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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실이 님의 서재입니다.

맨땅의 용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홍실이
작품등록일 :
2022.05.12 09:26
최근연재일 :
2022.06.19 21:4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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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6
추천수 :
198
글자수 :
163,134

작성
22.05.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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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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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용사 100년전으로 돌아가다 1

DUMMY

거대한 화염의 불길이 지나간 곳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 거대한 화룡이 이내 힘껏 날아올라 먼 곳으로 사라지자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던 곳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 또 실패네···. 젠장”


비틀거리는 몸을 자신의 대검에 의지한 채 한숨을 쉬는 사내를 향해 날카로운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이것 봐요. 최민수씨 이렇게라도 목숨을 부지한 것에 만족하시죠”


“너무 아까워서 그러지 100년이란 시간을 투자해 겨우 다다른 최후의 관문을 이렇게 실패했다는 게···.”


깊은 적막감이 돌던 그때 한쪽 팔은 언제 잃었는지 빈 소매만 날리며 새로운 인물이 말을 꺼냈다.


“뭐. 할 수 없죠. 다시 시작하죠 큭큭···.”


“하진씨 지금 웃음이 나와요?”


한계까지 끌어다 쓴 마나가 바닥이 난 송예나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어이없게 웃고 있는 강하진 쏘아 보았다.


“100년이란 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노력한 게 결국 이런 결과라면 받아들여야죠. 뭐.”

한수의 말에 지난 100년의 세월이 스쳐 지나가는 듯 모두 아쉬움이 역력한 모습들이었다.


100년의 세월 끝에 최후의 용사 100인이 선별되었지만 결국 최후까지 남은 용사는 강하진,송예나,최민수 이렇게 세 명이 전부였다.


최강의 방패 최민수는 화룡의 날갯짓 한 번에 맥없이 나가떨어졌고, 인류 최고의 화력이라 불리는 송예나의 마법도 단단한 화룡의 껍질을 뚫어내지는 못했다. 유일하게 화룡에게 데미지라 불릴만한 공격을 성공한 건 최고의 암살자라 불리는 강하진의 은신을 통한 기습적인 공격이 고룡의 한쪽 눈을 파괴한 것이 유일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켰다.


분노한 화룡의 브레스는 남은 인원들을 흔적도 없이 휩쓸어 버렸고 강하진의 광역 은신 스킬로 겨우 모습을 감춰 화룡의 분노를 피해 살아남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들의 후견인이라 할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났다.


-수고하셨습니다. 용사님들


언제나처럼 어떤 형태를 하고 있지 않고 몇 가지의 짧은 대화 글을 눈앞에 띄워 보내오는 후견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인류의 멸망은 기정사실입니다


예상했던 문장이 나타나자 모두의 얼굴에 절망감이 짙어졌지만, 후견인은 그들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급하게 새로운 문장을 올렸다.


-최후의 용사 3인에게 주는 혜택이 있습니다


“이미 100년의 결과가 실패했고 인류의 멸망을 앞둔 지금 혜택이 무슨 소용인가요?”

송예나가 어이없다는 듯 따져 묻자 후견인은 애써 그녀를 진정시키려는 듯 급히 문장을 이어나갔다.


-단 한 번 100년 전으로 여러분들의 시간을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시간을 되돌린다니 그럼 모두가 죽기 이전으로 되돌아간단 말인가요?”


송예나가 전에 없이 흥분한 말투로 묻자 후견인은 그녀를 애를 태우듯 조금 천천히 문장을 이어갔다.


-여러분이 회귀하는 시점은 100년 전 제가 처음 인류에게 메시지를 보낸 그날입니다.

후견인의 문장을 확인한 송예나가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터뜨렸다.


“흑흑···. 언니를 다시 볼 수 있다니.”


자신을 위해 희생한 쌍둥이 언니가 떠오르자 크게 오열하는 송예나였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작게 토닥거려준 뒤 최민수가 질문했다.


“그럼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 올린 모든 힘이 사라지는 건가?”


-그럼 혜택이라고 할 수 없겠죠? 세 분에게는 특별히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을 가지고 회귀할 수 있는 혜택을 드리는 것입니다


“으하하······. 이거 정말 좋은데?”


최민수가 만족스럽다는 듯 크게 웃음을 터뜨리자 지금껏 조용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강한수가 입을 열었다.


“거절하겠다.”


뜻밖의 강하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후견인도 당황한 듯 급하게 문장을 올리며 물어오자 하진은 천천히 그의 단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무슨 꿍꿍이인 거이냐? 갑자기 회귀라니 그런게 가능했다면 왜 진작사용하지 않은거야?"


-시간회귀는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저의 행성력을 상당히 소모해야 가능하니까요. 세분의 최후의 용사님들께만 드리는 특별한 혜택입니다.


"흥, 너도 필요하니까 우리를 회귀 시키려는 거겠지? 우리가 아니면 너를 대신해 행성간의 전쟁에서 싸울 인류는 없을테니까?"


-딱히 부정은 안하겠습니다만, 저에게 남은 시간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이 회귀를 거부하신다면 저는 회귀에 사용할 행성력으로 새로운 용사님들을 육성할뿐이죠


“100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고.? 되돌아가면 뭐 없던 힘이 생겨나고 그러나?”


