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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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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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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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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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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3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1)

DUMMY

금의위가 외부활동을 시작한 지 석 달 정도의 시간이 흘러갈 때쯤 드디어 당가도 밖으로 나왔다.

화경이라는 경지에 오른 사람의 유무에 따른 차이일까? 성숙해 보이는 당천위와 한 단계 발전한 당가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그래도 전력 면에서 금의위보다는 조금은 못 미치는 듯 보였다.


두 집단이 복수를 다짐하며 밖으로 나왔지만, 현무진인에게 당한 이후 마족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금의위와 당가 사람들은 약간의 조급증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금방 평소의 모습으로 찾았다.

또한 화경에 완전히 오르지 못해 불안해하던 임호연 장군의 심정에도 이런 시간의 흐름은 약간의 여유로 다가왔다.


일련의 일들 속에 다시는 같은 숙소에서 지내지는 못할 것 같았던 금의위 소속 여성 경호대 다섯 명 중, 화산파 청진의 연인이 된 피용연을 제외한 목건연, 금해월, 유미미 그리고 경유란이 강수와 미려가 지내던 숙소로 찾아왔다.

이에 그동안 누나, 동생, 친구로 지내던 여성 경호 대원들이 없어 외로워하던 미려는 두 팔 벌려 환영을 했지만, 강수는 또다시 누나들의 격한 사랑과 애정 공세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고 이는 곧 현실이 되었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기 전 화장실로 향하는 강수의 뒤를 해월이 몰래 따라가 소변을 보기 위해 강수가 바지춤을 푸는 순간 확! 바지를 내리고는 복숭아처럼 하얀 강수의 엉덩이를 보며 까르르! 까르르! 숨이 넘어가도록 웃어댄다.


“누나! 정말 이럴 거예요?”

“우와∼ 우리 강수 엉덩이 엄청 실한데. 킥킥킥!”

“제발 좀 그만하라고요. 저도 이제 다 큰 어른이라고요.”


해월이 강수를 아래위로 쳐다본다.


“아니거든. 내 눈엔 아직 어린아이거든.”

“에휴. 알았으니까 가세요. 볼일 좀 보게.”

“어머! 미안. 헤헤헤!”


돌아서려다 말고 손을 뻗어 강수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곤 다시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도망친다.


“내 이놈의 집구석에서 빨리 나가든가 해야지.”

볼일을 마친 강수가 투덜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와 숙소 앞에 선 해월을 노려본다.


“이제 네 엉덩인 누나 거다. 알았지? 강수야!”

“네네 마음대로 하세요. 언제는 제 몸이 제 것인 적이 있었나요?”

“호호호! 식당에 가는 거니?”

“네.”

“그래, 오늘 하루 고생하고 저녁때 식당에서 기다릴 테니까 식당으로 와라. 알았지?”


강수를 보며 해월이 밝게 미소를 지으며 두 팔을 흔든다.

분명 자신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고 서 있을 해월을 생각해 한숨을 푹 내쉬곤 슬쩍 한쪽 팔을 들어 흔들어 보인다.


“그만 손 흔들고 가서 일 보세요. 괜히 건연 누님한테 혼나지 말고.”

“어머! 우리 강수가 누나를 생각해주는 거야. 호호호! 그래 그럼 누나 간다.”

“네.”


해월이 돌아서자 다시 식당을 향해 걸어가던 강수가 고개를 갸웃거리곤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언제까지 이렇게 당해줘야 하는 건지 참 내 팔자도 한심하지. 근데 해월 누나도 알 텐데. 내가 알고도 당해 준다는 걸. 근데 왜 계속하지? 참 이해가 안 된다니까.”


두 달 전 강수가 태극혜검을 수련하는 모습을 본 이후 취웅은 왜 그런지 가슴이 답답하고 체기가 있는 것 같이 속이 더부룩하고 영 안 좋아 밥을 걸러 보기도 하고 약을 먹어보기도 하였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두어 달이 지난 어느 날 취웅은 자려 누웠다가 너무 속도 안 좋고 가슴이 답답해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는 자신의 천막에서 나와 이리저리 걷다가 동굴 밖으로 자연스레 걸음을 옮겼다.


