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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실이 님의 서재입니다.

맨땅의 용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홍실이
작품등록일 :
2022.05.12 09:26
최근연재일 :
2022.06.19 21:4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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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0
추천수 :
198
글자수 :
163,134

작성
22.06.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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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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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오크족의 충성맹세

DUMMY

“천마 신공 제1초식”


“마룡참”


검둥이를 통해 모인 마기가 점점 용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뭐, 뭐냐 이 위압감은’


시나몬은 상대에게서 익숙한 느낌이 드는 이가 떠올랐다.


자신과 주종관계를 맺은 마계의 지배자 중 하나인 발제붑.


1등급 행성인 천족과의 행성전에서 태어나 처음 겪은 완벽한 패배.


천족들의 자비로 멸족은 면할 수 있었지만, 시나몬은 절망했다.


자신이 믿고 따른 왕이 무기력하고 비굴한 모습에 실망했고 천족을 저주하며 힘을 갈망하였다.


그리고 타락한 그의 마음을 한 마족이 파고들었다.


“나약한 미물이여 힘을 원하는가?”


“당신은 누굽니까?”


“나는 마계를 지배하는 7명의 대악마중 하나인 폭식의 발제붑이다”


“당신을 따르면 그 천족들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까?”


“너는 언제가 있을 천계와 마계의 전쟁에서 나의 훌륭한 말로 쓰일 것이다”


“말이 든 노예든 뭐든 좋습니다. 그 씹어먹을 천족들에게 복수를 할 수만 있다면”


“너에게 나의 권능과 피를 내리겠다.”


발제붑과의 계약 이후 시나몬은 무능한 왕을 감금한 채 오크족들을 이끌었다.


비슷하게 세력을 유지하던 다른 장로들과의 힘의 격차는 하늘과 땅처럼 벌어졌고 누구도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수십 년 전 발제붑에게서 느낀 감정을 인간족에게 느끼는 시나몬이었다.


인간의 검 끝에 모인 기운은 더는 시나몬이 가늠할만한 것이 못되었다.

“잠깐 멈춰라. 그대와 대화를 하고 싶다.”


혹시 인간족중 자신처럼 마계와 계약한 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나몬은 섬뜩한 기운을 뿜어대는 칠흑빛의 검을 애써 무시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문답무용”


짧은 한마디를 남긴 카인이 그의 검을 뻗으며 소리쳤다.


“출수(出手)”


카인의 말과 함께 칠흑빛의 용이 시나몬을 향해 빠르게 날아올랐다.


“막아”


시나몬의 다급한 부름에 그의 소환수들이 그를 보호하기 위해 막아섰고 자신도 어둠의 힘을 끌어 올리며 방어에 집중하였다.


콰앙!


거대한 충돌음과 함께 주변에 있던 오크들이 충격에 휘말려 그 자리에서 폭사하였고 문재환과 일행들도 각자의 방어능력을 동원하여 충돌의 후폭풍을 버텨내고 있었다.


‘큭 어떻게 이런 힘이’


잠시나마 카인의 힘을 짐작해보았던 자신의 어리석음이 부끄러워지는 문재환의 눈에 충돌의 현장이 들어왔다.


“후우···. 기대했는데 역시 그 정도구나”


길게 숨을 들이마시며 여유를 부리는 카인과 달리 시나몬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가 소환한 소환수들은 일찌감치 소멸하였고 자신 또한 몸의 반신이 날아가 버린 상태였다.


마족들의 경이로운 재생 능력을 상회하는 파괴력으로 인해 시나몬은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시나몬의 앞에선 카인이 말했다.


“야! 보고 있지?”


점점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고 있던 시나몬이 영문모를 소리에 의아해하던 그때.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파리 한 마리가 나타났다.


[감이 좋은 녀석이구나]


파리는 점점 형체를 바꾸더니 시나몬이 아는 이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바···. 발제붑님?”


