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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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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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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6.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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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2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2)

DUMMY

살짝 당황한 눈빛의 공손진이 마검을 향해 깍듯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곤 고개를 숙인다.


“혹시나 강수가 상처를 입을 듯싶어, 제가 그리하였습니다.”

“저놈은 참 운이 좋은 놈이군.”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공단주! 너의 마음을 얻었기에 하는 말이다. 하여간 잘 지켜봐라.”


올 때와 다르게 마검이 뒤돌아 한 발짝 한 발짝 본인의 숙소를 향해 걸어간다.


“알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이거 놓으라고. 놔! 이 괴물아!”


강수의 외침에 공손진의 고개가 빠르게 강수에게 돌아간다.

괴물에게 잡혀 버둥거리는 강수가 눈에 들어오자 이내 한숨을 내쉰다.


괴물에게 왼쪽 어깨를 잡혀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강수가 빠져나오려 오른팔로 괴물의 왼팔 오금을 마구 내려친다.

하지만 당황해 내력이 실리지 않은 강수의 주먹은 괴물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한쪽 팔로 강수를 잡고 다른 부러진 팔을 움직이려 해보지만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괴물이 괴성을 내지르며 커다란 입을 벌려 잡고 있던 강수의 왼쪽 어깨를 물어뜯으려고 들이댄다.

화들짝 놀라 강수가 몸을 비틀어 피하려 하고 돼지 괴물은 어떻게서든 강수를 물려 잡고 있던 어깨를 당겨 아가리를 들이밀고는 앙! 문다.


“으악!”


찾아올 고통에 강수가 인상을 쓰며 소리쳐보지만 이내 아무리 기다려도 아픔이 전해지지 않자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어깨를 물어뜯으려 노력하는 괴물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지? 왜 이가 하나도 없는 거지?’


아무리 물려고 해도 강수를 물 수 없자 괴물이 괴성을 지르며 잡고 있던 강수를 내던진다.


“어!” 파다닥! 쿵!


바닥에 나뒹군 강수가 잠시 누워있다 몸을 일으켜 앉아 입속에 들어간 흙을 튀튀! 뱉어낸다.

이때 저벅! 저벅! 발소리를 내며 공손진이 강수의 옆을 지나치며 마치 혼잣말을 하듯 말을 읊조리며 지나친다.


“너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무공이 아무리 강해도 상대를 죽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쓸모 없는 힘일 뿐이라는 것을. 또한 다른 대상과 검을 맞댔다면 단칼에 상대를 죽여주는 것이 곧 상대에 대한 자비라는 것을 넌 깨달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마교의 삶이기 때문이다.”


말을 하며 괴물의 앞까지 걸어간 공손진이 주눅이 들어 몸을 움츠리는 괴물을 보며 천천히 오른손을 검으로 가져가고 검과 닿았다 싶은 그 순간 번쩍! 날카로운 기운이 괴물을 덮친다.


“우아악!”


돼지 괴물이 괴성을 내지르며 날뛰고 부러져 덜렁거리던 오른팔이 뚝! 하고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


괴물의 괴성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돌아 천천히 원래 자신이 서 있던 자리로 걸어가는 공손진, 놀라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강수의 옆을 지나칠 때 다시 한마디를 던진다.


“죽여라! 아니면 다음은 다리를 자를 것이다.”


놀란 강수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경련이 일어 떨리는 입술 때문에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자 손을 들어 떨리는 입술을 붙잡아 보지만 손도 떨려 제대로 떨리는 입술을 잡아주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몇 번의 심호흡으로 겨우 마음을 다잡고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또박또박 말을 내뱉는다.


“꼭 죽여야 하는 겁니까? 단주님!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없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의 같잖은 동정이 저 괴물에게는 더 큰 고통만 줄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연신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보지만, 자신이 없는지 강수가 고개를 떨군다.


“일어나라! 그리고 죽여라.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어서!”

“저 못 죽이겠어요. 제발 그만하게 해주세요. 네? 제발요.”


강수가 울부짖는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듯 공손진이 한발 한발 괴물에게 다가가며 다시 혼잣말하듯 말을 하기 중얼거린다.


“두 다리와 하나 남은 팔 그리고 생명이 붙어있을 만큼 몸뚱이를 잘게 잘게 잘라 주마. 잘 봐라. 너의 결정이 저 괴물에게 어떤 결과로 다가오는지.”


놀란 강수가 허둥대며 공손진에게 달려가 공손진의 팔을 잡는다.


“제가 죽일게요. 그러니 잠시만, 잠시만 시간을 주세요. 네?”


공손진이 천천히 시선을 내려 강수를 쳐다본다.

그리곤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한 번의 결정에 하나의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 나는 분명 너에게 말을 했다. 일어나 죽이라고, 하지만 넌 거절하였다. 그러니 나는 괴물의 다리를 자를 것이다.”


강수가 잡고 있던 팔을 공손진이 가볍게 돌려 뿌리치곤 천천히 괴물에게 걸어간다.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줌을 지리는 괴물.

그런 괴물을 보며 강수가 눈물 콧물 흘려가며 애원하듯 울부짖는다.


“제발 그러지 말아요. 제발요. 제가 죽이면 되잖아요. 제가 죽일게요.”


공손진을 보며 울부짖다가 다시 번쩍이는 검의 느낌에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보지만, 찰나의 시간이 지나자 괴물의 비명이 강수의 귀를 파고든다.


“크 악∼ 크 악∼”


괴물의 비명을 뒤로하고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 원래 서 있던 자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공손진, 지금 이 상황을 외면하고 싶어 고개를 돌리고 머리를 감싸 잡은 강수의 옆에 서며 툭 한마디 던진다.


