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7,734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7.04 21:00
조회
141
추천
1
글자
10쪽

54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2)

DUMMY

“꾸엑! 꾸엑!”


소리를 내며 성인 두세 명을 합쳐놓은 크기의 멧돼지 십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먹이를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쉭! 소리와 함께 숲속에서 나무로 만든 창이 날아와 먹이를 먹던 멧돼지의 목에 퍽! 하고 박힌다.


“꾸∼엨!”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어미 돼지로 보이는 커다란 돼지 한 마리가 쿵! 쓰러지고 이에 놀란 다른 멧돼지들이 허둥대며 도망치기 시작한다.


탁! 타다닥!


멧돼지들을 한 곳에 몰기라도 하듯 나무로 만든 창들이 사방에서 날아와 멧돼지들의 움직임을 방해하자 한데 뭉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멧돼지들이 주위를 맴돈다.

나무 위에 앉아 이 모습을 바라보던 공손진이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가“삑∼”휘파람을 불자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검대 대원 서너 명이 나무줄기를 들고 있던 검으로 내려친다.


타다닥!


멧돼지들이 서 있는 땅 밑에서 나무뿌리를 엮어서 만든 커다란 그물이 올라와 멧돼지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옭아맨다.


“꾸∼엨!”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려 몸부림쳐보지만, 몸부림치면 칠수록 그물에 몸이 엉켜 옴짝달싹을 못 하고 버둥거린다.


“죽은 놈은 수레에 싣고 나머지 살아있는 놈들은 잘 묶어서 끌고 간다.”

“네.”


두 십 부장과 몇몇 마검대 대원들이 변형된 코뚜레를 이용해 멧돼지의 코를 뚫어 끌고 가기 좋게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던 공손진이 마검에게 다가간다.


“살아있는 놈들 때문에 복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 교주님.”

“알았다.”

“네. 그럼 정리 끝나는 대로 이동하겠습니다.”


공손진이 인사를 하고 물러나자 습관처럼 슬쩍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던 마검의 입꼬리가 살포시 말려 올라가며 한 곳을 뚫어지게 노려본다.


“왔군.”


동굴 입구 한쪽 구석에 십여 마리의 멧돼지들이 꾸엑! 꾸엑! 놀고 있는 꽤 넓은 멧돼지 사육장 문이 열리며 오늘 잡은 아홉 마리의 멧돼지들이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고 이에 사육장 담당인 봉남이 오늘 들어온 멧돼지들을 일일이 살펴본다.


“어미가 안 보이는군요?”


봉남의 물음에 마검대 십 부장1이 고갯짓으로 주방 쪽으로 옮겨지는 커다란 멧돼지를 가리킨다.


“저놈은 도저히 살려 이곳으로 데리고 오기가 벅찰 것 같아 죽였네.”

“음 그렇군요. 잘하셨습니다. 크긴 엄청나게 크네요.”

“저놈 끌고 오느냐고 애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나? 하여간 이곳 동물들은 커도 다들 너무 크다는 게 문제야. 아니 그런가?”


십 부장2가 봉남을 쳐다보자 봉남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놈들이 크기가 크니 힘도 그만큼 좋아서 툭하면 울타리를 부숴버리니,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닙니다요.”


봉남의 말에 십 부장1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아무리 자네라도 힘에 부치겠군.”

“그렇긴 합니다만, 십 부장님들에게 배운 장법이 있어 그나마 다룰 만은 합니다요. 하하하!”

“하긴 자전마장(紫電魔掌)으로 한 대 후려치면 바로 고분고분해지겠군.”

“당연합죠. 아주 죽는다고 난리가 납니다요.”

“다행이군. 그럼 우린 이만 가 봐야 하니 나중에 보세나.”

“네 알겠습니다요. 그럼 들어가십시오.”


멧돼지 사육장에서 십여 장(30m) 정도 떨어진 동굴 입구 초소 옆 작은 간이천막 안에 마검과 현무진인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앉아 있고 동굴 입구에서 나온 임호연 장군이 빠르게 간이천막으로 달려온다.


