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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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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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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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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474

작성
22.06.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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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5화. 취웅과 임호연 장군. (1)

DUMMY

현재(마교 수련장)


두 개의 커다란 송곳니 사이로 침을 뚝뚝 흘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돼지 괴물이 강수의 주위를 좌우로 움직이며 공격할 시점을 조율하듯 어슬렁거리다 빠지직! 작은 돌멩이를 밟아 살짝 강수의 균형이 무너지자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강수에게 빠르게 달려든다.


덮쳐오는 돼지 괴물을 보며 강수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얼마나 돼지 괴물에게 맞은 것일까? 이미 강수의 몰골은 형편없이 망가져 있었다.

산발이 된 머리에 두들겨 맞아 팅팅 부어오른 왼쪽 눈, 여기저기 뜯긴 옷과 그런 옷 사이로 갈라진 피부에서 시뻘건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피해야 해! 이번에 맞으면 힘들어져.”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강수가 자연스럽게 발을 반보 뒤로 빼곤 살짝 어깨를 옆으로 튼다.

지금까지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맞고만 있던 강수가 몸을 살짝 틀어 자신이 뻗은 오른손을 피하자 당황한 괴물이 급하게 다시 왼손을 강수의 복부를 향해 뻗는다.


처음으로 강수가 괴물의 공격을 피하자 공손진의 무표정하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그려진다.

괴물의 왼손이 다가오자 강수는 자연스레 차고 있던 검을 잡는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속으로 ‘죽인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곱씹으며 괴물의 왼팔이 몸에 닿기 직전 번쩍! 발검과 동시에 괴물의 왼팔을 잘라버리고는 몸을 한 바퀴 빙글 돌아 그 원심력을 이용해 괴물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스걱!


약간의 저항감이 검을 잡은 강수의 손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고 이내 돼지 괴물의 목을 지나친 검 끝에서는 녹색의 피가 똑! 똑! 떨어진다.


쫙!


이제 되었냐는 듯 공손진을 노려보며 검에 묻은 녹색 핏물을 털어내곤 스르렁! 소리와 함께 검을 검집에 집어넣음과 동시에 스르륵! 내려오는 눈꺼풀에 강수의 몸이 앞으로 기운다.


쿵! 타다닥!


어느새 다가선 공손진이 입가에 미소 띤 채 기절한 강수의 오른손을 잡아 진기를 흘려보내 상태를 살펴보곤 별다른 이상이 없자 조심스레 안아 탁! 경공을 사용해 빠르게 숙소를 향해 달려간다.

공손진이 사라진 자리엔 덩그러니 잘린 괴물의 머리와 몸뚱이만 처량하게 널브러져 있다.


이곳에 온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한가지 변한 건 모든 무림인이 초절정의 경지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 와서 처음 무공에 입문한 강수의 경우 이제 절정의 경지를 지나 조금씩 발전하고 있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이곳의 모든 무림인이 초절정의 경지에 올라섰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 보아야 했다.


이전 세상에서도 초절정의 경지란 그리 흔하게 오를 수 있는 그렇고 그런 경지가 절대 아니었다.

소림, 화산, 무당 등의 거대 문파도 많아야 이십여 명 정도 겨우 보유할 수 있는 그야말로 대단한 경지가 초절정의 경지이다.

만약 여기에 있는 무림인들이 하나의 세력을 구축해 이전 세상으로 간다면 무림 통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번 해볼 정도로 엄청난 일인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듯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들과는 달리 자신의 경지에 갇혀 더는 발전을 못 하고 정체기 안에서 몸부림치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가 바로 취웅과 임호연 장군이다.


물론 현무진인이나 마검도 무공의 경지로만 따지자면 취웅과 임호연 장군과 같다고 보아야 하겠지만 이곳에 올 때와 지금의 그 두 사람은 아마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봐야 옳을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었다.

이는 두 사람의 무공 경지인 화경이 여타 다른 경지들과는 달리 그 깊이 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결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무진인과 마검은 지금도 조금씩 화경을 넘어 현경의 경지로 나아가고 있지만 단지 그 길이 너무 험하고 멀어 마치 그 자리에 머무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하지만 취웅과 임호연은 초절정의 끝에 다 왔지만 한 발짝을 더 내딛지 못해 화경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는, 막말로 취웅과 임호연은 발전이 없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무리 용을 쓰고 노력을 해도.


상황이 이렇게 되자 취웅과 임호연 장군은 이러한 자신들의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항시 현무진인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그런 두 사람을 안타깝게 여긴 현무진인도 기꺼이 자신의 지식을 둘에게 나눠주었다.


“하∼ 어찌 이리도 답답할꼬. 내 처지가 참으로 한심하구나.”


정파 소속 무림인들이 사용하는 수련장 구석에 홀로 앉아 자신의 처지를 푸념하듯 취웅이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바로 이때 취웅의 귀에 미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듯 미려가 자연스럽게 취웅의 옆에 선다. 마치 귀신처럼.


“왔느냐.”

“네 사부님. 이틀 동안 별일 없으셨죠?”

“뭔 일이 있었으면 좋겠구먼. 아무런 일이 없구나. 그러니 사는 낙이 없지. 에∼고 내 한심한 인생 뭔 죄를 지었다고 이리도 답답할꼬.”