대악마 발제붑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나몬은 의식의 끈을 악착같이 붙잡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사···살려. 주···십···.”


시나몬의 애원에도 발제붑은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카인을 응시할 뿐이었다.


“제···바···알···사···알···.”


콰직!


애타게 자신의 구명을 호소하던 시나몬의 머리를 밟아 터트린 발제붑이 말했다.


“하찮은 노예 따위가 귀찮게 하는구나!”


오크족 최강의 전사인 시나몬의 죽음을 목격한 오크족들은 분노하며 발제붑에게 달려들었다.


“쯧, 미물들이 감히”


발제붑의 손이 모기를 쫓듯 가볍게 휘둘러졌고 그와 동시에 수백의 오크족들이 몸이 터져 즉사하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손을 휘두르려는 그때.


타악!


자신의 손을 막은 검은빛의 검이 눈에 들어왔다.


“뭐 하는 거지? 어차피 너의 적이 아닌가?”


“무슨 헛소리야 똥파리 새끼가 내 경험치 도시락 건드리지 말고 꺼져”


서걱!


검둥이에 내공을 불어 넣은 카인이 빠르게 발제붑을 머리를 베어버렸다.


잘린 머리가 떨어져 내릴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보랏빛 연기로 사라지는 발제붑이었다.


“재밌는 녀석이구나···. 조만간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지”


보랏빛 연기와 함께 발제붑에게서 느껴지던 진한 마기가 사라졌다.


[레벨업하였습니다]


수백의 오크를 죽여도 오르지 않던 경험치가 고작 분신에 불과한 발제붑을 베자마자 올랐다.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카인을 보는 이들 모두가 얼어붙었다.


그곳에 있는 모두가 카인의 눈치를 보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그때.


오크치고는 깡마른 전사 하나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위대한 전사를 왕께서 뵙기를 청합니다.”


자신들을 경험치 도시락 취급하는 이를 위대한 전사라 부르자 카인은 피식 웃어버렸다.





마계의 외각에 위치한 고(古)성 안.


성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는 파리들이 성의 주인을 암시하는 듯했다.


마계를 지배하는 마족들중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7명의 대악마.


그중 하나인 발제붑은 큰소리로 웃고 있었다.


수많은 행성에 흩어진 분신 중 하나가 소멸하였다.


‘수십 분의 일로 나뉜 힘을 가진 분신이지만 단번에 소멸시킬 줄이야.’


지구라는 하급행성의 전사가 보인 행동이 꽤 즐거운 발제붑이었다.


이 소식을 다른 대 악마들과 공유할 생각이 전혀 없는 발제붑은 새로 나타난 자신의 노예 후보에 무척이나 즐거웠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그래서 아주 잘 익었을 때 널 가질 테니까’


넓은 고성 안에 한동안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크 전사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그들의 왕이 있다는 장소에 도착한 카인은 조금 놀랐다.


낡은 나무들로 주변을 빙 두른 보잘것없는 허름한 움막이었다.


카인이 발을 들이자 자신을 안내한 전사만큼이나 말라 뼈의 윤곽이 보이는 전사하나가 정중한 태도로 고개 숙이며 말했다.


“안으로 드시죠. 위대한 전사여”


출입구를 가리는 용도로 사용하는듯한 가죽을 밀치며 들어간 카인의 눈에 앞선 두 전사보다도 마른 늙은 오크 하나가 허리를 숙인 채 그를 맞이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위대한 전사여 오크족 17대 왕인 파슬리라 합니다”


오크족의 왕이라 칭한 이의 모습을 관찰한 카인이 혀를 찼다.


“내가 알기로는 오크의 왕은 혈족이 아닌 각 부족을 대표하는 전사들이 투기장에서 힘을 겨뤄 그중 가장 강한 전사가 왕이 되는 것으로 아는데 틀렸나?”


