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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실이 님의 서재입니다.

맨땅의 용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홍실이
작품등록일 :
2022.05.12 09:26
최근연재일 :
2022.06.19 21:4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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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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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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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포탈리미트4

DUMMY

문재환과 그의 팀원들은 포로수용소로 보이는 거대한 철책에 갇혔다.


그들을 감시하는 오크족의 경비병들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먹을 것을 수시로 던져주었다.


그러나 그와 그의 팀원들은 일절 그들이 먹이랍시고 던져준 고깃덩어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누가 봐도 그것은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잘린 팔이었다.


잡혀 온 지 삼 일째 되는 날 팀원 중 하나가 끌려나갔다.


그리고 돌아오지 못하였다.


다음날 또 다른 팀원이 선택되어 끌려나가려는 그때.


“야! 날 데려가라”


문재환이 그의 팀원 목덜미를 잡고 끌어내던 경비병을 향해 말했다.


“그래 팔팔할수록 결투가 재미있겠지”


‘결투?’


경비병의 알 수 없는 말에 문재환이 생각을 했지만, 그의 머리 위로 검은 가죽이 뒤집어씌워 진 후로는 다른 생각을 일절 할 수가 없었다.


경비병이 이끄는 대로 비틀거리며 걸어간 문재환의 귓가에 소란스러운 함성소리와 함께 웃고 떠드는 오크족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악!


경비병이 그의 머리에 씌워진 가죽을 벗겨내자 인간들의 격투기 경기장 같은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이걸 말하는 거였구나’


그제야 경비병의 말을 이해한 문재환이 건너편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전사를 발견하였다.


처음 보는 생김새의 이종족 전사였지만 문재환은 최민수에게 들었던 이 종족 중 눈앞의 전사와 흡사한 종족을 생각해 냈다.


“트롤?”


무심코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을 들은 경비병이 말했다.


“호오. 트롤들을 아는 건가? 제법이구나. 너한테 판돈을 걸 테니 힘내라고 큭큭”


응원 같지 않은 헛소릴 남기며 경비병이 퇴장하자 결투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퉁!퉁!퉁!


그리고 북소리와 함께 트롤이 빠르게 문재환을 향해 달려들었다.


치잇!


문재환이 방향을 틀어 피하긴 했지만 몸이 무거웠다.


그의 손목에 채워진 팔찌가 그의 마력을 억제하는 게 분명했다.


오크족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덩치를 자랑하는 트롤이 자신의 몸통박치기를 피한 문재환을 보곤 화가 난 듯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경기장 한편에 진열해둔 무기류에서 둔기 하나를 집어 들었다.


잠시 어릴 적 동화에 나오는 도깨비를 생각한 문재환도 서둘러 대검 하나를 역수로 쥐고는 자세를 잡았다.


선택의 여지도 없이 마법사로 각성한 문재환이었지만 군에서 대검술 조교를 맡을 만큼 그의 무기술도 나쁘진 않았다.


트롤의 둔기가 허공을 갈랐고 자세를 낮추며 다리 사이로 파고든 문재환의 대검 날이 트롤의 허벅지를 깊게 베어냈다.


“키엑!”


다리를 절뚝거리는 트롤을 본 문재환이 기회라는 생각이 빠르게 상처를 입은 다리 방향으로 달렸고 트롤이 반응하지 못하는 이때 급소를 찔러 마무리하려는 계획이었다.


퍼억!


“크읍”


하지만 예상치 못한 트롤의 발차기가 문재환의 가슴에 정확히 명중하였고 신음을 흘리며 멀리 나가떨어져 버린 문재환이었다.


‘어떻게’


가슴 쪽에서 느껴지는 통증보다도 상처 입은 다리로 공격을 한 트롤에게 놀란 문재환이 트롤의 다리를 보자 놀라운 모습이 보였다.


아물아물!


그가 베어버린 상처는 어느새 아물었고 새살이 난 상태였다.


“아참! 트롤의 재생력은 엄청나다 그러니까 한 번에 목을 베어버리던가 재생을 못 할 정도의 마법으로 일격에 죽여야 한다.”


최민수의 주의사항이 이제야 떠오른 문재환이었다.


이후로는 지루한 싸움이 이어졌다.


문재환의 계속된 공격에 트롤의 몸에는 수많은 상처가 생겼지만, 재생력으로 무마시켰고 트롤의 공격을 애초에 문재환을 가격할 만큼 빠르지 않았다.


이에 주변의 오크족들이 야유를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너무 지루하다.”


“그냥 둘 다 처형하자”


계속되는 야유에 누군가 경기장에 난입하였다.


“넌?”


자신과 팀원들을 이곳에 잡아 온 갈릭이었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하다가는 너와 부하들은 그냥 마수의 먹이 신세가 될 거다”


찰칵!


갈릭은 문재환의 팔에 감긴 팔찌를 풀어주었고 억류된 그의 마력이 온몸에 돌기 시작하자 힘이 넘쳤다.


“쓸데없는 행동은 하지 않겠지? 아직 너의 부하들 목숨이 우리에게 잡혀있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문재환의 물음에 갈릭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냥 장로님의 유희에 방해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말을 마친 갈릭의 시선 끝을 바라본 문재환의 눈에 분위기가 남다른 오크족이 들어왔다.


