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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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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63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6.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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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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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8화. 금의위. (2)

DUMMY

“얼굴을 가려야 하나. 많이 걱정할 텐데. 하∼ 누나한테 뭐라 변명을 하나?”


팅팅! 부은 얼굴을 매만지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강수의 표정이 순간 굳는다.


‘뭔가 있다.’


낯선 기가 다가오는 게 느껴지자 자연스레 오른발은 지면과 스치듯 반보 앞으로 내딛고 오른손으론 검병을 지그시 잡는다.

마치 발검을 준비하듯.


‘조금만 더. 조금만! 됐다.’


일장(3m) 안으로 낯선 기가 들어오자 이를 느낀 강수가 주변으로 기를 발산한다.


웅!

멈칫!


갑작스런 강수의 행동에 한 발 앞으로 내디디려던 발을 미려가 멈춰 세우곤 살포시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오∼ 나를 느꼈다는 말이지. 대단한데. 설마 벌써 초절정에 오른 건가! 한번 시험해보면 알겠지. 오성 정도면 되려나?’


분명 무언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에 발검 자세를 취한 것인데, 갑자기 그 느낌이 사라지자 강수가 뭐지? 라는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깜박이다 이내 어정쩡한 본인의 자세를 인지하고는 슬그머니 발검 자세를 풀곤 검병에서 손을 뗀다.


“어제 돼지 괴물한테 너무 많이 맞았나? 하긴 얼굴이 이 모양이 되도록 맞았으니.”


투덜거리며 다시 한발 내디디려는 순간 이번엔 오른쪽 옆구리에서 찌릿한 느낌이 전해지자 순간 몸을 틀어 다가오는 무언가를 피함과 동시에 오른손으로 검병을 잡고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다해 번쩍! 검을 휘두른다.


깡!


강수의 검에 다른 무언가 부딪치면서 불꽃을 일으킨다.


자신의 검이 강수의 검과 부딪치는 순간 미려가 그 반동을 이용해 커다란 바위 뒤 짙은 어둠 속으로 빠르게 몸을 숨긴다.


‘말도 안 돼. 강수가 벌써 초절정이라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이때 무언가를 느낀 강수가 주변을 돌아보며 소리친다.


“누나 나와. 나! 누나가 장난치는 거 다 알거든. 빨리 안 나오면 나 진짜 화낸다.”

‘눈치는 화경이네.’


속으로 투덜거리고는 어둠이란 먹물에 가려 있던 몸을 깨끗한 빛으로 씻어내듯 바위 뒤 어둠속에서 스르륵! 나와 새초롬한 표정을 짓는다.


“너 언제 초절정에 오른 거야?”

“지금 그게 왜 궁금한데. 내가 얼마나 깜짝 놀란 줄 알아? 다치면 어쩌려고.”

“까분다. 됐고! 빨리 말해. 언제 초절정에 오른 건데?”

“칫! 그게 근 십여 일 만에 만난 누나가 할 소리야! 어디 다친 곳은 없냐? 밥은 잘 먹었냐? 그런 것들을 물어야지.”

“어이구 그러세요.”


미려가 강수를 위아래로 살펴보곤 피식 비웃는다.


“꼬락서니 보니 물어보지 않아도 알겠네요. 엄청나게 맞았나 보네요.”

“아니거든 별로 안 맞았거든. 내가···.”

“밥 안 먹었지? 밥 먹자.”

“응 누나!”


미려가 손을 내밀자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으며 강수가 미려의 손을 잡고는“헤헤!” 밝게 미소 짓는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어가다 부은 강수의 얼굴을 미려가 조심스레 매만진다.


“다음부터는 맞지 마. 알았지?”

“응 누나.”

“뭐 먹고 싶어? 누나가 다 해줄게. 말해봐?”

“음∼ 그냥 난 누나가 해준 건 다 맛있어. 아무거나 해줘.”

“그럼 돼지볶음이나 해줘야겠다.”


강수가 울상을 짓는다.


“누나 돼지볶음 말고 다른 거 해주면 안 될까? 나 요즘 돼지 진짜 싫거든. 응 누나. 제발.”

