하는 언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인간이라니. 이곳 마계의 끝에···.”


잠시 멀뚱멀뚱 행렬이 있음 직한 곳을 바라보다 갑자기 노인이 웃기 시작한다.


“킥킥킥! 얼마 만에 보는 인간인가. 좋구나! 좋아. 나 바싸고에게 이런 행운이 오다니 크크크! 블링크!”


다시 공간이 일그러지며 자신을 바싸고라고 말한 노인의 모습이 일그러진 공간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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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1) 22.06.16 178 1 11쪽
38 38화.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22.06.15 181 1 11쪽
37 37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2) 22.06.14 176 2 9쪽
36 36화. 바싸고의 두 번째 습격. (1) 22.06.13 178 1 11쪽
35 35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2) 22.06.11 177 1 10쪽
34 34화. 송현, 현무진인, 마검 그리고 강수. (1) 22.06.10 187 1 11쪽
33 33화. 미려의 정체. (5) 22.06.09 184 1 16쪽
32 32화. 미려의 정체. (4) 22.06.08 189 2 11쪽
31 31화. 미려의 정체. (3) 22.06.07 190 0 10쪽
30 30화. 미려의 정체. (2) +2 22.06.06 189 1 9쪽
29 29화. 미려의 정체. (1) 22.06.04 191 1 9쪽
28 28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4) 22.06.03 189 1 12쪽
27 27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3) 22.06.02 198 1 10쪽
26 26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2) 22.06.01 202 1 11쪽
25 25화. 마족 바싸고의 습격. (1) +1 22.05.31 224 2 10쪽
» 24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3) 22.05.30 214 2 12쪽
23 23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2) 22.05.28 214 1 10쪽
22 22화. 암동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1) 22.05.27 223 3 11쪽
21 21화. 이름을 갖다.(9) 22.05.26 221 2 10쪽
20 20화. 이름을 갖다.(8) 22.05.25 226 4 10쪽
19 19화. 이름을 갖다.(7) 22.05.24 230 3 9쪽
18 18화. 이름을 갖다.(6) 22.05.23 236 3 9쪽
17 17화. 이름을 갖다.(5) 22.05.21 239 2 12쪽
16 16화. 이름을 갖다.(4) 22.05.20 239 1 10쪽
15 15화. 이름을 갖다.(3) 22.05.19 247 2 12쪽
14 14화. 이름을 갖다.(2) 22.05.18 248 3 10쪽
13 13화. 이름을 갖다.(1) 22.05.17 255 3 10쪽
12 12화. 변화의 시작 +1 22.05.16 272 2 13쪽
11 11화. 정찰조. 22.05.14 264 2 10쪽
10 10화. 정찰조. 22.05.14 27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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