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久渗

MITT :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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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久渗)
작품등록일 :
2019.07.10 12:43
최근연재일 :
2019.09.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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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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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에이전트 (3)

DUMMY

정근이 두고 보자고 했던 것은, 혹은 지켜보자고 했던 것은 단순히 한 번의 만남으로는 자신의 감을, 그리고 도대수의 말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1년. 그래야 두 사람의 재능과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정근은 계속 도대수와 연락을 하며 두 사람을 살폈다. 자비를 털어 마치 누군가의 후원인 양, 두 사람의 신체를 면밀히 검사했다.

그리고 미국의 지인에게서 최신 훈련법 등을 받아와 도대수에게 넘기고, 도대수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선에서의 훈련을, 그러나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훈련을 두 사람에게 시켰다.

다른 평범한 부원에 비해 두 사람의 실력이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다른 부원들은 철민과 두용이 따로 훈련을 받아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만큼 1학년 때부터 두 사람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학교 최초로 전국 대회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사람을 관찰하고 관리하고 있을 때, 정근에게는 새로운 접근이 있었다.

바로 당시 위저즈의 사장이었다.

애초에 그가 한국에 와서 그냥 있던 정근에 대한 소문을 듣고 적극 영입을 추천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가자 그는 그의 본심을 정근에게 밝혔다.


서울이라는 거대 시장을 가지고도 제대로 수입을 낼 수 없는 구단. 그것은 지방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애초에 한국 프로야구 구단은 스스로 자생하기가 아주 어려운 환경이었다.

더구나 축구처럼 전 세계의 리그가 활성화되어 선수를 사고파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수입조차 극히 적은 현실.

결국은 모기업의 사회 환원이라는 거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은 꼴사나운 명분과 함께 주로 모기업, 혹은 모기업 제품의 광고라는 목적에 가까운 시스템이기도 했다.

중계권과 홈구장에 붙이는 광고들. 관중 수입과 더불어 그것들이 현재 한국 구단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이었지만 날로 높아져가는 선수들의 연봉은 결국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때 꽤나 이런 구조적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장은 극성 야구팬인 기업 회장이 있기에 야구단의 투자나 지출을 확 줄일 수는 없지만, 다른 방법을 통해 위저즈 뿐만 아니라 어쩌면 한국 야구 구단 전체의 지출을 합리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바로 포스팅 제도의 보완이었다.


포스팅 제도. 혹은 포스팅 시스템.


그것은 한국의 구단과 일본의 프로 야구단 소속 선수들이 메이저 리그의 팀으로 이적하기 위한 제도이다.

당연하게도 한국보다 앞서있던, 그리고 지금도 리그 수준은 앞선다고 평가받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1998년,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LB) 사무국과 일본 야구 기구 간에 체결된 선수 이적에 관한 협약에 따라, 기존에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선수의 이적 절차를 완전히 일신하며 새롭게 도입한 제도였다.

그것은 일본 프로 야구팀 소속의 선수가 메이저 리그의 팀으로 이적할 시 발생할 수 있는, 각국 리그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규약과 조항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선수, 혹은 구단의 불만을 해소하고자 만든 제도이다.

쉽게 말하자면 비공개 입찰제라고 할 수 있이며 포스팅 시장에 나온 선수에 대해, 가장 높은 금액, 즉 원 구단에게 지불할 이적료를 써낸 팀이 금액을 본 원 소속 팀이 이적을 승인하여 최종적으로 낙찰될 때 공개된다.


원래 포스팅 시스템이 있기 전에는, 쉽게 말해 일종의 편법이 있었고 그 때문에 원 구단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졌다.

실제로 포스팅 시스템이 체결되기 전에는, 당시 원래의 규정에 있던 유보조항을 활용하여 일본 프로 야구에서 은퇴를 선언한 다음 FA 자격을 얻어 미국의 팀과 협상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선수를 보내야 하는 원 구단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선수와 구단, 그리고 에이전트끼리의 마찰이 계속 일어나자 결국 1998년 MLB와 NPB는 기존에 맺었던 선수 이적 협약을 거의 폐기했고, 이에 따라 새로 도입된 것이 바로 포스팅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도 2001년 7월, 한국과 미국 간의 선수 협정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정식으로 포스팅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선수가 언제 포스팅 시스템에 지원할 수 있느냐에 대한 차이였다.