“오늘은 몸이 무거워 같이 못 나갔습니다. 죄송합니다.”

“왜 어디 안 좋은가?”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어제 문득 무언가 잡힐 듯하더니, 그 후 아무런 성과가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너무 서두르지 말게나. 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네.”

“그놈이 왔다.”

“네! 그놈이라니···?”

“악마! 그놈이 왔단 말이다.”


마검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난 할 말 끝났으니 가겠다.”

“네. 알겠습니다.”

“들어가게.”

“흥!”


콧방귀를 뀌며 천막을 나서는 마검을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미소를 지으며 현무진인이 쳐다보고 이런 둘과는 상관없다는 듯 멀리 숲을 노려보고 선 임호연 장군은 두 주먹을 뿌드득! 말아 쥔다.


“일수초현! 발검과 동시에 가장 단거리로 하나의 요혈을 찌르는 겁니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다음은 두 개의 요혈을 다음에는 세 개의 요혈, 이런 식으로 늘려가면 됩니다. 그럼 다음은 후예만궁!”


검을 든 송현이 미려 앞에 서선, 초식 명을 말해가며 사일검법의 한 초식, 한 초식 시범을 보이고 미려는 그런 송현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서.

그래서일까? 마지막 초식인 구곡전척을 끝으로 착검을 하고 선 송현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저와 미려씨가 펼치는 사일검법의 차이가 무엇이라 보십니까?”

“힘과 속도입니다.”

“그것은 앞으로 사일검법에 맞게 내공을 조절해서 검을 펼치면 차차 나아질 것입니다. 또 다른 것은 없습니까?”

“음∼ 모르겠습니다.”

“미려씨는 살심이 너무 강합니다.”

“그것은 제가 이전에 살수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됩니다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려씨의 생각이 나중에 더 높은 검을 얻을 수 있는 길을 막을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아시겠습니까?”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말을 마치며 송현이 미려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이에 미려도 고개를 숙인다.


“수고하셨습니다. 송현님!”


일반적인 사제관계가 아니기에 서로 인사를 건네는 미려와 송현, 이 둘은 강수의 누나와 사부라는 관계에서 새로운 관계로 설정되는 것을 서로가 원치 않았다.

하지만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 될수록 송현은 미려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고, 자신의 이런 감정 때문에 미려와 자신 그리고 강수와의 관계가 자칫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에 이를 들키지 않으려 항시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그런 송현의 노력 아닌 노력 때문일까? 미려는 송현의 그런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였다.


정파 수련장, 일렁이는 횃불 옆에 못마땅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린 취웅이 앉아 있다 느닷없이 바닥에 있는 돌멩이 하나를 주어 앞쪽 바위 그림자 안으로 냅다 던진다.


딱! “아야! 아니 갑자기 돌은 왜 던져요?”

“내, 그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냐. 이놈아!”

“아니 어둠과 하나가 되라면서요? 그래 하나가 되지 않았습니까. 근데 또 뭐가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하나가 되긴 개뿔, 지금 네 놈이 하는 짓거리는 그냥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느냐? 근데 네 놈이 계속 그리하니 내가 복장이 터지겠냐? 아니 터지겠냐? 이놈아!”

“그럼 정확히 어떻게 하라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던가요. 아무런 설명도 안 해주시면서 다그치기만 하면 어떻게 합니까.”

“네 누이는 잘만 하더라, 이 못난 놈아!”

“그건 제 누이가 저보다 똑똑하니까 당연하고요. 저는 제 누이보다 못합니다. 그러니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너무나도 당당하고 솔직한 강수의 말에 취웅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다 순간 이게 아니지, 싶어 얼른 자세를 고쳐잡는다.


“아니 너는 누이보다 모자란다는 말을 뭐 그리 당연하다는 듯 말을 하는 것이냐? 뭐 좋은 일이라고.”

“모자라니까요. 그것도 많이요.”

“못난 놈!”

“내 저 못났다고요. 그러니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요. 구박만 하시지 마시고요.”