“너 하는 거 봐서.”

“나만큼 누나한테 잘하는 동생이 어디냐? 안 그래?”

“그런가.”

“그럼.”


식당에 도착한 미려는 서둘러 밥과 강수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한 상 차리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강수와 즐거운 저녁을 보낸다.

식당 한쪽 구석에 있던 횃불이 하나 더 켜지고 숙소에 도착한 미려가 강수를 잡아당긴다.


“자 누나가 씻겨 줄 테니까 이리 와.”

“됐거든. 혼자 씻을 수 있거든요.”

피식! “알았어! 그럼 씻고 들어와 난 들어가 있을 테니까.”

“네네.”


미려가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이를 확인한 강수가 웃옷과 바지를 벗곤 속옷만 입은 채 받아 놓은 물로 몸 구석구석 닦기 시작한다.

스르륵! 입구를 가리고 있던 천막이 살쩍 옆으로 젖혀진다.

강수의 몸에 난 상처 때문일까? 미려의 두 눈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헝겊 쪼가리로 젖은 몸을 닦으며 강수가 숙소 안으로 들어오자 이를 본 미려가 강수를 보며 손짓한다.


“이리와 약 발라줄게.”

“약! 무슨 약?”

“취웅 스승님한테 받아온 금창약이 조금 남은 게 있어서. 뭐해 안 오고.”

“헤헤헤!”


강수가 웃으며 후다닥! 달려와 앞에 앉자 금창약이 담긴 나무통에서 누런 금창약을 한 움큼 퍼 강수의 얼굴과 몸에 듬뿍 바른다.


“누나 그거 알아? 임 장군님 화경에 오른 거.”

“응 알아. 해월이가 신나서 이야기하더라.”

“그렇구나. 근데 누나 화경에 오르면 지금과 크게 다를까?”

“아마도 그렇겠지. 그러니까 다들 화경에 오르려고 그렇게 몸부림치는 것일 테고.”

“난 절정에서 초절정에 올랐지만, 차이를 잘 모르겠던데.”

“그게 무슨 말이야. 차이를 왜 못 느껴? 절정이랑 초절정하고 얼마나 차이가 큰데.”

“누나는 느껴진 게 많아?”

“어!”

“난 그냥 몸이 조금 변한 것 말고는 잘 모르겠던데.”

“음∼ 그건 네가 말하는 조금이 무엇을 말하느냐에 따라 다른 거겠지. 가령 하단전이 커졌고, 중 단전이 생겼으며, 오감이 이전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이 발달했고, 거기에 더해 검기까지 외부로 발출할 수 있게 된 것을 포함한 말이라면 그건 절대 조금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런가? 하긴 누나 말을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긴 하다. 헤헤헤! 미안 누나!”


살수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일까? 얼핏 미려의 얼굴에 아련함이 비친다.


“아마 이전 세상이었으면, 난 절대 초절정의 단계에 오를 수 없었을 거야.”

“왜?”

“음∼ 내가 알고 있는 살수 무공은 절정까지가 한계거든. 해서 그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다른 무공을 익히든가 아니면 정말 무공에 천재든가, 뭐 둘 중 하나가 아니면 불가능했거든.”

“그렇구나.”

“강수야!”

“응 누나”


미려가 주위를 살피고는 이내 잠시 뜸이며 조심스레 입을 연다.


“이건 진짜 만약에 말인데, 이곳에서 네가 이전 세상으로 가게 되면. 강수 너는 꼭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세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기 전까지는 네가 누구의 제자이며 어떻게 다시 살아왔는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밝히면 안 된다. 알았지?”

“에∼이 우리 누나 또 뜬금없는 소리 하기 시작한다. 내가 세력을 만들어 뭐해? 그리고 다른 사람이 묻는데, 어떻게 답을 안 하냐.”

“강수야! 누나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니야. 그러니까 장난으로 듣지 마. 넌 지금 이곳에서 너에게 벌어진 일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겠지만, 이전 세상이었다면 결코, 아무 일이 아닌 게 될 수 있어. 알아들어?”


