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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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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다
작품등록일 :
2017.01.25 15:31
최근연재일 :
2017.02.23 17:2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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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5
추천수 :
53
글자수 :
64,588

작성
17.0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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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P - 0회

DUMMY

최근 며칠간 나는 항상 그 꿈을 꾸었다.


금발의 머리와 파란색의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거리와 다른 풍경을 가진 마을에서 생활 하는 모습들 말이다. 얼핏 기억하기에는 그 곳은 방송에서 보던 외국, 즉 유럽과 비슷함을 가지고 있었다.


외국에 한번도 여행 가보지 않은 나였지만, 그 꿈속에서는 익숙하게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생활하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의 나와 꿈속의 나는 생김새는 같아 보였지만, 현실의 나와 꿈속의 나는 분명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행동, 말투,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행동 하나 하나 꿈을 깬 나의 모습과는 달랐고, 나는 항상 아쉬움을 가진 채 깨어나게 된다.


꿈속을 그리워하며, 깨어난 나의 모습을 누구에게도 들키기 싫었던 건지, 이불을 젖히며, 일어나 거울을 보며 밤새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으며, 내 자신에게 다짐을 한다.


"오늘도 힘내자."


항상 힘내고 있는 사람에게 부질 없는 한마디.


' 힘내자, 그리고 힘내라 '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고 한 쪽 입 꼬리가 올라가며, 나는 다시 나에게 말한다.


"그냥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 되기를"


딱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누군가에게 기도 하듯 눈을 감고 말을 꺼낸다. 그리고 거울 앞에서 서서 옷새무새를 다듬으며, 집을 나선다.


일을 하러 가는 길이 그다지 즐겁지는 않다.


부장의 잔소리, 과장의 나태함, 마지막으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신입사원의 일까지 책임져야 하는 나에게 회사란 RPG 게임 속 최종 보스를 레벨 1의 캐릭터로 혼자 상대해야 하는 그런 상황처럼, 힘들게 다가온다.


최종 보스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레벨을 올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냥을 해야 하는 게 정식이라고 하지만, 주변을 아무리 돌아봐도 사냥 할 수 있는 것들은 없는 바로 그곳에서 혼자 묵묵히 두려움이란 감정이 공포감으로 바뀌면서 어떻게든 버텨가는 내가 자랑스럽기까지 여겨진다.라고 마음을 달래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 후우..


힘들 때에는 이 시간이 좋은 거 같다. 조용한 곳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힘껏 숨을 들여 마시면서 타 들어가는 담배 종이 소리를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순간이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클래식을 들으며 혹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잡념에 빠져 정신 없이 걷다 보니, 회사 앞이었다. 그 옛날 병원 주사가 무서워, 병원문 앞에서 때를 쓰던 추억이 떠오르며, 움직이지 않는 발을 억지로 끌며 보안카드를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 출근 하였습니다.


익숙한 기계음이 들리고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 웅성 웅성


아직 시간은 8시 30분, 9시까지가 출근 시간이라 지금은 다들 각자 자리에서 오늘 있을 업무에 대해 파악하고 있을 시간일 텐데, 회사 로비는 동네 시장통처럼 시끄럽기 그지 없었다.


"무슨 일이 있나?"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은 옭겨졌다. 가까이 갈 수록 웅성거리는 소리는 일부 하나의 소리로 집중되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사람들은 벽에 붙은 하나의 종이를 보며, 탄식과 역정을 내고 있었다. 종이에 적혀있는 글을 보기위해 웅성거리는 무리들을 제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종이에 적힌 글을 볼 수 있었다.