푸른 달빛이 비치는 세상, 그 가운데 서서 멍하니 자신을 돌아보던 취웅이 툭! 하고 말을 내뱉는다.


“참 아련하구나! 나란 인간은”


왜일까? 취웅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신기한 듯 취웅이 자신이 흘린 눈물을 닿고는,


“얼마 만에 보는 눈물인가? 그래 나도 인간이었지. 하∼ 그렇구나! 나도 아이였을 적이 있었지.”


자신의 과거를 찬찬히 추억해보다 어느 순간 내면을 돌아 의식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현무진인은 강수의 몸이 어려 앞으로 가르치게 될 상급의 무공을 받아들이고 활용할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강수의 수련을 어떤 방향으로 해나가야 할지 고민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동굴 밖에서 엄청난 기의 파동이 느껴지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급하게 뛰쳐나갔다.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현무진인의 몸이 엄청난 빠르기로 기의 파동이 느껴지는 동굴 밖을 향해 나아갔다.

탁! 동굴 밖으로 나와 몸을 왼쪽으로 틀다 언덕 위에 서 있는 마검을 발견하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다가가 선다.


“무슨 일인가?”


귀찮다는 듯 마검이 아무런 대구 없이 고갯짓으로 뒤쪽을 가리키곤 현무진인을 지나쳐 걸어간다.

자신이 할 일은 끝이 났다는 듯이.

의아한 표정도 잠시, 마검의 고갯짓으로 가리킨 곳을 본 현무진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그려진다.


“오 이런 좋은 일이 있나. 잠깐! 부탁 하나 해도 되겠나?”

“사람들에게 알려 달라는 말이라면, 걱정하지 마라.”

“내, 이 일 잊지 않겠네.”

“흥. 일없다.”


멈춰 섰던 마검의 발이 다시 움직이고 그런 마검의 등을 쳐다보던 현무진인의 시선이 밝은 미소와 함께 취웅에게 향한다.


“화경에 오르신 것에 감축드립니다. 선배님.”


무거운 짐을 덜어낸 듯 조금은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에 떠 있는 푸른 달을 보곤 푸념하듯 혼잣말을 읊조린다.


“언제 봐도 푸른 달은 참 묘하구나.”


취웅이 화경의 경지에 오르자 정파 소속 문파에서는 이를 축하하기 위하여 조촐한 잔치를 열었으나, 당사자인 취웅은 이런 자리가 영 거북해서 조용히 자리를 피해 밖으로 나갔다.

한참을 걷다 화경의 경지에 오르게 된 동굴 앞에 도착하자 피식! 미소를 머금고는 고개를 들어 하나의 달이 떠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기분이 묘하군, 그래.”

“아직 적응이 안 돼서 그런 것입니다.”


언제 따라왔는지 동굴 입구에서 걸어오는 현무진인의 양손엔 이번 취웅의 화경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방 숙수가 이곳에 와서 담근 술 몇 병을 내놓았는데, 그 술 두 병이 들려있다.


“하긴 이리 다른데, 적응해야겠지. 암. 근데 나를 따라온 건가?”

“네. 또 어디 가서 갑자기 깨달음이라도 얻으시면 큰일 아닙니까. 그래서 따라왔습니다.”

“크크크 네 미안하이. 나도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네.”

“깨달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뜬금없는 곳에서 찾아오더군요. 그러니 마음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배님.”


현무진인의 말을 듣던 취웅이 손에 들린 술병을 눈빛으로 가리킨다.


“근데 그 술병은 뭔가?”

“어찌 되었든 축하는 해야지 않습니까. 해서 몰래 가지고 왔습니다. 받으시죠.”

“허허 이리 고마울 때가 다 있나.”


들고 있던 술 한 병을 취웅에게 건네곤 이내 현무진인이 건배를 권한다.


“선배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맙네. 근데 말이네. 이렇게 지나고 나니, 내가 왜 그리 안달을 부렸나 싶군.”

“조급함이라는 마물이 마음속에 자라나 있었으니까요. 물론 지금은 화경이란 경지에 올라 그 마물도 사라졌겠지만, 조만간 또 다른 벽을 만나면 다시 자라나겠지요. 저 또한 그랬으니 말입니다.”