“아! 저희 오크족에 대해 아주 잘 아시는군요. 위대한 분께서 말씀하시는데 맞습니다”


“시나몬이 마계의 힘에 빠지기 전까지는 제가 가장 강한 오크였었습니다.”


파슬리가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또 내가 아는 상황과 많이 달라졌어.’


회귀 전 카인이 싸웠던 오크족들은 지금처럼 블루등급의 높은 행성은 아니었지만, 전사다운 종족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가 본 오크들은 전사라기보다는 뭔가 잡스러웠다.


“파슬리 너는 전사의 긍지를 잃은 오크냐?”


갑작스러운 카인의 질문에 오크의 왕 파슬리의 눈이 떨렸다.


“내가 보았을 때 너는 코어가 파괴되어 더는 전사로 볼 수 없는 오크다. 그런데 어째서 아직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거지?”


카인의 섬뜩한 기세에 밖에서 대기 중이던 두 명의 마른 오크 전사들이 파슬리를 보호하겠다는 듯 그의 양옆에 붙어섰다.


그 둘도 코어가 파괴되었다는 걸 카인은 처음 본 순간 알아챘다.


“위대한 분의 말씀처럼 저희는 코어가 파괴되어 전사의 힘을 잃은 오크입니다”


수십 년 전에 있었던 일들이 파슬리의 입에서 시작되었다.


오크족들이 사는 행성 발타라.


발타라는 지구와 달리 그들이 행성전에 참가하게 되었을 때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전사들의 행성답게 비슷한 등급의 행성전에서는 패배를 몰랐던 오크족들이었다.


예상치 못한 1등급 행성의 천족들.


여러개의 행성을 보유한 최강의 종족답게 오크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결국, 파슬리는 멸족을 막기 위해 무릎을 꿇고 항복을 선언하였고 이를 받아들인 천족들의 자비로 행성전은 일단락되는 듯하였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나몬과 그를 따르는 세력들의 반란이 일어났고 파슬리는 서둘러 막으려 했지만, 반란의 세력들 사이에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힘의 민족인 오크와는 아주 이질적인 기운.


마법, 저주, 소환술등 오크답지 않은 힘을 사용하는 반란세력들은 결국 파슬리와 그를 따르는 전사들을 부족 내 계급의 가장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발타라는 이를 방관하였다.


오히려 행성전에 도움이 될 거 같은 시나몬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하였다.


정통성의 부재로 시나몬은 파슬리와 그를 따르는 전사들의 코어를 파괴한 뒤 목숨만은 연명하게 하여 다른 오크들의 반발을 잠재웠다.


힘든 노동과 굶주림으로 죽음만을 앞둔 어느 날.


[오크족들이여 발타라가 3등급 행성으로 등급이 상향되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번식의 축복과 희귀등급의 아이템을 지급하겠다]


행성전에서 성과를 보인 일들중 몇몇에게 발타라가 예상밖의 선물을 제공하였다.


이름뿐인 왕이었지만 파슬리는 이전의 공로를 인정받은 듯 발타라가 남긴 희귀등급의 아이템을 개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오크의 심장>

위대한 오크족의 전사들의 정수가 모인 부적

인벤토리에 보관 시

힘 +100

체력 +100

미래예시(재 사용시간 365일)


1년 전 미래예시를 사용한 파슬리는 짧은 미래의 한 조각을 볼 수가 있었다.


각양각색의 행성인들이 연합한 전쟁과 그들을 이끄는 한 용사의 모습.


수많은 오크족들이 따르는 위대한 전사는 파슬리도 시나몬도 아닌 검은 가면을 쓴 이방인이었다.


그리고 시나몬을 쓰러뜨린 이를 지켜본 파슬리의 심복들이 그에게 사실을 알리자 그는 카인이 미래예시에서 본 그 용사임을 알아차렸다.


‘행성인들의 연합이라고?’


파슬리의 말에 뭔가 퍼즐 하나가 맞춰지는 기분이 드는 카인이었다.


털썩!