- 오늘 부로 우리 회사는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공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됩니다.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이만 집으로 돌아가셔도 되며, 이번 달 급여에 대한 부분은 차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 하겠습니다. 인사팀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간단한 내용, 이해가 되었다. 한숨과 분노가 섞인 이 공간의 사람들의 반응을 말이다. 이해가 되지만, 그 무리에 들어가는 건 싫다고 느껴지는 내 감정이 이상한 건가? 오늘 이 후로 내 의사와는 다른 강제적으로 일을 쉬어야 한다는 거에 그다지 화가 나지도,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은 내가 이상해 보이기까지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혼자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하지도 못할 상황에서 불필요한 행동으로 시간을 버리기 싫다는 게 내 솔직한 마음이기에 그저 발걸음을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뒤를 돌아 보았을 때, 막 회사에 출근한지 한달 째인 우리 팀 막내, 신입사원이 보였다. 눈동자에서는 믿기 힘들다는 감정과 곧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눈물이 보이기 시작했고, 신입사원에 어깨는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발견했는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대리님 이게 무슨 일인가요? 사실인가요?"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믿기 힘들다는 감정이 떨리는 소리와 함께 내 귀에 들려온다.


"응 그런 가봐."


무미건조한 한마디. 그 한마디에 막내 신입사원에 눈동자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가볍게 떨리던 어깨는 무너져 버렸다.


"그럼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으면, 보자."


무너져 버린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나는 지나쳐 걸었다. 나갈 때도 보안카드를 찍어야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규칙들이 무슨 소용인가란 생각에 그냥 경보음이 울리던 말던 지나치기 시작했다.


닫힌 문을 억지로 밀고 나서자 바람이 나를 휘감는다.

바람이 차다. 아직 겨울이 되기에는 시간이 멀었지만, 공기는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겪어야 할 현실처럼 차갑다. 현실이 냉정하다.라고 다시 느껴본다. 앞이 보이지는 않는다. 이렇게 될 바에야 어제 과장한테 욕이라도 해보는 건데 라는 작은 반항적인 생각에 미소가 잠깐 지어진다. 그리고 이내 다시 무표정.

나는 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찾아 입에 물고 다시 숨을 들여 마셔본다. 담배 타 들어가는 소리가 주변 사람들의 웅성거리던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던 순간이 사라지던 때이다.


그렇게 나는 강제로 일을 쉬게 되었다.


현재 나이 35, 미혼 남자, 사무직이었으며, 경력은 5년차 대리, 학벌이 좋지 않아 항상 승진 대열에서 이탈하였으며, 그냥 묵묵히 일만 하던 남자였고 별다른 특기는 없다. 아 그래도 굳이 하나 뽑자면은 무슨 일이 있던 그냥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감정을 보이지 않는 게 특기라면 특기일까나.


회사에서 바로 집에 돌아와 항상 꾸었던 그 꿈을 그리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해 본다. 그리고 꿈에서 보던 나를 되새겨 본다. 지금과 별다를 게 없는 외모, 아 다른 것이 있다면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새치가 마치 흰머리처럼 보였던, 나보다 윤기가 흐르는 머릿결을 가진 흑발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눈가에 주름도 찾아볼 수 없었고 그래 중학생 때의 내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나의 모습을 그리고 꿈속에 모험을 갈망하면서 침대에 몸을 맡긴다.

다시 한 번 더 꿈속에서의 나를 경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말이다.


평소에 꾸었던 꿈이 아니다.

항상 햇빛으로 싱그러움을 표출하며, 삶의 활기가 느껴지고 한걸음 내딛는 것이 기쁘고 기뻐서 달리고 또 달렸던 그곳과 꿈에서 깨어나는 게 아쉬워 한숨을 쉬던 그 때와는 다른 곳이다.