한국 리그에서는 일곱 시즌 이상, 즉 FA 자격일수를 채운 선수들에게만 포스팅 신청 자격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선수가 단 1시즌만 뛰었다고 해도, 소속구단이 허락을 하면 포스팅 신청이 기능하다.

물론 그 외에도 선수들이 메이저에서의 생활을 뒤로 하고 국내 복귀를 시도하면,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FA 자격을 얻어 원하는 팀으로 갈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한국은 구단의 허락으로 해외 리그로 진출하거나,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팀에 이적하면 그 즉시 원 소속 팀으로부터 임의탈퇴로 공시되기에 그런 자격이 없다는 차이도 있다.

결국 한국 무대 복귀를 추진한다면, 다른 팀으로 갈 수 없고 무조건 원래의 소속 팀으로 복귀해서 반드시 네 시즌을 소화해야 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격일수를 채운 것만이 아니라 아예 FA선언을 한 후에 해외 리그로 진출하게 되면 원 소속 팀으로부터 임의탈퇴 공시는 되지 않지만, 이 경우에도 다시 한국 리그로 복귀할 경우에는 무조건 네 시즌을 소화해야 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다.

다만 FA선언 후에 해외 진출을 했다면, 다른 점은 한국 리그에 복귀했을 때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 하나뿐이다.



이 제도는 선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당연했다. 특히나 일본 선수들과의 처우와 비교되면 더욱 그랬다.

사정을 알고 있는 팬들도 당연히 비난하는 쪽에 가까웠다.

물론 선수들에게 있어서 한국 리그로 돌아올 경우 원소속팀에서 다시 4시즌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구단이 선수의 포스팅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장점은 있으나, 선수의 계약 자유를 크게 해친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점이었다.


그때, 위저즈의 사장인 전도훈 사장은 그 포스팅 시스템 자체를 고치고자 했다. 사장단 회의를 빙자한 골프 회동에서도 매번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물론 처음에는 사장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미 구단에게 좀 유리한 상황의 제도인데 팬들의 눈치를 본다고 굳이 선수들에게 유리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 사장은 생각의 전환을 촉구했다.

새롭게 미국 측에서 제안했던 개정안 중 하나였던 상한선의 문제. 일본 리그의 경우 상한선은 2천만 달러이지만 한국은 없었다. 그래서 미국 쪽에서 제안한 금액은 겨우 8백만 달러.

일본에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야구계 인사들과 야구 팬들 모두 한국을 한참 얕잡아 보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비토했다.

몇몇 사람들은 바로 이게 미국에서 한국 리그의 선수들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보여주는 냉혹한 현실이고, 또한 한국과 일본 리그와의 격차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은 너무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작년, 2018년에 개정된 포스팅 시스템에는 단독 협상에서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는 점과 함께, 이적료에 따른 원 구단이 가져갈 수 있는 금액도 세분화 되었다. 그것은 일본의 포스팅 시스템과 거의 같은 급이었다.


이 개정이 있기 전, 전 사장은 바로 그 미국이 제시한 금액을 사장들에게 상기시켰다.

더구나 당시에는 에이전트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결국 선수의 연봉 협상이나 조정을 선수가 직접 상대해야 하지만, 결국 2018년부터 에이전트가 공인되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니라 온갖 자료와 말빨, 그리고 협박에 가까운 스킬로 무장한 에이전트와 구단이 결판을 내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그렇기에 평가 공신력에서 메이저리그 팀만큼 확실한 곳이 어디 있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돈을 많이 요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평가하는 한국 선수의 가치를 봐라. 그 금액을 봐라.

