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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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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다
작품등록일 :
2017.01.25 15:31
최근연재일 :
2017.02.23 17:2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800
추천수 :
53
글자수 :
64,588

작성
17.02.13 11:45
조회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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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P - 20회

DUMMY

-뚝. 뚝.


물이 떨어지듯, 루엘의 팔을 타고 손가락 끝으로, 피는 흘러내린다. 자신의 피가 아닌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그의 정신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을 만큼의 충격으로 인해 그저, 멍하니 엘도스를 바라본다.


수백 명의 가디언 중, 한계를 돌파하고 주신의 적을 섬멸하기 위해 무와 문을 겸비한 시험을 통과한 자들만이 받을 수 있다는 칭호이자 그들의 등급 [가디언 마스터]은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그런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이, 가벼운 손짓만으로 몸이 갈라지고, 목이 잘리고, 한 줌 핏덩어리로 화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자신의 지팡이를 꽉 진 손에서는 두려움으로 인한 떨림과 동료들의 피로 젖은 몸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고, 그런 잔인한 행동을 한 자의 감흥 없는 모습과 절대적인 힘의 차이는 벗어날 수 없는 무력감을 보여주었다.


“으..으...”


그의 세월이 무색해질 만큼, 경험이 이를 이해시킬 수 없을 만큼의 공포였나? 루엘은 그저 비통함이 담긴 신음 소리만 뱉어낸다. 정신만으로 이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 나조차도 눈앞에 펼쳐진 끔직한 장면에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거기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 있는 자여,”


엘도스는 루엘을 바라본다. 그 많은 가디언들 중, 오직 살아있는 유일한 한 사람인 루엘은 그의 물음에 멍해 있던 자신을 다잡는 것이 보인다.


“그대는 이 아이와 연이 있던 자였구나,”


내 육체로 강림한 엘도스, 그리고 두 개의 정신은 예상되듯이 기억을 공유한다. 다만, 공유란 단어가 무색할 만큼, 나는 엘도스의 기억을 볼 수가 없지만 말이다.


“그래, 그래, 그리고 이 아이를 이렇게 궁지에 몰리게 한 것도 그대이고 말이야.”


그런 그의 말에 루엘의 몸은 움찔 거린다. 그리고 억울함이 표정에 그대로 들어난다. 엘도스는 그런 그의 표정을 무시하고 그의 앞으로 도약한다. 깃털같이 가벼운 그의 몸짓은 중력을 거스르는 듯,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한 순간 루엘의 앞으로 다가서게 된다.


“어디 변명을 들어보자, 너의 그 구차한 변명을 말이다.”


루엘의 안색은 피 범벅이 된 얼굴이었지만, 그와 다른 의미로 하얗게 질려간다.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동안 세월이 알려준 연륜의 직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었을까? 입술만이 들썩 거린다. 엘도스는 루엘의 얼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며, 그의 변화무쌍한 표정을 즐긴다.


“재밌구나, 재밌어!! 하하하하.”


루엘은 자신이 어찌하지 못하는 이 비참함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음?”


한참을 웃던 엘도스는 다른 기운을 감지했는지, 웃음을 거두고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불덩이를 본다.


-콰강!!


불덩이는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엘도스를 강타하였고, 터지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루엘님에게 떨어져!! 이 악마야!!!”


그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밧줄에 묶여 끌려갈 때, 부서진 창문 넘어 보이던, 차가운 표정의 소녀, 바로 레나였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충분히 루엘에게도 전달이 되었는지, 비참함에 눈을 감던, 루엘은 다급하게 레나를 향해 외쳤다.


“렌!! 도망치거라!!! 어서!!!!”


불덩이의 강타는 예상대로 엘도스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불덩이를 가볍게 손등으로 내치며, 방향을 바꾸는 그의 모습에 루엘은 입술을 질끈 깨물어 버린다.


“걱정 마세요! 루엘님!! 저에게는 쿠베라님의 은총이 함께 있습니다!!”


레나는 앞서 상황을 보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모함의 도취 되어 주변을 보지 못한 건지, 자신이 들고 있는 지팡이의 다시 한 번, 쿠베라의 기운을 모은다. 철없는 레나의 그런 행동은 의외로 그의 시선을 끌었고, 루엘은 비참함과 좌절감, 공포로 인해 움츠려진 자신을 다잡고, 우연하게 생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디언마스터란 명성이 허울만 좋은 것이 아니었던지, 루엘은 레나에게 몸을 날린다. 이 기회를 이 짧은 틈을 농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넘쳐 보인다.


“레나야!! 도망쳐야 한다!!!”


루엘은 목청껏 외친다.

이 아이만은 살려야한다. 살리는 것에만 집중해야한다는 집념이 그의 다급함이 가득 찬 뒷모습으로 표출된다.


엘도스는 그런 그들을 흥미 있게 쳐다본다.

여자아이는 빌어먹을 쿠베라의 힘으로 나를 공격하려고 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 아이를 살리고 싶어서인지, 잠시 뒤를 돌아본 틈에 다급하게 뛰어가는 저 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두 번째 불덩이가 날라 온다. 그 뒤로 지팡이를 든 소녀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어디 할 수 있을 만큼 해보 거라.”


불덩이와 루엘은 서로 교차하듯 스쳐 지나가고, 엘도스는 비릿한 웃음을 날리며 말한다.


“다른 이들과 달리 죽음이란 선물을 주지 않을 것이다. 도망쳐라, 그리고 숨어라! 너희에게는 상상 그 이상으로 절망감을 안겨주겠다.”


작가의말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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