“하진아 지금의 힘을 보전해 준다잖아? 100년 동안 더욱 힘을 기른다면.”


최민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하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이며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음을 표했다.


“형. 우린 할 만큼 했어요. 각자의 클래스에게 최강이라 불릴 만큼 노력하고 노력했다고요. 그런데 결과가 이거에요···. 정말 자신 있어요? 100년 동안 힘을 기르면 그 불도마뱀녀석 꼬리라도 자를 수 있겠냐고요?”


“그건······.”


강하진의 말에 최민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고룡의 제왕 화룡 이그니스의 압도적인 힘을 다시 떠올리자 저절로 몸이 떨려온 것이다.


“그럼 어쩌자는 건데요? 하진씨는 그냥 이대로 인류가 멸망하길 기다리자는 건가요?”


송예나의 물음에 강하진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물론 아니에요. 저라고 이대로 개죽음당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강하진 용사님이 원하는 혜택을 말씀해보세요. 제 역량에 한해 최선을 다해 들어드리겠습니다.


후견인의 다급한 문장에 강하진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전 회귀 후 제 용사 시스템을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용사 시스템의 운용은 행성의 고유권한이라 불가능한 요청입니다.


“아! 물론 모든 인류의 용사 시스템에 관여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제 개인의 시스템만 직접 설정할 수 있게 해주시면 됩니다”


- .................


잠깐의 침묵 끝에 후견인의 문장이 떠올랐다.


-수락하겠습니다.


-단, 기존의 강하진 용사님이 이룩한 모든 것들은 행성의 용사 시스템에 의한 것이므로 회귀 후 모두 초기화될 예정입니다.


동의하십니까?


후견인의 니가 이래도 네 멋대로 할 거냐 하는듯한 문장을 보자마자 강하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콜!”


-..................


-30분 뒤 회귀를 위한 포탈이 생성될 것입니다.


뭔가 못마땅한듯한 딱딱한 문장이 떠오르고는 더는 후견인의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진아 정말 괜찮은 거야? 아깝지 않아?”


최민수는 걱정된다는 듯 강하진를 바라보았지만 뭔가 홀가분한듯한 그의 표정을 본 후 더는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잠시 후 후견인이 말한 붉은색 포탈이 열리자 송예나는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그럼 다음에 봐요. 하진씨가 좀 걱정이긴 하지만 본인이 한 선택이니 생각이 있겠죠?”

강하진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에 하자 송예나는 피식 웃으며 포탈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뒤를 이어 최민수가 포탈 안으로 향했고 끝으로 강한수는 뒤를 돌아 고룡 이그니스가 향한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기다려라. 도마뱀자식아, 다음번에 반드시 반대쪽 눈도 뽑아줄 테니까”


이를 가는듯한 목소리를 내뱉은 강한수도 망설임 없이 포탈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들 모두가 포탈 속으로 모습을 감춘 뒤 허공에 천천히 문장이 나타났다.



-아.주.건.방.진.용.사.님.이.네.강.하.진.용.사.님.기.대.하.겠.습.니.다.



시야가 점점 밝아지고 그리움이 가득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지구대격변전의 우리집인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던 강하진은 거울을 보곤 흠칫 놀랐다.


‘하하 팔이 붙어있잖아. 특별 서비스라는 건가?’


용사 시스템이 발생하기 전인 현재에는 알 수 없지만 어디선가 후견인이 음흉한 미소를 띠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거 같다는 생각을 한 강하진이었다.


정확히 100년 전 그리고 지구 전체가 던전으로 변화하는 지구대격변이 있기 한 달 전 시점으로 회귀하였다.


강하진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100년의 시간?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지난 100년보다 앞으로의 한 달이 그에게는 더욱 값진 시간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의 세월이 아주 무의미한 건 아니었지만 강하진에게 용사 시스템은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항상 불편함을 느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듯한 길을 따라 걷는 것만 같은 용사 시스템은 인류의 빠른 성장을 도왔지만 반대로 자율성은 철저히 배제했다.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자신을 스스로 레벨업 해가며 강해져야만 하는 용사 시스템에서 지난 회귀 전 강하진은 시스템이 설정한 최고레벨인 100레벨을 달성하고 인류최강의 암살자클래스가 되었다.


다른 파티원들도 90대 후반의 레벨을 달성했지만 100레벨은 전 인류 중 강하진이 유일했다.


회귀 전 파티원들과 후견인이 만류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100레벨의 성장치를 모두 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겠다니 그것도 최적의 레벨업을 도와주는 용사 시스템도 거부한다? 누가 들어도 미친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강하진은 몸에 맞지 않는 거추장스러운 명품 옷들을 벗어 버린 듯 몸도 마음도 편안한 상대였다.


‘이번에는 다를 거다. 내 스타일대로 최고가 되어 도마뱀자식의 목을 잘라 버리겠어. 그리고 그 녀석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주먹을 꽉 쥐고 있을 때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천천히 방문을 열자 식욕을 자극하는 그리운 냄새가 그의 후각을 자극했다.


그리고 정말 보고 싶었던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종일 게임만 하고 불러도 대답도 안 하더니 밥때는 귀신같이 알고 나오네”


지구대격변 이후 나타난 마수에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이 지금 강하진의 눈에 들어왔다.


울컥하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강하진은 힘차게 외쳤다.



“엄마 밥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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