그것만으로도 일단 에이전트들에게 먼저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최근 몇 년간 갑자기 높아진 FA 거품을 꺼트리자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어차피 선수가 포스팅이나 해외 진출을 한다면, 굳이 욕 들어가며, 또 머리 써가며 분쟁할 필요 없이 차라리 축구 리그처럼 선수를 적극적으로 팔아 그 이적료를 구단의 이익으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전 사장은 결국 한국 리그의 FA제도 역시 구단에게 점점 불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자고 했다.

자유 계약이라는 이름만 달고 있지만 너무나 많은 제약으로 인해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FA제도는 야구계 안팎에서 수정 압력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대안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운용 중인 FA 등급제를 한국의 사정에 맞게 수정, 보완하자는 대안도 제기 된지 오래였다.

그에 따라 선수의 실력이나 연봉에 따라 보호 선수를 완화해주거나 아예 없애자는 방안이 나왔으나, 구단들의 무관심 속에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등급제 도입 시에 해당 선수가 자신의 등급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터라 이래저래 풀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그것을 타 리그의 평가 기준을 구단의 무기로 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스팅 신청을 하는데 넌 이것 밖에 안 되는 금액이 나왔다, 혹은 아예 입찰조차 한 팀이 없다.

그렇다면 너의 평가는 어떻게 되는가?

그것은 분명 구단에게는 유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타 구단 사장단을 설득한 끝에, 드디어 FA제도와 포스팅 제도에 대한 수정의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정근은 전 사장이 하고 있는 모종의 프로젝트를 이미 알고 있었고, 오랜 기간 미국의 대형 에이전트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사실은 그가 전 사장에게 여러 제도에 대한 지식적 도움이나 조언을 해주는 위치였던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는 마침내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터무니없는 재능의 두 사람. 그리고 개정 예상 시기는 2020년. 혹은 2021년.

또한 선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띄울 수 있는 국제 대회가 2020년에 있다.

바로 도쿄 올림픽.


그렇다면.

만약 그때 철민과 두용 모두가 위저즈에 있고, 그들이 그 전에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올림픽 무대에서까지 위력을 보여준다면 바로 해외의 오퍼가 오지 않을까?

그리고 포스팅 진출 과정에서 받는 이적료를 통해 위저즈도 상당한 금액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정근은 곧바로 전 사장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전 사장은 만약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었다.

최고 수준의 재능을 가진 타자와 투수. 그들이 있다면 구단의 재정 건전화는 물론이고 이미지 재고에 어쩌면 한국 시리즈 타이틀 까지.

1석 3조. 구단과 함께 그의 수완을 기업과 야구계 모두에 알리는 대단한 업적이 되는 것이다.

거기다 정근은 더 솔깃한 제안을 그에게 했다.

정근은 2018년, 에이전트가 공식적으로 공인되면 직접 에이전트로 복귀할 생각이라고 했다.

즉, 자신만의 회사를 차리자는 것이다.

그래서 철민과 두용의 에이전트가 되어(그 외 정근이 관찰했던, 재능이 충분하지만 아직 가려져 있는 선수들도 함께) 포스팅 이적 과정에서 중개료를 받을 수 있고, 더 나아가 그들이 메이저에서 활약을 한다면 역시나 더 많은 돈을 만질 수 있다는 것.

그 회사에 투자해볼 생각이 없냐고 그의 속을 떠본 것이다.


당연히 솔깃한 제안이었고, 전 사장은 그에 응했다. 꼭 자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아들, 딸을 내세워 정근과 동업을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위험한 정근의 계획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독자님들. 응원 감사드립니다. 


첫 수술(신속의 필드 때였습니다) 3년 후 전이로 인해 다시 수술을 받으시고 항암을 받으시게 되다 보니, 항상 백혈구 수치가 문제더군요. 그래서 혈액 검사 결과를 보고 보통 하루를 더 대기하는 상황이 생기는 데, 이번에는 이틀 동안 더 백혈구 주사를 맞으셔야 해서 제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대학 병원이라 그런지 병실도 빽빽하게 차서 기다리는 것이 일상입니다.(T_T)


좀 더 준비를 더 해서, 최대한 연재가 이틀, 삼일 이렇게 펑크나는 일은 결코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다음 편은 약 40분 후에 올라갈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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