파슬리와 그의 심복들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으며 소리쳤다.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위대한 전사시여”


[행성 발타라의 개입을 감지합니다]


[방화벽을 가동합니다]


지구처럼 이곳 발타라도 예상밖의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파슬리는 일어나라”


조용한 말투에 파슬리가 몸을 일으키자 카인은 그들에게 좌선하는 자세를 가르쳐주었다.


오크의 몸집으로는 불가능한 자세였지만 파슬리와 그의 심복들은 낑낑대며 결국 비슷한 자세를 취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들의 등 뒤에서 내력을 불어 넣어주며 카인이 말했다.


“천천히 나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기억해”


오크들은 배꼽 아래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에 놀랐지만, 카인의 말처럼 기운의 위치를 잊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그곳이 단전(丹田)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시나몬에 의해 코어가 파괴된 이들이 다시 오크의 힘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카인의 선택은 무공이었다.


‘이런 기운이 존재하다니’


파슬리는 최고의 전사였던 오크답게 빠르게 카인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갔다.


단전이 자리를 잡자 간단한 심공과 무공을 전수해주며 카인이 말했다.


“너희가 과거 갖고 있던 코어와는 다르지만, 꾸준히 수행한다면 그때를 넘어서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카인의 말에 파슬리는 눈물을 흘리며 크게 소리쳤다.


“오크족17대 왕인 파슬리가 맹세합니다. 저희 오크족은 인간종족 카인님을 주인으로 섬기며 후대를 이어서도 주종관계를 맹세합니다.”


‘오크족 부하들이라 나쁘지 않지!’


카인은 천천히 가면을 벗으며 말했다.


“내 이름은 강하진 너희가 날 따른다면 나 또한 너희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오크족에 대한 신뢰의 의미로 가면 속 얼굴과 본명을 드러낸 하진에게 감명한 파슬리와 그의 심복들이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번 소리쳤다.


“충(忠)”


라킨족에 이어 오크족의 충성을 받아낸 카인이 움막을 나서자 그를 기다리던 이들이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카인을 바라보자 그가 말했다.


“돌아갑시다.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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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팀 카인1 22.06.19 40 1 11쪽
29 현경(玄境)에 오르다 22.06.18 50 2 12쪽
28 이벤트 던전2 22.06.16 65 2 12쪽
27 이벤트 던전1 22.06.15 62 2 11쪽
» 오크족의 충성맹세 22.06.14 49 2 12쪽
25 포탈리미트5 22.06.13 58 2 12쪽
24 포탈리미트4 +1 22.06.12 60 2 12쪽
23 포탈리미트3 22.06.11 70 2 12쪽
22 포탈리미트2 22.06.10 64 3 11쪽
21 포탈리미트1 22.06.08 64 4 12쪽
20 카인의 환경미화 22.06.07 69 3 11쪽
19 화룡인 딸이 너무 강함2 22.06.06 70 3 12쪽
18 화룡인 딸이 너무 강함1 22.06.05 87 4 12쪽
17 대 오크전2 22.06.05 73 4 12쪽
16 대 오크전1 22.06.04 75 4 11쪽
15 블루등급 포탈 22.06.03 85 4 12쪽
14 변화하는 세상 +2 22.06.02 99 5 11쪽
13 카인의 폐관수련 (閉關修鍊) 22.06.01 97 5 11쪽
12 대 라킨전 결말 +1 22.05.31 95 4 12쪽
11 카인의 제안 +1 22.05.30 134 5 12쪽
10 카인 학교가다 22.05.29 124 4 13쪽
9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3 22.05.29 98 5 12쪽
8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2 22.05.28 94 5 11쪽
7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1 +1 22.05.28 98 3 11쪽
6 만남과 배신 +1 22.05.27 105 5 12쪽
5 강철이빨 부족과의 만남 +1 22.05.26 132 8 12쪽
4 포탈에 들어가다 22.05.24 134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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