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홍실이 님의 서재입니다.

맨땅의 용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홍실이
작품등록일 :
2022.05.12 09:26
최근연재일 :
2022.06.19 21:4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854
추천수 :
198
글자수 :
163,134

작성
22.06.16 22:55
조회
65
추천
2
글자
12쪽

이벤트 던전2

DUMMY

[던전의 마수를 확인하여 예상 행성을 특정합니다]


[바이올렛 등급 행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행성 거주인들과의 접촉에 주의하세요]


천외천(天外天)


1등급 행성에는 진짜 신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신의 격을 가진 행성인들 세력인 천계와 마계 그리고 고대종이라 불리는 마수들의 지배자인 용족들이 거주하는 용계는 1등급인 바이올렛을 넘어 퍼플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바이올렛 등급이라면 반신의 격을 가진 녀석들을 만날지도 모르겠는데?”


하진의 기대감 섞인 물음에 앵두가 물었다.


“아빠 반신은 맛있어요?”


“아서라 앵두야, 지금의 너로는 반신 녀석들의 상대가 되지 않아”


“앵두는 엄청 강해요. 아빠보다는 아니지만···.”


입을 삐죽대며 토라진 앵두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하진이 검둥이를 꺼내며 말했다.


“일단 광렙부터 해야겠지?”


바이올렛 등급 행성에 사는 마수인 미노타우로스는 레벨업을 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기본 10마리 이상의 무리를 지으며 돌아다녔고 무엇보다 움직임이 단순하여 어렵지 않게 몰이 사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천살진”


하진의 대표 광역공격이 연이어 펼쳐졌고 미노타우로스들이 폭사하면서 빠르게 경험치가 들어왔다.


“소고기 넘흐 마시쪄”


렙업에 관심이 없는 앵두의 배가 빵빵해질 만큼 미노타우로스를 잡아먹고 있을 때 던전의 중심부에서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좀더 들어가자 거대한 철문이 하진과 앵두의 진입을 불허한다는 듯 굳게 닫혀있었다.


철문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이곳이 보스 방임을 알리고 있었다.


철컹. 철컹.


하진은 보스 방의 문손잡이로 보이는 쇠고리를 당겼지만 닫힌 문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음모우우우”


던전 보스의 짧은 목소리가 들리자 앵두가 해석했다.


“내가 열어줄지 아느냐? 라는 데요. 아빠”


보스 방의 주인인 미노킹은 모처럼의 침입자를 반겼다.


바이올렛 등급에 사는 마수답게 어지간한 침입자들은 그의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도살되었기에 그가 지배하는 던전은 길잃은 마수나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혈기왕성한 어린 행성인이 전부였다.


이번에도 역시 그런 부류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사냥을 즐길 생각이었지만, 침입자는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던전을 공략해 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방으로 통하는 철문의 마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것이 증거였다.


던전의 마수를 목표치만큼 사냥할 경우 보스 방은 열리게 되었기에 미노킹은 지금 자신의 부하들이 빠르게 사냥 아니 학살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강하다···. 행성 지배자들이 오기라도 한 건가?’


미노킹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함과 동시에 육중한 몸을 날려 철문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곧이어 철문 앞에 도착한 침입자가 문을 열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 느껴졌다.


뭔가 속닥거리는 소리에 숨죽이며 철문에 귀를 대는 미노킹의 귀에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지금 문 잡고 있냐? 소새끼야”


하진은 던전보스의 충격적인 행동에 기가 찼다.


상급행성의 마수들이 지능이 높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토록 치졸할 줄 몰랐다.


“개 어이없네! 소새끼가”


철문 건너편에서 절대 열어줄 수 없다는 듯 낑낑대며 손잡이를 쥐고 있는 미노킹의 소리에 빡친 하진의 기운이 바뀌었다.


“너 그대로 꽉 잡고 있어라”


“음무어으”


“말 안 해도 그럴 거라는데요?”


앵두의 얄미운 통역에 이마 한쪽에 생겨난 핏줄이 지금 하진의 빡침정도를 알려주고 있었다.


[통배권(通背拳)을 사용합니다]


제자리에 선 채 철문 손잡이에 손을 갖다 댄 하진이 내력을 손바닥에 집중하였다.


터엉!


맑은 충격음과 함께 미노킹의 비명이 들려왔다.


“음머머”


“으아악 이라는데요?”


“쓰읍”


눈치 없이 통역충 역할을 하던 앵두는 하진의 빡친 얼굴을 보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앵두야 내가 오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했지?”


“끼···. 낄”


“뭐?”


“낄끼빠빠 하라고 하셨습니다”


차려자세로 소리치는 앵두의 머리를 꽉 잡은 하진이 조용히 말했다.


“잘하자”


“네···. 넵”


기합이 바짝 든 앵두의 대답에 시스템의 알림이 울렸다.