나는 허겁지겁 내 모습을 보았다. 현대 사회에 흔히 보이는 복장이 아닌 중세 유럽에서 보이던 그 복장, 그래 그걸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낡은 셔츠 같은 느낌에 상의에는 군데 군데

찢어진 곳이 보였고,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하의. 즉 바지라 불리는 옷은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신발 역시 설명하자면 가죽으로 만든 부츠로 보였으며, 역시나 진흙으로 감싸고 있었고 무엇이 그리 억울한 듯 하늘을 보면서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분노의 감정이 물밑 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꿈이 아니라 현실 이였으면, 그냥 그렇지란 생각으로 넘겨버릴 감정, 그리고 이내 바로 무표정을 짓는 나를 볼 수 있겠지만, 꿈속에서 보여지는 나는 주먹을 쥔다. 그리고 흐르던 눈물을 닦는다. 미친 듯이 뛰어간다. 그리고 진흙에 발이 빠져 넘어진다. 이윽고 다시 일어선다. 소리를 지른다. 그것도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이 성대가 끊어질 듯이 내지른다.


지금까지의 꾸었던 꿈과는 확연히 다르다. 더 이상 싱그럽게 비치던 햇빛은 보이지 않고 활기는커녕 검정 구름이 밝았던 하늘을 가리고 조금한 틈새로만 빛이 느껴진다.


억울하다. 화가 난다. 왜라는 말만 가슴속으로 되풀이 한다.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온다. 넘어지고 일어서길 반복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잠에서 깬다.


불쾌하다. 도저히 어떻게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불쾌하다. 이전 꿈에서 깨길 아쉬워하는 그때는 잊어버릴 정도로 불쾌하다.


미친 듯이 손으로 머리카락을 휘 젖는다. 이 모든 순간들이 지워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꿈은 항상 생생히 내 머리 속에 남는다. 꿈에서 울었지만, 현실의 나도 울었는지 베개커버가 촉촉히 젖어있다. 입 속이 말라 씁쓸하다.

오랜만이다. 이런 감정들에 내가 휘말린 순간들이 잊고 살자고 다짐하며, 노력했던 그 동안의 날들이 무색해진다.


다시 한 번 노력해본다. 잊자. 이런 감정들. 되새기며, 화장실 샤워기에 차가운 물을 틀고 몸을 맡긴다. 잊어버린 감정에 흥분되어 뜨거워진 몸을 식히니, 조금은 나아진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창문을 보니 아직 해가 뜨기 전인가 보다. 창문 밖 세상은 가로등도 꺼져 있는지, 한치 앞을 분간 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웠다. 벽에 걸리 시계를 보았더니 시간은 새벽 4시를 향하고 있었다.


-꼬르륵


배에서 소리가 나온다. 그래. 회사에서 돌아온 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이 생각이 났다. 참을 수 없는 허기도 느껴진다. 지금까지 배가 고프다고 느꼈을 당시 느끼던 허기보다 더한 허기가 나를 감싼다.


참을 수 없는 욕구. 머라도 입에 넣어보자는 생각에 부엌을 향했다. 냉장고를 열었지만, 조리 되지 않는 재료들뿐 바로 먹을 수 있는 건 찾을 수 없었다. 요리를 하기도 귀찮다란 생각이 가득한 나는 가볍게 마실 나갈 옷들로 챙겨 입고 대문을 나섰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대문을 나서자 복도에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이내 방금 전에 꾸었던 꿈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까란 생각과 그리고 꿈이기 보다는 경험한 듯한 생생한 감정의 충격으로 머릿속이 이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딩동


엘리베이터 도착 소리가 났다.

머릿속이 꿈 때문에 다소 복잡했지만, 생각보다 허기로 인한 배고픔이 컸기에 더 이상 꿈에 대한생각도 서둘러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은 벽에 거울이 달려있고, 층별로 버튼이 있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이용하던 엘리베이터 안이었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나를 맞이했다.


익숙한 공간이었지만, 차가운 새벽공기가 무색해질 만큼, 따스했고, 그 따스함은 바로 이전 꿈속에서 느꼈던 그 햇빛과 일치 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여태까지 살면서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에게 만약 타기 전에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주저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다.


안일하게 상황을 보지 않고 복잡한 머릿속에만 집중했던 나를 평생 증오하며 살아갈 것이다.


작가의말

맞춤법, 문장이 어설프게 보일 것입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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