현무진인의 말에 취웅의 고개가 끄덕인다.


“내 자네에게 못 보일 꼴 참 많이 보였다는 생각이 드는군. 미안하구먼.”

“그리 생각해주신다면 이 후배, 선배님께 드릴 부탁이 있는데, 말해도 되겠는지요?”

“엥 자네가 말인가? 그래 무언가? 어디 한번 말해보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조건 들어주겠네.”

“음∼ 강수에게 무영신투(無影神偸)의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엥!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자네 말고도 다른 두 사람에게 무공을 배우느라 바쁜 강수에게 또 무슨 무공을 가르친다는 말인가?”

“제가 더는 가르치는 것이 없기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더는 가르칠 것이 없다. 자네가 말인가?”

“네. 이후 배우게 될 무공은 현재 강수의 몸으로는 습득하고 이를 표출해내기가 힘들 것 같아서요.”

“아∼ 그러니까 시간의 흐름이 느린 것이 문제라는 말이군 그래.”

“네 맞습니다. 아무리 천천히 가르쳐도 몸의 성장이 너무 느려 이를 어찌할 방법이 없어 이리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곳이 무공수련하기는 딱 좋은 곳이라는 말이군, 그래.”

“그리 생각하니 또 그렇군요.”

“알았네. 근데 얼마나 가르치면 되겠는가?”

“다른 두 사부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단독으로 한 육 개월 정도 가르쳐주셨으면 좋을 듯합니다.”

“음∼ 육 개월 정도라면 충분히 가르칠 시간은 되겠군, 그래. 알았네. 그럼 내일부터 내가 강수를 가르치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됐네. 이 사람아! 아! 참, 근데 내 얼핏 오늘 보니까. 임 장군과 나는 다른 것 같던데. 혹시 왜 그런지 자네는 아나?”

“아 그건 임 장군이 아직 화경의 경지에 완전히 들어서지 못해서 그렇게 느낀 것 일 겁니다.”

“엥!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화경의 경지에 완전히 들어서지 못하다니!”

“음∼ 그게 그러니까 임 장군의 몸은 화경에 맞게 변화를 이루었지만, 아직 정신적으로는 깨달음이 그에 미치지 못해 사고의 확장적인 측면에서 미숙한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아니 그럼 불완전한 상태라 봐야 한다는 말인데. 저리 두어도 되는가?”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그리 불완전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하루 이틀 안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요.”

“음∼ 자네가 그리 말하는 것을 보니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닌가 보군, 그래.”

“제가 이곳에 오기 이전에 우연히 임 장군과 같은 사례가 적힌 문헌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말하기를 임 장군 같은 경우 내외부적으로 심한 충격만 받지 않는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사고의 확장을 마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크게 마음 쓰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렇군.”


취웅이 고개를 들어 푸른 달을 바라본다.


“자 그럼 달구경이나 하세. 달이 참 좋네. 그려.”

“선배님 달구경 하는 것 싫어하지 않으셨습니까?”

“싫어했지. 근데 오늘 보니 참 좋군. 왜 진작 이리 안 했나 후회가 될 정도로 달이 참 예쁘구먼.”

“달만 그리 보이는 것인가요? 아니면 세상이 다 그리 아름답게 보이는 것인가요?”

“음∼ 그리고 보니 세상이 이전과 달리 보이는군. 미처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이랄까? 이렇게 다르게 보이는 것만으로도 화경에 오르려고 했던 그동안의 고생들이 다 씻겨 내려가는 것 같구먼.”

“하하하! 선배님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요.”

“다 자네 덕이네. 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고맙네, 그려.”

“한잔하시지요?”

“그러세.”


각자의 술병을 내밀며 살짝 술병을 부딪치는 현무진인과 취웅. “짠” 하는 소리와 함께 각자 술병을 입에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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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화. 새로운 마족 아몬(Amon). (1) 22.07.06 135 1 14쪽
55 55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3) 22.07.05 137 2 14쪽
54 54화. 다시 나타난 바싸고와 싸움꾼 취웅. (2) 22.07.04 14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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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미려와 사일검법. (1) 22.06.30 14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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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천강혈룡검법(天降血龍劍法)과 분광검법(分光劍法). (1) 22.06.28 1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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