[던전보스를 처치하였습니다. 1시간 후 리셋됩니다]


“뭐야 리셋되는거였어? 개꿀이네”


미노킹이 죽자 보스 방이 열렸고 통배권의 충격에 즉사한 거대한 소의 시체주위로 떨어진 몇 가지 아이템들이 보였다.


“시스템 희귀등급 이하 아이템 자동 상점행 시켜버려”


[잡템을 처분하여 상점 포인트를 3 획득하였습니다]


[희귀등급 세트 아이템 미노킹의 왕관을 획득하였습니다]


<미노킹의 왕관>

등급:희귀

종류:헬름

방어력 +100

빙결 지속시간 절반으로 감소

공격자에 대해 빙결 피해를 돌려줌

받는 피해의 40%만큼 마나 회복


‘나쁘지 않네’


흡족한 미소를 지은 하진이 1시간 뒤를 기약하며 앵두와 함께 던전 밖으로 향하자 여기저기서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리셋이 진행되었다.


이벤트 던전을 유의미하게 활용 중인 하진과 달리 던전 곳곳에서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다.


[파티원이 전원 사망하여 던전 클리어에 실패하였습니다]


득템의 꿈을 안고 입장한 던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용사들의 수가 많아지자 시작과는 달리 몸을 사리게 되는 각국의 용사들이었다.


50레벨 아래로는 함부로 던전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돌만큼 던전의 위험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면서 파티의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사제와 성기사들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몸값도 하늘을 찔렀고 반면 어정쩡한 위치의 전사들이 홀대받으며 파티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그리고 전사만큼이나 개무시 당하는 직업군이 바로 강령술사였다.


전사의 이정표인 최민수와 마법사의 종착지라 불리는 송예나가 버티고 있는 두 직업군의 용사들과는 다르게 강령술사는 소외된 직업군이었다.


해골소환이라는 매력적인 주술을 갖고 있지만 그 해골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적을 죽여야 하는데 그 적을 한번 죽이는 것조차도 무척이나 힘든 강령술사들이었다.


미국의 데스도람프가 55레벨을 찍으며 강령술사들의 빛으로 등장했지만, 거대기업의 총수인 그는 말 그대로 돈을 처바르며 온갖 장비를 착용하였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강령술사를 직업으로 하는 이들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었다.


결국, 강령술사는 쓰레기라는 공식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런 쓰레기 직업군을 가진 젊은 여성이 땀을 뻘뻘 흘리며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강령술사 강주희.


주님의 기쁨이란 뜻의 이름처럼 그녀의 부모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녀 역시 그런 부모의 영향을 받아 태어나면서부터 20년을 크리스천으로 살아왔지만, 지구가 부여한 그녀의 용사 클래스는 강령술사.


죽음의 힘을 다루는 직업으로 각성한 순간부터 그녀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사···. 사탄은 물러가라”


그녀가 각성하던 날 그녀가 아버지에게 들은 첫마디였다.


이후 그녀의 부모는 강령술사인 딸을 남을 보듯 대했고 결국 집을 나와 이름이 없는 길드에 몸을 의탁한 강주희였다.


반반한 얼굴의 그녀를 열렬히 환영하던 길드원들은 오랫동안 레벨이 정체되고 있는 그녀를 점점 계륵 취급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길드장으로부터 성추행까지 당하면서 강주희는 도망치듯 길드를 나왔다.


레벨 13의 강령술사.


행성전에서는 도망치기 바빴고 던전 이벤트가 발생한 지금은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결국, 극심한 우울증과 좌절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강주희는 무작정 가장 빨리 출발하는 고속버스 편을 타고 도착한 어느 산골도시의 험한 산을 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을 계속 흘리며 산길을 오른 지 3시간가량이 지났을 때 강주희는 요란한 갑자기 울리는 요란한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뭐지? 이런 산속에 누가 있을 리는 없는데···.’


긴장 속에 주변을 살피던 그녀의 눈에 하얀빛의 포탈이 들어왔다.


“아! 던전 포탈이다”


자신도 모르게 말을 꺼낸 강주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림의 떡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포탈의 위치가 절벽 중앙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고 자신 혼자서는 들어가 봐야 개죽음이라는 것을 그녀도 알았다.


잊고 있던 좌절감에 눈물이 흐르던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또 들어가는 거예요?”


“10번만 채우고 쉬자 앵두야”


“네”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와 빨간색 머리카락이 잘 어울리는 예쁜 꼬마가 절벽 아래에서 나누는 대화를 들은 강주희는 경악했다.


‘지금 둘이서 저 포탈에 들어간다는 거야? 미친···. 말려야해’


용사가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가 객기를 부린다고 판단한 강주희가 급하게 소리쳤다.


“이···. 이봐요 멈추세요”


“엥?”


“지금 어린아이들 데리고 어디를 가려는 거에요?”


‘호오! 강령이네’


절뚝거리며 자신을 말리러 오는 여자의 특성을 단번에 파악한 하진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강주희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생각이 없다 해도 이건 아니죠”


“그게 무슨 말이죠?”