“그럼 내 다시 설명하마. 그러니까 귀보(鬼步)에는 총 세 가지 단계가 있단다. 그리고 네 놈은 그 세 단계 중에서 가장 미숙한 단계인 그냥 호흡을 멈추고 어둠 속에 몸을 숨기는 단계를 하는 것이고 말이다. 알겠느냐?”

“네.”

“귀보의 두 번째 단계는 사물과 동화되는 단계. 다시 말해 어둠 속에 있는 돌, 물, 풀, 나무 기타 사물인 것처럼, 다른 이에게 인식되게 자신을 사물과 동화시키는 단계를 말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각 사물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표현해낼 수 있게 몸을 잘 관리해야겠지. 그리고 도구를 이용할 수 있으면 이용하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어둠과 하나가 되는 단계는 너에게 알려준 귀보의 심법대로 기를 운영하면서 몸 전체로 어둠을 받아들여야 하나가 될 수 있단다. 여기서 몸으로 어둠을 받아들이는 것이란 이전에 사물과 나를 동화시켰듯이 어둠과 자신을 동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알겠느냐?”

“네.”

“그래 그럼 어디 한번 해 보거라.”

“지금 말입니까?”

“그럼 언제 따로 날을 잡아서 하려 하느냐? 이놈아! 어서 해 보거라.”


뒷머리를 긁적이던 강수가 좀 전에 숨어 있던 바위 그림자 안으로 걸어 들어가 호흡을 가다듬고는 귀보의 심법대로 기를 움직이자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몸의 떨림이 심해져 강수의 몸이 뿌옇게 보인다.


“그래 그렇게 어둠을 받아들이란 말이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고요.”

“이놈이 주둥이까지 말고 그냥 좀 하라면 하란 말이다.”

“하고 있잖아요.”


강수의 대답에 취웅이 머리를 감싸 잡는다.


“아이고 두야. 내가 괜히 넙죽 한다고 해서 이 웬 고생일꼬. 지금이라도 못하겠다고 해 볼까? 아니야 화경에 든 내가 그럼 안 되지. 암! 그렇고말고. 흠∼”


투덜거리며 땅에 떨어진 돌을 주워 다시 냅다 던진다.


딱! “아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 69화. 인연(因緣). (2) 22.07.21 120 1 9쪽
68 68화. 인연(因緣). (1) 22.07.20 127 0 10쪽
67 67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5) 22.07.19 127 2 14쪽
66 66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4) +1 22.07.18 115 1 9쪽
65 65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3) 22.07.16 129 1 11쪽
64 64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2) 22.07.15 118 0 11쪽
63 63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1) 22.07.14 124 0 10쪽
62 62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3) 22.07.13 130 0 15쪽
61 61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 22.07.12 132 1 14쪽
60 60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1) 22.07.11 143 0 10쪽
59 59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4) 22.07.09 137 1 14쪽
58 58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3) 22.07.08 136 2 11쪽
57 57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2) 22.07.07 145 1 16쪽
56 56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1) 22.07.06 135 1 14쪽
55 55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3) 22.07.05 137 2 14쪽
» 54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2) 22.07.04 142 1 10쪽
53 53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1) 22.07.02 144 1 11쪽
52 52화. 미려와 사일검법. (2) 22.07.01 143 2 11쪽
51 51화. 미려와 사일검법. (1) 22.06.30 149 2 12쪽
50 50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2) 22.06.29 151 1 10쪽
49 49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1) 22.06.28 158 3 10쪽
48 48화. 금의위. (2) 22.06.27 152 1 11쪽
47 47화. 금의위. (1) 22.06.25 154 1 9쪽
46 46화. 취웅과 임호연 장군. (2) 22.06.24 158 1 10쪽
45 45화. 취웅과 임호연 장군. (1) 22.06.23 176 2 10쪽
44 44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4) +1 22.06.22 172 0 14쪽
43 43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3) 22.06.21 166 1 10쪽
42 42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2) 22.06.19 172 3 9쪽
41 41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1) 22.06.18 176 2 10쪽
40 40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2) 22.06.17 182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