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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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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다
작품등록일 :
2017.01.25 15:31
최근연재일 :
2017.02.23 17:2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783
추천수 :
53
글자수 :
64,588

작성
17.02.09 10:30
조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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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P - 16회

DUMMY

레나가 사온 음식들을 먹고 루엘은 들릴 곳이 있다며, 우리보고 쉬고 있으라 하고 나가고, 우린 지친 몸을 침대에 뉘이며, 잠을 청하게 되었다. 레나의 작은 코골이 소리로 잠에 든 것을 확인 한 나는 창가로 자리를 옭겨서, 하늘 위 떠있는, 그리고 둘로 쪼개진, 엘도스를 바라보았다.


“하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여기 와서 한숨만 늘어가는 거 같다. 처음 도착해서부터 다른 곳이라는 건, 어는 정도 느꼈지만 이정도로 스케일이 큰 곳 인줄은 몰랐다. 무교로 시작해서 과학을 믿는 다고 말하고 다니는 나에게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모두 비상식 적인 일들만 일어나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신들이 존재하는 이곳에서, 어둠의 신과 밀접한 관계일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고, 만약 그들의 상식과 지식만으로 나를 판단한다면, 이곳에 있는 것이 안전하지 않는 그런 불편한 관계이자 장소이고, 그런 얘기들을 주고받은 다음에 바로 나가버린 루엘의 모습에 덮쳐오는 불안감으로 내 자신은 다른 느낌의 피곤함으로 지쳐 가고 있는 거 같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시력과는 다른 의미이다. 정확히 하자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처음에 보았던 웅장하고, 평화롭던 풍경과 달리 이곳은 나에게 하나의 감옥으로 느껴진다. 거대한 성벽은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지켜주겠지만, 내가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들 것이며, 성문을 지키던 인상 좋은 한스라는 분도 만약 상황이 달라진다면, 나를 죽이려고 달려 들 것이란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이런 저런 생각에 몰두 하고 있을 때, 머리가 아플 정도로 무언가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그것은 외친다.


‘지금 바로 도망쳐야 한다.’


거부 할 수 없을 정도의 울림,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그것은 경고음처럼 계속 울린다. 이전에 이 상황과 비슷한 경험이 있음이 스쳐지나간다. 내 의지와 다르게 레나에게 이름을 말해야 할 때, 하지만 머리가 아프지 않았고 자연스레 입이 열렸을 뿐이었다.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머리가 미칠 듯이 아프다. 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본다. 이상하게 밤눈이 좋아졌는지, 낮의 모습과 다름없이 거리가 펼쳐진다. 그리고 멀리 몇 명의 모습들이 보인다.


“하아..하아..”


두통으로 인해 거친 숨소리가 나오고, 그 수상한 모습들이 눈에 보이자마자, 경고음은 더 강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의 아픔은 몸을 경직시켰고, 창가 너머로 보이는 모습들은 더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5명 정도로 검은 옷을 입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묶고 있는 여관 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나는 경고음과 다르게 이곳이 위험하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경직된 몸을 억지로 풀어내며, 레나를 본다. 작게 코고는 소리와 함께 소녀는 세상모르게 깊게 잠이 들어 있었다. 깨지 않길 바라며, 방문을 조심히 열고 계단을 향해본다. 이전과 다른 예민해진 감각은 작은 소리마저 놓치지 않는다.


-삐걱, 삐걱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자신의 몸을 발고 오르는 사람의 무계로 인해 신음을 내뱉는다. 계단으로 도망가기에는 늦었음에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와 창가로 간다. 높이는 2층 정도 높이로 추정된다. 뛰어 내려야 할지 고민하는 찰나에 주변이 조용해진다. 폭풍전야라고 하던가? 내가 머뭇거리는 그때, 문이 열렸고 어둠속에서 보았던 그들은 순간 방으로 그리고 내 침대로 쇄도한다. 더 이상, 어떠한 생각도 필요 없다, 나는 창문을 열 틈도 없이 몸을 날렸다.


“저기 있다!”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날 발견한 한 사내의 목소리는 동시에 울렸고, 난 급속도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쿵!


제대로 된 착지도 아닌 몸을 날려 떨어졌기에,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픔을 느끼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젠장, 어떻게 알았지? 아래에 있다. 빨리 내려가!”


또 다른, 사내의 목소리는 다급함이 담겨 있었다. 나는 비틀 거리며, 일어난다. 소란에 의해 잠이 깨었는지, 아니면, 알고 있었는지, 레나의 모습이 부서져 버린 창가에 나타난다. 나를 보는 그 눈빛은 지독히도 차가워 보인다. 애써 눈을 돌리고 도망칠 곳을 찾는다.


이전 과 달리, 마을은 조용하고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창문이 이렇게 부셔지는 소리가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은 불이 켜지기는커녕, 여관을 운영하는 주인 또한, 감감무소식이다. 다 연관이 있는 것인가? 란 생각할 여유가 있으면 좋겠지만, 뛰어오는 그들의 소리가 들린다. 비틀 거리는 몸을 애써 움직이며 자리를 이동해 본다. 떨어질 때의 충격인지, 아니면 다쳤는지 다리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아이의 몸이기에 움직여봤자 멀리 가지 못했다.


“망할.. 이런 애새끼가.”


분노가 담긴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외면한다. 도망치기 위해 앞만 보고 어떻게든 걸어간다. 그러나 현실은 내 바램과 달리 차갑게 다가온다. 2명의 모습이 나를 가로 막는다. 그리고 그중 한명이 나에게 다가온다.


-퍽!


“윽.”


그의 발길질에 나는 짧은 신음과 함께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크흐흑..”


복잡한 감정이 올라온다. 분명 억울함과 슬픔일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과 같이 아무것도 없다. 머릿속에 울리던 경고음도 이제는 없었고, 그저 떨어진 충격과 그의 발길질로 인한 아픔만이 남아 있었다. 그것 때문일까, 눈물이 난다. 그간 감추고 숨겨왔고 이겨내려 했던 감정들이 물밑 듯이 밀려온다.


“되었다. 빨리 묶어라.”


대장으로 보이는 듯한, 사내의 명령에 다른 4명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쓰러진 내 몸을 거칠게 일으켜 세운다. 그러던 중, 이제야 내가 제대로 보이는지 검은색의 머리를 가진 나를 보며, 흠칫 거리더니 이내 침을 뱉는다.


“퉤! 이 더러운 큐리테이의 새끼!”


눈물과 콧물 범벅인 된 내 얼굴에 그놈의 오물이 추가되었다. 나는 이제 도망칠 여력도 없이 힘 빠져버린 몸을 그들의 거친 손에 맡기었다. 밧줄은 숨을 쉬기 거북할 정도로 강하게 묶여 내 상체를 압박했고, 그들은 연신 욕을 해대며,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있었다. 내가 가는 곳이 결코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말

글의 제목과 회차 이름을 수정해야 할 듯 싶네요.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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