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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무지하다
작품등록일 :
2017.01.25 15:31
최근연재일 :
2017.02.23 17:2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791
추천수 :
53
글자수 :
64,588

작성
17.01.31 11:46
조회
113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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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P - 6회

DUMMY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꿈에서 깨어난다. 내용은 아직 생생하다. 그리고 그것을 음미하듯 머릿속에 되새긴다.


“이제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어.”


생생한 꿈의 내용은 내가 젊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꿈에서라도, 그리고 아픔이 없을지라도 불에 타오르는 경험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땀으로 인해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옷도 젖어 있기에 불쾌 할 수도 있지만, 크게 괘의치 않았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이 있기에 그런 불편한 정도는 신경 쓸 정도의 가치도 없었다.


당연하다.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은가?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세월이 지나 30년 이상의 나이를 먹은 아저씨가 찰나의 순간으로 어려진 것이다. 과학적으로 입증 시킬 수 없는 방법이지 않은가? 그렇다고 난 신도 믿지 않는다. 흔한 무교라고 칭하는 사람이며, 과학을 믿고 진화론을 믿는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믿고 있던 모든 것들이 꼬일 대로 꼬여 풀어 낼 수 없는 그런 상황,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억지로 매듭을 풀려고 하면, 더 조여진다고 했던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어차피 젊어진 것이 이득이면 이득이지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니깐 말이다.


대충 정리를 하고 나니, 불쾌감이 나를 찾아온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입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갈아입을 옷도 없으니 벗어서 말릴 수도 없고 이래저래 주변만 돌아보다, 익숙한 그 목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우렁차게 말이다.


“이 몸 등장!!!!”


반쯤 허물어진 천장 사이로 소녀가 뛰어 내려온다.


- 쿵!


뛰어 내려온 충격으로 바닥에 어지러이 뿌려져 있던 흙들은 먼지로 화해 가기 시작했고, 먼지 사이로 소녀가 보인다.


천장 사이로 빛이 모아짐에 아침 햇살은 더욱 강해 보였으며, 그로인해 소녀가 가진 핑크빛 머리색은 루비에 가깝게 빛이 나 보인다. 밤새 무엇을 했는지, 하얀 가운 같은 의복은 검게 그슬렸고, 군데군데 빨간색의 색은 흡사 피의 흔적으로 보였으며, 그런 얼룩으로 의복은 물들어 있었다.


“쿨럭 쿨럭”


먼지 때문이었을까? 소녀는 내려오자마자 기침을 하였고, 빤히 바라보는 나를 보며 멋쩍어 했다.


“흠흠. 얼굴을 보니 어제 약의 효과가 좋았던 거 같군! 역시 루엘님이 만들어 준 약은 다른 분들과 틀리게 효과가 제일 좋아!”


다시 한 번,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만들어 나를 보며 말한다. 저렇게 보면 달리 보이는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지만, 괜히 말을 꺼냈다, 또 다시 맞는 건, 극구 사양한다. 소녀는 말을 이어간다.


“비싼 약을 먹였으니, 좋아지는 것이 당연한 거겠지! 루엘님의 약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 아니라고, 귀족도 아니 왕족이라 칭하는 그 사람들도 구해달라고 사정하는 약이라고 에헴!”


허리에 손을 올리고 당당히 말해도 말이지, 별로 크게 나에게는 와 닿지는 않는다. 그보다, 소녀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루엘이란 이름의 주인공이 궁금할 뿐이다.


“흐음?”


소녀는 본다. 자신의 연설에 감동하지 않는 저 버릇없는 후안무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순간 내 목에 오한이 든다. 나는 빠르게 이전에 익혔던 사회생활을 떠올리며, 서둘러 말을 꺼낸다.


“그런 좋은 약을 나에게 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흔해 빠진 멘트였을지언정,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 거겠지, 란 마음으로 말을 꺼냈지만, 듣는 당사자인 소녀는 꺼림직한 표정을 짓는다. 듣고 싶던 말보다, 짧아서 그런 건지, 아직 좀더 대단한 표현을 원한건지 알 수는 없다.


“후우.. 머 그 정도로 넘어가주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나서는 나를 향해 악수를 청한다.


“아직 우리 통성명도 안했지?”


핑크빛 머리가 햇빛으로 붉게 물들어 루비로 빛나고, 얼굴에 주근깨가 어울리던 소녀는 당차게 나에게 손을 내민다. 나도 자연스레 손을 내밀었고, 두 손은 마주잡게 되었다.


“내 이름은 [레나], 줄여서 렌이라고 불러주면 좋겠어.”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내게 전한다.

이 타이밍에는 나도 이름을 말해야 하겠지, 하지만 이전 내 이름을 말하기는 싫어진다. 이곳에서는 이전에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 그 재미없게 어떻게든 하루하루 살아가던 그 생활에서 쓰던 이름 따위는 버리고 싶다.


나는 새로이, 이제부터 사용할 나의 이름을 정해야 한다.

그 순간 머릿속에 하나의 이름이 나도 모르게 떠오르고 입에서 익숙하게 나온다.


“반가워요, 렌, 그리고, 고마워요. 내 이름은 [세인]이에요.”


작가의말

회사에서 몰래 몰래 쓰는 소설은 특별하네요.


소중한 시간을 보잘것 없는 이 글을 읽어 주시기 위해 사용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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