‘저게 오크족의 장로?’


최민수가 말했던 오크족의 힘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장로의 눈빛에 문재환은 소름이 돋았다.


‘괴···. 괴물이네’


역량이 가늠되지 않는 장로의 마력에 문재환이 떨었고 이를 본 오레가노도 피식 웃었다.


‘재밌는 녀석이군. 감히 나를 가늠하려 하다니’


콰앙!


그리고 자신을 무시한다 생각하고 화가 난 트롤이 힘차게 둔기를 내리찍었지만 이미 문재환의 모습은 사라졌고 바닥난 경기장 바닥만이 보였다.


“크륵?”


팟.


파지직.


번개를 두른 문재환이 지난 자리에는 스파크가 튀는 소리만이 남았고 트롤은 상대의 모습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그 순간.


파직.


섬광과 함께 전류를 두른 문재환의 대검이 트롤의 목을 갈랐고 결투가 끝이 났다.


‘호오’


갑작스러운 전개에 오레가노의 눈에 흥미가 생겼다.


“저 인간을 갈릭이 잡아 왔다고 했었나?”


부족 내에서 이름이 알려진 대전사 갈릭이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포로를 잡았다는데 조금 놀라는 오레가노였다.


승리자에 대한 포상으로 문재환은 다시 마력을 구속하는 팔찌를 차긴 했지만 그나마 먹을만한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하루하루가 투기장 노예로서의 삶이 이어졌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팀원들 희생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패배하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여나간 문재환이었다.


그리고 무패를 자랑하며 투기장의 인기 노예로 이름을 날리게 된 문재환은 지구에서 포탈리미트가 일어난 줄도 모른 채 그날도 투기장에 올라섰다.


‘뭐지? 혹시 인간인가?’


문재환의 눈에 보이는 결투 상대는 검은색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영락없는 지구인의 모습이었다.


“혹시 한국인인가?”


검은 머리에 동양적인 체구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문재환의 질문에 상대는 대답이 없었다.


얼굴을 가린 가면이 혹시 말을 못 하게 하는 건가 생각한 문재환이 이번에는 기절시키는 정도로 승부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검은가면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문재환 중사 맞나요?”


“........너 누구야?”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대에게 경계심이 발동한 문재환에게 남자는 예상 밖의 대답을 하였다.


“나허준 선생의 도움 요청을 받고 왔습니다”


“나 선생님이?”


나허준이란 이름을 듣는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안타까움이 밀려오는 문재환이었다.

보아하니 나허준에게 얘기를 들은 용사들의 구조대가 자신처럼 사로잡힌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면의 남자가 하는 말은 다시 한번 문재환을 놀라게 했다.


“길을 열어 드리겠습니다. 생존자들과 함께 제 등 뒤로 보이는 거대한 나무 뒤로 가세요”


말을 마친 남자가 빠르게 단검 하나를 던졌고 단검은 문재환의 손에 묶인 마력구속 팔찌를 깔끔하게 끊어낸 후 뒤쪽의 벽에 박혔다.


‘엄청나다’


문재환이 놀라는 것과 동시에 낯익은 오크 전사하나가 경기장에 난입했다.


언제나처럼 자신이 잡아 온 문재환이 결투 전 그를 구속하고 있는 팔찌를 풀어주기 위해 대기 중이던 갈릭이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빠르게 나타난 것이었다.


“조심하세요. 번개 마법에 내성이 있습니다.”


문재환은 당부의 말을 남기고는 팀원들이 갇힌 철책을 향해 스파크를 일으키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그런 그를 향해 도끼를 집어 던지려는 갈릭을 향해 가면의 남자로 불리던 카인이 말을 했다.


“난 마법 같은 건 안 쓰는데 어쩌지?”


[남궁세가의 검법을 준비합니다]


시스템의 알림음이 들림과 동시에 카인의 팔이 빠르게 앞으로 뻗어 나갔다.


정파의 검술 중 가장 파괴력이 강하다 일컬어지는 남궁세가의 비기 제왕검의 초식을 사용하기 위해 카인이 검도를 하는듯한 자세를 잡았다.


“제왕의 길”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빛의 검이 빛을 발하는가 싶더니 일직선으로 굵은 검기가 날아들었다.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날린 갈릭은 눈앞에 벌어진 일에 경악하였다.


겨우 목숨을 건진 자신과는 달리 자신의 뒤쪽에 있던 수백의 오크족들이 그야말로 몰살당한 것이었다.


빠르게 달려나가던 문재환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수용소로 가기 위해선 전투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였지만 가면의 남자는 자신의 말처럼 길을 열어준 것이었다.


그것도 막힘없는 하이패스 길을.


카인은 수백의 오크가 보내주는 경험치를 즐기며 천천히 결투장 가운데로 걸어 나갔다.


저벅저벅.


단 한 번의 공격.


갈릭은 알 수 있었다.