“또 또 그러신다. 마음을 편하게 다스려야 한다면서요. 그래야 화경에 들어설 수 있다면서요.”

“나는 틀린 것이 아닌가 싶구나. 제기랄! 화경이고 지랄이고 쥐뿔 뭔 실마리라도 잡히는 것이 있어야 뭘 하든가 하지. 이건 뭐 아무것도 없으니···. 에고 내 또 너무 답답한 마음에 네 앞에서 추한 모습 보였구나. 네가 이 못난 스승을 좀 이해해다오. 흠!”

“그럼요 하나뿐인 제자가 이해해야지. 그럼 누가 이해하겠어요. 그건 그렇고 식사는 하셨어요?”

“생각 없구나.”


왼손에 들고 있던 작은 보따리를 미려가 슬쩍 취웅의 코앞에 들이민다.


“그럼 이건 그냥 가져가야겠네요. 스승님 주려고 족발 가져왔는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취웅이 휙! 보따리를 낚아챈다.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리해서는 아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미려가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제 좀 스승님답네요. 근데 사부님 이틀 전에 말씀하신 것 있잖아요. 진짜 하실 건가요?”

“해야지 암.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지내왔어. 마음을 다잡는 데에는 그만한 것이 없지. 그리고 너의 실력도 볼 겸 이번에 제대로 한번 해보자꾸나. 그럼 내일부터 나를 죽여라.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그럼 스승님의 청부 받아들이겠습니다.”

“흠∼ 너 너무 진지한 것 같구나.”

“스승님께 도움이 되려면 확실히 해야지요. 안 그래요?”

“쩝! 알았다. 그렇게 하자꾸나.”

“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너 혹시 여기에 약 친 건 아니지?”

“저 이래 봬도 먹는 것에 절대 장난은 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시작인데 오늘 죽으면 어떡하려고 약을 칩니까?”

“내 어찌 아느냐? 오늘 먹으면 내일 죽는 그런 약을 쳤을지.”

“그런 실력이 저한테 있으면 제가 뭐 하러 스승님한테 무영신투의 무공을 배웁니까? 약으로 다 죽이면 되는걸.”

“하긴 네 말을 들으니 또 그런 것 같구나. 강수는 어떻게 잘 있느냐?”


조금은 어두워진 얼굴의 미려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요. 그렇지 못합니다.”

“왜? 아직도 돼지 괴물 잡는데 힘들어하는 것이냐?”

“네. 아무래도 아직은 어린아이니까요. 인간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돼지 괴물을 죽이기가 힘든가 봐요.”

“하긴 시간은 어찌 되었든 몸은 아직 어린아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근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네가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강수도 엄연히 절정에 오른 고수라면 고수인데.”

“그게···.”

“그 표정은 무엇이냐? 설마 그 돼지 같지 않은 괴물에게 두들겨 맞기라도 했다는 말이더냐?”

“네. 매일 온몸에 상처가 나서 들어오더니 요 며칠은 저도 보지 못해 잘은 모르는데, 얼핏 마검대 분들에게 들어보니 맞기도 많이 맞나 보더라고요.”

“에고. 하긴 그동안 강수가 편하게 마교의 무공을 배우긴 했지. 다른 곳도 아니고 마교의 무공이거늘. 이번 실전훈련이 끝나면 많이 성장하겠구나. 아! 내 네가 걱정할 것 같아 말해주는데, 마교 애들이 강수를 많이 아끼더구나. 하니 결코 강수가 심하게 다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너도 너무 그리 걱정하지 말고 네 수련에 전념하거라. 알겠느냐?”

“네. 사부님.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그래, 식당으로 가는 것이냐?”

“네. 가서 저녁 준비해야죠.”

“고생이 많구나. 조심히 가거라.”

“네 사부님.”


미려가 그늘진 곳으로 한 걸음 걸어가자 검은 어둠이 몸에 닿는 순서대로 어둠과 동화되어 어느 순간 미려의 몸이 이곳에 원래 없었다는 듯 그대로 사라진다.


“정말 내가 가르쳤어도 볼 때마다 기가 막히는구나. 근데 진짜로 나를 죽이지는 않겠지. 그래도 사부인데. 하긴 정이 많은 아이니. 내가 괜한 것을 하자고 해서는···. 에∼휴 현무진인 옆에 있으면 괜찮으려나.”


미려가 주고 간 꾸러미를 풀러 아직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잘 삶아진 족발을 보곤 군침을 꼴깍! 삼키고는 조그맣게 잘린 살점을 하나 집어 입속으로 속! 집어넣는다.


“음∼ 역시 맛나는구나. 맛나!”


감탄사를 연발하고는 이내 다시 한 점을 입속에 넣는다.


“내가 제자 하나는 정말 잘 두었어. 아∼우 살살 녹네. 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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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1) 22.07.06 13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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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2) 22.07.04 142 1 10쪽
53 53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1) 22.07.02 14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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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미려와 사일검법. (1) 22.06.30 14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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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1) 22.06.28 1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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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취웅과 임호연 장군. (1) 22.06.23 17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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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3) 22.06.21 166 1 10쪽
42 42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2) 22.06.19 172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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