갑자기 돌변한 미려의 태도에 강수가 주눅이 들었는지 뭐라 말을 못 하곤 괜히 입술을 씰룩이며 미려의 눈을 피한다.


“강수야! 만약에 네가 이전 세상으로 가게 되면 너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파, 마교, 그리고 여타 다른 세력들이 모르긴 몰라도 너를 끌어들이려고 아마 난리가 날걸.”

“에이 내가 뭐라고 말도 안 돼.”

“강수야! 넌 현무진인과 마검 그리고 송현님의 제자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나 때문에 난리가 날 것까지야 없는 거 아닌가?”

“아니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걸.”

“왜? 난 그냥 세 분의 제자일 뿐인데.”

“그건···. 음∼ 무공에 대해서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넌 지금 마교와 정파, 그중에서 무당파와 점창파의 무공을 배우고 있어. 맞지?”

“어!”

“그럼 넌 마교에 속해 아니면 정파에 속해?”


“둘 다 속해.”

“그게 왜 안된다는 것 정도는 너도 잘 알 텐데.”

“어 알아.”

“그래서 네가 살기 위해서는 너의 편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야. 그래야 적어도 네가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근데 누나! 우리가 전에 살던 곳으로 갈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울 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이유는 없어.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뿐. 하여간 못 돌아갈 것 같아. 적어도 난.”

“그럼 나도 안가. 누나 없이 절대로 안 가.”

“아이고 고맙네! 이리 누나를 생각해주는 동생이 다 있어서.”


미려가 강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가만히 그렇게 강수를 바라본다.


“근데 강수야! 누나를 위한다면 그러면 안 돼···.”

“미안해 누나. 나 이런 이야기 싫어. 그만하자.”


피식! 어이가 없다는 듯 미려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 알았어. 근데 우리 무슨 이야기 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지?”

“어∼ 그게 세력 어쩌고저쩌고하다가···.”

“맞다. 그래 그러니까 이전 세상에 가거든. 꼭 너만의 세력을 만들어야 해. 알았지?”

“전에 누나가 말 한대로 라면 세력을 만들려면 돈도 엄청나게 들어갈 테고 믿을 만한 사람 구하기도 힘들 텐데. 내가 어떻게 만드냐? 그것도 혼자.”

“음∼ 돈은 훔치든 아니면 상단을 만들어 벌면 되고, 사람은···. 그래 고아들을 모아.”

“고아? 고아를 왜?”

“내가 있었던 흑살이 그랬거든. 무공에 재능이 있는 고아를 모아 살수 교육을 하고, 그 아이들에게 청부시켜 돈을 벌고 세력을 키웠거든.”

“그럼 누나도 고아인 거야?”

“응.”

“누나. 그냥 내가 최고로 강해져서 다 이겨버리면 되지 않을까?”

“혼자서?”

“응. 혼자서.”

“그게 가능할까? 그리고 여기서 이긴다는 것은 죽이겠다는 말인 거지?”

“아니 그건 아니고. 조금 혼만 내주는 선에서 안 될까?”


피식! 어이가 없다는 듯 미려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그러면 네가 혼내준 사람들이 알아서 네! 네!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 선생님 하면서 모든 일이 끝날까? 절대 그렇지 않을걸. 끝도 없이 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덤비던가. 아니면 너를 죽이기 위해 서로 손을 잡겠지. 그리고 네가 죽을 때까지 하루도 편하게 못 자게 괴롭힐 테고. 그런 걸 원하는 거니? 강수 너는.”

“아니 그런 건 절대 아니고. 단지 세력을 만들어야 하나 싶어서.”

“네가 편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는 만들어야지. 그리고 나중에 네가 지켜야 할 것이 생기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필히 만들어야 하고.”

“지켜야 할 거? 난 누나 말고는 없는데.”


강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곤 잠시 강수를 바라보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는 강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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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1) 22.07.06 13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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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1) 22.07.02 145 1 11쪽
52 52화. 미려와 사일검법. (2) 22.07.01 143 2 11쪽
51 51화. 미려와 사일검법. (1) 22.06.30 14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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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1) 22.06.28 1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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