눈앞의 괴물은 자신이 죽었다가 깨어나도 이길 수 없는 상대임을.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사신의 발소리에 온몸이 굳어가고 있을 때 그가 생각하는 또 다른 괴물이 경기장에 뛰어들었다.


4대장로인 오레가노.


왕을 보필하는 오크족 최강의 전력 중 하나인 그가 싸움에 참전하였다.


“노예치고는 제법이구나?”


오레가노의 말에 카인이 피식 웃었다.


‘웃어?’


일반적으로 노예들은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마력량 만으로도 몸을 떨며 굳어 버리는데 일반적인데 눈앞은 인간은 떨기는커녕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공포로 미쳐버린 것인가?”


오레가노의 물음에 카인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 미안···. 내가 오크식 유머는 처음이라”


화륵.


뜨거운 열기를 뿜으며 수십 개의 파이어볼이 날아갔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파이어볼들을 보며 갈릭은 승리를 확신하였다.


얼음의 바질과 화염의 오레가노는 오크족들을 대표하는 상위클래스의 마법사였고 그중 오레가노는 마법사의 한계를 넘어 무기술까지 능한 마검사였다.


파이어볼의 폭격이 연이어 폭발하였고 투기장이 형태를 남기지 않고 박살나고 나서야 마법이 멈추었다.


“역시 오레가노님의 마법은 최강이십니다”


시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재로 변했다고 생각한 갈릭과는 달리 마법을 펼친 오레가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물러서라 갈릭이여.


“네?”


푸학.


피가 튀었다.


허공을 나르는 오크의 머리통이 보였다.


자신이 머리통이 나는 것을 끝으로 대전사라 불리던 갈릭이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수화불침(水火不侵)의 영향으로 화염 공격에 피해를 보지 않습니다]


오레가노의 입장에서는 화염 내성의 적을 만난 셈이었다.


자신의 파이어볼에 그을린 흔적조차 없는 눈앞의 적을 상대로 화염 마법은 소용없음을 빠르게 파악한 오레가노는 자신의 도끼에 화염의 기운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무기의 공격력을 수십 배 올려주는 용도로 마법의 사용을 변경하는 것으로 마검사의 진가를 발휘하려는 그때.


카인의 자세가 바뀌었다.


화염의 기운을 받아 붉게 빛나는 오레가노의 도끼와는 달리 카인의 내공을 듬뿍 받아든 검둥이는 여전히 칠흑의 빛을 띠고 있었다.


낮게 앉은 자세.


검집을 거부하는 검둥이의 빛나는 검날이 카인의 등뒤로 향하는 순간.


오레가노는 눈앞의 적을 시야에서 놓치고 말았다.


파팟.


“.......?”


어느새 코앞에 나타난 카인의 검이 오레가노의 가슴팍을 그대로 갈라 버렸다.


푸학.


피가 튀었지만, 오레가노는 움직일 수 없었다.


마법으로 강화된 그의 피부는 종잇장처럼 갈라졌고 자신의 가슴을 가른 적은 이미 자신의 무기를 아공간으로 보이는 곳에 집어넣은 뒤였다.


“전투 중에 무기를 치우다니 나를 무시하는 것이냐?”


적을 향해 고함을 치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그의 목소리는 카인에게 닿지 않았다.


가슴팍에 생긴 상처는 조금씩 벌어지더니 결국 오레가노의 몸이 둘로 나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아! 미안 오크족 농담은 잘 모른다니까”


경기장을 바라보는 수백의 오크족들의 경악스러운 시선을 뒤로하고 카인은 천천히 약속장소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처음 투기장에 들어왔던 것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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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이벤트 던전1 22.06.15 63 2 11쪽
26 오크족의 충성맹세 22.06.14 49 2 12쪽
25 포탈리미트5 22.06.13 58 2 12쪽
» 포탈리미트4 +1 22.06.12 61 2 12쪽
23 포탈리미트3 22.06.11 70 2 12쪽
22 포탈리미트2 22.06.10 64 3 11쪽
21 포탈리미트1 22.06.08 65 4 12쪽
20 카인의 환경미화 22.06.07 70 3 11쪽
19 화룡인 딸이 너무 강함2 22.06.06 70 3 12쪽
18 화룡인 딸이 너무 강함1 22.06.05 87 4 12쪽
17 대 오크전2 22.06.05 74 4 12쪽
16 대 오크전1 22.06.04 75 4 11쪽
15 블루등급 포탈 22.06.03 85 4 12쪽
14 변화하는 세상 +2 22.06.02 100 5 11쪽
13 카인의 폐관수련 (閉關修鍊) 22.06.01 97 5 11쪽
12 대 라킨전 결말 +1 22.05.31 96 4 12쪽
11 카인의 제안 +1 22.05.30 134 5 12쪽
10 카인 학교가다 22.05.29 124 4 13쪽
9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3 22.05.29 99 5 12쪽
8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2 22.05.28 94 5 11쪽
7 회귀자 셋의 준비시간 1 +1 22.05.28 98 3 11쪽
6 만남과 배신 +1 22.05.27 105 5 12쪽
5 강철이빨 부족과의 만남 +1 22.05.26 132 8 12쪽
4 포탈에 들어가다 22.05.24 135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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