하진의 물음에 강주희의 손가락이 앵두를 가리켰다.


“지금 얘를 데리고 저길 들어가려는 거에요?”


강주희의 역정에 앵두가 대신 대답을 했다.


“아빠랑 나는 4번밖에 안 들어갔는데 아직 6번 더 들어가야 하는데”


“미친 거 아냐? 애를 데리고 던전에 4번이나···.”


‘잠깐 4번이라고? 클리어하지 않으면 다음 던전에는 못 들어가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낀 강주희가 부녀를 다시 쳐다보자 이미 그들은 허공을 걸으며, 하늘을 날며 각자의 방식으로 하얀빛으로 들어가 버렸다.


“............”


그리고 그들을 다시 만난 건 채 30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멍하니 숨죽인 채 그들을 지켜보던 강주희는 1시간 뒤 다시 포탈로 들어가려는 하진을 향해 소리쳤다.


“저. 저도 데리고 가주세요”


강주희는 거절을 각오하고 용기를 내어 부탁한 것이었지만 남자의 대답은 의외로 빨랐다.


“파티 받으세요”


[허용되지 않은 사용자가 파티를 요청하였습니다]


[수락 시 용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용사 시스템의 경고에 멈칫한 강주희였지만 지금껏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던 시스템의 경고 따위는 개 무시해버리기로 했다.


강하진의 개인 시스템의 방화벽으로 지구의 시스템은 그의 행적을 파악할 수 없었다.


지난번 장문수 일행을 버스 태워줄 때 이미 실험해본 뒤라 하진은 대수롭지 않은 듯 강주희에게 파티 초대를 했다.


[용사 강주희님이 파티에 참여하였습니다]


[경험치 분배를 강주희 님에게 몰방하였습니다]


“에. 저기. 분배 설정을 실수하신 듯···.”


강주희의 질문에 하진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쩔해드리는 대신 아이템에 손대면 손모가지 날아갑니다”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하진을 본 강주희는 그의 말이 농담이 아니란 것을 단번에 느꼈다.


<파티명:카인과 아이들>

파티장:카인 무인 lv89

파티원:앵두 화룡 lv77

파티원:강주희 강령술사 lv13


파티창이 활성화되자 강주희는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각성 직업이 무인이랑 화룡이라니 특이하네’


기타직업군으로 각성한 건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89, 77이란 숫자의 무게에 다리가 풀려버린 것이다.


“저기요···. 레벨이 오류 난 거 같은데요?”


“5번 더 돌려면 시간이 없어요. 서두릅시다.”


“앵두야 언니 들고 와”


“네에”


“들고 오라니 그게 무슨? 꺄악!”


영문모를 소리에 당황하는 강주희의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은 앵두가 날갯짓을 하자 눈 깜짝할 사이에 포탈의 입구에 도착했다.


훗날 팀 카인의 물량을 담당하는 조폭강령 강주희의 탄생을 알리는 던전행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맨땅의 용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미등록 회차 추가 등록건 22.06.05 40 0 -
공지 연재 주기 변경안내 22.05.27 51 0 -
31 팀 카인2 22.06.19 48 1 12쪽
30 팀 카인1 22.06.19 41 1 11쪽
29 현경(玄境)에 오르다 22.06.18 51 2 12쪽
» 이벤트 던전2 22.06.16 66 2 12쪽
27 이벤트 던전1 22.06.15 63 2 11쪽
26 오크족의 충성맹세 22.06.14 49 2 12쪽
25 포탈리미트5 22.06.13 58 2 12쪽
24 포탈리미트4 +1 22.06.12 61 2 12쪽
23 포탈리미트3 22.06.11 70 2 12쪽
22 포탈리미트2 22.06.10 64 3 11쪽
21 포탈리미트1 22.06.08 65 4 12쪽
20 카인의 환경미화 22.06.07 70 3 11쪽
19 화룡인 딸이 너무 강함2 22.06.06 70 3 12쪽
18 화룡인 딸이 너무 강함1 22.06.05 88 4 12쪽
17 대 오크전2 22.06.05 74 4 12쪽
16 대 오크전1 22.06.04 75 4 11쪽
15 블루등급 포탈 22.06.03 85 4 12쪽
14 변화하는 세상 +2 22.06.02 100 5 11쪽
13 카인의 폐관수련 (閉關修鍊) 22.06.01 97 5 11쪽
12 대 라킨전 결말 +1 22.05.31 96 4 12쪽
11 카인의 제안 +1 22.05.30 134 5 12쪽
10 카인 학교가다 22.05.29 124 4 13쪽
9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3 22.05.29 99 5 12쪽
8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2 22.05.28 94 5 11쪽
7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1 +1 22.05.28 98 3 11쪽
6 만남과 배신 +1 22.05.27 105 5 12쪽
5 강철이빨 부족과의 만남 +1 22.05.26 132 8 12쪽
4 포탈에 들어가다 22.05.24 135 1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