“죽여라.”


천천히 고개를 든 강수가 핏발이 선 눈으로 공손진을 노려본다.


“흥! 이제 좀 마교답군.”


한마디를 남기곤 공손진이 강수를 지나친다.


“하∼”


짧은 한숨을 내쉬며 숙였던 고개를 들어 발이 잘려 아직도 괴로움에 울부짖는 괴물을 잠시 쳐다보다 이내 어금니를 꽉! 깨문 강수가 일어나 괴물에게 걸어간다.

이전 괴물에게 다가갈 때 떨리던 눈동자도 흐르는 땀도 없다.

단지 약간 거친 숨소리뿐.

공포에 젖어 몸을 움츠린 괴물 앞에 강수가 멈춰서서는 주문을 외듯 중얼거린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계속 죽인다.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천천히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향해 오른손을 가져가 가볍게 검의 손잡이를 감싸 잡고 괴물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간다.


순간 죽음을 직감한 건지 아니면 강수가 만만해서인지 괴물이 다시 으르렁거리다 순간 하나 남은 팔을 뒤로 당겼다 힘차게 강수의 머리를 향해 휘두른다.


느리게 머리를 향해 다가오는 괴물의 팔을 보며 강수가 살짝 옆으로 몸을 비틀어 괴물의 팔을 피하곤 이내 검을 잡은 오른팔에 핏줄이 도드라지게 힘을 준다.


“으악!”


강수의 외침과 함께 검집을 벗어난 강수의 검이 괴물의 목을 향한다.


번쩍!


저벅! 저벅! 괴물을 두어 걸음 지나쳐 멈춰선 강수의 뒤로 괴물도 멈춰 선다.

시간이 정지된 듯 찾아든 정적이 둘을 감싼다.


스윽 쿵!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무언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몸에서 분리된 괴물의 머리가 땅바닥을 구른다.


대구루루!


몸에서 분리된 괴물의 머리가 강수의 발 앞에 멈춰 선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괴물의 머리를 바라보는 강수의 두 눈에 서서히 눈물이 차오른다.

하지만 우는 모습을 공손진에게 보이기 싫어 꾹 참고는 고개를 돌려 공손진을 노려본다.

증오의 눈빛으로.


“수고했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공손진이 한 마디를 남기곤 이내 몸을 돌려 마검의 숙소를 향해 걸어간다.

멍하니 공손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수가 천막과 천막 사이로 공손진이 사라지자 무너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감싸 안고는 사시나무 떨듯 떨며 엉엉 운다.


“아직 어리군. 에∼휴”


천막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던 공손진이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뱉곤 이내 다시 걸음을 옮긴다.


다음 날 아침 퉁퉁 부은 눈으로 공손진의 천막 앞에 서서는 공손진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공손진이 나오자 강수가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단주님!”


공손진이 강수를 위아래로 살핀다.


“너는 안녕하지 못한 모양이구나. 가자.”

“네.”


풀죽은 강수와 공손진이 수련장을 향하고 곧이어 도착한 수련장에 어제와 달리 두 팔이 멀쩡한 괴물이 강수의 눈에 들어오자 마치 왜? 어제와 다르냐고 따지듯 공손진을 노려본다.

이에 어이없었던 걸까? 공손진이 콧방귀를 뀐다.


“흥! 왜 어제와 다르냐고 묻는 것이냐?”

“네.”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 발전이 있겠느냐? 자 죽여라. 그럼 끝이 날것이다.”


자신이 할 일은 모두 끝이 났다는 듯 공손진이 뒤로 한 발 물러서고 그런 공손진을 잠시 쳐다보던 강수가 이내 한발 한발 괴물에게 걸어가며 어제와 같이 주문을 외우듯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래 다 겪는 거야. 누나도 처음엔 힘들었다고 했어. 죽인다. 저 괴물만 죽이면 되는 거야. 이곳은 지옥이야. 달라질 건 없어. 죽이면 돼. 죽인다.”


작가의말


 그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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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5) 22.07.19 127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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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2) 22.07.15 118 0 11쪽
63 63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1) 22.07.14 124 0 10쪽
62 62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3) 22.07.13 130 0 15쪽
61 61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2) 22.07.12 132 1 14쪽
60 60화. 마족과의 전투 그리고... (1) 22.07.11 143 0 10쪽
59 59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4) 22.07.09 13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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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2) 22.07.07 145 1 16쪽
56 56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1) 22.07.06 135 1 14쪽
55 55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3) 22.07.05 137 2 14쪽
54 54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2) 22.07.04 142 1 10쪽
53 53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1) 22.07.02 145 1 11쪽
52 52화. 미려와 사일검법. (2) 22.07.01 143 2 11쪽
51 51화. 미려와 사일검법. (1) 22.06.30 149 2 12쪽
50 50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2) 22.06.29 151 1 10쪽
49 49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1) 22.06.28 158 3 10쪽
48 48화. 금의위. (2) 22.06.27 152 1 11쪽
47 47화. 금의위. (1) 22.06.25 154 1 9쪽
46 46화. 취웅과 임호연 장군. (2) 22.06.24 158 1 10쪽
45 45화. 취웅과 임호연 장군. (1) 22.06.23 177 2 10쪽
44 44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4) +1 22.06.22 172 0 14쪽
43 43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3) 22.06.21 166 1 10쪽
» 42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2) 22.06.19 173 3 9쪽
41 41화. 강수와 돼지 괴물의 혈전. (1) 22.06.18 176 2 10쪽
40 40화. 흐르는 시간과 강수의 성장 그리고 움직이는 금의위. (2) 22.06.17 18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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